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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년 07월 29일 (월) 10:43:13
최종편집 : 2013년 07월 29일 (월) 15:38:46 [조회수 : 24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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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순간들
1
한 지인으로부터 오래 전에 들은
실제 에피소드다.
어느 날 밤,
히미한 침대불빛 아래 비친 아내의 모습이
유난히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보였다 .
"여보! 나는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만나 결혼하고 싶은데.
당신의 생각은 어때?"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구애의 고백이
남편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말을 들은 부인이 한참을 머뭇거다가,
"미안해 여보, 솔직히 나는 당신을 다시 만나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어." 하고 대답했다.
그 말이 진실인지, 아니면 그냥 농담으로
내뱉는 소리인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그 말때문에 두 부부가 거의 일년 가까이
냉전를 치뤘다는 것은 사실이다.
부부는 엿장수 마음대로 이루어지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다.
두 사람만 알고 있는 신비한 화학반응이다.
근본주의 신앙관을 가지고 있는 처 케롤은
"여보, 천국은 부부관계가 없다고 하는데,
당신은 천국에 오면 나를 찾을거야? " 하고 가끔씩
심각한 표정으로 나에게 시비를 걸어온다. .
그럴 때마다 나는 주저하며,
"글쎄, 그때 가서 두고 볼 일이지" 하고 별 생각 없이
얼버무리곤 한다.
"그럴 줄 알았어, 배신자!
당신이 마음속에 엉큼한 딴 마음을 품고 나와 살고
있는 줄은 조금은 짐작하고 있어."
우리 아버지가
"남자들은 여자가 백이 있어도 싫어하지 않는
도둑놈들이라고 늘 조심하라고 했어" 하고 토라진다.
그리고 적어도 일주일 동안은
식탁메뉴가 평상시와 확연하게 달라진다.
"미래에 대한 맹세는 하늘을 두고도 땅을
두고도 하지 말라" 고 했던 예수님말씀으로
아무리 설득을 해도 특별한 효과는 없다
"여자들의 타고난 질투심과 의심은
하나님도 어쩔 수 없구나" 하고 한숨을 쉬며
하늘을 쳐다본다.
2
하루는
90이 훨씬 넘은 노부부가 합의이혼을 하기
위해서 이혼변호사를 찾아왔다.
이남삼녀 자녀들을 모두 장가 시집보내고
경제적 여유까지 겸비한,
누가 보아도 그야말로 복이 터지도록
넘쳐흘러 보이는 황혼부부다.
남은 일이라곤 여생을
오손도손 발바닥이나 서로 비비며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들이다.
" 아니, 죽을 날도 얼마 남아있지 않았는데...
그러지 마시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동안 미뤘던 하고 싶었던 일들이나
마음껏 즐기시며 행복하게 사세요!
이 나이에 이혼이 웬 말입니까? "
변호사는 자신의 직업의식까지 잊은 채
노부부의 이혼을 진심으로 만류했다.
" 변호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인간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야 참 행복을 누립니다.
그 동안 우리 부부는 자식들을 키우며 뒷바라지를 하느라고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들을 못 해보고 살아왔습니다.
얼마 남아있지 않은 짧은 여생만이라도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며 인생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두 부부가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얼마 전 한국드라마 속에 나온 한 여자 주인공이
친구에게 자신의 부부관계를 이렇게 고백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해서 한 지붕 밑에서 평생을 사는 줄 아니?
천만에, 첫 몇 개월 신혼생활 추억을 젖소처럼 평생
되씹으며 참고 살아온 것이 우리 부부야."
위의 노부부와는 전혀 다른 신앙고백이다.
어느 고백이 진실인지는 그 누구도 모를 일이다.
당사자 부부들 밖에는.....
3
몇 해 전 한 무더운 여름 날 오후였다.
몇 개월째 잔디를 깍지 않은 듯
정원의 잡초들이 무릎을 스쳤다.
초인종을 여러 차례 되풀이해서 눌렀다.
반응이 전혀 없었다.
"Hello, Hello" 소리치며
주먹으로 문을 힘차게 몇 차례 두드렸다.
한참 후에야,
"누구십니까" 힘없는 목소리를 하며
90세가 훨씬 넘어 보이는 백발 할머니가
문을 열었다. 두 눈에 초점이 없어 보였다.
" 오늘 약속한 감정사 Bill Park 입니다." 하고
나를 소개하며 오른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했다.
" 아 참 그렇군요. 깜박 잊고 있었습니다.
저는 Lewis 입니다. " 악수하는 손이
얼음장처럼 차게 느껴졌다.
" 어림잡아 30분 정도면 됩니다.
허락하신다면 집 내부를 혼자서 둘러보며
필요한 사진들을 찍겠습니다."
"편리한 대로 하십시오.
나는 몸이 좀 불편해서 소파에 앉아 있겠습니다.
필요한 질문사항이 있으시면
서슴지 말고 저에게 물어 보십시오."
전기불이 꺼진 집안은 금방이라도
유령들이 나타날 것 같이 어둡고 음산했다.
거실 카펫바닥 위에는 여기저기 쓰레기들이 굴러다니고
침대, 의자 위에 옷가지들이 아무렇게나
즐비하게 널려져 있었다.
부엌 싱크대에는 수북하게 쌓여있는 유리컵, 디시, 포크,
주방기구들 위로 로치, 개미들이 먹이를 찾아
부지런히 기어 다니고 있었다.
건물내부검사를 대충 끝내고
시체처럼 무표정하게 소파에 앉아 있는 Lewis 에게
다가갔다.
고맙다는 습관적 작별인사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두 눈은 거실 벽에 걸려있는 빛바랜 흑백사진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강렬함이 나의 시선을
사진으로 끌어당겼다.
화사한 미소가 활짝 피어오르고 있는
화사한 얼굴로 서로 손을 잡고 공원벤치 위에
앉아 있는 한 쌍의 청춘남녀의 사진이었다.
" 이 사진의 주인공들이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다.
나의 질문이 떨어지지 마자
Lewis 가 갑자기 소파를 박차고 일어났다.
두 눈에서 생기가 이글거리고
푹 팬 무덤 고랑 같은 얼굴주름들이 되살아나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
"잠간만 식탁의자 앉으십시오." 하며
그녀는 커피 팟에 물을 붓고 스위치를 눌렀다.
"커피 한 잔 마시겠습니까?"
"아닙니다, 저는 됐습니다." 직업상 고객으로 부터는
물 한 컵도 대접받지 않는 나의 오랜 습관이었다.
그녀는 블랙커피 로 가득 채운 커피 잔을
손에 들고 식탁 맞은 편 의자에 앉았다.
처음 본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생기 찬
모습이었다.
" 그 사진은 고등학교시절
나와 Albert 가 처음으로 만났을 때
찍는 사진입니다." 목소리에 힘이 넘쳐흘렀다.
"나와 Albert 는 처음 만난 순간에 사랑에
빠졌지요. 서로에게 첫사랑이었습니다.
우리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둘러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65 년을 부부로
함께 살았습니다." 그녀는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며
수줍어했다.
그녀의 두 눈은 벽에 걸려있는 옛 사진을
다시 응시하시 시작했다.
그녀는 더 이상 늙은 할머니가 아니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70여 년 전 틴에져 시절로
질주하고 있었다.
표정이, 온몸과 영혼이 꿈많은
틴에저 걸로 점점 변해가고 있었다.
추억의 정원에
눈부신 오색 무지개가 피어오르고 ,
그윽한 꽃향기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 65년 동안 Albert 는 나의 운명이었습니다." 하며
그녀의 고개가 갑자기 아래로 힘없이 떨구어졌다.
" Albert 에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것입니까? "
갑작스런 그녀의 변화에 놀라 물었다.
............
커피 잔이 그녀의 손에서 힘없이 미끄러져 내렸다.
" 6 개월 전에 나를 혼자 남겨두고 암으로 죽었습니다."
그녀의 두 눈이 눈물방울들로 축축이 젖어갔다.
깊은 얼굴주름고랑 사이로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들이 땅거미들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리 두 사람 사이에도 生과 死의
무거운 침묵의 바다가 출렁거렸다.
....................
그녀는 커피 잔을 다시 들었다.
천천히 한 모금을 마신 후
깊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Albert 가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에 나에게
무슨 고백한 줄 아십니까? "
...........
" Lewis! 나는 당신을 만난 첫 순간의 환희를
영원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지구위에서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지요.
영원히 머물고 싶었던.......,
만약 그 순간이 나에게 없었다면
나는 지구에 태어나 살고 간 것을 후회하고
떠날 거예요.
사랑해요! 나의 Lewis."
그녀는 드디어 소리 내어 흑흑 흐느끼고 있었다.
밖에서는 천둥소리가 들려오고,
한여름 장대비가 사정없이 유리 창문들을
사정없이 때리고 있었다.
영원히 머물고 싶은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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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ip Im
(70.62.49.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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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의 본분 |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우매한 자들의 웃음 소리는 솥 밑에서 가시나무가 타는 소리 같으니 이것도 헛되니라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에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그것이 네가 평생에 해 아래에서 수고하고 얻은 네 몫이니라
네 손이 일을 얻는 대로 힘을 다하여 할지어다 네가 장차 들어갈 스올에는 일도 없고 계획도 없고 지식도 없고 지혜도 없음이니라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둡기 전에, 비 뒤에 구름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그리하라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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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청교육대
(210.96.84.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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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생님 |
나 같으면 천국에 가서 나를 찾을거야 하면 물론이야 당신밖엔 없어 라고 말했을것 같습니다 진심이던 아닌던 간에
그런말 한다고 돈들어가는것도 아니고 얼마던지 입으로 가정의 평화가 유지되는데 오히려 하나님 예수님 보다 당신이 더 좋아 말하겠습니다 뭐 실제로 죽어보지 않아서 천국에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나와 같이 살아주는것만으로도 이미 감사하다고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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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빛
(24.141.4.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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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뉴욕문협인가 하는데를 통해서 박선생님의 '예수님과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좋은 단편소설이나 영화 한편을 읽은 것과 같은 진짜 감동을 받았습니다.
누구나 건너가야 하는 인생의 거친 바다 위에서 뗏목과도 같은 부부간의 사랑을 루이스 할머니의 기억으로써 알알히 그려낸 아름다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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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일
(72.196.234.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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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참 좁군요. 하긴 마음만 먹으면
인공위성카메라로 개인의 안방 속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편리하고 밝은 세상이지요.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개인 사생활이
없는 아주 무서운 세상이고요.
가까운 시일 내에 직접 서로 만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은퇴 후 가라오끼로 미전역 양로원들을 순회하며
무료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허락하면 케나다 지역도 한 차례 돌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실지... 아직은 기도 중에
있습니다. 준비가 되는 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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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완
(175.223.17.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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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입니다. |
| 나도 그런 뜨거운 삶을 얼마나 살고 있는지 잠시 돌아다 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오토바이 여행중, 조화순목사 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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