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예수란 표현은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서에 나타나는 예수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복음서에서는 그를 인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인자, 단어의 뜻은 사람의 아들이다. 예수를 인자라고 표현하고 있기에 그가 사람의 아들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은가? 문자의 뜻을 그대로 옮겼기에 하자가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는데, 과연 옳은가?

인자의 의미

사람의 아들이라는 말은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의 결합으로 이 땅에 태어난 존재라는 것이다. 예수에게 아버지가 있었다. 요셉이다. 어머니도 있었다. 마리아이다. 그렇다면 요셉과 마리아의 성적 결합을 통한 잉태와 출산으로 이 땅에 태어났다는 말이다. 요셉이 명목 상 아버지였을 뿐 실질적인 아버지는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마리아에게 요셉이 아닌 어떤 남자가 있었고 그 남자와 성적 결합을 통해 잉태하였고 태어난 존재가 예수라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아버지가 구체적으로 누군지는 모른다고 한다.

인자라는 단어의 뜻은 사람의 아들이 맞는데, 복음서에서 그 단어가 그런 의미로 사용되었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한마디로 무식하여 용감한 것일 뿐이다. 인자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김세윤 교수가 그의 논문에서 잘 밝힌 바와 같이 다니엘서에서 이야기된 인자이다.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에게 나아가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받고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다른 언어를 말하는 모든 자들에게 섬김을 받는 존재이다(단 7:13-14). 그의 권세는 소멸되지 아니하는 영원한 권세이며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복음서에서 예수를 인자라고 할 때에 뜻하는 바는 예수가 하나님 아버지께 나아가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받고 모든 사람들에게 섬김을 받게 된 존재라는 것이다. 소멸되지 않는 영원한 권세를 가지고 멸망하지 않는 나라를 가져오실 분이시라는 것이다. 이것이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이 땅에 태어난 사람과 같은 어떤 한 사람에게 가능한가? 그럴 가능성이 1%라고 있는가? 전혀 없다.

예수의 탄생을 말하는 복음서에는 공히 예수가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의 결합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의 탄생을 기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 사실을 거부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는 성령으로 마리아에게 잉태되었다가 태어났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최소한 복음서에서 예수를 사람의 아들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할 만한 근거는 없다. 복음서 밖에 그렇게 말할 만한 문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복음서에서는 그렇게 말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교회 역사적으로 이는 분명하다. 복음서를 기록한 이들은 기록과 함께 죽어서 자신이 기록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말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지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글을 기록하고 자신이 기록한 글이 어떤 의미인지를 가르쳤다. 그 가르침이 후대의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속사도, 초대교부, 교부들로 전승되었다. 그런데 예수가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의 결합으로 태어난 사람의 아들이라는 내용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이것이 무슨 의미인가? 기록자들이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복음서에 대한 정당한 이해나 교회 역사를 통하여 볼 때에 예수를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태어난 사람의 아들이라고 볼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사실의 언어와 고백의 언어

복음서가 사실의 언어와 고백의 언어로 구분된다고 주장한다. 사실의 언어란 그 내용이 실제로 발생한 일을 기술하였다는 것이다. 고백의 언어란 실제로 발생한 일이 아니지만 복음서 기자들이 예수에 대한 자신들의 신앙 고백을 담아서 기록하였다는 것이다. 현대인이 듣기에 정말 그럴싸한 주장인데, 옳은가?

이 또한 교회 역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기록자들에게 직접 배운 이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기록으로 남겼는데, 그들을 가르쳤던 이들의 생각을 반영하였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글들은 사실의 언어와 고백의 언어가 각각 별개로 존재하고 있다고 보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들의 글들은 하나같이 사실의 언어이면서 고백의 언어라고 기술하고 있다. 그것이 교회의 전통이 되었다.

복음서들은 성경(서)의 다른 책들과 같이 하나님을 알려주는 글들이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려주는 글들이 성경(서)이다. 복음서는 그 하나님께서 때가 차서 행하신 한 구속 역사를 알려주는 책들이다. 그 중심 내용이 예수이다.

하나님은 자신이 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 않으신다.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하지 않으신다.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성경(서)에 있다. 노아 홍수, 전쟁을 통하여 가나안 사람들 진멸, 여리고 성의 무너짐, 태양이 반나절 동안 움직이지 않음, 예수님이 물 위를 걸으시는 것 등이다. 많다. 아주 많다. 그런 내용을 빼면 훨씬 하나님에 대해 좋게 생각할 수 있다. 더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런데 그러한 내용들이 성경(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분은 사람들에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이 한 일을 하지 않았다거나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하지 않으신다. 그렇게 하여야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있는 그대로 밝히고 사람들이 그분을 수용하느냐 수용하지 않느냐를 결정하게 하셨다. 그러므로 그러한 내용들을 수용하느냐 수용하지 않느냐를 당사자가 결정하면 된다. 다르게 말하면 그러한 내용들을 통하여 스스로를 나타내신 하나님을 수용하느냐 수용하지 않느냐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엉뚱한 반응을 한다. 자신들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내용들에 대해 기록자의 고백이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실은 아니고 고백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기록자의 의도에 전혀 내포되어 있지 않은 것을 기록자가 의도하였다고 호도하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를 때에 사실의 언어인 경우와 고백의 언어인 경우를 구별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오직 하나이다. 과학적 사실, 현대인의 관점에서 수용되는 과학적 사실이 그 근거이다. 과학적 사실에 부합되면 사실의 언어이고 과학적 사실에 부합되지 않은 고백의 언어라고 한다. 성경(서)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평가하는 기준, 절대 기준이 과학적 사실이다. 현대인이라면 최소한 그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사고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참으로 안쓰러운 모습이다.

사실의 언어이면서 고백의 언어라고 하는 입장은 과학적 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과 다르지 않은 과학적 사실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노아 홍수나 태양이 반나절 동안 움직이지 않는 것을 사실의 언어이면서 고백의 언어라고 보는 이유는 그 일이 하나님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학적 사실이라는 관점에서는 불가능하지만 하나님은 과학적 사실 안에 갇혀 있는 분이 아니시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고백의 언어이지만 사실의 언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의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여야 한다. 과학적 사실이라는 것을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나님이 그 일을 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 있게 제시하여야 하는 것이다. 과학적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의 언어이면서 고백의 언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그러한 내용들이 과학적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인정한다. 다만 하나님께서 그 일을 행하실 수 있으며 행하셨다고 하기에 고백의 언어이면서 사실의 언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작업을 하는 이가 없다. 과학적 사실에 부합되지 않기에 사실의 언어는 아니라는 것이 근거의 전부이다. 그러면서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한다. 현대인이라면 그것이 당연하다면서 말이다. 얼마나 어이가 없는 주장인가!

신인인가?

요한 사도는 하나님의 독생자가 사람이 되셨다는 기록했다. 이는 사람의 아들 곧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의 결합으로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인자가 다니엘서에 나오는 그분이라고 해서 예수님이 사람이 아닌 신인인가? 그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독생자가 사람이 되셨기 때문이다. 신인이 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되셨다. 이 부분은 ‘예수님은 신인인가?’(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654)에서 이미 밝혔다.

예수는 한 사람으로서 이 땅에서 살면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셨다. 그가 살던 당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서. 참 사람이면서 완전한 사람으로서 그 시대에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밝히신 것이다.

예수의 정체

예수라는 이름은 이 땅에서 참 사람이면서 온전한 사람으로 살던 때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그에게는 그 이전이 있었고 그 이후가 있었다. 일반 사람과 다른 점이다. 일반 사람은 정자와 난자의 결합 이전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무이다. 그렇지만 예수는 다르다. 그는 하나님의 독생자이셨다. 독생자 하나님이셨다. 독생자 하나님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사람이 되셨던 것이다.

예수의 공생애는 이전과는 다른 언약인 새 언약의 시대를 이 땅에 가져오시고 그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신 것이다. 율법이 중심이었던 옛 언약 시대와는 다른 복음이 중심인 새 언약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신 것이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으셨다. 십자가는 그 당대에 반역자들에 대한 처형 방식이었다. 그런데 그는 로마에 대한 반역을 꾸미지도 않았고 획책하지도 않았다. 그런 사람들이 그 당대에 어디 한 둘이겠는가? 예수도 그런 경우와 같이 억울하게 죽은 것이었는가? 아니다. 그는 나무에 달렸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것이었다. 죄에 대한 대가인 사망이라는 저주였다. 그런데 자신이 그러한 저주를 받을 죄를 범했는가? 아니었다. 자신이 아무런 죄가 없으면서 그러한 저주를 받았던 것이다. 자신들의 죄로 인해 하나님께 저주를 받아 사망인 사람들의 죄 값을 대신 받으신 것이었다. 대속이다.

예수는 삼일 만에 부활하셨다. 그의 대속이 하나님께 받아들여졌기에 무덤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다. 율법에서 대제사장이 백성의 모든 죄를 속죄하는 속죄일의 사역을 잘 감당하면 지성소에서 죽지 않고 걸어 나오는 것과 같다. 그는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였다. 날씨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진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에 대해, 자신에 대해, 성령에 대해, 구속 역사에 대해, 새 언약 시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셨을 것이다. 제자들은 그 이후로 다른 유대인들과 같은 유일신론자로 살지 않았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이시며 한 분이신 하나님을 말하였고 그분들과의 관계 안에서 살았다. 나는 삼위이시며 한 분이라는 표현을 1+1+1=3=1로 사용하지 않는다. 수적으로는 3이며 그 관계에 있어서 한 분이시라는 의미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삼위일체에 대한 오해에서 벗어나기’(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946)에 있다.

예수는 승천하셨다. 다니엘서에 이야기된 인자에 대한 설명이 그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그에게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가 주어졌다(마 28:18).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면서 주이시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사람이 그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신 그리스도이시다. 그를 통하여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사람들 곧 신자들에게는 주 곧 주인이시다. 신자는 종이고 예수는 주인이시다. 종은 주인의 뜻을 듣고 따라야 하는 존재이다. 주인이신 예수님의 뜻은 그분의 공생애와 사도들의 글들을 통하여 나타났다. 복음서와 서신서들이다. 내용에 있어서 복음서보다 서신서가 더 진전되었다. 한 예를 들자면 복음서에서는 예수께서 율법의 십일조를 하라고 말씀하시는데, 서신서에서는 율법이 완전하여졌기에 완전해지기 이전의 율법은 폐해졌다고 한다. 그렇기에 율법의 십일조도 폐해졌다. 신약의 이방인 신자들에게 십일조를 전혀 말씀하고 있지 않다. 비신자에게는 예수가 구원자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신자에게는 그가 그리스도이심이 전제되어 있으면서 주님으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를 닮아야 한다. 그분의 공생애가 그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예수는 사람이지만 ‘사람의 아들’은 아니다.

예수가 진정 ‘사람의 아들’이라면

예수가 구원자일 수는 없다. 우리와 같이 아버지의 난자와 어머니의 정자의 결합으로 태어났을 뿐이다. 그의 공생애는 기득권에 대한 저항일 뿐이다. 세계 역사에는 기득권의 저항이라는 면에서 그보다 탁월한 이들이 많다. 그의 죽음은 대속이 아니다. 그 당대의 많은 사람들과 같이 억울한 죽음이었을 뿐이다. 부활하지도 않았다. 제자들이 필요를 따라 만들어내었을 뿐이다. 승천은 당연히 없었다.

그는 제자들을 잘 만나서 출세(?)한 인물일 뿐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예수보다 그 제자들이 더 대단한 사람들이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고백적 언어를 사실인 것처럼 잘 꾸며서 후대의 사람들이 예수를 믿음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자유주의 신학에 입각한 현대신학의 추종자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금도 여전히 예수를 믿음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많으니 제자들이 얼마나 대단한가!

여기에서 이야기되는 예수는 새 술이 아니다. 변질된 술이다. 그들이 말하는 부대는 새 부대가 아니라 변질된 술을 담아두는 것일 뿐이다. 다만 포장을 잘해서 새 부대에 새 술을 담는 것처럼 만들어내었을 뿐이다.

믿음의 대상이라는 말의 의미

예수가 믿음의 대상이라는 말은 교리적 진술의 수용이라는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분의 삶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누리는 삶을 바르게 이해하고 따르는 것이 함께이다. 그가 구원자이면서 주인이시라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면서 동시에 그가 보여주었던 하나님 경외를 따르는 것이다. 둘은 따로 떼어놓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그가 보여주었던 하나님 경외 곧 예수께서 가지셨던 그 신앙을 저버리는 것은 죽은 믿음이다. 반면에 그가 보여주었던 하나님 경외 곧 예수께서 가지셨던 그 신앙을 말하면서 예수님을 믿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그냥 역사적으로 존경할 만한 한 인물로 예수를 선정하고 그를 존경하는 것일 뿐이다. 둘 다 잘못된 것이기에 신자가 거부하여야 할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