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에서의 한국 최초 성령체험 원문
- 현순 자사에서 발취(1914년) -


나는 강도(講道)에 전력하여 영어, 일어 서적들을 탐독하여 시대정신에 적응할 강도를 강설(講說)하였습니다. 그러나 청중의 감동을 볼 수 없었고 또한 목사의 신금(薪金)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지력(智力)을 버리고 영력(靈力)을 구하였습니다.

1914년 7월초 전도사 김종우(金鍾宇)를 이끌고 이른 새벽에 남산(南山)에 올라 송림(松林) 속에서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나의 기도제목은 “영력”이었습니다.

당시의 정세는 6월 28일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페르디난트 대공 부처가 오스트리아 육군의 군사훈련을 참관하기 위해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를 방문했다가 세르비아의 범슬라브주의 비밀결사에 속해 있던 프린치프라는 19세의 청년(학생)에게 구몰(俱沒)된 사건을 계기로 제1차 세계대전(7월 28일)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8월 중에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연합하고, 세르비아, 러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이 연합하여 흔천동지(掀千動地)의 격전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지구의 반편(半片)이 부비(浮飛)할지라도 상관하지 않고 8, 9, 10월, 3개월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른 새벽 남산의 송림을 찾아가서 영력을 기도하였습니다.

영력은 전력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전력에 도체와 부도체가 있음같이 영력에도 도체와 부도체가 있습니다. 전력이 철에는 잘 통하다가 유리(琉璃)를 만나면 불능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영력은 사람의 마음에 잘 통하는 것인데 욕심과 악을 만나면 불통하는 것입니다.

그럴진대 내 마음에는 욕심과 악으로 충일하였습니다. 재욕(財慾), 음욕(淫慾), 탐욕(貪慾), 영욕(榮慾), 허욕(虛慾)이 충일했고 위악(僞惡), 시악(猜惡), 간악(奸惡), 포악(暴惡), 교악(驕惡)에 충일했습니다.

3개월간에 걸친 기도제목은 “욕심과 악을 뽑는 것”이었습니다. 10월 말에는 남산의 송림 속에서 욕심과 악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욕심과 악을 뽑는 묘방(妙方)도 자력(自力)에는 없었습니다.

기독교의 기초적 진리는 예수의 십자가 정살(釘殺)입니다. 이를 믿고 나는 욕심과 악을 정살 하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나의 심성에는 혁명이 일어나 욕심과 악을 파괴했고 그 자리에 선(善)과 애(愛)를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산 시(時), 남산을 들어 북산에 옮겨 놓을 듯한 영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11월 1일부터는 이른 아침에 정동회당 내에서 효천(曉天)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제1일 아침에 모인 사람은 김종우, 정승봉, 김성근, 이원송, 홍에스더, 현순이었습니다. 여전히 계속하여 가는 동안 강도를 연속하여 강설하였습니다.

그 제목과 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1주일 아침 제목 - 죄악의 가치(죄악의 가치는 사망이니 죄악은 사람의 신(神)과 마음과 육체를 죽이는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제2주일 아침 제목 - 죄악의 세력(죄악의 세력은 사람의 기관(機關)을 파괴하며 사람의 행복을 말살(抹殺)하며 사람의 지능을 위미(萎靡)하며 사람의 진보를 조락(阻落)케 한다고 했습니다)

제3주일 아침 제목 - 죄인의 지위(죄인은 고독한 지위에 서며 암흑한 지위에 임하며 위험한 지위에 임하였다고 했습니다)

11월 21일 새벽, 회당에 들어가 묵도하고 성경을 낭독하였습니다. 당일 회당에 가득히 모여 기도하던 대중이 홀연히 방성대곡(放聲大哭)하며 기도하니 심폐가 찢어지는 자복과 참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개인에게 위안을 주는 성경구절을 읽어주었습니다. 참회기도회는 여전히 계속하여 3주야를 가졌습니다. -끝-


※ 현순(1878.3.21-1968.8.11)은 상해임시정부를 한 달여간에 수립했던 애국지사이며 정동제일교회 제5대 담임자로 역사가요, 문인이며 부흥목사로 최병헌, 전덕기 목사 등과 함께 협성신학교(감신대) 제1회 졸업생(1911.12.20)이다.


2013. 8.


서대문교회 
이 주익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