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마지막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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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마지막 말

임병인 | flare2@msn.com

입력 : 2005년 07월 01일 (금) 00:00:00 [조회수 : 3470]

넓은 광장에..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있다. 중앙에는 커다란 단두대가 있고 그 앞에 사형수가 서 있다.

사형집행인이 사형수에게 말한다.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으면 해라"

사형수는 당당히 고개를 쳐들고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전지전능한 신의 아들이다. 내가 이렇게 억울하게 죽음은 내 죄 때문이 아니요. 세상모든 사람의 죄를 대신 지고 죽는것이다. 이후로 나를 믿는자는 죽음에서 벗어나 영생을 얻으리라."

순간 넓은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할말을 잃었다..

쥐죽은듯 조용한 광장...

갑자기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웃었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따라 웃기 시작하고.. 광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다.

너무 어이가 없던 것이다. 그 사형수는 기막힐정도로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살인자로서 천신만고끝에 잡아서 처벌하게 된 거였던 것이다.

그 사형수가 지난 몇년동안 이 마을에서 일으킨 엽기적 살인사건들은 온 마을을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었고 나라에서는 이 사형수를 잡기 위해 유명한 탐정들을 파견하기까지 했다.

실컷 웃던 사람들은 이제 지난 일이 생각났는지 화가 나서 소리치기 시작했다.

"저새끼가 아주 미쳐버렸구나"

"저런 녀석도 인간이라고 마지막 말을 들어준 우리가 바보지 어서 죽여버려!"

잠시 후 그 사형수는 목이 잘려 죽었다.

사람들은 후련해하며.. 이제 안심하고 발 뻗고 잘 수 있게 된것을 기뻐하면서 흩어졌다.

모두 흩어진 광장에.. 여행복차림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의 표정은 굳어있었고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 눈치이다.

이 사람은 외지인이다. 여행하다 이 마을에 들렸는데.. 우연찮게 사형집행을 구경하게 됐고 사형수가 외친 말을 똑똑히 들었다.

"나는 전지전능한 신의 아들이다. 내가 이렇게 억울하게 죽음은 내 죄 때문이 아니요. 세상모든 사람의 죄를 대신 지고 죽는것이다. 이후로 나를 믿는자는 죽음 에서 벗어나 영생을 얻으리라."

죽음을 눈앞에 두고 그리도 당당하게 외치는 사형수의 모습이 그 남자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이다. 그 진실한 눈빛.. 그 우렁찬 목소리.. 그 초연함..

이 여행객은 그 남자가 엄청난 엽기적 살인사건의 주인공이라는것을 전혀 모른다.

다만.. 그 사형수가 죽음앞에서도 당당히 외치는것에 감명을 받은 것이다.

여행객은 여행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여행객은 자신이 보고 느꼈던 그 사형수에 관한 글을 썼다. 그 글은 여행객의 고향마을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여행객은 자신의 그 실화를 간증하러 수차례 집회를 열었다. 그 실화는 그 마을뿐 아니라 옆마을에도 옆옆마을에도 큰 인기를 얻어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 사형수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형수가 한말을 되세기게 되었다.

"나는 전지전능한 신의 아들이다. 내가 이렇게 억울하게 죽음은 내 죄 때문이 아니요. 세상모든 사람의 죄를 대신 지고 죽는것이다. 이후로 나를 믿는자는 죽음에서 벗어나 영생을 얻으리라."

정말일까?

정말 그 사형수가 신의 아들일까? 그를 믿어야 하나?

이런 물음에 한 유명한학자는 이러한 대답을 했다.

"그 사형수의 말이 거짓인지 진실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여러분은 죽음에서 벗어나 영생을 얻고싶지 않은가? 그 사형수를 믿는다면 죽음에서 벗어나 영생을 얻을찌도 모른다. 밑져야 본전인것이다. "

모든 사람들이 그 학자의 대답에 고개를 끄떡이며 그 사형수를 신의 아들로 받들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질고를 인함이라.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우리는 다 양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길로 갔거늘..

각기 제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 우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 시켰도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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