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은 신지식이다. 신을 아는 것이다. 앎이 인지적 차원으로 그치지 않고 체험적 차원이 내포되면 신을 아는 것이 영생이다. 신을 체험하는 것은 신과 교제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며 그것이 영생인 것이다. 신을 체험하는 영생은 신에 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인지적 차원의 지식이다. 그것을 신학이라고 한다.

신학에 대한 구분 가운데 하나가 보수신학과 현대신학이다. 보수신학은 일반적으로 교회의 전통을 수용하고 따른다. 현대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에 바탕을 두고서 성경에 대한 전통적인 입장을 거부한다. 현대신학 따르미들이 대한민국의 개신교인들에게 점점 늘어가고 있다. 기독교연구소(김준우 소장)는 나름대로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신학 따르미들은 인간의 지성을 온전히 바르게 사용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보수신학을 따르는 것에 대해 근본주의, 교조주의의 폭력이라며 당당하게 비난한다.

아담에 대해

아담이 실존 인물인가 아니면 신화에서의 인물인가? 우리는 역사적 자료에 근거하여 판단을 할 수가 없다. 그에 대한 자료는 성경의 기록이 전부이다. 성경은 아담에 대해 실존 인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는가? 아니면 신화에서의 인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것을 기록된 시점에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였는가를 확인하면 된다. 창세기를 기록한 인물이나 아담을 언급한 이들이 살았던 시점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였는가? 그 답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현재 내가 아담을 실존 인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답이기 때문이다.

아담에 대해 언급한 성경 기록자가 아담을 신화에서의 인물로 생각하였다면 지금 내가 실존 인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록자가 실존 인물로 생각하였고 그들에게 배웠던 이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후대에 물려주었고 현재에 내가 실존 인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렇게 어려운 유추가 아니다. 사실은 아주 쉬운 유추이다.

대속 교리와 맛물려

아담을 실존 인물로 생각하던 교회 전통에 반감이 생겨난다. 현대적 지성에 의하면 아담이 실존 인물이 아니라 신화에서의 인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적합하다. 아담의 범죄에 의해 세상에 죄가 들어왔고 사망이 왔으며 후대의 사람들이 각자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도무지 용인할 수 없는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말이 되지 않는 주장으로 여겨진다. 신화라고 말하면 그러한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가 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다. 리차드 도킨스가 지적한 바와 같이 그것은 개가 짖는 것과 같은 신학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아담은 신화 상의 인물인데, 그로 인한 죄 문제를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피흘리심을 통하여 대속하게 된다는 것이 개가 짖는 것과 같은 신학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신화 상의 인물의 죄와 그 결과를 실존 인물이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그 값을 지불하였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실존 인물과 실존 인물이거나 신화 상의 인물과 신화 상의 인물이어야만 최소한 앞뒤는 맞게 되는 것이다. 선택의 기로인데, 차마 예수님이 신화 상의 인물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아담이 신화 상의 인물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현대인의 지성으로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남은 방법은 하나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에 대해 대속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이 대속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분의 죽으심이 아담의 범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담은 신화 상의 인물이고 예수님은 실존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문제는 그러한 생각을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성경이 아담을 실존 인물로 진술하고 있지 않으며 성경이 예수님의 대속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필연적으로 두 신학의 충돌이 발생한다. 성경은 아담을 실존 인물로 말하고 있으며 예수님의 대속을 진술하고 있지만 우리- 현대신학 따르미-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면 충돌할 일이 없다. 각자 자신들의 입장을 견지하면 된다. 그런데 성경의 진술이 아니라고 하니 성경의 진술이라고 하는 쪽과 충돌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다양성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가 되었다.

현대신학 따르미들의 폭력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내가 아담을 실존 인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성경에서는 실존 인물로 기술하였다는 한 증거이다. 이는 거부할 수 없는 명백한 것이다. 성경이 대속을 말씀하고 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이다. 그와 관련된 성경의 진술을 정직하게 읽기만 한다면 그것을 확인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대신학 따르미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옳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 성경의 진술과 무관하게 자신들은 그렇게 생각한다가 아니라 성경이 자신들의 생각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강력하게 말한다. 우기기만 하면 점점 자신들의 생각에 동조하는 이들이 많아지리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어처구니가 없는 생각이며 태도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전통적인 입장을 따르는 것에 대해 교조주의의 폭력이라고 비난한다. 한 네티즌은 아담을 실존 인물로 생각하는 것이 당당하게 미쳤다고 주장한다. 대체 누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가? 성경의 내용과 전통을 통하여 확인되는 바를 말하는 전통적인 입장에 대해 교조주의라는 타이틀을 붙여서 자신들의 잘못된 주장을 받아들이라고 우기는 것이 폭력이지 않은가? 현대의 지성에 의하면 아담을 실존 인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관점만을 앞세워 신화 상의 인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이 폭력이다. 대속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성경의 명백한 진술을 거부하며 그것을 수용하여야 한다는 것이 폭력이다. 여기에는 어떤 지성적인 대화도 없다.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근본주의이며 교조주의라고 말하는 것이 폭력이다. 미쳤다고까지 말하는 것에서도 확인된다.

웬만큼 상식적이기만 해도 바른 판단을 하기가 어렵지 않다. 성경이 아담을 실존 인물로 제시하는지, 노아 홍수를 실제 사건으로 말씀하는지. 현대신학 따르미들이 신화라고 말하는 내용들이 성경에서 실제라고 기술하고 있는지 아니면 신화라고 진술하고 있는지. 성경이 예수님의 대속을 말씀하고 있는지 아닌지.

다시 적지만 성경이 “아담을 실존 인물로, 노아 홍수를 실제 사건으로, 그 외의 여러 사건들이 역사상 발생한 일로 기술하고 있지만 현대의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것들은 신화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라면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평양 감사도 제 하기 싫으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 선을 넘어서니 문제라는 것이다. 그 문제를 지적하니 근본주의니 교조주의니 하면서 자신들의 잘못된 관점을 정당화하려고 하니 문제라는 것이다.

또 다시 적지만 지금까지의 글은 나 홀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에는 교회의 전통적인 입장을 따르는 훌륭한 신학자들이 많으며 그들이 깊은 연구를 한 결과이다. 무조건 전통을 옳다는 식이 아니라 충분히 연구해보니 이 부분에 대한 현대신학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한 유추와 그 의의

얼마 전에 ‘리차드 도킨스와 닮은꼴’이라는 글을 올렸다. 59명이 추천하였다. 어떤 의미일까?

당당뉴스에 신학적인 내용과 관련하여 댓글을 다는 이들은 현대신학 따르미들이 강세이다. 그들은 당당하게 전통적인 입장을 거부하며 앞에서와 같이 정죄한다. 그들은 자신들과 같이 생각하지 않으면 지성에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도록 글을 적는다. 대속에 대한 거부는 대표적이다. Q자료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박평일 선생님께(2)’에서 자세하게 언급했다. 그리스도가 아니라 기득권 세력에 저항한 인물로서의 예수님을 주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모습에 대해 침묵하는 다수의 생각이 추천수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기독교의 근본적인 내용까지도 당당하게 거부하는 태도에 대한 거부감이 표출된 것이 아닐까?

만약 나의 유추가 옳다면 나는 그것에서 나름대로 희망을 가진다. 교회를 약화시키고 결국은 뼈만 앙상하게 남도록 허무는 작은 여우에 대한 경계심을 신자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신학의 어떤 부분은 포도원을 허무는 작은 여우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앙을 고수하는 이들이 있지만 더 많은 이들이 그러한 내용으로 인해 교회를 떠나고 하나님을 등지고 있다. 서구 교회의 약화 내지는 몰락의 이유 중에 중요한 부분이다.

대한민국의 개신교회는 일반적으로 보수적이다. 그 삶이 민주 사회의 민주시민의식과 많이 동떨어져 있다. 거기에다가 성경관마저 현대신학의 입장을 따른다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까? 불 보듯 뻔하다. 민주시민의식을 갖춘 서구 교회보다 더 빠르게 약화 내지는 몰락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한다.

나가면서

전통적인 성경관이나 교리는 그 자체로 잘못이 아니다. 그것을 오용 내지는 남용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 오용이나 남용을 제대로 분별하지 않고서는 성경관이나 교리 자체의 문제인 것처럼 생각하는 문제이다. 물론 잘못된 교리가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3=1로 설명하며 신비라고 말하는 삼위일체론은 대표적이다.

그 오용 내지는 남용의 문제에는 빈약한 민주시민의식도 포함된다. 민주 사회에 여러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는 보수적인 삶이 성경의 가르침에 부합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용이다.

내 생각에는 바른 전통적인 성경관이나 교리를 고수하고 잘못된 교리를 바로잡으며 그 오용 내지는 남용에 대해 바르게 파악하여 바로 잡으면서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하여 이 사회에서 바른 진보를 꾀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것이다.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로 회복되는 길이다. 언젠가 그 길을 가는 한국의 개신교를 꿈꾸며 기도하며 이 글을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