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교회가 어려운 형편에 놓여있다. 최근 10년동안에 교파에 상관없이 주일학교가 매해 4만명이 줄어든다고 한다. 어린이 복음화 비율은 3%밖에 안된다. 교인이 줄고 예산도 줄어드는 형편이다. 미래학자는 앞으로 2050년이면 한국기독교인구가 300만이 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사회자 모두발언에서 김흥규 목사-

한국교회에 대해 어두운 전망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28일) 오후 감리교신학대학 웨슬리 제1세미나실에서 감리교신학대학(이하 감신대)출신 목회자와 교수, 그리고 재학생 등이 참여하여 “감신의 현재와 발전적 미래”라는 주제로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두 시간여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교회의 어두운 현실에 대한 대안을 신학교육에서 찾아보고자 감신대 총동문회(회장 김영진 목사)가 마련한 심포지움이었다. 감신대가 당면한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다양한 입장에선 이들이 의견을 나누었다.

김홍규 목사(내리교회)가 사회자로 나섰고 김◯◯ 목사(영등포중앙교회. 감신대 이사)와 이성민 박사(감신대교수. 기획처장)가 발제를, 박경양 목사(평화의 교회), 이후천 박사(협성대교수), 김민기 학생(부총학생회장)이 논찬을 했다.

▲ 사회 - 김흥규 목사(내리교회)

감신대의 발전적 미래를 위한 제언 - 김◯◯(영등포중앙교회. 감신대 이사)

먼저 감신대 이사이기도 한 김◯◯ 목사가 ‘감신대의 발전적 미래를 위한 8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한 이유는 기독교2천년 역사상 가장 극단적 기독교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감신대가 “중도적 입장을 추구하는 웨슬리 신학과 목회, 그리고 영성을 강조하고 실천해가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감신대가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신학을 배제하고 예배 잘 드리고 상담 잘하고 심방 잘하고 목회 잘하는 목회자를 배출하는 실천신학에 젖은 학교여야 할 것”이며 영성훈련과 선교지향적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을 주문했다. 선교를 위해 영어는 기본이고 선교지를 위한 언어훈련에 힘써야 할 것도 강조되었다.

김◯◯ 목사는 우수한 목사 후보생을 선발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셀렉션 스쿨 운영”을 제시했다. 신학대학에 진학했다고 해서 아무나 목사가 되게 해선 안된다는 방침으로서 “누구나 신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하되 목사가 되는 반을 따로 운영하여 정예화” 하자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교단이 장학금과 기숙생활 등 신학대학에 100% 재정적 지원을 해야할 것”을 주문했다.

감신의 발전적 미래를 위한 마지막 제언으로써 김◯◯ 목사는 ‘캠퍼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축건물로 채워진 현재의 감신대 캠퍼스가 불만인 듯 “우리가 학교다닐 때의 뷰티를 모두 잃어 오래된 학교다운 면모가 없다”고 토로하면서 “빨간 벽돌과 은행나무와 웰취가 어우러진 예전의 아름답고 고풍스런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는 것이다.

▲ 발제1 - 김 ◯◯ 목사(영등포중앙교회)

감신대의 현실 - 이성민(감신대 교수)

이어 발제에 나선 이는 감신대 기획처장이자 설교학 교수인 이성민 교수였다. 이성민 교수는 학교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듯 감신대의 특징을 △교육의 질이 우수하고 △감신생이 목회에 헌신하고자 하는 열망이 타 신학교에 비해 높고 △국제화를 준비하는 대학이라며 감신대의 학문적 성취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가 밝힌 감신의 현실은 암울한 지표가 대부분이었다. △정임교원 확보율은 서울신대 64.7% > 장신 60.5% > 총신 51.4% > 감신 45.9%로 최하위에 머물고 그나마 2022년까지 교원의 61%(19명)가 정년퇴직이 예정되어 있어 교원확보가 시급함을 강조했다. 감신대는 최근 교원확보 방안에 대해 정교수임용이냐 비정규직임용이냐를 두고 학교측과 이사회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학생 1인당 장학금 분야에 있어선 장신 약150만원 > 감신 140만원 > 총신 130만원 > 서울신대 120만원으로서 다소 높은 편이고 △기숙사 수용율에선 총신 52.0% > 장신 37.2% > 감신 21.0% > 서울신대 12.8%로 일반학교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타신학대에 비해 낮고 더 필요하다고 했다. 감신대는 제2기숙사건축을 희망하고 있다.

△학교별 등록금은 총신 약 736만원 > 서울신대 675만원 > 장신 665만원 > 감신 600만원으로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등록금이 가장 낮은 학교여서 학생들에게는 유익하지만 학교측으로선 어려움을 겪는 요인중에 하나로 지목한 것이다.

이성민 교수는 최근 감리회에서 목회자 수급 등의 이유로 학생정원을 줄이는 방향이 논의되지만 “타대학에 비해 현저히 적은 연 120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양질의 교육을 어떻게 시킬것인가가 고민”이라며 예산부족을 겪고 있는 감신대의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성민 교수는 학교측이 벌이고 있는 ‘2013-2023 감신대 하합목(하나님 마음에 합한 목자) 모금캠페인’이 소개된 유인물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주었다. 이 유인물에는 감신대가 제2기숙사신축 등 학교발전을 위해 향후 10년간 200억원의 규모의 모금계획을 세우고 동문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 발제2 - 이성민 교수(감신대)

“신학을 하려면 감신대를 가라는 소리 들어야” - 박경양(평화의교회, 전 덕성여대이사장)

김◯◯ 목사와 이성민 교수의 발제에 대해 논찬자들의 반응은 매우 차갑고 통렬했다. 먼저 박경양 목사는 “다 잘되고 있는데 돈이 좀 부족하다는 뜻으로 들린다”면서 ‘외형을 꾸미는데’ 치중하지 말고 “학문연구와 교역자 양성의 본질적인 문제에 충실하라”고 다그쳤다.

감신대가 제2기숙사를 건축하려고 모금활동을 계획한 것에 대해서도 “역대 모든 총장의 관심은 재임기간 중 건물하나 지어 놓고 평가받으려는거 아니냐”는 말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는 “감신처럼 좁은 학교에 난개발을 하여 쓸모없는 학교로 만들지 말고 캠퍼스 관련하여 장기적 마스터플랜을 정교하게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경양 목사는 감신의 학문성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대학이 발전하려면 기초학문의 토대위에 응용학문이 발전해야 하는데 기초학문은 다 무너지고 응용학문에 치중하고 있다”며 신학은 부재한 상태에서 기능적인 목회자 양성에 치중하는 교육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경양 목사는 “신학하려면 감신을 가라는 소리가 들려야 한다”고 말하면서 미래의 과제로서 “교역자 양성보다 기초신학을 위해 신학연구에 학교역량을 집중”할 것과 감신대가 “참된 목사, 참된 인간됨에 대해 고민하는 학교가 되어 모두가 존경받는 사람을 양성하는 학교”로 자리잡아 가길 주문했다.

“오늘날 기독교가 개독교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는 이유는 목회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바라는 참된 인격과 영성, 신격이 건강한 목회자를 배출해 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박경양 목사는 “한때 대학을 경영해본 경험에 의하면, 교수의 역량을 확보하는게 건물 100개 짓는거 보다 중요하고 탁월한 학과는 탁월한 교수가 있을 때 생기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 논찬 1 -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

감신대, 엘리트 의식과 배타성을 버리고 공존의 길 모색해야 - 이후천 박사(협성대 교수)

감신을 졸업했으나 협성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이후천 교수는 “감신인으로서 감신밖에서 본 감신 이야기” 를 펼쳐갔다

이성민 교수가 밝힌대로 감신의 전임교수 비율이 46%라는데 충격을 받았다는 이 교수는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 대학의 1/3이 (당국의 지표값 측정에 의해)퇴출된다는 치열한 현실 때문에 협성대학도 전임교수비율은 74% 등 ‘지표값’을 높이기 위해 마스터 플랜, 경영컨설팅 같은 다양한 작업을 통해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하고는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노력을 하는데 100년 넘은 감신대는 왜 이런 지표밖에 보여주지 못하는지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최근 감독선거에서 10개연회중 6개연회에서 감독을 배출한 현실 등 감리회 내에서 지도력과 목회장악력이 높아지고 있는 협성대에 비해 감신출신의 지도력이 약회되어 가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감신이 우수하다는 엘리트 의식과 배타성을 버리고 현실로 존재하는 3개신학이 공존하면서 발전하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 논찬 2 - 이후천 교수(협성대)

“학교와 학생간 대화가 필요하다” - 김민기(감신대 부총학생회장)

마지막 논찬자인 감신대 부총학생회장인 김민기 학생은 “교수님들의 강의준비가 부족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강의계획이 제 시간에 올라오지 않아 강의 선택하고 수업을 준비할 기회를 교수들이 주지 않았다는 것.

김민기 학생은 이어 학교가 발전하기 위해선 “학교와 학생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기 위해선 주기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을 주문했다.

학생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충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학업에 집중하고 싶어도 주일은 물론 평일 사역을 감당하는 학생들이 많고 늦게 마치는 일도 잦아 학업 준비에 어려움 겪는 학생들도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주문이었다.

▲ 논찬 3 - 김민기 부총학생회장(감신대)

그 외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들

발제와 논찬이 있은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심포지움에 참석한 20명여 참석자들로부터 “학부는 신학생으로 들어와서 졸업할 땐 목사가 되지 못한다.”는 목회자 수급 불균형에 대한 비판, “감리교는 목회할래 말래 밖에 없다”는 다양한 목회방법을 허락하지 않는 감리회 정책에 대한 불만, “지역아동센터 운영에 따른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필요하다. 목원대와 협성대에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감신대는 없다”면서 진로가 제한되어 있는 현실에서 다양한 사역을 위한 길을 학교가 열어줘야 할 것 등 목회를 선택한 이들이 겪는 현실적 문제들에 대한 불만과 바램들이 쏟아졌다.

“Mdiv 중심으로 가면 일반학교출신들이 많이 들어올텐데 이렇게 하면 3개신학 출신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최근 장개위가 추진하는 목회대학원 통합논의에 따른 감신위기설을 드러내는 동시에, “학교지원금으로 0.5%를 지원한다는 임시조치법이 상정된다는데 목회대학원 통합논의와 마찬가지로 학교측, 교수측 이야기는 전혀 듣지 않고 추진하는 것”이라며 주먹구구식의 개정작업을 비판하는가 하면, “총장들의 로비였을 거라고 본다”며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견하면서도 “학교가 통열히 반성하고 성찰한 다음에 요청해야 할 것”을 주문하는 등 며칠 앞으로 다가온 입법의회에서 다뤄질 학교관련 법안들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감신에 턱이 많다.”고 감신대의 난개발상을 꼬집고, 심지어 “목원대는 성경귀즈 골든벨 우승자에게 4년 전액 장학금을 준다는데 왜 감신대는 없느냐”는 항의(?)도 있었다. 감신대는 내년에 시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학교측이 밝혔다.

“전임교수 확보율이 떨어지는게 문제라면 비정년교수를 많이 쓰면 되는데 이 결단을 학교측에서 못하고 있다.”며 최근 교수임용을 둘러싸고 이사회와 학교와의 갈등을 꼬집는가 하면, “정치싸움할 때가 아니다. 동문들도 학교를 위해 지원을 많이 해서 재정이 충분해야 한다. 또한 학교도 사랑받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감리회 지도자들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동시에 교회의 지원과 학교의 노력을 두루두루 지적하는 발언이 있었다.

“열심히 전도하려는 기독교는 추락하고 아무것도 안하는 카돌릭이나 불교는 왜 성장하나?”면서 성장주의가 결코 건강한 목회적 방법이 아님을 강조하고는 학교측에서도 신학교육의 지표로 삼아선 안된다는 우려도 전달됐다.

심포지움 참석자였던 여성훈 교수는 사회자로부터 참석소감을 묻자 “오늘 더 많은 교수들이 참석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심포지움 내용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그래도 우리 교수들의 학생 사랑은 대단하다. 학생들 가난해서 등록금 못올리고 교수봉급 10년간 동결하는 등 (교수와 제자가) 같이 갈 준비는 되어있다.”며 동문회의 더 많은 관심을 요구했다.

▲ 여성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