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급 대책위원회의 은급 대책에 관하여... 2회에 걸쳐 연재한다.

은급대책위원회의 대책, 진짜 믿을만한가?

신은급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 은급기금의 고갈이 심히 우려된다는 이유로 은급법이 전면 개정된 지 겨우 5년 만에, 그때 개정한 그 법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며, 공청회가 열렸다. 기억이 난다. 그때도 그랬었다. 기금 고갈을 이유로 지금처럼 컨설팅도 받고, 공청회도 하고 그랬다. 동일한 이유, 동일한 프로세스가 우리 앞에 데자뷰 되고 있는 상황.

먼저, 참 후지다는 심심한 인사를 전한다. 10년은 고사하고, 겨우 5년이 지났을 뿐인데, 5년 전 것이 완전 잘못됐다며 전면적으로 개정해야 한단다. 도대체 5년 전에는 뭘 한거야? 정말 후지고 나아가 부끄럽기까지 하다.

근데 후진 건 후진거고...

그렇다면 5년 전과 동일한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 이번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대책은 어떻게 믿지? 과연 이번 공청회를 통해 내 놓은 그 대책이라는 것이 감리교 전체 목회자들에게 유익하다는 실체적 근거는 어디서 찾아야 하느냐 말이다. 몇 년 후에 또 다시, 어게인 2013년이 되지 않는다는 증거 같은 거 말이다. 인간은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쌓는 동물이니 당연히 드는 합리적 의심이다.

열심히 하시는 대책위원들 입장에서야 참 기분 나쁜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일반 목회자들의 입장에서는 5년 전, 은급법 개정을 주도했던 분들보다 지금의 위원들이 더 낫다는 객관적 증거가 필요하다. 이유는? 그 때도 지금과 똑같이 기금 고갈을 주장하며 은급법을 고쳐야 한다고 했으니까... 물론, 더 나야 할 것은 인간성 같은 것이 아니라, 은급법 개정에 관한 처리 능력 말이다.

‘1. 사심이 없고 2. 감리교 전체를 위한 순수한 충정의 발로’라는 주장은 객관적 증거가 아니다. 5년 전의 실무자들도 동일하게 주장했으므로 말이다. 3. 전문기관에 의뢰해 받았다는 컨설팅도 마찬가지. 5년 전에도 역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았다. 그렇다면 5년 전과 동일한 프로세스를 밟고 있는 이번 대책위의 대책이 정확하다는 객관적 증거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참 어려운 문제이긴 하나, 한 가지 방법은 있다. 이번에 받았다는 컨설팅 자료를 감리교 목회자 전체에게 완전 공개하는 거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면, 몇 사람이 연구할 때 보다 훨씬 더 좋은 대책이나 방안들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컨설팅이 정확했는지의 여부까지도 말이다.

해서 조사했다. 도대체 5년 전엔 무슨 일이 일어났었기에 이런 사단이 나게 됐는가를 말이다. 그리고 분석했다. 이번 대책위의 대책은 진짜 대책이 될 수 있을까를 말이다. 그걸 니가 왜 했냐구? 전 기자니까요...

지금부터 하게 될 지적질은 5년 전, 그 때 은급법을 통과시킨 당사자 자기덜끼리 암묵적 합의로 유지해온 ‘신은급법의 비밀’ 같은 거를 밝히는 일 되겠다. 거기다 대책위의 대책에 대한 나름의 분석은 은급에 대한 원초적 문제제기라 이해하시면 된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은급비 지출은 의구하되 책임자는 간 데 없는’ 이 뭣 같은 상황 속에서, 먼저, 오늘 작문의 컨셉은 ‘타산지석’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은급의 역사


감리교 은급의 역사를 간략하게 표로 정리했다. 공청회에서 배포된 ‘발제문’을 참고 했다. 일단, 대책위가 지나온 역사에 대해 핵심을 잘 짚어 알아먹기 쉽게 정리한 것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대책위를 신뢰하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모든 표가 그렇듯, 일목요연하다는 장점이 있긴 하나, 표란 것이 본디, 만든 사람이 정한 방식대로 따라 읽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는 거.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표에서 1999년의 생활비와 2004년의 본봉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별로 중요한 건 아니다.

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발제에서도 지적한 바이지만, 1999년에 교역자 은급 부담금을 신설하고 바로 다음해인 2000년에 지급금액을 인상했다는 것이다.

은급과 연금의 차이

먼저 은급과 연금의 차이에 대해 알아봤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건 그냥 이름만 다른 거다. 연금은 자기가 쌓은 적립금을 은퇴 후에 나눠 받는 것이고, 은급은 뭔가 특별한 혜택인 것처럼 생각했지만, 조사해 보니 일제 강점기에 도입된 일종의 공무원 연금 제도의 이름이 ‘은급(恩給 or 恩級)’이다.

‘은급, 결국 연금과 같은 거임.’ 사실 이거, 굉장히 중요한 프레임이다. 모든 은퇴목회자들에게 똑같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서 생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은퇴목회자들에게 동일한 혜택을 주어야겠다면, 돈이 많은 교회가 더 많이 내면 된다. 일괄적으로 모든 교회가 1.5%를 내는 방식이 아니라 예, 결산의 부담금 납입 구간을 다양하게 만들어 차등 부과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감리회는 공교회주의에서 개교회주의로 시스템을 전환한다. (1967년 제10회 특별총회, 파송제 폐지, 사실상의 청빙제 도입) 그러면서도 ‘공교회성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은급제도를 도입했다. 어쩌면 개교회주의 철학을 기반하면서도 공교회주의에 기반한 정책을 시행하는 정책적 또는 철학적 혼선이 오늘날 은급제도가 흔들리는 가장 중요한 원인일는지도 모르겠다.


2008년 신 은급법의 숨겨진 비밀


자, 이제 본격적으로 2008년 시행된 신 은급법에 대해서 파헤쳐보자.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 586과 587의 문제.

2008년 신은급법 도입은 기존의 은급법의 개정과는 완전히 다르다. 과히 코페르니쿠스적인 변화다. 이유는 은급금을 감리회에서 일괄 지급하던 방식에서 개인연금 방식(미래에셋 개인연금보험)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먼저, 조사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브리핑을 해야겠다. 몇 달 전에 감리교 연금 가입을 대행하고 있는 세이버스의 담당자와 통화했다. 근데 참 이상했다. 당당뉴스 기자임을 밝히고, 만나자고 하니 첫 마디가 ‘왜 그러시냐?’는 거다. 이건 뭐지...? 그리고 자꾸 전화로 말씀하자고 한다. 그래서 ‘세이버스 사무실이 어디냐’고 물었다. 찾아가겠다고... 그런데 사무실도 안 가르쳐 줬다. 그래서 내 생년월일을 대고 ‘저도 감리교 목회자니까 수익률 표를 보고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메일로 보내주겠다’고 답변했고, 결국 메일도 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2008년부터 시행된 신은급법은 1958년 7월생부터 감리교 연금이라는 개인연금에 가입하게 했는가? 심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자료를 찾아봤다. 그 어디에서도 이에 대한 속 시원한 설명이 없다. 그래서 그냥 혼자 조사했다.

일반적으로 나이를 계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한국나이와 서양나이(만나이), 보통 일상에서는 한국나이를 쓰고, 공문서 같은 것에는 만나이를 쓴다. 그런데 조사해보니 보험회사에서는 만나이가 아니라 ‘보험나이’라는 것을 쓴다. 계산법도 약간 다르다. 가령 1971년 4월 19일 생은 2013년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나이 43세, 만나이는 생일이 지났으므로 42세다. 그런데 보험나이는 생일을 기준으로 6개월이 지나면 43세로 계산된다. 계산법은 2013년 12월 31일에서 1971년 4월 19일을 빼면 된다.
2013, 12, 31-1971, 4,19 = 42년 8개월 12일.

42년에다가 8개월 12일이 지났으므로 보험나이는 43세가 되는 것이다. 정리하면 보험나이는 생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만나이보다 6개월 빠르게) 1살을 더 먹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1971년 4월 19일 생은 2013년 10월 20일부터 43세가 된다.

그렇게 계산하면 1958년 7월 1일생부터는 신은급법이 시행됐던 2008년 1월 1일부터 50세가된다. 1958년 6월 30일생은 하루 차이로 2008년 1월 1일에 51세가 된다. 따라서 1958년 6월 30일생은 20년짜리 소위 ‘감리연금’에 가입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계산이 복잡했지만, 이해했다고 믿고 진도 나가겠다. 그러니까 소위 586과 587을 나눈 것은 결국 목회자들을 위한 구분이 아니라 보험대리점(세이버스)의 수익을 위해서였다는 것.

두 번째, 월납입액 2회 미납시 모든 은급 권한 소멸에 대한 문제

2008년 시행된 ‘감리연금’은 개인연금보험이다. 가입하는 순간 가입자는 미래에셋의 연금보험의 고객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왜 감리연금을 2회 이상 미납 시에 감리회에서 지급하게 돼있는 '은급기금보조금'과 '은급기금지원금' 20만원을 받지 못하는가? 감리회에서 받게 될 연금 20만원과 미래에셋에서 수령하게 될 연금은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말이다.

그건 이렇다. 모든 보험사의 상품은 실효라는 제도가 있다. 연금보험도 마찬가지. 보험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주로 보험료를 2회 미납하게 되면 3개월째부터는 보험의 효력이 사라진다(실효)는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587 이후에 받게 되는 은급기금보조금과 은급기금지원금은 미래에셋의 연금보험 상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지급주체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 둘을 연동시켜 놓은 이유는 순전히 세이버스를 위한 조치였다는 것(물론 심히 추정하는 바이다).

세 번째로 세이버스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말할 건데, 우선 액수를 밝히기 전에, 대리점과 보험사의 관계부터 간략하게 살펴보자. 쉽게 예를 들겠다. 가령 어떤 목회자가 20만원짜리 연금보험상품에 가입하게 되면, 세이버스는 미래에셋으로부터 상당한 양의 가입유치 명목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 물론 그 금액은 고객이 낸 돈 20만원에서 주는 것이고(사업비 등등의 항목으로 차감된다)...

그런데 만약 고객이 그 연금보험 계약을 1~2년 안에 해약하거나 실효를 시켜버리면, 세이버스는 고객의 가입기간에 따라 미래에셋에다가, 받았던 금액의 상당량을 토해 내야 되는 것은 물론이고, 보험 대리점마다 계약 유지율이라는 것이 있어서 유지율에 따라 미래에셋으로부터 받는 수익금을 손해 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월 납입액 2회 미납시 모든 은급금 권한 소멸’이란 패널티를 장정에 둔 것은 결국 세이버스의 유지율을 높여주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으로 심하게 추정된다. 미래에셋에다가 저축하지 않았다고 해서 감리회에서 지급해야 하는 연금을 지급하지 않을 이유도, 근거도, 명분도, 설명할 수도 없다. ‘단지 실효를 막기 위한 꼼수’였다는 것 외에는 말이다.

세 번째, 세이버스가 감리연금시행으로 벌어들였을 수익금액을 한번 추정해 보자.

현재 감리연금에 가입한 정확한 인원을 세이버스가 공개 하지 않음으로, 정확한 수치는 말할 수 없으나, 대략적인 추정은 가능하다. 대책위의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감리연급 가입자는 대략 2,5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취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보험회사의 대리점은 그 실적에 따라 가입금액의 600~1500%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시행 2~3년 만에 집중적으로 목회자들을 가입시킨 세이버스의 수수료는 굉장히 높았을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중간 정도인 1,100%로 계산해 추정해 보겠다.

목회자 1명이 20만원짜리 연금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세이버스는 20만원의 1,100%인 220만원을 미래에셋으로부터 수수료로 받게 된다. 그렇다면 2,500명 목회자가 20만원짜리로만 가입했다고 가정하고 추산해 보면,

220만원 X 2500명 = 55억이다.

# 당당뉴스에 기사를 올린 후에 한 대책위원이  감리연금 가입대상자가 6, 575명 중 그 중 가입자가 3,012명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를 근거로 다시 계산했다.

220만원 X 3,012명 = 약 66억이다.

감리연금 시행 후에, 3년 동안 집중적으로 가입했음을 감안하면, 세이버스는 감리연금 시행으로 66억을 벌어들였다.(물론 이것은 추정 금액이다. 그러나 이 액수보다 더 많을 확률이 훨씬 높다.)

장정을 그렇게 만들었으니, 세이버스의 이 놀라운 수익은 황당하긴 하지만,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자.

보험 대리점은 취재결과, 보험 모집인(설계사)처럼 시험을 치러서 그 자격을 획득하게 되며, 그 시험의 난이도는 설계사 시험과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단지 내가 어떤 회사에 소속해서 일할 것인가(설계사 시험), 혹은 사장이 돼서(대리점 시험) 일할 것인가의 차이 정도가 내가 응시할 시험의 종류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부의 누군가를 대리점 시험을 보게 해서, 본부에서 대리점 코드를 열고 감리연금을 가입시켰다면? 3년 안에 66억은 감리회의 것이 되는거였다. 그것으로 모자란 은급기금에 보태고... 물론 가입자 관리도 훨씬 쉬웠을 뿐더러, 기자를 만나주지 않는 일도 결코 없었을 테고 말이다.

이 추정액 66억+펀드로 날린 기금 손실액 50억(추정)을 더하면... 116억이다. 허걱!!!

그러니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 이 일이 어떻게 뒷거래 없이 이뤄졌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 둘 중의 하나다. 당시 이 신은급법을 무리하게 추진했던 담당자들에게 상당한 금액의 리베이트가 건네졌을 것으로 강하게 추정되고,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건 실무자들은 바보들이 되는 거고, 세이버스의 감리연금 담당자는 그 많은 돈을 혼자 잡수신 탐욕의 아이콘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

이상으로 신은급법에 대해서 분석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2008년 신은급법은 "세이버스에 의한(컨설팅한 회사임), 세이버스를 위한(감리연금으로 막대한 수익을 남김), 세이버스의 개정"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타산지석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대책위의 대책은 과연, 믿을 수 있으며, 그들이 내놓은 대책은 진짜 대책이 될 수 있을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