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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수 역 킹제임스 흠정역 제3판을 읽고한국 교회 일각에서 반성을 촉구하는 데 기여한 점은 기려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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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5월 04일 (목) 00:00:00 [조회수 : 194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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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그리스도 예수안에서'의 정동수 역 흠정역을 사서 열심히 비교하여 읽었습니다. 처음부터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교정과 편집을 위해 많이 수고한 흔적은 돗보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수정한 부분들은 눈에 두드러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동안 주로 그 책을 사용한 독자들이 약 400여 군데 수정해 달라고 꾸준히 지적해 왔다는데, 마지못해 고치는 시늉을 한 듯 해 보입니다. 그래서 한문에 초판과 별 차이는 느끼기 어렵습니다. 기존의 독자들 의견을 들어 보면, 고가로 구입한 그 성경에서 오역한 부분을 적잖이 수정했다면, 기존의 구입자들에게 환불해 주거나, 반품해 주거나, 금전의 손실을 보상을 해 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볼멘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시금석이 되는 몇 구절을 비교해 보니, 역시나였습니다. 번역자가 믿지 않는 재창조설의 근거 구절인, replenish는 여전히 fill(채우다)로 RSV 본문 읽기와 일치합니다. 구태의연하게 창세기의 시제는 created를 '창조하시니라'로 애매하게 번역하여 정확성을 의심케 했고, 인명, 지명을 특수한 몇 단어만 빼고는 개역과 같게 하여, 마치 한글 개역성경을 읽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도량형은 영어를 그대로 번역하지 않고 대부분 원어를 음역해 주어, 킹제임스 성경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는지 회의하게 해 줍니다. testament은 '상속언약'이라고 애매하게 통일하되 미흡하고, 모든 candle은 '등잔불'로 번역하여 RSV 본문 읽기와 똑같습니다. 그러니 세밀한 부분들은 일일이 말할 게 없지요.
하지만 나로서는 가장 큰 불만 중의 하나가 성직 계급을 정당화하는 '목사'와 '사역자'라는 번역입니다. 그는 부록에서 목사(牧師)를 '구약에서는 목양자로 신약에서는 교회의 목양자/교사를 뜻하는 목사로 번역했고, 이 단어는 양에게 꼴 먹이는 자를 뜻한다.' 고 타협했습니다. 또 사역(使役)에 대해서, '영어는 minister이며 이는 부리어 일을 시킴을 뜻하고 사역자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립니다. 하지만 성경은 minister는 수종일을 하는 수종자를 뜻합니다. 수종자는 스스로 섬기는 일을 하는 사람이지, 남을 부리는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이 한 단어로도 대부분 자신이 남을 부리고 섬김을 받으려고 하는, 목사 타이틀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성직 체제를 합리화해 주는 근거를 마련해 준다는 것입니다.
그 책의 번역자는 평소에 킹제임스 성경이 한글개역과 크게 차이가 나는 중요한 교리는 바르게 고쳐 놓고, 한글개역에 익숙한 다수의 한국 교인들이 읽는 데 거부감을 최대한 줄이게 해야 한다는 취지를 말하곤 했는데, 그의 흠정역을 읽으면 그의 사상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무슨 책이든 그 사람의 생각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때문에 큰 틀의 그림이나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한 읽기는 몰라도, 소위 그의 한글 흠정역으로 성경을 공부하는 데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판권 소유자인 정교수가 개정하는 일이 물심양면으로 너무 벅차서 더는 교정할 수 없다는 말이 들리니, 앞으로 흠정역의 개정은 어려울 듯 해 보입니다.
한편, 이 책이 머잖아 나올 것을 예상했는지, 얼마 전에 동아일보 전면 광고로 한글킹제임스 성경의 이송오 박사가 대한성서공회와 한국교계 지도자들을 싸잡아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글 킹제임스 성경의 기득권을 지키고 그 성경이 킹제임스 성경 진영의 장자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기선을 제압하려는 듯 보이나, 돈을 광고에 낭비하기보다는 한 글자라도 오역을 바로잡는 데 쓰이기를 바랍니다. 아마 그분은 가뜩이나 비좁은 킹제임스 한글성경 시장에서 흠정역의 도전에 대한 일종의 위기감(?)을 표출한 듯 합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한국전쟁 이후 이제까지 한글개역을 팔아 천문학적인 돈을 긁어 모았다는 대한성서공회와 한국의 개신교회 교단의 지도자들에게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하는 일 같아 안타깝습니다.
다만 한킹과 흠정역, 두 책으로 말미암아 진리를 추구하는 한국교회의 구도자들에게 바른 성경이 무엇인지, 또 원본주의의 허구와 필사본에 대한 정체가 무엇인지를 어느 정도 드러낸 점 등, 한국 교회 일각에서 반성을 촉구하는 데 기여한 점은 기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책들의 위력은 골리앗을 일격에 쓰러뜨린 데이빗의 물렛돌은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그 관건은 번역자의 믿음과 교리에 있고, 얼마나 하나님의 뜻을 가감 없이 충실하게 전달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컬레이턴들의 교리와 행위를 미워하시고, 믿는 자는 누구나 제관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그들이 펴낸 성경이라고 하는 책들이 과연 성직 체제를 여전히 수용하느냐, 그 성직 체제를 드러내고 심판하느냐? 의 차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송오나 정동수 두 분이 다 스스로 목사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성직 체제 안으로 들어서 있으므로, 애시당초 그들더러 그 부분을 바르게 번역하기를 기대를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고양이에게 생선을 지키라는 꼴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흠정역 개정에 수고한 정동수 목사 등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2006-05-03
참고로 정동수교수, 목사는 감리교회의 장로님의
아들이라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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