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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푸른
언덕의 사람들
맨
처음 ‘푸른언덕’을 월곳제일교회(김포지방)에서 만든지 6년이 지나고, 이번 9월호로 7년이 시작됩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이 글을 썼고, 물질을 나누며 푸른언덕 공동체를 가꾸어 왔습니다. 모여들고 떨어져 나가고 다시 시작하는 일을
끊임없이
극복해온 분들의 고백을 모으는 일로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나누고 함께 일에 참여하는 길만이 한국교회가 사는 길로 믿고 있습니다.
“언제 새벽이 오느냐”
우리가 이웃을 위해서 십자가를 질 때입니다.
푸른언덕은
아직도
메마른 골짜기일까요?
김흥진
권사 (여의도교회)
푸른
언덕은
꿈과
낭만이 깃든 곳은 아닙니다.
그리고
늘푸른-푸르른
언덕도 아닙니다.
푸른
언덕은 푸른 마음들이 사는 곳입니다. “늑대가, 표범이, 사자가, 곰이, 살모사가, 양과 암소와 송아지와 어린애를 해치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엉겅퀴처럼
뒤엉킨 철조망 너머로
무심히
서있는 노루의 눈동자를...!
가슴을
쪼개고 싶은 마음
버림받은
모든 것을 애처럽게 여기지 않고 동정도 아니하지만 그러나 그 모든것을 한꺼번에 껴안고 안으며 사는 마음, 그런 마음 - 그런 마음들이 바로 푸른
마음입니다.
푸른
언덕은 사실 돌짝밭입니다.
잡초
우거진 후미진 산비탈입니다.
메마른
골짜기입니다.
이 시는 지난 90년 7월 “푸른 언덕”을 월곳에서 끄집어 내어 재창간하면서 “푸른 언덕은 메마른 골짜기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표지에 실었던
시입니다. 통권 35호로 재창간한 후 이번호로 54호를 발행하면서 새삼스러이 3년전의 이 어줍짢은 시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요? 화려한 색채와
호화로운 인쇄물의 범람속에서 이 새까맣고 어설푼 모습의 푸른 언덕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푸른 언덕은 촌스러워서 정답다.”
“촌스러워 싫다.”
“소박해서 좋다”
“요즘와서 너무 세련되가는 것 같아 민망스럽다.”
“잡다한 글들이 뒤섞여서 뭐가 뭔지...!”
“우리 같은 농투성이 이야기도 그대로 실어주니 힘이 된다.” 등등
<푸른 언덕> 박흥규 목사님이 지은 이름치고는 너무 곱고 아름다워서 자칫 처음듣는 분들은 감상에 빠질 정도입니다. 나는 그것이
염려스러웠습니다. 그래서 푸르지도 않고 꿈도 낭만도 깃든 곳이 아닌 돌짝밭이요, 산비탈이요, 메마른 골짜기라고 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푸르름이
뭉쳐져서 돌짝밭을 일구고, 산비탈을 다듬고 메마른 골짜기를 고루어 나가 푸르름을 심어 나가기를 염원하면서 이 글을 썼던 것입니다.
메마른 골짜기에서 떠나 푸른 언덕에 이르는 행진으로서가 아니라 메마른 골짜기에 머무르면서 골짜기를 일구고 다듬고 고루어 나가는 땀흘리는 작업에
바로 푸른언덕의 지향성을 두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말하면 성서에 밝은 어떤 이는 이렇게 야단치겠지요. “히브리 민중은 머물던 이집트에서 떠나
가나안으로 향했고 아브라함은 하란을 떠나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곳으로 갔다.”고요. 그러나 그 분이 그렇게만 말한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려
합니다. “히브리 민중은 메마른 골짜기를 떠나 풍요로운 이집트로 옮겼었고, 아브라함의 조상도 역시 메마른 골짜기를 떠나 풍요로운 하란에
정착했었다.”고요. 이제 말장난은 그만하고....
그러면 과연 오늘의 푸른 언덕은 아직도 메마른 골짜기일까요? 나는 이 스스로의 물음을 가지고 앞으로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몇가지 형태의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푸른언덕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조화자(김포,
회사원)
자신의 행위가 무엇인지 모를때 오는 불안감, 이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것, 유명한 것, 위대한 것을 구하려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뜻모를 행위로 가득 차 버리고 맙니다. 우리 내부에 있는 지워지지 않는 뜻모를 동경으로 인하여 우리의 인생은 빛이 날 것입니다. 비록
낮아지고 소외되어지고 보통의 일상의 삶을 살아갈지라도 그 삶속에서 어떤 설레임과 진솔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 막심 고르끼의 “어머니”가 금서로서 손에 손을 거치면서 조용히 읽혀질때, 강경대가 전경들의 무수한 짖밟힘속에 죽어갈때, 서울의 한복판 교회
마당에서는 돈이 없고, 부모에게 버림받고, 많은 형제들속에서 자기의 꿈을 저버린 이들의 흐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동경하던 곳은 정지용님의
향수같은 고향이었습니다.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이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법과 인간으로서의 참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고파 하는 이들에게
올바른 길로 인도할 길잡이가 없는 그저 막막한 시간만을 보내고 있었을 때, 예수복음을 앞세운 몇몇 교회들의 가르침은 그들에게 찰나의 깨달음과 참
삶의 길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서로를 사랑하고 나보다 더 소외된 이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한 사랑, 실천, 나눔은 지금의
이 사회를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예전과는 정반대로 내 위에 군림하였던 권력의 보통의 일상시민으로 반전되어지는 이 사회에서 교회의 예수복음과 선교는 어떤모습이어야
할까요?
국가관과 신학(종교학)은 별개의 문제라고 치부해도 좋겠습니다만 좁은 제 소견으로는 종교는 끊임없이 국가에, 국가원수에, 권력에게, 윤리와 도덕을
깨우쳐 주어야 하며 그래서 부정과 부패가 없는 나라로서 건강하고 올바른 하나님 나라를 이땅에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또한 이런 상황속에서 변화되어지는 사회의 흐름에 따라 소외되어지고 버려지는 이들의 아픔도 내 아픔으로 껴안으며 교회의 선교 공동체 속에서 서로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속에서 소외층으로는 농민, 어민, 노동자로 대표되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한교회의
선교도 많은 부분 기여를 했겠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 소외된 더욱 많은 이들이 물질과 헌신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묵묵히 자랑할 것도 없이 그일을 조용히 해 온 “푸른 언덕”은 농민들과 이민 사회에서의 한인들의 생활을 꾸밈없이 사실을 접목시킴으로서
한 형제 자매로 “푸른언덕”이라는 공동체를 이루어 왔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모른체 그냥 지나쳐 버릴 부분 부분의 일이지만그
누군가에 의해서 시작되어지고 그 뜻이 모아지고 그뜻을 실천하는 모임을 만들고 참여할 수 있게 하여 주신 이모든 일들을 오직 주님의 뜻일
것입니다.
주님은 찰나에 우리를 깨우쳐 주십니다. 모쪼록 “푸른 언덕을 접해 본 여러분들이라면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의 질문을 안으로 부터
해봤으면 하는 소망과 함께 이번호를 계기로 그 질문의 해답에 봉착했으면 하는 바램을 기도로써 주님께 두손모아 봅니다.
주님을 통한 미래의 동경과 설레임 속에서 진솔한 삶을 살아가며 참 감사한 일들만이 “푸른 언덕”을 통하여 이루어 지게
하소서!
푸른언덕
푸른 언덕 푸른 세상
심용섭
목사(강화 서광교회)
푸른 언덕!
얼마나 가슴 부풀게 하는 이야기인가? 실은 나에겐 푸른 이라는 단어만도 큰 희망으로 다가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을 푸른
들판에서 보낸 까닭도 있지만 길고도 춥고, 고통스럽기까지 했던 겨울을 지나, 햇사리 따뜻해 지던 어느날 얼어붙은 땅이 녹고 언 땅 틈으로 비죽
올라오는 푸른 빛 풀잎 하나를 발견하고 감격하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였던 그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게 체험하고 있습니다. 검은 빛 나무들이 앙상하게
죽음처럼 서 있다가 가지 끝으로 아기 손처럼 고운 푸른 싹을 꼼지락 꼼지락 내 밀때 얼마나 큰 감동을 맛보았는지 지금도 우리는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푸른 언덕이라는 단어는 큰 희망으로 가슴을 부풀게 하는 봄날 같은 감동이 있습니다.
푸른 언덕을 처음 만났을때, 느낌은 참 시골스럽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발행인이신 박흥규 목사님을 통해 만난 것이지만, 목사님 역시 참
시골스럽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논두렁 어디에서 막걸리 한 통 들여다 놓고 주거니 받거니 하며 그럼, 그럼 하며 여유부리는(?) 시골
농부 같기도 하다는 첫 이상을 받았는데 무른 언덕 역시 그런 인상이었습니다. 인쇄질에 있어서도 시골스럽고(돈을 조금만 더 투자하면 더 매끄러운
인쇄물을 만들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조금 후에 깨달은 것은 냬용은 없고 껍데기만 요란한 세상 물결을 거스르는 고집으로
좋게(?)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용도 근사하고 매끈한 글보다는 투박한 이야기거나 단순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푸른 언덕은 촌스러움을 고집해 온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금방 알수 있었지요.) 글쟁이처럼 기교 있는 문장도 사절(?)하고 글을 언제
한 번 써 보도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고집 해 온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사실, 잘 난 사람만 잘 사는 세상이고, 교회라는 곳도
늘 잘난 사람들의 독무대가 되어 버린 듯한 요즘이라서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유행적이고 상업적인 이 땅의 교회와 사회를 거스르는 운동이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푸른언덕 동산에 뛰어 올라 만나는 이들이 다 못난 사람이라는 말은 절대로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감추어진 보물이지요. 인류의 역사가
어찌보면 영웅적인 인물이나 뛰어나고 용맹스러운 사람들의 독무대 같아 보이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사를 떠받치고, 지금도 역사의 에너지가
되고 있는 것은 이름없이 하늘의 뜻을 따라 살아 가는 민중들이 분명하다고 믿습니다. 푸른 언덕에 올라 모든 이들이 그런 소중한 분들이라고
믿습니다.
푸른 언덕에 올라오면 어떻습니까? 어릴적 기분 기억 나시는지요? 지금이라도 그럴것 같습니다. 아무 곳이나 소리 지르며 마구 달려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푸른 소나무가 든든하게 서있고, 푸른 하늘이 가슴 가득 안겨오는, 뭉게 구름이 눈부시게 푹신한 편안함으로 안겨오는
푸른 언덕에 오르면 신나게 마구 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약삭빠른 세상에 우직하고 미련하다 소리 들으면서도 정직하게,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것 말입니다. 세상 모두가 물질 마귀에 뒤집혀 정신을 잃을때, 제정신으로 살아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래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늘의 뜻에 순종하며 땅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손잡고 올라 올 수 있는 그래서 신바람나게 달려갈 푸른 언덕이 될 것이라 믿고
또 그래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푸른 언덕은 마음을 맑게 해 줍니다. 푸른 색은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시력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눈의 피로가 왔을때, 푸른색을 바라보라는
교육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우리 푸른 언덕 역시 그래야 하겠지요. 세상을 바라보다 눈이 아파 볼수도 없고, 눈에 핏발이 서서 눈뜨고 볼 수 없게
된 사람들이 다시 눈 뜰 수 있는 아주 좋은 언덕이 되어야 하겠지요. 바로 본다함은 이 세상을 바르게 사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세상의 질서,
교회의 질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그동안 눈뜨고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
일이 푸른 언덕이 지금까지 해 왔던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별력을 갖추어 역사와 교회안에서 바른 주인이 될 수 있는 지혜를 나눌
수 있는 푸른 언덕 되리라 믿습니다.
이야기를 두서 없이 하다보니 자화자찬 같기도 하고 점잖은 격려사 같기도 하니 쑥스럽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푸른 언덕이 분명 운동이라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운동은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것입니다. 한참 많이 들었던 구호가 있는데, ‘체력은 국력이다.’하는 말이 그것입니다.
운동을 많이 햬야 합니다. 푸른 언덕 운동은 이 세상의 푸르름을 위한 것이겠지요. 교회의 푸르름도 우리의 소망이지요. 죽음같은 껍질 벗어내고
잘나고 특권을 누리던 교회도, 세상도 거듭나 푸른 세상이 되어 누구든 푸른 언덕에 올라 맘껏 소리 지르고 맘껏 달려보는 그런 푸른 세상이 될려면
푸른운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열심으로 운동하면 우리 주변에서부터 색깔이 변화 되겠지요. 푸른 세상 말입니다. 푸른 언덕이 운동하여
푸른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푸른언덕
푸른 언덕 7주년을
축하합니다.
정순영 (체신부)
여름같지 않은 시
원한 날씨가 계속
되더니 이미 가을로 접어든 느낌이다. 남녘에서는 조생종 벼수확을 끝냈으나 냉해와 계속된 비로 4-5%이상 감수가 예상된다고 한다.
오늘 문득 “푸른 언덕” 창간 7주년을 기억해 내며 밤늦은 시각에 곤히 잠들어 있는 활자들을 깨워본다. 대개들 오랜 망각속에 파묻혀 있어 몸을
추수르기가 힘들어 보이지만 더러는 스믈스믈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는 모습이 정겹다. 찾아오는 이 없어 허허로웠던 빈 마음들이 석류알처럼 영근
모습으로 새롭게 다가선다.
80년대 중후반과 90년대로 이어지는 많은 변화속에서 어려운 이웃사람들의 회환과 아픔소리도 들리고 이미 유명을 달리하신 분도 되살아나시며 한강의
끝자락에서 또는 푸른융단을 깐듯한 삼림속에서 함께 생활했던 선언한 모습도 깊은 상념으로 반추되어진다.
그곳엔 적지않은 만남이 있었고 질그릇 같은 투박함속에서도 순박한 삶의 향기가 있었으며 지친 가슴으로도 속살을 내비치는 넓은 품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어린 가장들과 소외받는 노인들의 안타까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푸르름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우리 “푸른 언덕”이 창간된 이래 추구하던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고자 하는 실천적 자세는 그 무대가 어느곳으로 바뀔지라도 더욱 빛을 발하고
있음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인생은 낯선 곳에서 머무르는 여인숙에서의 하룻밤’이라고 말했다는 어느 성녀의 겸손함이 더욱 큰 울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곳 어느
시각에서라도 맑고 따뜻한 보살핌으로 서로를 어우르며 감싸안을 수 있는 포근함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인지도 모른다.
몇주전에 여름휴가를 받아 가족과 함께 대천에 다녀오는 길에 “푸른 언덕”의새로운 무대가 되고 있는 선장에 들러 보았다. 인근 온천지역의
휴양시설과는 달리 옹기종기 모여있는 낮은 지붕들은 십수년만에 고향을 찾아온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60년대의 고즈녁한 분위기속에서도 푸른언덕위에 자리한 선장교회는 미류나무의 하늘거림을 배경삼아 한폭의 수채화처럼 싱그럽기만 했다. 내포로
연결되는 질퍼런 들녘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후덕한 인심은 넉넉하고 순박해 보였다. 이곳에서도 발행인의 소신에 찬 열정과
십시일반씩 정성을 모으는 귀한 성금은 지역선교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었다.
교회와 지역을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하는 지난한 사업이 비록 무대가 바뀌는 어려움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잃지 않도록 비는 마음 간절하다. 이제
우리 “푸른 언덕”도 7살박이의 순진무구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상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는 동시에 이웃들의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요즘 금융 실명제가 몰고 온 개혁의 파장이 대단한 모양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축적해 왔던 재화를 미처 대피시키지 못한 이들의 아우성이 연일
가십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번 조처가 땀 흘린 만큼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올바른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울러 사회의 새로운 변화가 보다 더 정의롭고 발전적인 성장의 기회로 활용되기를 빌면서 “푸른 언덕” 또한 이상적인 공동체를 이뤄나가는
시금석으로서의 실천적 자세가 점진적인 결실이 맺어지기를 함께 기대해 본다.
푸른언덕
소중한 나의 것
손필선 장로
(월곳제일교회)
세월의 흐름따라 일
부 계층은 지나치리
만큼 편하게 살고 있
다. 보리고개의 어려
웠던 시련엔 그래도
내 것만을 가지고 고
생을 참아 넘겼고 그 속에서 애국하는 마음이 생겨났고 지극한 효성도 칭찬받았고, 열녀비도 세워지곤 했다. 그런데 밀가루 제품에 맛들여지고부터는
누가 그런 분들인지 찾아보기 어려워 졌다. 교회도 다를 수는 없다. 이런 면에서 개탄해오던 월곳제일교회 담임목사인 박흥규 목사님은 몇 몇 뜻있는
교우들과 함께 내것 찾기 운동으로부터 시작하여 우리 문화를 바로 인식하고 옛 것으로의 복원이라는 큰 꿈을 안고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우선
교회와 교회밖을 무론하고 작고 힘없는 사람들의 말을 모아 작은 글모음을 만들어 보자는 뜻들이 영글어 발기인 모임을 갖고, “푸른 언덕”지를
창간하기로 했다. 그 때가 1987년 8월 꽤나 부푼 마음들이었다. 우선 교우들 모두가 글을 쓰기로 하고, 글을 쓸줄 모르는 노인들은 말을 하고
편집인들이 그 말을 정리해 썼다. 우리 딴엔 정말 진솔하고 소중한 말모음들이었다. 한편 교회 밖에서는 교회를 모르는 이웃들과 좌담을 통해 서로의
이해를 도와가며 말글을 주고 받았다. 편집위원 일부는 마을을 찾아 노인들로부터 그 마을에 깃들여 내려오는 소중한 전설을 듣고 글로 옮겼다.
이렇게 한 달을 달음박질하여 드디어 창간호가 나왔다. 그 때 느꼈던 보람. “감격스러웠다.”는 말로는 가까운 표현이 못되리라! 교인들 모두가
읽고 지역 주민들도 읽고....
미처 알지 못했던 내 고장의 일들을 찾아 읽고는 “다름아닌 내 마을이 바로 이런 전설의 고향이었구나”하며 좋아했다. 교회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음은 물론이다. 몇번을 뛰고 넘어졌는지 어느덧 한 돐이 되었다.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을 비켜 갈 수는 없었다. 제 때에 원고모음이
안되었고, 예정했던 마을 좌담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때로는 어느 마을의 옛 이야기들이 사실과 다르게 게재되었다고 항변을 하여 목사님이 해명을
하느라 어려움을 당했던 일도 기억에 남아 있다. 또 한 해가 지나갔다. 이제 말나눔의 과정을 지나 무엇인가 지역을 위해 선교의 차원에서
공헌해야겠다는 박목사님의 새로운 계획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글모음과 더불어 마음모으기 일을 시작했다. 많지는 않지만 5천원, 만원 혹은 이만원씩
모아지고 지역내 극빈자 10가정을 선정하고 기만원씩을 도와드렸다. 많은 것은 못되었지만 마음보탬이 귀하게 전달되었다. 매월 정해잔 날이면
목사님과 푸른 언덕회원들이 빠짐없이 순회하면서 근황을 살피고 말씀들을 나누고 따뜻한 정을 받았다. 지금도 이 일은 계속되고 있다. 기생 라합이
행함으로 의롭다고 인정받음과 같이 월곳제일교회도 지역을 위해 적은 봉사라도 했기에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교회가 된 것이 아닐까?
많은 교인들이 외국선교를 위해 일하고들 있지만 우선은 내것의 소중함을 알아야 하지 않을런지, 내 이웃의 소중함을, 내 겨레의 어려움을 살펴보고
그 다음에 이웃 나라로 옮기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푸른언덕
내
나라 내 고향을
느끼게 하는 푸른 언덕
이보환 (미국 콰타시티교회)
일요일 아침이면 교회 및 뒷자석에 7개월된 제법 큰 딸애를 안고 고개 숙여 기도를 시작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속으로 하는 기도나마
어색하고 쑥스러워 그저 “사랑의 하나님, 제가 오늘 이렇게 교회에 나왔습니다.제 기도 들어 주소서.”로 시작해서는 결국 주기도문을 외우기로
끝맺고 마는 아직은 어리숙하기 짝이 없는 풋내기 신자(?)입니다.
주님 말씀안에서 주님의 뜻을 따라 바르게 사는것이 진정한 삶의 길이라는 것을 목사님 설교나 기독교 책자를 통해 적지 않게 듣고 보아왔으나 어떠한
것이 진정한 주님의 말씀이고 뜻인지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로만 여겨졌을 뿐 가슴에 와 닿는 경험도 부족했고, 또 저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여
예배에 참석은 하면서도 빈껍데기뿐인 저 자신을 주님의 말씀과 사랑의 진리로 채우고자 했음보다는 “염불엔 생각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을 둔다.”는
우리 옛 속담처럼 얼마 안되는 타국 생활이긴 하지만 어느새 그리워진 내나라 사람들을 만나 나누는 정담에 더 마음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우연한 기회에 ‘푸른 언덕’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책자를 보게 되면서 “아!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요, 말씀이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이러한 것을 조용히 실천해 가며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적어지며, 돌연 희망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푸른 언덕의
일원이 되고자 했던것입니다.
새삼 사람냄새 물씬나는 내나라 내고향 우리의 인정에 가슴벅차옴을 느낍니다. 53호에 실린 ‘우리동네 두 할머니의 노후 생활’을 읽으면서는 지난달
시아버님인 남편을 여의고 홍성 동성리에서 홀로 지내시는 칠순의 시어머님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손끝이 아려왔습니다.
하나뿐인 아들, 애 아빠를 이곳에 보내고 성공하기만을 주님께 정성으로 기도하시는 저희 어머님도, 오,박할머니처럼 서울에 사는 따님들이 번갈아
오거나 또 동네 아주머니들 주위에 사는 동서들, 이렇게 해서 두서너분이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함께 주무신다는 소식을 전해듣기에 하나님께선
우리의 그 어떤 것, 그 어느곳에서도 살아계심을 믿습니다. 또한 ‘단비교회’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구체적인 도움 방향을 마련하는 등, 진지한
회의가 진행되는 중에도 “풀싸움”에서는 끝내 지고만 전도사님의 이야기는 이웃 푸른 언덕 식구들에게 웃음을 자아 내게 했습니다.
끝으로 외로운 자나, 병든 자, 어려움에 처한 자, 그 누구라도 주님안에 살고자 하면 기꺼이 거두어 주시는 자비로운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하여주신 푸른 언덕 가족에게 감사 드리며 두서없는 글을 맺을까
합니다.
푸른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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