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로 선교지가 확장되었습니다. 지난번 따전에서 치료받고 가신 네나씨가 저를 정식으로 초청하였습니다. 내가 찾아 가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찾아와서 나를 픽업해 가는 선교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곳은 세르반테스에서 동쪽으로 약 45분간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야 하는 산악지역입니다.

세르반테스의 해발고도는 500미터인데 이곳은 1300미터입니다. 서로 인접한지역이지만 행정구역이 전혀 다르고 언어도 다릅니다. 세르반테스 주민들은 일루카노 방언을 사용하고 이 곳 따전은 마운틴 프로빈스 사람들이 사용하는 깐까나의 방언을 사용합니다. 이곳을 언젠가는 한 번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쉽게 이루어 질 줄은 몰랐습니다. 산악지역이라 기후도 전혀 다릅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체감온도가 매우 내려가서 한국의 초겨울 정도는 되고, 집에는 난방시설이 되어있지 않아 옷은 한 겨울옷을 입어야 됩니다.

먼저 치료받은 노인들이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다.

이곳은 아이들에게 어릴 적부터 자립정신을 잘 길러 주어서 비록 어리지만 자기일은 자기가 모두 알아서 합니다. 이제 겨우 고등학교 다니는 딸은 집에 오면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합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다니는 13세 된 아들 단단이도 자기빨래는 자기가 하고 설거지도 합니다. 자기빨래뿐만 아니라 내가 그곳에 머무는 동안은 내 빨래까지 모두 하여 잘 말려 다림질까지 해다 놓습니다. 그리고 내가 먼 곳에 차를 타고 갈 경우에는 나의 무거운 여행용가방을 차에다 실어 주기도 합니다. 어릴 때부터 그런 훈련을 받아서 전혀 부담을 갖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잘 협조하는 모습이 너무 대견스럽습니다.

아침 마다 조깅하는 산악길

지난 번 6월선교보고 시 아래와 같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었지요.
1) 선교센터(주택 겸)용 건물 렌트를 위하여
2) 자동차 구입을 위하여(산악용 4x4)
3) 현지인 협력자를 위하여

위 기도를 성도님들에게 부탁드리며 하나님이 어떻게 응답하실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두 달 만에 하나님은 나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으로 위와 같이 모두 응답해 주셨습니다. 내가 물질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돈을 전혀 들이지 않고 숙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예비하셨습니다. 산악지역에 혼자 집을 얻어 살면 신변안전에 상당한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경호요원을 별도로 채용하여야 하는데 그럴 필요도 없게 되었습니다. 설령 돈이 생겨 비싼 산악용 차를 구입한다 하더라도 어설픈 산악의 초행길을 다니려면 별도로 운전기사를 채용해야 되는데 하나님은 내 생각을 넘어서서 든든하고 신실한 운전수까지 마련해 주셨습니다. 현지인 협력자를 구하면 그것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야 되는데 네나씨의 온 가족이 나의 선교협력자가 되어 기쁘게 봉사하고 있으니 그 문제도 해결 되었습니다.

따전 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다.

여러분들이 은밀히 기도해 주신 덕분에 저의 기도제목이 땅에 떨어지지 않고 제가 상상하고 원한 것보다 더 잘 응답되었습니다. 우리가 선한목적을 갖고 기도하는 것은 믿고 기다리면 반드시 이루어 질 줄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마태복음 17장 2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