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립하여 챨스 웨슬리의 찬송가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부르는 동안에 100명의 감리교 섬김이가 청중들 사이에서 단으로 걸어 나왔다. 감리사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은 참회를 상징하는 광목 스톨을 목에 걸고 단위로 올라갔으며 회개와 섬김을 상징하는 알브(Alb)를 입은 감독들과 감독회장이 그 뒤를 따랐다.

▲ 2만 감리교인이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하디1903성령한국 기도성회>를 열고 뜨겁게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산에서 성령의 강한 임재를 체험하면서 시작되어 평양의 대 부흥운동을 폭발시킨 하디 선교사의 회심 110주년을 기념하는 <하디1903성령한국 기도성회>가 열린 18일 오후 4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는 2층까지 입추의 여지없이 전국에서 모인 2만여 감리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내뿜는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교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지난 5년의 세월을 통회하고 새로운 감리회 미래가 열리기를 기대하며 개최된 이번 <하디1903한국성령 기도성회>는 말 그래도 기도로 시작되어 기도로 끝났다.

웨슬리 영성이 살아 있는 곡으로만 찬송을 부르고 개인과, 교회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리고 목회자를 위한 중보기도와 다음 세대들을 위한 기도, 마지막으로 ‘결단의 선포’가 있기까지 2시간여 진행된 성회 내내 눈물과 통성으로 드려진 성회였다.

회개의 기도들

‘개인의 회개기도’에서 참석자들은 “성령님의 도우심을 잊고 기도하지 않았던 교만과, 주님을 섬기는 일에 소홀하였던 게을음과,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지 않고 세상 욕심에 빠졌던 삶, 인색함과 이기심을 회개한다”면서 “저희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정직한 영으로 새롭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의의 기도자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충성된 종으로, 병든 자와 약한 자를 찾아가는 헌신된 위로자로, 주님의 은혜를 전하는 믿음의 증인으로 주의 사랑을 전하게 해 달라”는 헌신의 결단도 이어졌다.

이 때, 단상에 올랐던 ‘감리교 섬김이’들은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었고 청중들은 두 손을 높이 들고 눈물로 부르짖었다. 이러한 기도의 모습은 성회 내내 이어졌다.

‘교회를 위한 회개기도’에서는 “나라와 민족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하지 않은 죄와, 주안에서 하나 되지 못한 불순종과 약하고 가난한 이웃들 편에 서지 못했던 감리교회 공동체의 허물”을 고백하면서 “화목케 하시는 그리스도의 직분을 본받아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또 나라와 민족을 위한 회개기도에서는 “백여 년 전, 피와 순교자들의 헌신으로 교회가 세워지고 압제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았는데 우리는 마음을 다해 나라를 사랑하지 못했다”고 고백하면서 조선 땅을 일으켰던 복음의 첫 열정이 회복되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지 않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지 않았으며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지 않았음도 고백하고는 “이제 주님의 빛을 들고 사회 곳곳에 어두운 곳을 비추겠다”고 결단했다.

▲ 지금이야말로 기도할 때라고 강조하는 전용재 감독회장

전용재 감독회장 "지금이야말로 기도할 때"

전용재 감독회장은 설교에서 “감리교회는 5년 동안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많은 교회들이 아직도 아픔과 갈등 속에 지내고 있으며 감독회장 선거가 잘 마쳐진 것 같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지금이야말로 기도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세상은 한국교회를 향하여 ‘너나 잘하세요’ 하며 조롱하고 비난하고 비웃고는 떠나간다. 거센 비난과 도전과 대립 속에 어떻게 교회를 세워나갈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개탄하고는 “지금이야 말로 기도할 때”라고 연이어 강조했다.

그리곤 “지난 5년간 거대한 물량주의와 세속의 파도에 흔들리고 찢어진 순수한 믿음과 자존감과 양심을 가지고 우리 하나님께로, 기도의 골방으로 돌아가자”고 156만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향해 권면했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설교의 마지막에서 “하디에게 회개운동이 일어났을 때, 세상이 교회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교회가 사회를 변화시켜 나갔다”고 돌아보고는 “마음을 찢어 회개하고 결단할 때 그 역사가 지금 일어나 성령의 능력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에 희망의 빛이 보이 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설교를 마쳤다. 

하나님 뜻에 합당한 목회자가 되게 해 달라

목회자를 위한 중보기도가 감리회의 평신도 지도자들로부터 제안되어 목회자의 영육간의 강건함,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목회자, 영적 능력이 탁월한 목회자, 양 무리를 이끌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목회자가 되게 해달라는 평신도들의 단순하고도 순박한 바램이 통성으로 드려졌다.

바로 뒤를 이어 다음 세대를 위한 축복의 기도가 목회자 평신도 모두의 염원을 담아 드려졌다.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다니엘, 여호수아 에스더 같은 믿음의 사람이 되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지도자로 성장하며, 이들이 세상을 변화시켜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고 믿음의 시대를 열게 해 달라는 축원이었다.

▲ 조각을 맞추어 십자가아래 연합해 가고 있다.

하나됨을 위한 나무십자가 연합

이어 감리회의 13개 연회를 상징하는 나무 조각 13개가 하나의 십자가로 만들어지는 퍼포먼스가 있었다. 각각의 조각을 연회대표들이 들고 입장하여 하나의 십자가를 만듦으로써 분열되고 나뉜 우리의 마음과 교회가 십자가로 하나 되는 사건을 형상화 한 것이다.

▲ <감리인 5대 규칙> 지키기를 결단하는 선포식

결단의 선포

성회의 말미에 ‘감리교회 결단선언문’을 채택하는 선포식이 있었다. 감리교인이라면 누구든지 실생활 속에서 매일 지켜나가야 할 규칙을 선포하여 이를 통해 다시금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함이 그 목적이었다.

‘하디1903 성령한국 기도성회 참석자 일동’으로 선언된 <감리인 5대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감리교인은 예수님 한 분 만으로 만족합니다.
2. 감리교인은 하루 한 가지 이상 선한 일을 합니다.
3. 감리교인은 고난당하는 자를 외면하지 않습니다.
4. 감리교인은 거짓말과 험담을 하지 않습니다.
5. 감리교인은 환경을 지키며 검소하게 삽니다.


‘감리교회를 뜨겁게, 한국교회를 새롭게’ 라는 주제로 드려진 이날 기도 성회의 마지막은 전용재 감독회장과 연회 감독들이 공동으로 행한 축도였다.

전문 여자 아나운서로 보이는 장내 사회자는 유려한 목소리로 “이제 기독교대한 감리회는 한국교회와 사회 속에서 자랑스러운 교회로 거듭날 것이다. 우리 모든 성도들은 오늘의 감격을 잊지 말고 한국교회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자”고 마지막 방송을 했다.

▲ 축도

행사는 끝났어도 회개운동은 계속될 것

이번 <하디1903성령한국 기도성회>에서는 지난달 18일 ‘목회자 회개의 날’에 어느 목회자가 마치 1903년 원산에서 하디가 자신의 죄상을 수치와 고통속에 구체적으로 자복했던 것과 같았을 솔직하고 직선적인 회개의 순서는 없었다.

앞서 성회의 개회를 알리는 기도를 한 최이우 목사(상임공동준비위원장. 종교교회)가 “100년전 하디에게 부어주셨던 성령을 지금 우리들에게도 부어 달라”고 기도하면서 “하디1903성령한국 기도성회가 오늘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할 것”과 “감리회 7만7천 성령기도꾼이 일어나 기도의 파수꾼이 되어야 할 것”을 강조한데서 보듯 이날 기도성회가 한 번의 행사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의미에서 감리회의 변화와 혁신의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전용재 감독회장이 설교한 대로 “마음을 찢어 회개하고 결단할 때 그 역사가 지금 일어나 성령의 능력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에 희망의 빛이 보이 게 될 것”이라면 ‘세상이 한국교회를 향하여 ‘너나 잘하세요’ 하며 조롱하고 비난하고 비웃고 떠나가는 이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수치와 고통'가운데 자신을 돌아보고 구체적인 회개의 열매가 있어야 할 것이 지적되고 있다.

이모저모

▲ <하디1903성령한국 기도성회>가 개최된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 외부 모습. 성회 30분을 남긴 시각에 이미 전국에서 모여든 차량들로 인해 주차가 힘들었다.

▲ 이보철 목사(음악분과)가 이끄는 하디성회목사합창단의 찬양과 경배의 시간이 성회전부터 장내를 뜨겁게 달구었다.

▲ 찬양과 경배, 그리고 기도

▲ 주최측은 1만 8천여 좌석이 다 차고 행사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밝에서 모니터를 통해 참여한 이들까지 족히 2만명이 성회에 참석했다고 집계했다. 성회가 시작되었을 땐 무대 뒤쪽도 모두 찼다.

▲ 감리교 섬김이 100여명이 참석자 사이로 등단하고 있다. 목에는 참회를 상징하는 광목스톨을 메었다.

▲ 평신도 지도자들과 감리사, 성회 임사자 등이 앞장서 들어오고 그 뒤를 감독들과 감독회장이 입장했다.

▲ 개회기도 - 최이우 목사(공동상임준비위원장)

▲ 전용재 감독회장의 설교

▲ 설교하는 전용재 감독회장

회개의 기도

▲ 개인을 위한 회개기도 - 인도 박용호 목사

▲ 교회를 위한 회개기도 - 인도 이강전 장로

▲ 감리교섬김이들은 성회 내내 단위에서 청중을 마주하고 앉아 있었다.

▲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회개의 기도에 동참했다.

▲ 나라와 민족을 위한 회개기도 - 인도 박희권 목사

▲ 기도성회를 기획.연출 박동찬 목사(일산광림교회)가 성회 진행을 지휘했다.

▲ 각 연회를 상징하는 나무조각 13개를 들고 입장하는 연회대표들

▲ 한쪽 날개에 3연회가 먼저 하나가 되고(미주연회는 중앙에 하나로 구성됨) 이어 네 날개가 모여 하나의 연합된 십자가를 만들었다.

▲ 연합된 십자가 아래서 손을 잡고 기도하는 목회자와 성도들, 지난 5년의 감리회 사태를 지나며 분열되고 갈등을 겪은 감리회의 하나됨을 상징한다.

▲ 떨어져 있어도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하나될 수 있는 것.

목회자와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도

▲ 목회자를 위한 기도 - 인도 :한재룡 장로(남선교회전국연합회장), 마무리기도 : 이규화 장로(여선교회전국연합회장)

▲ 다음 세대를 위한 축복의 기도 - 인도 ; 김영호 목사

▲ 광고 - 방원철 목사(사무총장)

▲ 감리회본부 건물의 지분 절반을 소유한 롯데관광의 대표가 성회에 참석하여 소개되고 있다. 그는 이번 성회에 많은 후원을 했다고 소개되었다.

▲ 헌금을 위한 기도 - 문억 장로(재정분과위원장)

▲ 하디성회 연합합창단의 헌금송.

▲ 결단선포식 - 김종복 목사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