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되지 않은 성서? 존재할 수 없어요.

“성경의 진정성.... 성경은 편집되었는가?” 라는 글이 본인의 글 이후에 올라왔기 때문에 본인의 글에 대한 평신도의 반론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이는 감리교회에 대한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서비평으로 접어드는 안목을 갖고 계시기 때문이지요. 자기소개의 글을 보니 이번에 서울남연회 감독이 되신 목사님이 담임하시는 교회의 권사이신 것 같습니다(글 쓰면서 사랑하는 후배, 심 목사님에게 확인했습니다. 반갑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임감독님은 행복한 목회자이시며 교회행정가이십니다. 권사님과 같은 분 평신도 사역자들이 감리교회에 많이 나타나서 진정한 말씀의 사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본인의 글이 올라 온 후에 비판적인 입장에서 본인의 글에 반론을 제기하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설령 그런 의도에서 기록한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기록되어 있는 문장을 인용하면서 ‘편집되지 않은 성서는 있을 수 없음’의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글 제목 그대로 “성경은 편집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편집될 수 없기 때문” 입니다. 그러나 의심할 수 없게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성서”는 편집되었습니다. 이거....말장난하는 것일까요?


성경과 성서

무엇보다도 용어개념의 차이를 정리해야 하겠습니다.

“성경(Bible)”은 “기록된 말씀”에서 “말씀”에 무게를 주어 “말씀”을 강조합니다. 인간의 문자로 표현되어 있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나타난 “글”이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러므로 ‘기록되어 있는 이대로의 책’에서 ‘책’에 강조점이 주어집니다. 현재 형태 있는 그대로를 강조하지요. 이를 어떻게 편집할 수 있습니까? 편집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묶여 있는데....

이것은 ‘이 책은 곧 하나님의 말씀이다’라는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을 반영합니다. 그러므로 ‘성경(Bible)을 향해 편집이니, 첨삭이니, 변환이니.... 하는 등의 말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형태로 적혀 있는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감히 하나님의 말씀에 이의 제기합니까? 질문을 합니까? 인간인 주제에?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대해서는 인간의 질문이란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기록되어 있는 내용 그대로를 익히면서 조직화시켜 본문의 내용을 인지하고 기록되어 있는 하나님의 말씀에 인간이 믿음의 반응만 보이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만 할 수 없는 상황이 끊임없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지금의 형태대로 된 성경책은 지금 이대로 ‘읽는다고 해서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사람이 사람의 문자로 표현한 본문의 내용에 대한 해석’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이 썼다’에 강조점을 두게 되지요.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는 책을 ‘경’으로만 볼 때 도무지 순종하기도 어렵고 따르기도 어려운 내용들, 나아가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말씀들이 너무나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요한계시록을 유일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자들이 계속 출현하는 현실 앞에서 요한계시록이 과연 어떤 책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사람이 썼다’는 측면에서 요한계시록을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요한계시록을 그렇게 쓰도록 영감을 주신 분은 예수의 영이라고 할지라도 지금 고착되어 있는 표현을 사용하여 인간의 문자로 기록한 사람은 자신을 요한이라고 소개한 믿음의 ‘어떤’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 믿음의 ‘어떤’ 사람이 자신이 사용하던 언어와 그 문자로 표현한 내용을 ‘경’으로만 보면 대체 그 ‘경’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그래서 ‘경’을 ‘사람이 썼다’에 초점을 두고 하나님 말씀으로서의 ‘글’을 연구하는 것이지요. 이때 ‘성경’은 즉시 ‘성서(Scripture)’로 표현되는 겁니다. 저자가 이 본문을 기록했을 당시에는 해석할 필요도 없이 그때 그 당시에는 쉽게 이해되었을 것이 틀림없는데 시대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장소도 다른 곳에서 그 본문을 이해하자니 도무지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기록된 말씀’에서 ‘기록된’에 강조점이 주어져 인간 저자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집니다. 대체 이 문장이, 이 내용이, 이 본문이 뜻했던 원래의 뜻이 무엇인가? 그때 그 당시에는 쉽게 이해들 했던 내용일 텐데.... 이곳이 ‘성서신학’이라고 이름하는 학술적 연구가 이루어지는 지점입니다.

‘기록된’에서 기록하는 행위는 사람의 영역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기록된 말씀’에서 ‘기록된’에 무게를 두고 보면 그것은 ‘성경’이라는 용어보다는 ‘성서’라는 용어가 더 적절합니다. 사람이 발명한 사람의 문자로 ‘사람이 기록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표현에서 ‘기록한’이 강조되기 때문입니다.


편집되지 않은 성서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관점이동을 하면 ‘성서(Scripture)’는 편집되지 않고서는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음을 인식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사람을 위한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에 의해 사람이 발명한 사람의 문자로 사람이 기록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사람’을 계속 썼습니다). 만일 권사님이 지적하신 대로 성경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불러주신 대로 받아쓰기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 말은 이미 인간의 독자성, 개체성, 독특성, 특별성, 구별성.....등이 활용되었다는 뜻이 됩니다.

더군다나 ‘불러준 대로 쓴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주어진 말씀자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독창적으로 기록했다’는 뜻이 됩니다. 그럴 경우 “왜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르지?”에 대해 적절한 ‘신학적 대답’을 할 수 없게 될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성서본문에 나타나는 착오, 부인할 수 없는 편집작업, 변경, 수정, 첨삭..... 등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것이 설명되어야 ‘하나님은 성서저자 개인의 모든 것을 완전히 활용하셨다’는 영감론이 제대로 된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신학’이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언외의 이야기지만 권사님은 놀랍게도 ‘축자영감설’을 거부하고 계시는 군요. 이에 대해 한편으로는 감리교회의 평신도들에 대해 감격할 정도의 반가움을 표현하면서 아울러 동시에 섭섭함 표현합니다. 왜냐하면, 본인은 ‘축자영감설’을 새롭게 규정하면서 본인의 성서신학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본인은 ‘신개념 축자영감설(어휘 투영설)’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냅니다. 이렇게 표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성서본문에 나타나는 접속사조차도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문자중심적 해석의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문자주의에 고착되지 않는 ‘신학적 사유의 자유’를 주장하지요.

무슨 뜻이냐 하면, 한참 이야기해 놓고 ‘그런데, 그러나, 하지만’이라고 다른 말을 시작하면 이전에 장황하게 이야기한 내용을 모두 한꺼번에 뒤집는 것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이런 접속사를 ‘역접어’라고 하지 않습니까?

더구나 우리말은 대체로 앞부분이 생략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앞의 이야기에 대한 자연스런 결과를 뒤에서 말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뭔가 앞뒤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희랍어 본문을 보면 ‘왜냐하면’이라는 표현을 번역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아시는 대로 ‘왜냐하면’은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유나 원인을 말하지요. 그러므로 이 단어를 빼고 읽을 때와 넣고 읽을 때 본문의 의미는 달라지고 맙니다. 이유와 원인, 혹은 동기로 보아야 하는 내용을 결과로 보게 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인은 어휘 투영설, 단어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며 그 단어를 “통해” 나타내려는 의도, 뜻, 신학이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입장이라서 축자영감설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축자영감설의 애초의 뜻이 본인과 다르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 좋은 단어의 의미를 달리 규정하여 본인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성경의 진정성....’이란 제목으로 올라 온 글이 본인의 글에 대한 지성적이고 학술적인 반론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비방적이며 적개적 감정을 갖고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제되지 못한 채 반박하기에 급급하여 학술적인 진술인지 자기 믿음에 서서 타인의 믿음을 공격하기 목적으로 기술한 신앙고백적 공격인지를 분간하지 못할 부분을 몇 대목 지적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혹간 불신자들이나 이단, 성경의 권위를 부정하는 자유주의자 학자들의 경우에 성경이 인간이 쓴 기록이라고 하거나, 혹은 인위적으로 편집된 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1-1)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첫째 근본적인 신앙의 문제이며, 둘째, 성경의 역사와 과정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차분한 논리적, 학술적 대응이 아닌, 정제되지 못한 감정적 증오’가 엿보입니다. 그래서 반문합니다.
‘성경이 인간이 쓴 기록이 아니라면’ 성경은 누가 썼습니까?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성경을 쓴 존재는 인간이 아닌가요? 아래의 글귀(2)와 위 (1)의 글귀 간에 나타나는 모순은 바로 절제되지 못한 감정적 대응의 한 본보기입니다.

그리고 뒷부분의 내용(1-1)은 오히려 권사님의 논리에 치명타가 됩니다. 자기 주장을 하려다가 자가당착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역사를 볼 때 성경은 "절대 편집되지 않았다"를 보여주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더 ‘편집된 역사’를 말해줍니다. 권사님이 예로 든 '본문비평학'은 원문을 추구하기 위한 여러 성서신학 방법론들 중의 한 분과일 뿐입니다. 복음서 비교나 바울친서에 나타나는 바울의 기술과 사도행전에 나타나는 바울관련 기술들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점을 설명하는 것은 '본문비평'의 방법론으로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등비평이라고 불리우는 양식사비평, 편집집비평, 사회사학적 비평 등을 통한 통시적 방법론과 수사비평, 구조비평,내러티브 비평 등을 통한 공시적 방법론을 적절하게 구사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와 관련하여 질문 한 가지 할까요?


현재의 성서 각 책의 배열순서는 어떻게 해서 된 것?

현재의 성서배열 순서는 무엇에 기준하여 된 것일까요? 마태복음, 마가복음.... 요한계시록으로 이어지는 성서 각 채들의 현재배열은 어떻게 해서 이루어진 것일까요? 권사님이 지적하신 대로 성경의 역사와 과정을 정확히 안다면 현재의 성서 각 채들의 배열 자체도 ‘편집의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성경은 당연히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경의 영감(Inspiration)에 대한 정의는 “선택된 사람들을 감동시켜 하나님의 말씀을 오류없이 각자의 언어적 표현으로 기록하도록 하신 성령의 역사”를 뜻합니다.

이 문장에서 ‘선택된 사람들을 감동시켜....각자의 언어적 표현으로 기록하도록 하신 성령의 역사’라는 글귀는 결국 사람이 썼다는 뜻이지요? 그러면 당장 (1)과 모순되지요? (1)의 의미는 ‘성경은 사람이 쓴 것이 아니다’라는 뜻이지요? 그런 의미가 아니라면 정제되지 못한 감정이 앞선 앞뒤의 논리모순이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3)하지(Hodge)라는 학자는 “계시의 목적과 전달은 지식의 전달에 있다. 영감의 목적과 의도는 가르침에 있어서 무오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어느 학자는 “성경의 저작권은 하나님이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여기서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된 것이니 ‘오류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으신 것이지요? 그러므로 “무오”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규정지어야 합니다. ‘무오’라는 말은 단어가 갖는 뜻 그대로 오류가 없다’는 뜻인데 ‘무엇에, 어디에 오류가 없다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인지’를 분명하게 정의해야 합니다. 축자영감설이라는 용어를 본인이 다른 의미로 재사용하듯이 말입니다.

왜냐하면 성경본문 안에는 부인할 수 없는 오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적 착오들, 그것을 나중에 수정한 내용들, 다른 본문에서는 보이지 않는 덧붙은 내용들이 발견될 뿐만이 아니라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르게 말하기도 하고 비슷한 내용을 전혀 다른 문맥에서 소개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의심의 여지없는 성서의 오류

예를 들어 볼까요?

막2:25~26에 ‘아비아달 대제사장 때’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구절에 해당하는 구약의 내용에 따르면 ‘아비아달 대제사장’이 아닙니다. 그의 아버지인 아히멜렉입니다(삼상21:1,8; 22:20~23). 더군다나 아히멜렉은 대제사장이 아니었습니다. 놉의 지세장이었습니다(삼상21:1). 그런데 마가복음은 아히멜렉의 아들인 아비아달 때라고 했을 뿐만이 아니라 그를 대제사장이라고 했군요. 분명한 착오지요? 다른 말로 명백한 "오류"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이것을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수정했습니다. 편집작업을 했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수정했을까요? 대한성서공회는 같은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 ) 안에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본문을 제시해 주고 있군요. 찾아서 비교해 보면 즉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마가복음에 나타나는 이 오류를 “삭제”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편집되었지요?

이를 마가복음 우선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마태복음 다음에 마가복음이 기록되었다고 주장할지라도 이 부분에 관한 한 여전히 ‘편집되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마태복음의 내용을 마가복음이 삭제시켜 버린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 세 본문을 비교해 보면 마가복음의 끝부분과 마태복음의 끝부분 및 누가복음의 끝부분이 서로 다릅니다. 뿐만 아니라 마태복음이 상당히 확장되어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마태복음이 마가복음을 상당히 확대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에는 없는 내용을 마태복음이 추가시켰기 때문이지요. 이를 편집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은 마태복음과는 달리 마가복음과 별로 크게 다르지 않군요. 문장 자체에 사용된 단어들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 외에는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의 차이와 비교해 볼 때 그다지 큰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맥은 어떻습니까? 세 복음서가 다 똑같습니까? 비슷한 듯 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면 현격하게 달라집니다. 이를 편집한 결과라고 표현합니다.

더구나 마태복음은 상당히 유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율법과 성전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면서 호세아 6:6이 인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는 없는 내용이 마태복음에 덧붙었지요? 그래서 마가복음과 누가복음과는 달리 본문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길어졌습니다. 추가된 내용입니다. 부인할 수 없는 편집의 결과이지요.

그래서 이런 차이점들을 비교해 보고 이런 현상을 가리켜 편집되었다고 말하는 겁니다. “편집”이라는 단어는 추가, 삭제, 첨가, 생략, 사이 끼우기, 절단, 변형, 대체.... 이 모든 “글 만들기” 행동을 포괄하는 한 단어 표현입니다. (추가와 첨가, 삭제와 생략.... 비슷한 말이지만 용도가 다릅니다.)

(4)‘성경의 역사에 인위적인 편집과정이 없었다고 확신합니다’라고 기록되어 있군요.

그러면서 동시에 대단히 반가운 지성적인 표현을 하셨습니다. 글 말미 부분에

“성경의 기자가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성경을 기록하였다는 것은, 기록자의 인성이나 문체, 나름대로의 습관, 판단을 갖고 기록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때로는 어떤 문헌과 전승을 조사하고 탐구하기도 하며, 자료와 문헌을 참고하고 인용하였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두 포괄합니다”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바로 이 표현이 위에서 말씀드린 ‘성서의 편집작업’을 말하는 대목입니다~~!! 본인은 모르시지요? 바로 이 표현이 ‘성서는 편집되었다’를 자인하는 글귀입니다. 반갑게도....

더구나, 글 거의 끝부분에 “성경은 모두 기록한 사람들과 시간적, 환경적, 사건적인 상황이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성경은 오직 한 가지 주제, ‘하나님의 구속사’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서로 다른 성경의 기자들이 똑같은 성령의 감동으로 성경을 기록하였기 때문입니다.”라고 기록되어 있군요.

이 표현이 바로 ‘성서는 편집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의 근간이 되는 성서관입니다. 전혀 인식하지 못하셨지요? 이 표현이 왜 ‘성서는 편집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의 근간’이 되는지 궁금하시지요? 오직 한 가지 주제 ‘ 하나님의 구속사’를 표현하는 성서저들 각자의 신학적 사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신학함의 대상 자체, ‘하나님의 구속사’ 그 자체는 다르지 않은데 하나님의 구속사를 표현하는 문학적 재능, 상황적 차이, 시공간의 차이, 본문을 대하는 독자들의 차이... 이 모든 것들에 영향을 받아 ‘하나님의 구속사’를 진술하는 ‘신학사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름을 표현하는 “방법”도 같을 수 없겠지요? 그것이 바로 “자료를 대하는 방법”, 말씀자료, 문서자료, 구두전달 자료 및 당시의 신화자료, 설화자료, 민간전승, 속담.... 등등을 문화선교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활용한 “편집작업, 혹은 편집활동”인 겁니다. 영감을 받아서....


‘편집’이라는 단어에 대한 선입관 교정 

성서저자들은 일차적으로 자기시대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한 단위의 ‘글틀’로 만들려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현재의 본문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글 만들기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면 그들이 하나님을 향한 믿음, 하나님의 구속사를 설명하고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등의 믿음과 전혀 상관없이 이 일을 행했습니까? 권사님이 말씀하신 ‘인위적’이라는 말은 ‘하나님의 영감없이, 하나님의 구속사와 상관없이, 예수의 영이 주시는 감동과 상관없이’라는 전제를 둔 단어인가요?

그러면 성서저자들은 모조리 자기 이익을 위하여 본문을 인위적으로 작업했다는 뜻이 되고 맙니다. 아무리 부인한다고 해도 성서는 편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편집했으며 편지의 동기가 무엇인지를 물어야 신학이 되는 것이지요.

여기서, “편집”이란 것이 하나님의 감동 없이 ‘성서 저자들이 글 만들기 한 종교문학 작품’이라는 전제를 하고 공격하는 근거는 무엇인지를 묻게 됩니다. 성서저자들이 받은 ‘말씀 자료 편집활동’, 그것이 문서자료이든, 입으로 전해지는 구두전승 자료이든, 아니면 하나님의 구속사를 설명하기에 너무 좋다고 판단되는 당시의 신화나 설화자료이든 아니면 속담이나 격언 혹은 전설자료이든 그 모든 자료들을 활용하여 현재의 본문을 만든 편집 활동은 ‘영감받은 활동일 수 없다’ 보신다면 그렇게 보시는 근거가 무엇이지요? ‘인위적’이라는 단어를 통해 말씀하고 싶은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규정하실 수 있겠습니까?

성서의 저자들은 권사님이 말씀하신 그대로 ‘하나님의 구속사’를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교회의 교인들에게 좀 더, 가능한 대로 이해되기 쉽게 설명하느라고 애썼습니다. 그 글 만들기의 수고가 사람에 의해 ‘기록된’ 성서인 겁니다. 그것을 그리스도인들은 권사님이 인용한 바울의 말처럼 ‘믿음 안에서 하나님이 자신들에게 직접 하시는 말씀으로 받고’ 그것에 바탕 하여 믿음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 믿음의 바탕이 바로 사람에 의해 기록된 “말씀”으로서의 ‘성경(Bible)’인 겁니다.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은 성서본문이 기록되던 바로 그때 그 시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지리적, 사회-문화적, 인종적, 관습적.... 이루 말할 수 없는 엄청난 차이들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서 각자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제각각의 서로 다른 믿음의 양태들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구속사’ 관점에서 틀을 지워주어야 성서에서 벗어나지 않는 성경적인 믿음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은 성서에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이미 편집되어 묶여 있는 현재의 성경책은 설교를 통해 계속 편집되고 있는 중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의 서로 다른 믿음들은 성서신학에 의해 검토되고 반성되면서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럴 때 서로 다른 제각각의 믿음이 최소한 그리스도인들의 공통분모인 “성경”에 근거될 수 있습니다. 그런 믿음이 되게 하기 위한 학적 수고와 작업이 바로 성서신학이지요. 그러므로 성서신학은 성경을 성경되게 하기 위한 성서저자들 못지않은 신앙인들의 영감어린 작업이라는 명백한 개념을 갖게 되시길 바랍니다.

목회자들은 주일 설교를 준비하면서 제각각 성서본문을 임의로 택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택한 본문에 대해 자기의 시각을 갖고 해석하면서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선포합니다. 성서본문에 대한 목회자들의 이와 같은 임의적인 행동들이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서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상황이 전혀 다른 각 교회의 교인들에게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한 그것은 작은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편집" 작업입니다.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러므로 '편집'이라는 용어에 대한 일방적인 배타적 거부감을 내려놓고 성서학계에서 사용하는 신학자들, 특히 교단신학과는 맞지 않는 성서해석을 일삼는 모리배들을 제외한 학술적 수고를 위한 인문학적 용어들에 대한 개념에 대해 열린 이해심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앞에서는 수구적 배타주의 감정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공격성이 보였으나 글 말미에 이르러서는 ‘성서저자들의 독자성을 인정한’ 감리교회의 평신도라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끼면서 임감독님의 목회에 큰 도움이 되시는 대림의 기둥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