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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목회자였던 황의환목사! 무엇이 그토록
힘들었을까? |
| 대서교회 담임으로 농촌목회자선교협의회 총무로 열심히 뛰던 횡의환목사가 목회를 잠시 쉬고 일단 카나다로 떠난다. 농담이었겠지만
필자의 영향을 일부 받았다는 말에 덜컥했다.
당분간 목회를 쉬고 싶었다는 그는 미파 2년에 휴직 4년까지 도합 6년내에 다시 목회할 기간이 주어진다는 말에 4년
기회만 있는 줄 알았던 그는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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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나 농목회원들은 의리가
넘친다. 전국 각지에서 꾸역꾸역 모여 들엇다. |
| 봄길을 걷는사람들 음악회가 시작되기 1시간 전, 감신옆 굴천지식당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꾸역꾸역 모인 20여명의 농목회원들을 중심으로 황의환목사 환송모임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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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화순목사는 자꾸만 아쉬워
했다. |
| 농목의 어르신 조화순목사는 모임장소에 들어서면서 '가지말아야 할 사람들만 떠난다'고 볼멘 우스개 소리를 하면서 황의환목사의 떠남을 아쉬워
했다.
황목사은 일단 인테리어를 하는 카나다 토론토의 여동생집으로 향한단다. 월요일 출국한다. 좋은 사람들이 자꾸만 멀리간다.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이미 비슷한 시간에 모이는 감리교 출입기자 세미나에 참석하기로 했었다. 선택을 해야했다. 감리교 본부야 늘상 드나들더라도 황목사는
오래동안 보지 못한다. 직원 두명을 보내고 그와 마주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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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선교훈련원 생태집짓기에
참가했을 때 점심시간 찰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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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짓기현장에서 필자와
함께(셀프타이머로 찰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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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는 이때쯤 무슨 생각을
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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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보다 성실했던
그였기에... |
| 사랑하고
존경하는 농목 동지들께
그동안 건강하셨는지요?
지난 여름은 유난히 덥고 폭우가 많았다지요? 별 피해는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곳은 벌써 싸늘한 기운이 도는 게 겨울옷이라도 꺼내야 될 듯 싶습니다.
전 지구적으로 봄과 가을이 사라지는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가을은 누구나 좋아하는 계절일 테니 그렇다치고, 더위보다는 차라리 추운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여름을 넘긴 게 일단 한 고비 넘겼다고
안도하고 있지만, 여기서 여러 해 산 사람들의 겨울나기는 때로 처참하기까지 합니다. 혹한 중의 혹한을 견뎌야 한답니다..
한국은 추석을
앞두고 있겠군요. 명절을 앞두고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곳에 온 지도 벌써 5개월이 다 되갑니다. 세월은 참
빠르게도 흘러가네요.
와서 두 달간은 신나게 싸돌아 다녔고, 지금도 마음은 팔도(?)강산 유람하며 떠돌고 싶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도
그럴 수 없고 지금은 밥벌이의 지(힘)겨움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다운타운의 어느 대학교에서 밤에 청소하는 일입니다. 저녁 8시에 출근해서
새벽 2-3시까지 대학교 안의 교수연구실, 실험실, 강의실, 화장실, 복도 등을 청소해야 합니다. 시간당 8불을 받고 있는데 한국의
파트타임보다는 조금 많지만 여기 물가를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똑같은 일을 캐나다인이 하면 25불을 준다고 합니다. 물론 하겠다는 백인
놈들도 없지만요. 힘은 좀 들지만 <성자가 된 청소부>를 좀 닮아보려고 나름대로 열심히 닦고 쓸고 있는데, 그마저도 못하게
생겼습니다. 이번 공개 입찰에서 우리 용역회사가 떨어지는 바람에 재계약을 실패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해서 이번 달 말까지만 하고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형편입니다. 요사이 한국에서 사회 안전망, 안전망 하는데 그나마 캐나다는 그것을 갖췄다고 할 수 있는 게, 워킹비자를 가지고 들어
온 사람은 이번에 낙찰 받은 회사로 우선적으로 갈 자격을 준다고 합니다. 동료들 중에 반 정도는 그렇게 옮겨 간다고 하더군요. 회사가 망해도
일자리는 보장되는 거죠. 저희 둘째형도 부평 대우차에 다니다가 짤려서 한 5년 정도 실업자로 고생을 했었는데, 이곳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보며 참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여기 역시 경기가 안 좋고, FTA 광풍 또한 피해가지는 못하나 봅니다. 여러 부문 전반에 걸쳐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통신, 교육, 금융 같은 것은 물론이고 농업 부문도 꽤 흔들리고 있습니다. 워낙에 미국에서 농산물을 많이 수입하던
나라이지만 주정부의 보조가 삭감되면서 농사에서 손을 놓는 농가가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유럽형 사회민주주의 체제에서 자유 시장주의로의
탈바꿈을 미국으로부터 강제받고 있는 형편이랍니다. 그러고 보면 내가 밥그릇을 뺏기게 된 것도 정치 경제적으로 우연은 아닌가 싶습니다.^^
한잠 자고 오후에는 옆에 세달에 25불 하는 영어학원이 있어서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코쟁이 나라에 가면 저절로 영어가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피곤해서 공부도 안하지만, 해도 어째 늘 것 같지가 않네요. 나이 사십에 벌써 머리가 굳어서 그런 건지 원.
그래도 수확이라면 처음엔 엘리베이터에서 사람 만나는 게 무서울 정도였는데 이젠 그런 공포감은 사라졌습니다. 지들은 뭐라 하든 저는 제 얘기하고
빠이빠이하는 배짱이 붙었거든요. 이해관계가 없는 사안엔 그냥 그렇게 넘어간다지만, 관공서나 공과금 같은 것에 문제가 생기면 참 난감하지요. 내
얘기만 떠들 수도 없고요.
그래도 사람 사는 건 비슷비슷해서 그냥 저냥 손짓 발짓에다 중간 중간 단어 몇 개면 오케입니다. 그리고 더욱
영어 배울 일이 없는 것은 여기가 외국인지 한국인지 모를 정도로 한국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많은 한국인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니 참으로 서글픕니다. 갓 입국한 한국인에게 친인척이 이르는 제 1계명이 “한국 사람만 조심하라” 라니....이게 뭡니까?
여기에 한국 사람들이 많다 해도 떼놈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거늘, 인해전술로도 못 당할 판에 그놈들은 단결심도 보통이 아니랍니다. 같은
업종의 가게가 바로 옆에 개업을 해도 자기가 거래하는 도매업자를 소개해 준다네요. 동포회에서는 자리 잡을 때까지 일정 자금을 대주기까지 하고요.
정말 무서운 놈들은 양놈들이 아니고 떼놈이다 싶습니다. 그러하니 어찌해야 좋을지. 맨날 척양왜이만을 외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농목 동지들은 다 편안하신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바쁘게 살고 계실텐데. 여름 수련회가 끝나고 이젠 농목부인수련회가 있겠죠? 그리고 겨울엔
3개교단 농목인 대회도 주관해야 하고.... 몸은 떠나 있지만 마음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여유가 좀 생기면 후원이라도 해야 할 텐데, 아직
그렇지 못해 죄송합니다.
참 장경식 형이 두어 달 가량 머물다 돌아갔습니다. 가정적으로 몹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더라구요. 저도 자리를
잡지 못해서 잘 해드리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한결 마음의 정리를 하고 돌아간다기에 조금은 가볍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격의 없이 찾아와서 머물러
주니 유붕자원방래 불역열호였지요. 일 끝나고 그 새벽에 맨날 한 잔 하고 들어가자는 통에 고생도 좀 했지만....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고 경식이 형마저 가고나니 곡주 나눌 사람도 없고, 그래도 두꺼비 생각은 나고...그러네요.
이 가을에 두꺼비 하나 차고 캐나다로
단풍놀이 좀 오십시오. 우리 동지들과 단풍 아래서 붉게 물들고 싶습니다.
이번 주는 이틀 들이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베란다에 나가 비
구경하다 동지들이 보고 싶어 이렇게 두서 없이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자주 연락을 했어야 하는데 죄송하구요, 앞으로도 아마 자주는 못할
겁니다.^^ 그래도 보고 싶을 때 연락하겠습니다. 저의 게으름을 용서하시고 늘 건강하기를 멀리서나마 빌겠습니다.
추석들 잘 보내시고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캐나다에서 불초소생 황의환 올림 2006.9.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