말 씀

    푸른 언덕 위에서

                  샛별 (풀무학원 창설자)       

   시편 첫머리에 “복이 있는 사람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이 시들지 아니함 같으니 하는 일마다 잘 될 것이라(1:3)”했고, 다시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아쉬움 없어라, 나를 푸른 풀밭(언덕)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신다. 그것은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나를 인도하신다(23:1-3)”

   이와같이 푸른언덕은 시냇가에 심은 나무, 그리고 우리 목자께서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리라 믿습니다.

   지난 52호의 “가난한 과부의 두 렙돈”에서도 푸른 언덕의 성격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에는 헌금의 목적에 따라 금속성 나팔꽃 모양의 헌금통이 13개나 준비하여 있었다고 합니다. 각양 각색 많은 사람들이 헌금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계시던 예수께서 주목하게 되신 대상은 남루한 옷차림의 가난한 과부 그리고 호주머니를 털어 넣은 두 닢의 렙돈뿐입니다.(막 12:41-44)

   “정의가 이길때까지 그는 상한 갈대를 꺽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을 것이라.”는 사랑의 모습이었습니다.(마 12:20) 이는 마치 엘야의 가뭄때에 사르밧 과부를 연상하게 합니다. 예언자를 통한 말씀대로 “주께서 이 땅에 다시 비를 내려 주실 때까지 그 뒤주의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병의 기름이 마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여인은 가서 엘리야의 말대로 하였더니 과연 그 여인과 엘리야와 그 여인의 식구가 여러날 동안 먹었지만 뒤주의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의 기름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주께서 하시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또한 누구에게나 결코 변함이 없습니다.(왕상 17:1-24)

   아마도 예수께서는 작은 것의 최대한의 진가를,그리고 부족한 자에게 한 없는 은사를 베풀어 주시고 절대하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채워 주시는 구주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시는 복음신앙을 속속들이 잘도 밝혀 주셨습니다.

   동시에 누가서에서 열 사람의 나 환자의 경우, 예수께서 어떤 마을을 들어가시다가 나병환자 열 사람을 만나셨다.  그들은 멀찍이 멈추어 서서 소리를 질러 말하기를 “예수 선생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오” 하였다. 예수께서는 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제사장들에게 너희 몸을 보이라.”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하나는 자기의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서 되돌아와서 예수의 발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열 사람이 깨끗해 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려 온 사람은 이 이방사람 한 명밖에 없느냐?” 그런 다음에 그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서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17: 1-19)

   나환자가 나은 그 기쁨을  혼자서만 간직할 수가 없었으니 사람 이하, 아니 짐승 이하의 사람을, 사람답게 살려주신놀랍고도 견딜 수 없는 기쁨,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주신 구원자이신 에수님께 그 기쁨을, 그 감사를 알리고 길이 간직하고자 했다.

   푸른언덕, 그것은 이렇게 모자르고, 불우한 처지에 있는 우리들이 피차의 작은 기쁨과 감사를 나누고, 하나의 동아리 또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살아가는 두렛군처럼 교류하고 화합하는 사귐의 일일것이다.

   그러므로 에수께서 “산 위의 말씀”의 끝맺음에서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말하기를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고, 또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할 것이다.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할 것이다. “나는너희들을 도무지 알지 못한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나에게서 물러가라”(16:21- 29). 다만 내 말을 듣고 그대로 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다 자기 집을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고 할 것이다”(7:24).

   즉, 주님의 이름으로 놀라운 큰 일을 행하는 사람 보다는 묵묵히 주님의 말씀을 듣고 진심에서 그 말씀대로 사는 인격적으로 신종(信從)하는 삶, 이것이 참으로 복이 있는 사람이란 결론이십니다. 집을 짓는 외관은 꼭같으나 그 집의 정체 인생이란 생애의 집을 세우는 일은 실로 엄숙한 인생의 분기점이 된다는 권위있는 말씀이었습니다.

   문제는 언제나 예수의 말씀은 율법이나 도덕율이 아닌 복음의 산 생명의 말씀이기에 이 말씀을 받아 그대로 살고자 함은 곧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새 생활의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요한 1서에서 “그리스도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마다 죄를 짓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목적은 악마의 일을 멸하시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로서 난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짓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씨가 그 삶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죄를 지을 수 없습니다. 그가 하나님께로부터 낳기 때문입니다.”(3:6-9)

   사도 바울도 “지금은 여러분이 하나님을 알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알아 주셨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 무력하고 천하고 유치한 교훈으로 되돌아가서 또다시 그들에게 종노릇하려고 합니까? 곧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영혼에 정착한 삶, 이것이 곧 복 있는 자가 되는 최대안목(最大眼目)이요,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은혜의 수령은 보다 구체적으로는 예수의 거룩한 뜻을 나의 의지로 받아 들여 이를 실천하는 삶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 안에 맺어진 푸른동산의 에클레시아, 즉 사랑의 공동체, 그리고 영원한 생명의 공동체라고 나는 믿습니다.

   하나님께로서 난 자는 죄를 범할 수없다고 단언한 사랑의 사도 요한 자신도 “우리가 죄가 없다고 말하면 우리는 스스로 속이는 것이요, 진리가 우리 안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죄를 자백하면 하나님은 미더우시고, 의로우셔서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하게 해 주실 것 입니다”(요1 1:8-9). 그리고 이것은 “산 위의 말씀”과 근원적으로 통하며 그 배후에 숨은 은혜의 약속이 담겨져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새로운 은혜의 도래를 선언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예수와 함께 전혀 새로운 하나님의 지배가 이 지상에서 시작되었다는 사태를 말하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듣고 그대로 행한다는 것은 단순한 은혜의 수령일 뿐 아니라 성령의 사랑안에 사는 최종적 복음의 귀결임을 뜻합니다. 이것을 사도 바울은 “낡은 내가 죽고 날로 새로운 하나님의 은혜로 거듭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더욱 집을 세우는 두 가지 비유는 신도 개인에 대한 교훈인 동시에 새로이 형성되어가는 푸른언덕과 같은 ‘믿음의 공동체’에 대한 간곡한 경고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끝으로 영원한 푸르름을 바라보며 성서의 말씀 그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푸른 언덕의 형제 자매 여러분들이 반석 위에 인생의 집을 세워가는 슬기로운 사람이 되어, 비가 내리고 홍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쳐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성령의 전이 되기를 빕니다.

   즉, “여러분의 몸은 성령의 전으로서 하나님으로부터 성령을 받아서 그것을 여러분 안에 모시고 있습니다.(고전 6:19-20)” 그리고 푸르름에 사는 가난하고 슬퍼하는 이, 목마르고 안타까와 하면서, 눌리고 박해를 견디면서도 영원한 평화를 염원하는 푸른 언덕 위에서 진리의 에클레시아 이루소서. 하고 다시한번 빕니다.푸른언덕

문예란

          푸른 언덕

                서혜실 (궁화교회 고등부)

언젠가 부터 언덕 하나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 보이기 부끄럽다는 듯

그 언덕은

조금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 보였습니다.

화려한 모습도

휘황 찬란한 모습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그 언덕을

푸른 언덕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봄의 향기를 맡으며

자신의 몸을 온통 봄 향기와 풀내음으로

가득 채웠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외톨이었던

그 언덕에

새들이 놀러와 노래를 불러 주었고

아름다운 꽃들도 하나 둘씩

향기를 내었으며

또 한쪽에선

귀뚜라미 메뚜기 가족이

이사를 왔습니다.

푸른 언덕은 너무나 기뻤습니다.

자신을 찾아주는 모든 친구들이

고마왔고

그래서 한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푸른 언덕은

자신에게 푸른 언덕이라는 이름을 준

봄의 향기가

무척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푸른 언덕은

자신을 사랑하는 모든이들에게

자신이 사랑받는 만큼

자신도 사랑을 보였습니다.

푸른 언덕은

앞으로도 미래에도 항상

푸르게 푸르게

사랑하며 살것입니다.

      맨발의 양심

             최일래 (충주 영은교회 아동부)

   얼마전 저는 새 운동화를 잃어버렸습니다.어머니께서 새로 사주신 삼만원짜리 신발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신발을 찾는데 내 새 운동화가 없어진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기에 터덜터덜 맨발로 집으로 왔습니다. 어머니께 말씀을 드리니 “아니 그게 얼마짜리인줄 알아! 넌 눈도 없고 손도 없니? 그리고 네것을 잃어 버렸으면 남의 것이라도 신고와야지 왜 맨발로 와?” 하시며 야단을 치시더니 제 머리를 한 번 쥐어박으셨습니다.

   내 신발을 가져간 아이처럼 나도 다른 아이 신발을 슬쩍 신고왔다면 그 신발 주인도 저처럼 슬쩍 다른 신발을 신고가고,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 우리반 사십 오명 전부가 운동화 도둑이 되었을텐데.... ‘나 한사람의 맨발로 다른 도둑을 막을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니 운동화를 잃은 마음에 속상하기도 했지만, 마음이 뿌듯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양심을 슬쩍 버리고 슬며시 눈치보며 다른 신발을 신을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하나님 앞에 바른 행동이 아니라는걸 알기 때문에 그렇게는 할 수 없었습니다.

   어른들도 맨발로 살더라도 하나님

앞에 양심을 지킬줄 아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푸른언덕

  이제는 가을이게 하소서

              이수영 (교회와 신앙 기자)

사랑하는 주님

팔월의 불볕더위도 주님의 순리임에

가을의 기다림을 감사하게 하소서

추운 겨울 초대도 없이 찾아 오시어 당신의 뜨거운 입김으로

얼었던 저희들의 영혼을 녹이시었고

부드러운 바람

따스한 햇살의 은총

우리들을 봄으로 꽃피우게 하시었나이다.

한 여름의 그 뜨거움으로

주님을 위해 감당해 내야만 했던 인내의 연민을 갖게 하시었고

시원한 그늘을 포기할 줄도 알게 하시었을 때

비로소 목마름이 없는 당신의 그늘 밑에서

쉼을 얻는 기쁨이 넘쳐나게 하셨나이다.

주님! 이제 구월을 맞이합니다.

당신을 향해 남몰래 사모하며 키워온 설레임이

이 가을 이렇듯 까만 씨앗으로

저를 익게 하시었으니

이제는

주님의 가을로 성숙된 생명의 씨앗되어

냉냉한 그 곳에 떨어져 녹일수 있도록

주님! 이 가정에도

가을이 오게 하소서

축복하소서

더하소서....

                조그마한

                  생명을

                          최은하

                         (실옥교회 초등부)

   “삼촌, 이 메뚜기 하나만 잡아가요. 네?” 저번 외할아버지 생신때 외갓집에 가서 있었던 일이다. 시골이기 때문인지 풀잎과 풀잎 사이엔 곤충 회의를 하는듯 여러가지 곤충들이 모여 있었다. 어찌나 많은지 풀을 밟고 다니기가 무서웠다. 그런데 삼촌은 얄밉게 고개를 흔들며 말씀하셨다. “은하야,은하같은 어린이들은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가야 할 소중한 보배야. 그렇지만 곤충이라고 예외가 되는 것은 아니란다. 곤충도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생명을 안고 살아가고 있어. 은하 넌 교회에 다니면서도 생명을 아낄줄 모르니?” 정말 부끄러웠다. 특히 끝말이 나의 가슴을 바늘로 콕 찌르는 듯 했다. 조금 아까웠지만 외삼촌의 말씀을 돌이켜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소중하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귀하다. 여름성경학교에 하루도 빠지지않고 다니기만 하면 뭐하나? 생명의 참뜻을 몰랐으면서....

   앞으로는 생명이 있는 것을 아끼겠다고 외삼촌 앞에서 맹세했다. 그러면서 나의 머릿속을 거침없이 지나가버린 추억 속에서 영진이 오빠를 생각하게 되었다. 영진이 오빠는 윤집사님의 장남으로서 똑똑하고 잘 생겼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골수암에 걸려 교회에서 치료 받았다. 교회에서 치료 받는것도 그 오빠가 원한 일이다. 나도 한번 교회에 가봤었는데, 울지않을수가 없었다.  팔이 퉁퉁 부어 피를 세숫대야에 쏟는 오빠. 그러나 하나님은 그 오빠를 살려 주시지 않으셨다.아마도 먼 하늘나라로 데려가셔서 하나님의 심부름꾼이 되게 하셨나보다. 영진이 오빠의 죽음은 곧 나에게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라는 말을 일깨워 주었다.

   하나님께 회개의 기도를 드리고 싶다. 조그만 생명을 아낄줄 몰랐던 내마음을, 여름성경학교 동안 ‘창조와 생명교육’을 받았지만 실천하지 않은 내 자신을 말이다.

   앞으로는 하나님께서 주신 조그만 생명 하나라도 아낄줄 아는 어린이가 되겠다.푸른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