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1일에 열렸던 감리회 총회실행부위원회(이하 총실위)에서 한 위원이 ‘산돌학교를 감리회에서 인정한 바 없다’고 발언하면서 대안학교인 산돌학교와 기독교대한감리회와의 관계정립이 도마에 올랐었다.

‘산돌학교가 지금은 무인가 학교지만 시간이 지나 학교법인 인가를 받게 되면 재단법인과 분리해야 하는 실정법으로 인해 협성, 이화, 연세 등의 경우처럼 현재 산돌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제2연수원을 가지고 감리회 재산에서 이탈해 나가는 경우가 재발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산돌학교 문제를 촉발 시킨 것.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총실위원은 “산돌학교를 기존의 대안학교나 감당할 만한 교회에 넘겨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산돌학교를 지켜보았다는 그 총실위원의 발언에 대해 적극적인 이의를 다는 위원은 없었다.

총실위는 결국 ‘산돌학교 문제조사를 위한 5인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감독회의에 대책위 구성을 위임하면서 일단 마무리 됐다. 대책위는 2일 열리는 감독회의에서 꾸려질 예정이다. 

산돌학교측, “감리회에 서운하다”

이에 놀란 것은 산돌학교측이었다. 이달 말에 산돌학교 이사장인 임시감독회장이 참석하는 기숙사 준공식까지 예정하고 있는 마당에 ‘산돌학교가 감리회와 상관없는 학교이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학교’라는 인식이 총실위에서 퍼지며 대책위까지 꾸려졌다는 소식에 학교가 발칵 뒤집힌 것.

산돌학교에서는 산돌학교 교장(이은재 목사)과 교사, 학부모 대표 등 산돌학교 관계자 9인으로 구성된 방문단을 구성하고 오늘(1일) 김기택 임시감독회장을 찾아 학교측의 입장을 전달하고 감리회의 인식변화와 대안교육에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은재 교장은 먼저 “총실위에서 산돌학교가 감리회와 상관이 없다는 식의 발언이 있었다는 소식에 교사와 학부모들이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달했다. 아직 학생들에게 까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박봉에도 사명감 하나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상실감이 크고 산돌학교에 자식을 보냈다는 자부심이 컷던 학부모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것.

방문단에 함께 했던 한 교사는 “10년을 몸바쳐 일했다. 퇴직금이나 월급에 대해 한번도 걱정하지 않았고 바라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런 소리 나오면 힘빠진다”며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학부모 대표도 “감리회에서 운영한다는 것에 신뢰를 가지고 (산돌학교를)선택했던 거다. 그리고 아이들이 변화되는 것을 목격하며 감동받고 있다. 그런데 뜬금없이 감리교와 상관없다고 보도됐다. 감리교가 이럴 수 있는가”고 흥분했다.

"학교정관으로 재산이탈 방지했다."

산돌학교측은 총실위에서 논란이 됐다는 산돌학교와 감리회와의 관계에 대해 “장정 8장 조직과 행정법 250단 149조 ⑤항에 <연수원의 직무>중 ‘대안교육에 대한 연구 및 산돌학교 운영에 관한 업무’를 명시하고 있다. 연수원의 기능으로 산돌학교를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산돌학교는 분명한 감리회 기관이다”고 강조했다.

또 “감리회 감독회장이 산돌학교의 당연직 이사장이 되며 제2연수원장이 당연직 교장이 되는 <연수원 직무 규정>도 산돌학교가 감리회의 한 기구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법이 산돌학교문제를 제기했다는 그 총실위원의 제안으로 2007년 입법의회에서 마련 된 것이라고 법제정 과정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학교측은 총실위가 제기한 ‘감리회로부터의 재산 이탈 염려’에 대해 “산돌학교 정관에 학교법인으로 변경할 수 없도록 못박고 있으므로 감리회 재산이 이탈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안전장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런데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예단하여 재산이탈을 기정사실화하는 총실위의 인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시감독회장이 “제2연수원이 산돌학교만 운영하는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며 산돌학교로 인해 제2연수원이 다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총실위의 정서가 있더라“고 전달하자 학교측은 “현재 제2연수원 프로그램의 90%가 산돌학교 운영이고 10%정도만 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니 그런 말이 나올만 하다”며 적극적인 부인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제2연수원이 수련회 장소 등으로 임대되는 방학기간을 제외한 8개월 간은 원래부터 활용이 잘 안되고 있었던 터에 ‘놀리느니 쓰자’고 해 연수원에서 산돌학교가 시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산돌학교의 운영으로 오히려 연수원이 잘 활용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반론이 나오기도 했다. 

▲ 이은재 산돌학교 교장이 김기택 임시감독회장에게 산돌학교의 미래를 부탁하고 있다.

한 학교관계자는 “학교를 재산적 관점에서 보지 말고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투자 개념에서 보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부평에 제2의 산돌학교를 세우고 싶어 하는 한 목회자가 있다”면서 “그로 부터 ‘산돌학교를 브랜드화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산돌학교가 감리회에서 운영하는 학교로 널리 알려져 있어 ‘앞서가는 교단’이라는 인식을 사회에 심어 주었다”며 산돌학교가 감리회 이미지 재고에 역할을 한 점을 인정 받고 싶어 했다.

김기택 임시감독회장은 40여분간 산돌학교 방문단의 여러 요청을 경청한 후 “내일 총실위 전에 감독회의로 모인다. 그 자리에서 자부심과 소명감을 가지고 학부모와 교사가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달하겠다”고 방문단에 약속했다.

또, “이런 기회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서로에게 발전이 되도록 관계정립이 되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고는 산돌학교와 관계자를 위해 기도했다.

▲ 김기택 임시감독회장이 산돌학교와 관계자를 위해 기도하며 마무리했다.

신뢰가 문제

총실에서 산돌학교 문제를 제기했던 위원은 총실위가 끝난 후 기자에게 “기숙사를 짓겠다며 150평을 요구하고는 실제론 290여평을 지었다”며 학교측이 처음의 약속을 어긴 점을 주목했었다.

독립채산제로 운영한다던 기독교타임즈가 전 편집국장의 방만한 운영과 탐욕으로 감리회에 커다란 손해와 상처를 입힌 점을 상기시키며 마찬가지로 독립채산제인 산돌학교도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개연성이 있음을 기숙사 확장건축에서 짚었던 것이다. 사람이 문제라는 말이었다.

또, 산돌학교의 현재 정관이 감리회와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하고 있던지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늙어가면 잊혀지게 되는데 그때가면 어떤 사람들이 산돌학교를 맡고 있을지 모르나 태화사회관이나 협성대학교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이번에도 사람이 문제였지만 법도 문제라는 말이었다. 더 말하고 싶은게 있는 듯 했으나 그리만 말했다.

산돌학교측도 총실위의 우려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기숙사 확장건축건으로 인해 교장이 감봉문책을 받기도 한 바 확장건축 의도가 ‘어차피 감리회 재산이자 교육시설’이므로 감리회로서 손해 볼것이 없는 일인 것이었다. 이런 문책은 기꺼이 감수할 준비가 되 있는 듯 했다.  그러면서도 사람을 못 믿어주는데 대해선 속이라도 끄집어 내 보여주고 싶어했다.

감리회 재산을 지키려는 ‘충정’과 박봉에도 감리회의 미래를 농사지으려는 ‘열정’은 얼마든지 교집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일로 보인다. 신뢰가 필요하고 사심이 개입되지 않도록 약속을 잘 만들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