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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격동하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토론회(강연 요약)
방현섭  |  racer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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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년 07월 05일 (금) 15:52:48
최종편집 : 2013년 07월 05일 (금) 16:32:50 [조회수 : 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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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는 ‘격동하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토론회’가 긴급하게 열렸다.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되고 남북 간의 비난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등 남북관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데다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는 지경까지 이르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가 긴급 토론회 자리를 만든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에 대한 평가’라는 제목의 주제강연을 하였고 토론자로 나선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이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NLL 파동’이라는 주제로, 서보혁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교수가 ‘서해안 평화지대 실현을 위한 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하였다.
김영주 교회협 총무는 ‘긴급하게 모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여야 합의에 의한 회의록 공개 결정이 유감스럽다. 국격의 추락으로 느끼는 아픔이 깊은데 이런 상황에서 길을 찾아보려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초대의 인사를 하였다.
토론회 개최가 며칠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상황의 중다함을 고려하여 이날 주제강연과 토론의 내용을 요약하여 싣기로 한다.

   


주제강연 : 최근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에 대한 평가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의 길’ / 임동원 장로(전 통일부장관)
북한의 위성로켓 발사(12.12.12)와 제3차 핵실험 강행(12.2.12)에 따르는 유엔제재조치가 연례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훈련(13.3.1-4.30)과 맞물리면서 위기가 심화되었다. 미국은 과거와 달리 B-52, B-2, 핵추진 잠수함 등 핵확장 억지력을 공개적으로 전개하여 무력시위를 하였다. 이번 무력시위에는 4개의 활용가능한 핵우산 중 대륙간탄도탄을 제외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한 것이었다. 이는 핵무장의 유혹을 받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었다. 금년 봄의 위기는 미국이 4월부터 훈련을 일부 중단하고 외교협상으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남북은 호전적인 발언을 이어갔고 급기야 개성공단 폐쇄를 초래했으며 불필요한 격 문제로 당국회담이 무산되었다. 남북이 아직 준비가 안 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지난 20여년간은 남과 북이 불신과 대결을 넘어 화해 협력의 길을 모색한 시기였다. 성취와 좌절, 전진과 중단, 안정과 위기가 교차하는 이 시기의 시공간은 변증법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노태우 정부는 88년 7.7대통령특별선언을 통해 반공대결정책을 버리고 포용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국민의 뜻을 담은 새로운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마련하였고 화해협력-남북연합-완전통일이라는 단계적 평화통일방안을 마련하여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때 비로소 북을 파트너로 인정한 것이다. 이러한 전향적인 대북정책은 남북고위급회담으로 이어졌고 남북기본합의서(1991)를 산출하였다. 이 합의서에는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 화해, 교류협력, 전쟁하지 말고, 불가침을 담보하기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 정전상태를 평화상태로 전환하는 합의가 담겨있다.
2000년에는 6.15남북공동선언을 채택하게 되어 불신과 대결의 반세기를 넘어 화해협력을 실천하는 새 시대를 열어가게 된 것이다. 6.15선언은 기본합의서를 이행해가자는 것이 핵심이다.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이 여러 가지 논란을 불러 일으켰으나 그 기초는 로마서 12장 17절 이하에 나타나는 네 개의 메시지 즉 화해, 협력, 변화추구, 평화이다.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애쓰십시오. 여러분 쪽에서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하게 지내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스스로 원수를 갚지 말고, 그 일은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십시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그가 목말라 하거든 마실 것을 주어라. 그렇게 하는 것은, 네가 그의 머리 위에다가 숯불을 쌓는 셈이 될 것이다" 하였습니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로마서 12:17-20)

신뢰를 다져나가기 위한 5대 중점사업은 철도와 도로의 교통, 금강산 관광단지, 남북경제공동체의 발판이 되는 개성산업공단, 이산가족 상봉, 여러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으로 나타났다. 접촉과 교류협력이 심화되면서 서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고 적대의식이 수그러들고 긴장이 완화되었다.
지난 20년의 남북관계를 통해 우리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우선 올바른 대북시각과 통일철학에 기초한 현실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지난 시기 북한의 장래를 보는 시각과 통일철학, 대북정책은 점진적 변화-점진적 평화통일론-화해 협력의 포용정책과 붕괴임박론-흡수통일론-압박과 제재의 대결정책의 두 축이었다. 노태우-김대중-노무현이 전자라면 김영삼-이명박은 후자이다.
둘째, 민족공조와 국제공조가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발휘하도록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민족 내부문제인 동시에 국제문제라는 이중적 성격을 띄고 있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 깊이 개입해 있는 초강대국 미국이 북한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는 한 남북관계 개선이나 한반도 평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현상유지에 집착하는 미국의 정책에 의존하거나 추종하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김대중 정부는 클린턴 행정부를 설득하여 한반도 문제의 주권을 한국에 넘기도록 하였다. 이렇게 제네바 북미기본합의(1994)가 채택되었고 북미공동코뮤니케(2000)도 채택되었다.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도 북일정상회담을 통해 평양선언(2002)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2003년 부시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 제네바협정을 파기하였고 북한은 핵개발을 재개하기에 이르렀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우리 자신이 한반도 문제해결을 주도하고 강대국의 관심을 이끌고 설득할 때 그들의 지지와 협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경험을 하였다.
셋째, 북핵문제 해결과 대북관계 개선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 8년간 준수된 북미제네바합의와 북미공동코뮤니케, 6자회담(919공동성명, 2005)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先 핵문제 해결 後 남북관계개선을 주장하며 남북관계를 북핵문제에 종속시켜 압박과 제재로 굴복을 강요하는 정책을 고집했고 그 결과 핵문제 해결에 기여하지도 못하면서 남북관계만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우선 남북관계를 개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최근 중국-대만 관계(양안관계)가 급진전하면서 경제공동체가 형성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5년 전에는 주당 30편이던 정기항공노선이 지금은 주당 616편이 중국 50개 도시와 대만 9개 도시 간에 정기운항되고 있다. 해상운송은 중국의 63개와 대만의 11개 항구가 물동량을 운송하고 있다. 우체국을 통한 우편물 교환은 물론 송금도 되며 대만 기업 8만 개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대만인 200만 명이 중국에 상주한다고 한다. 이는 대만 국민당 정부가 3不政策(不統 不獨 不武)에 기초하여 서로의 차이점은 제쳐두고 공동이익(求同存異)을 추구하며 경제우선 실용주의를 표방해 실절적인 발전을 추구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우리가 주도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평화협정 체제와 통일체제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직접 당사자인 남북의 관계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유효한 방법은 경제공동체를 우선 만들고 통일공동체로 나아가는 것이다.

토론 1)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NLL 파동 / 이재정 신부(전 통일부 장관)
회의록 공개는 비극이다. 정치적 목적으로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 더욱 큰 비극이다. NLL 문제는 간단하다. NLL은 손댈 수 없이 엄연히 존재하는 선이다. 지금까지 이 선에 대한 변동을 거론한 적은 사전 사후를 통틀어 한 번도 없다. 핵심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선을 평화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은 피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NLL(북방한계선)은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 정부 내에서도 이에 대한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방방관들, 언론사, 국회의원, 국무총리 간에도 입장이 다르다. 어떤 이는 정해진 해상경계선이 없다고 하거나 영해라고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영해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영해법(1978.9.20. 시행령)은 서해5도는 물론 독도도 영해레 넣지 않고 있다.
미국측 입장은 비교적 분명하다. NLL이 정전협정을 거치면서 특수하게 생긴 것으로 국제법적으로 애매하거나 효력이 없다고 본다. UN, 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 UN군 사령관 등이 일관적으로 확언하였다. 정전협정에도 NLL에 대한 언급이 없고 ‘한국(Korea) 육지에 인접한 해변은 존중하며 한국(Korea)에 대하여 어떠한 종류의 봉쇄도 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에도 해상불가침 경게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고 명시하였다.
그런데 이런 전후상항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NLL을 지켜야 한다는 국민의식이 만들어졌다. 정치권의 호도에 국민이 잘못된 생각을 가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은 ‘국민들의 마음 속에 이미 영토선으로 굳어 있는 NLL을 손댈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 전 대통령은 NLL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 선을 건드리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해결이 안 된다면 그 위에 평화의 지도로 덮어버리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도 후보시절에 동의한 내용이다.
문제는 NLL이 피로써 목숨을 걸고 지킬 수 있는 것인가, 무력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남북이 합의한 해상경계선도 아닌데 말이다. 정말로 NLL을 지키고자 한다면 그것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지켜야 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열람하고 공개한다는데 과연 이 열람의 결과가 NLL을 지키고 남북평화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인가, 아니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관계악화로 치닫게 될 것인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외에 다른 대안이 있는가?

토론 2) 서해안 평화지대 실현을 위한 방안 / 서보혁 교수(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최근 기밀해제된 미국의 문서에 따르면 NLL은 국제법상 아무 효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군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해에서는 분쟁의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서해 지역을 놓고 최근 남한에서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설치하였고 북한에서는 장사정포로 무장하고 있다. 즉 서해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계속, 언제라도 분쟁할 준비가 돼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서해에서 계속 분쟁할 것이냐, 아니면 평화를 추진할 것이냐 선택해야 할 것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다.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와 번영을 위한 선언’은 공동어로수역과 평화수역을 설치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면 서해가 어떻게 평화적으로 발전되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고 설명해 주어야 하는데 더 이상 무엇인가 보여줄 것이 없다. 남북관계는 중단되었고 그 단에서 그냥 멈추어 버렸다. 나의 토론이 여기에서 끝나야 하는 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다.

토론 후에 질의응답 시간에 한 여성 참석자가 두 장관을 향하여 왜 장관시절에 확실하게 이런 정책들을 집행하지 못하였느냐, 왜 노무현 정권은 정상회담을 그렇게 뒤늦게 하였느냐는 질타성 질문을 하기도 하였고 그 질문을 웃음으로 받는 강연자, 토론자를 호되게 꾸짖기도 하였다. 그만큼 지난 5년의 시간과 현재의 상황이 답답한 것이리라.
그나마 다행히도 내일 개성공단 문제를 놓고 남북의 실무자들이 만나서 협상을 한단다. 통일부는 ‘상식과 기본이 통하는 새로운 남북관계, 진화된 대북정책이란 입장을 표방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의중을 내비치고 있다. 뭔가 단단히 벼르고 전장에라도 나서는 비장한 느낌이 든다. 신뢰를 위한 프로세스인지, 가오(체면이나 자존심, 명예 등의 단어가 있음에도 이런 표현 써서 죄송합니다만... 제일 잘 표현한 단어라고 생각돼서...)를 위한 프로세스인지.
두 전직 장관이 토론회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하여 공통적으로 하는 회고 중 마음에 남는 것은 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매우 전향적으로 양보해준 경험이다. 예를 들어(정확하게 이해를 하지는 못하였네요) 국제법상 영해가 12해리로 확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제안에 12해리를 고집하지 않고 양해해주어 많이 놀랐다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서로가 반 걸음씩만 양보한다면 해결 못할 일도 없지 않을까 하는 순진무구한 생각을 잠시 하면서 내일의 협상도 쉽지 않겠다는 우려를 해본다. 그래도 역사는 진보하고 신앙은 화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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