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개월 동안의 산악오지 힐링 미션을 마치고 잠지 귀국하기 위하여 철수를 준비합니다. 그동안 세르반테스 산악지역에 위치한 13개 바랑가이를 모두 방문하였습니다. 넓게 분산되어 있는 산악지역의 13개 바랑가이를 모두 방문한 사람은 이 지역 주민들 중에서도 몇몇 정치인들과 선거운동원들을 제외하곤 별로 없습니다. 이제 내가 이곳 주민들에게 각 바랑가이를 안내할 수 있을 정도로 지리에 밝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무도 아는 이가 없는 생소하고 낮선 곳에 이방인이 혼자 와서 시장과 시의원들, 보건진료소 의사와 간호사들의 도움 그리고 경찰관들의 경호를 받으며 의료선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빌4:13)”는 바울의 믿음이 바로 내 믿음이 되어 동일하게 역사하였습니다.

따전에서 바기오로 가는 산악의 지방도로

네나씨에 의하여 우연히 마운틴 프로빈스 따전읍을 방문하게 된 것도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섭리가운데 이루어 진 일로 여겨집니다. 따전에서는 세르반테스와 달리 신실한 믿음의 딸인 네나씨의 집에 머물며 더 은혜로운 치유사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네나씨와 그의 남편 데이비드씨가 치료 받은 후 몸이 좋아지자, 숙식을 제공하며 헌신적으로 나의 사역을 도와주는 바람에 내 집처럼 편안한 가운데 잘 사역하였습니다. 이분들은 선한 욕심이 발동하여 여러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자기 친척들 중에 아픈 이들을 불러들여 모두 치료받도록 하였습니다. 그것도 부족하여 내가 따전을 떠나 바기오로 철수하는 날 바기오에 사는 자기 누이의 집으로 안내하여 그곳에서도 1박하며 봉사하게 하였습니다. 데이비드씨는 교회 장로로서 나의 치유사역을 통하여 선교적 재치를 발휘하였습니다.

데이비드씨의 누이 댁에서의 치유사역,  그의 조카가 마침 간호사였다.

따전에서 바기오로 철수 하는 날, 비가 구중중하게 쏟아져 산악지역의 도로가 매우 위험하였지만 기다리는 환자들을 생각해서 약 다섯 시간 걸려 바기오의 한 후미지고 비탈진 위험스러운 마을에 사는 데이비드씨의 누이 댁을 방문하였습니다. 그 주변의 가난하게 사는 환자들을 치료하며 느낀 점은 시골 못지않게 도시에도 많은 환자들이 있었고, 도시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오히려 시골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빈곤한 삶을 산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도시에 사는 빈곤 환자들의 몸 상태는 시골의 환자들보다 더 심각하였습니다. 앞으로 도시지역의 환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귀국하기 전 바기오에 잠시 머무는 동안, 한국인 환자도 치료하였습니다. 그 중의 한 분을 치료하며 새로운 임상경험을 하였습니다. 그 분은 고혈압과 당뇨가 심하고 신장기능이 매우 약할 뿐만 아니라 40여 년 동안 많은 담배를 피워 담배 중독자였습니다.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것은 그분의 건강회복을 위하여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여 그분이 담배를 끊도록 권면하고 금연침을 붙여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그분 몸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매일 체크하는 당을 체크하는데, 약을 먹지 않았는데도 당이 정상으로 되었다는 것입니다. 금연침이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저도 처음 안 사실입니다. 그 후 그분의 마음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교회도 적극적으로 나가게 되고, 치료를 받는 동안 부인에게 성경도 읽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앞으로 금연침을 통하여 당뇨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것 같습니다.

집에서 차로 내 짐을 운반하는 데이비드씨의 남자 조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