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을 마무리하면서

토론이 본질을 벗어날 때에는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1) 의사소통의 문제점

제가 사용한 ‘편집’이라는 용어의 뜻에 대해서 이미 충분히 설명하였다고 봅니다. 다시 한번 설명하자면, 제가 사용한 ‘편집’이라는 단어의 뜻은 ‘고의적인 수정이나 첨가’이며, 성경은 오랜 시간을 거치는 동안에 편집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아직도 그 용어에 대해서 전혀 다른 의미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저는 성경은 필사를 통하여 전해졌으므로 발견된 사본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사본적인 차이에 대해서는 ‘고의적인 수정이나 첨가’를 의미하는 ‘편집’이라고 할 수 없으며, 본문비평을 통하여 이 차이점을 찾는 노력을 지금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의적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목사님은 편집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계속 제가 사용한 의미와 다르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기뻤다’고 말한 이유는 “제 입장에서 볼 때” 감리교회 평신도께서 성서신학에서 거론하는 모든 성서비평 방법론들에 대한 개념들을 모두 다 충분히 섭렵하고 계신 줄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본문비평’을 거론하셨기에 당연하게도 ‘본문비평’ 다음에 줄줄이 이어지는 양식사 비평, 전승사 비평, 편집사 비평 등을 비롯하여 사회사학(사회과학적비평, 사회사적 비평)적 비평에서 수사비평, 내러티브 비평 및 이외의 또 다른 모든 성서비평 방법론들에 관한 개념들과 그 비평방법론에서 사용되고 있는 어휘들 및 용어들에 대해서도 다 잘 이해하고 계신 줄 알았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본문비평”이라는 어휘에 ‘사본학’이라는 용어도 사용하셨길래 ‘성서비평 방법론을 구사해서 본문을 해석할 줄 아시는가 보다....’ 라고 이해했습니다. 제 입장에서 볼 때 ‘본문비평’이란 어휘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에 대한 학술적 개념이 일단 정립되면 그 다음에는 양식사 비평, 전승사 비평, 편집사 비평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줄줄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앞의 글을 그대로 인용)

대단히 죄송하지만, 또 다시 실망을 금치 못하겠는데, 목사님은 ‘본문비평’이라는 단어의 뜻을 잘 모르시는 것 같으며, 목사님이 장황하게 쓰신 ‘편집비평’이라는 용어의 개념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본문비평(Textual Criticism)은 과거에 하등비평이라는 불려진 적이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아마 이런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본문비평이라는 말은 “성서의 책의 원 본문을 찾아 내려는 과정”을 말합니다. 여러 가지의 사본과 자료를 비교하여 본문을 찾아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또 편집비평(Redaction Criticism)이라는 것은, 성서의 저자들이 그들의 책들을 쓰기 위하여 원래의 자료들을 어떻게 인용하였는가에 대한 작업을 파악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물론 이러한 비평에 대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본문비평, 문학비평, 양식비평, 편집비평, 역사비평, 비교종교비평, 구조비평 등... 얼마든지 분류를 시킬 수 있겠지요. 그러나 목사님은 이러한 분류들이 성경이 편집되었다는 것을 증거하기 위한 과정으로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즉 성서비평에 대한 기본적인 목적을 잊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편집비평이라는 단어에서 편집이라는 의미를 토론하자는 것도 아니고, 왜 그런 토론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감리교 권사가 이러한 성서비평 방법론을 섭렵한 것으로 알고 기뻐했다는 목사님의 주장에 쓴 웃음이 나옵니다. 그 이유는 첫째, 감리교 권사뿐 아니라 어떤 목회자도 성서비평을 완전히 섭렵할 수 없으며, 저는 섭렵했다는 말을 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둘째, 목사님의 동문서답적인 단어의 편견과 변명에 대해서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셋째 이러한 성서비평은 성경이 고의적으로 수정되거나 첨가되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신학적 방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건전한 성서비평의 기본적인 목적에 대해서 잊으신 것 같습니다.

더 이해가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성경은 그 기록한 과정도 하나님의 섭리이시지만, 그것을 보존하신 것도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 성경은 편집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제가 말하는 ‘편집되지 않았다’라는 개념은 (다시 반복하겠습니다) “고의적인 수정이나 첨가가 없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동안 많은 토론을 해왔지만, 단어의 개념을 이해시키기에 이렇게 어려운 적이 없었는데, 혹시 목사님이 지금도 제가 사용한 단어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계시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제가 말한 ‘편집’이라는 개념은 본문을 찾기 위한 본문비평, 문학비평, 양식비평, 편집비평, 역사비평, 비교종교비평, 구조비평이라는 과정을 뜻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을 바꾸어 설명하자면, 이러한 분류는 성경이 인위적으로 편집되었다는 것을 증거하는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감리교 권사는 이러한 전문적인 작업을 섭렵하지 않았으며, 섭렵할 계획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비상식적인(?) 착각으로 기뻐하실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혹시 도움이 되실른지 몰라서, 오스본이라는 학자가 말한 편집비평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그 유용성에 대해서 올립니다.

1) 건전한 편집비평은 비평적인 도구들이 파괴적인 방향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고, 본문이 진실됨을 입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 편집적인 강조점들의 윤곽을 그리는 것은 학자로 하여금 복음서 저자들의 특별한 강조점들을 결정하는데에 도움을 준다.
3) 편집비평의 도구들을 사용하여 공관복음의 문제점들에 대한 해답을 주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성경비평의 목적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는 그러한 신학성향을 자유주의라고 부르며, 이러한 사람들이 교회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믿음의 차이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목사님은 처음에 ‘축자영감설’과 ‘유기적영감설’의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으며, 그 후에는 ‘유기적영감설’과 ‘편집’의 차이점을 오해하고 있었으며, 그 후에는 ‘오류’와 ‘편집’의 차이점을 착각하고 있었으며, 바로 앞의 글에서는 제가 사용한 ‘편집’이라는 단어와 ‘편집비평’의 차이점을 잘못 혼동하고 있었으며, (여태까지 모든 단어들에 대해서 그렇게 착각하셨지만), 더욱이 편집비평의 목적이 마치 성경의 고의적인 수정이나 첨가를 밝혀 내려고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치료 방법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병의 원인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의사가 병의 원인을 사람들에게 퍼뜨리라는 것이 의학을 배우는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목회자가 배우는 신학은 하나님의 구속사만을 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성서 비평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성서가 오류라고 하거나 편집되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 막 2:26에 대한 설명

“그가 아비아달 대제사장 때에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제사장 외에는 먹지 못하는 진설병을 먹고 함께 한 자들에게도 주지 아니하였느냐” (막 2:26)

이것 역시 상당히 의사소통이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이것을 편집이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시대나 다른 사본들에게서는 다른 내용이 기록되어 있어야만 이것을 인위적인 수정 혹은 첨가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본들과 다른 역본들도 모두 아비아달 대제사장이라고 기록되어 있다면 편집이 아니지요. 특히 다른 복음서에 이름이 없는 것을 편집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무도 공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둘째, 마가는 아비아달을 대제사장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 이미 유명한 성서학자들의 여러가지 학설을 올렸습니다. 목사님이 이러한 학자들의 견해가 모두 틀렸다고 단정하며, 끝까지 오류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이러한 것이 결국 믿음의 차이라는 것입니다.

어쨌든 본문은 성경의 편집과 상관이 없지만, 저는 오류가 아니라고 봅니다.
아비아달과 아히멜렉, 아비멜렉의 이름이 구약에서 혼동되어 있고, 어떤 학자는 아비멜렉이 직분을 뜻한다고 주장하며, 어떤 학자는 한 사람이 두 이름을 사용하였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학자는 히브리인들은 아들 중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또 어떤 학자는 아히멜렉이 죽은 후에 아비아달이 대제사장을 물려 받았으므로, 그것을 알고 있는 누가가 그렇게 기록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목사님은 아비아달이 대제사장이라는 구약 성경의 기록이 없다고 하셨지만, 구약의 대제사장은 종신 세습제였습니다. 대제사장인 아버지가 죽으면 그 아들이 물려 받는 것이 제사장의 전통이었습니다.

이러한 모든 주장은 성경이 오류가 아니라는 학자들의 견해로서. 제가 몇가지 설명한 것 외에도 많은 견해가 있습니다. 어떤 주장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모르지만, 저는 이러한 난해성경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해왔습니다. 제 카페가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이며 많은 질문이 그동안 있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은 무조건 성경이 오류라는 주장을 사실로 믿으며, 성경이 오류가 아니라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외면하지만, 저는 성경에 오류가 없다는 전제조건을 믿으며 그것이 바로 믿음의 차이라는 것입니다.

또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는데, 이 견해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고 넘어가야할 것 같습니다.

“그럴 때 남들이 해 놓은 난해성구 구절에 대해 ‘나도 그렇게 본다’고 동의하는 차원에서가 아니라 ‘그 구절에 대한 나만의 안목’을 갖고 더욱 적절하게 성서를 인용하실 수 있을 것이며 그럴 때 성서본문에 근거한 신학적 주장에 더욱 큰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목사님의 견해에 반대하며, 그 이유는 주로 이단들이 난해구절에 대해서 ‘나만의 안목’을 갖고 성서를 인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목사님은 단어에 대한 의미도 계속 독단적인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예를 들면, 웨슬레 목사가 자유주의라는 주장) 더욱이 성서해석적인 개념에서도 매우 위험한 생각을 가지셨다고 보여집니다. 기독교는 2000년 동안 당대의 석학들과 전문가들이 성경해석의 발판을 다져 왔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믿음의 선배들이 이루어 놓은 정통신학적인 해석을 공부하여야만 합니다. 한 사람의 독단적인 해석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적인 해석을 취합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것입니다.

토론이 본질을 벗어나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거나, 자기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과정에 들어서면 그 토론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특히 저는 원하지 않은 토론을 하게 되었지만, 최근에 응원과 격려를 하는 공감의 메일을 여러 개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토론이 계속되면 누군가 치명적인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되므로, 이 정도에서 중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 (벧전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