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496주년을 맞아 28일 오후 이덕주 교수(감신대 한국교회사)가 교회사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함께 ‘감리교신학대학교 95개 논제’를 교내 게시판에 게시했다. 올해로 3년째 이어진 행사다.

선언문에서 학생일동은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에 대한 사랑과 진리를 밝히 드러내려 했던 마틴 루터의 그 열정을 본받아 현대 개신교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각성과 개혁 촉구를 위해”서라고 95개 논제를 게시한 이유를 밝히고 “우리 자신에게 먼저 이러한 각성과 개혁의 물결이 일렁이며 파도치게 되기를 기도”했다.

95개조 논제는 ‘신학생과 신학교에 대하여’, ‘목회자에 대하여’, ‘감리교단에 대하여’, ‘성도들에 대하여’, ‘교회에 대하여’ 등 5개 단락으로 나뉘어 져 있으며 각 대상을 향한 학생들의 바램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것이 반박문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먼저 뜨거운 회개가 일어나게 하는 반성문이 되게 해달라”고 95개 논제의 말미에 밝히고 있어 “개혁의 시작은 자신들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웅변했다.

▲ 학생들이 게시판에 95개조 논제를 게시하는 장면을 이덕주 교수(우측 등을 보이는 이)가 바라보고 있다.

루터 종교개혁 496주년을 맞은
감리교신학대학교 95개 논제

1517년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 이후 496년이 흐른 2013년 현 시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에 대한 사랑과 진리를 밝히 드러내려 했던 마틴 루터의 그 열정을 본받아 현대 개신교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각성과 개혁 촉구를 위해 아래 열거된 논제들은 서울에서, 이덕주교수의 교회사Ⅱ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 의해 서술된 것이다. 우리 자신에게 먼저 이러한 각성과 개혁의 물결이 일렁이며 파도 치게 되기를 기도하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멘.


(신학생과 신학교에 대하여)

1. 하나님의 거룩한 일꾼으로 부름을 받은 우리들은 하나님과 사람 앞에 본이 되지 못한 삶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2. 신학생으로서 하나님과 사람 앞에 부끄럽게 행했던 일들을 돌아보고 회개해야 할 것이다.
3. 우리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하면서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할 수 있겠는가(눅 6:42)
4. 교회와 사회를 비판하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을 비판하는 것이 옳다.
5. 목회자들을 비난하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 옳다.
6. 감리교 신학대학교 학생으로서 세계는 우리의 교구임을 기억하며, 학문, 경건, 실천에 힘써야 할 것이다.
7. 우리는 거룩한 선지동산에 처음 올라섰을 때의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8. 만약 초심을 잃고 그 마음이 변질되었다면 회복할 수 있도록 경건에 힘써야 할 것이다.
9. 우리는 교단의 상황과 사회의 현실에 민감해야 하며, 하나님의 시대정신을 가지고 분별력 있게 반응해야 할 것이다.
10. 학업 핑계로 교회 사역을 소홀이 하거나 교회 사역을 핑계 삼아 학업에 소홀이 하는 것은 옳지 않다.
11. 우리는 학문과 경건 모두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12. 그리스도인으로서 본이 되는 삶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13. 만나는 사람마다 소중히 여기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옳다.
14. 우리가 속한 학교를 사랑하며 자부심을 갖는 태도를 갖도록 해야 한다.
15. 학교와 교단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다.
16. 함께 학문하는 동지들을 위해서 기도하며, 서로 사랑해야 할 것이다.
17. 교수는 학생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품고, 의로 교육함에 힘써야 한다.
18. 교수는 제자들과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19. 교수는 학업에 있어 학생들이 낙오되지 않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20. 교수는 학생들의 사정과 형편에 관심을 갖고 살펴야 할 것이다.
21. 신학교는 교단과 적절한 조화 관계를 유지하도록 힘쓰도록 해야 한다.
22. 신학교는 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
23. 신학교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조성을 위해 힘써야 한다.
24. 신학교가 학생들에게 교회 사역을 강요하는 것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25. 신학교는 학생들의 진로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26. 신학교는 학교를 운영함에 있어 공개적이고 투명한 자금 운용을 하는 것이 옳다.
27. 신학교는 학생들이 공부 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옳다.
28. 신학교는 장학금을 위해 지원된 후원금을 본래의 취지대로 장학금을 위해서만 사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9. 신학교는 학생들의 요구 사항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목회자에 대하여)

30. 목회자는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 받은 자로서 그의 모든 사역이 하나님을 드러내는 행위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31. 목회자는 여러 가지 유혹에 넘어지지 않도록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고 항상 깨어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32. 목회자의 영적, 윤리적 타락에 대하여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33. 영적 권위는 목회자의 가르침과 삶의 일치를 통해 세워지는 것이다.
34. 그러므로 목회자는 가르침과 삶의 일치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35. 목회자는 인간적 욕심을 위해 교회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36. 목회자의 설교가 인간의 설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37. 목회자의 설교는 예수의 설교가 되어야 할 것이다.
38. 목회자는 모든 사역을 사랑으로써 행해야 할 것이다.
39. 말씀의 내용보다 사람의 뜻을 앞세우는 설교는 무의미 한 것이다.
40. 목회자는 광대가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설교를 하는 것 은 광대가 되기를 자처하는 것이다.
41. 목회자가 초월적인 능력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42. 목회자는 청빈한 삶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43. 목회자는 경영자가 아니다. 교회는 경영의 대상이 아니다.
44. 목회자는 영적 성숙은 물론이요, 인격적인 성숙함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45. 목회자는 성도들은 물론이요, 교회에서 동역하는 사역자들을 잘 목양해야 할 사명이 있다.
46. 목회자는 성도들 위에 군림하는 자가 아님을 명시하여야 할 것이다.
47. 목회자는 성경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성도들을 바르게 양육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와 학문함에 힘써야 할 것이다.
48. 목회자로 부름 받은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다.
49. 그러므로 목회자는 겸손해야 하며 교만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감리교단에 대하여)

50.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교단의 주인 되신 분은 오직 예수그리스도이심을 기억해야 한다.
51. 당파 논쟁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들이 더욱 힘써 서로를 이해하고 힘을 합하여 선을 이루어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옳다.
52. 교단이 취하여야 할 자세가 결코 세상법정에 송사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고전6:1~11)
53. 세상에 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불의를 지적하고 예언자의 목소리를 내야 할 감리교 교단이 오히려 세상의 지탄과 판단을 받고 있는 현실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54. 하나님께서 주신 직분의 권위를 권력 행사의 도구로 삼는 것은 패망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55. 현재 감리교 법의 한계와 부족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계속해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56. 교회 세습금지법안이 모든 교회에서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교단은 잘 감찰해야 할 것이다.
57. 교단은 선거 법안을 견고히 하여 부정한 선거를 방지하고 투명한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58. 율법이 생명을 죽이는 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단은 이를 기억해야 한다.
59. 목회자의 윤리적 타락에 대해서는 교단적인 차원의 예방과 제재가 분명히 필요하다.
60. 또한 교단은 가난한 목회자들을 돌볼 책임을 갖는다.
61. 교단은 어려운 교회들을 돌보며, 지역 교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62. 교단은 교회의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63. 교단은 교회를 다스리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교단은 각 교회를 섬겨야 하며, 모든 교회가 연합하여 이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도록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성도들에 대하여)

64. 하나님 사랑, 이웃을 사랑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65.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 10:10)
66. 예수그리스도를 믿고, 입으로 시인하도록 해야 한다.
67. 성도들의 신앙의 본질은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68. 예수 그리스도만이 참된 우리의 구주이심을 믿어야 할 것이다.
69. 성도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순종해야 한다.
70. 성도들은 능동적으로 교회 사역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71. 성도는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해야 한다.
72.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해 힘써야 한다.

(교회에 대하여)

73. 교회의 사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모습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74. 교회 건물을 무리하게 넓히는 것은 옳지 않다.
75. 사람들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기에 급급하며 교인 수를 늘리기에만 목적을 둔 교회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76. 교회는 성도들을 양육하기 위한 교육의 장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77. 교회 내 분란을 조장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성도들은 화합과 일치를 이루기 위해 힘써야 한다.
78. 교회가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79. 교회는 직분임명의 기준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
80. 교회는 단순한 기복주의 신앙을 극복해야 한다.
81. 교회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에 있다.
82. 교회는 선교적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여야 한다.
83. 교회는 성도들의 피난처이자 안식처가 되어야 할 것이다.
84. 교회는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하며, 사회에 올바른 기준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85. 교회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사회 문제를 하나님의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86. 교회는 물질적 힘과 권세에 대한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87. 교회는 종교적 카리스마를 주겠다는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88. 교회와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89. 교회는 가난한 자들과 고아와 과부를 돌보아야 한다.(약 2:15-17)
90. 교회는 합력하여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91. 교회가 불법을 자행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
92. 교회는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93. 교회는 이 땅에서의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해 힘써야 한다. 곧 가난한 이에게 복음을, 사로잡힌 이에게 해방을, 눈 먼 이에게 개안을, 억눌린 이에게 자유를 선포하는 것이다. (눅 4:16-19)
94. 공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교회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95. 우리 모두는 위에서 언급한 논제와 반박이 남을 향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것임을 알고 회개와 반성, 그리고 개혁이 오늘 우리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인식하며 그 실천에 앞장 설 것이다.

살아계신 하나님! 감신 공동체로서 믿음의 선배들의 뒤를 따라 95개조의 반박문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반박문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먼저 뜨거운 회개가 일어나게 하는 반성문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우리들의 심령이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대로 행하게 하옵소서. 복음의 능력으로 교회를 견고하게 세우시며 부흥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2013년 10월 28일

▲ 식전 예배를 드리고 있는 이덕주 교수와 교회사 수강학생들

▲ 순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