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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년 03월 19일 (화) 10:06:53
최종편집 : 2013년 03월 19일 (화) 19:40:06 [조회수 : 35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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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방주
-청빈한 삶-
1
"역사에서 해석이 사실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동일한 역사적 사건을 두고
시대, 처지와 입장에 따라서 그 해석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옛 고사 성어에 나오는 새옹지마(塞翁之馬) 와 같은 것이
역사의 해석이다.
"신화나 전설이 역사보다 인간들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는 말이 있다.
공감이 가는 주장이다.
역사가 머릿속 이성에서 나온 지식이라면
신화와 전설은 가슴에서 나온 영감적 상상력이다.
그리고 인간의 꿈이다.
꿈의 힘은 지식의 힘보다 강하다.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들이나 창조 작품들은
대부분 영감적인 상상력에서 비롯되었다.
역사가 지적 학술논문이라면
신화와 전설은 삶의 서사시다.
학술눈문은 인간사회를 편리하게 하고
시는 인간들의 삶을 아름답게 한다.
왜 현대인들은 불행해하고 있는 것일까?
신화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동물인 인간들의
삶 속에 신비함과 생명력의 원천인 신화와 전설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2
성경 창세기에 노아의 홍수 신화가 나온다.
신은 인간들의 끝없는 탐욕과 죄악으로
가득차 가는 이 세상을 내려다보며
"괜히 인간을 창조했구나" 하고 한탄 한다.
그런 중에 하루는,
"옳거니, 싹 쓸어버리고
보다 아름다운 신천지로 재정비를 하는
편이 낫겠다." 는 기발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래 바로 그거야" 하며
신은 두 손으로 무릎을 쳤다.
두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하나는 물을 통한 심판이었고
다른 하나는 불을 통한 심판이었다.
물과 불은 신이 흙으로 자신의 형상을 따라
인간을 빚을 때 사용했던 물질들이다.
그러니 물이나 불 중 하나로 택하는 것은
창조원리에서 나온 당연할 논리일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불로 깡그리 태워버리는 것이
보다 쉽고 효과적인 방법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판의 동기가 증오가 아니라 사랑이었다.
존재계의 파괴가 아니라 재정비였다.
그러니 모든 생명체들을 불로 태워버리고 난 후의
수습책도 심중하게 고려해야 했다. 불 심판에는
모든 생명체들을 재창조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물로 심판하는 방법을 고려해 보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불보다
시간적으로 너무 더디다는 점이었다.
우주 창조도 단 6일 만에 끝냈다. 그런데
물 심판의 준비와 실행을 위해서
최소한 몇 백일은 소요될 것 같았다.
두 번째 문제는 아무리 세심하고 치밀하게 준비를 하고
실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놈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었다.
불 심판은 빠르고 확실해 보였고
물 심판은 더디고 불확실해 보였다.
이 두 가지 방법을 두고 사랑의 하나님은
자신의 살을 깎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깊은 고뇌에 빠져들었다.
중도에 아예 계획 자체를 접어버릴까 하는 고민도
여러 차례 했다.
드디어,
"시간과 부작용의 단점들을 감수하면서라도
물의 심판이 낫겠다는 결심을 어렵게 내렸다.
물 심판이 창조 목적인 사랑과 더 부합이 되는 방법이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나서
인간들 중에 가장 선하고 착하기로 소문 난
노아를 불렀다. 무엇보다 노아의 존재 계에 대한
사랑과 자비심이 마음에 들었다.
하나님은 앞으로 결행할 자신의 물 심판 계획을
노아에게 상세히 알려주었다. 그리고
"생존전략으로 한 척의 방주를 준비해 두라"는
당부를 빼놓지 않고 일러주었다.
노아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하나님의 눈은
한 치도 빗나감이 없이 아주 정확했다.
노아는 역시 생명에 대한 경외심으로
가득차 있는 사람이었다.
하나님으로부터 사전 정보를 얻은 노아는
70여 일 동안 온갖 힘을 다해서 방주 한 척을
건조했다. 그리고 식물들을 배로 이식하고
가급적 많은 가축, 새, 동물들은 번식을 고려해서
한 짝씩 한 짝씩 배 안으로 불러들였다.
당시 기준으로 보아 아무리 큰 방주였다 하더라도
그 수많은 가축, 동물들과 40여 일간의 홍수,
그리고 반 년 가까이를 함께 기거하기에는
배가 턱없이 비좁고 먹을 식량도 부족했으리라.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 노아는 알고 있었다.
"생명은 나눌수록 번창하고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 는 진리를.
3
알젠티나 출신 266대 프란체스코 교황이
부임하면서 내놓은 첫성이 "청빈" 이라는 말이었다.
13세기 초 "가난과 결혼했다" 며 예수를 따라
청빈한 삶을 실천하며 살고 간 카토릭 수도사 성 프란체스코의 삶을
본받겠다는 엄숙한 선언이다.
개인적으로 잔뜩 기대가 된다.
청빈! 현대인들에게는 이미 낯선 단어다.
돈의, 돈에 의한, 돈을 위한 사회를 살아 온 현대인들이
오랫동안 잊고 잃어버렸던 전설 중에 나오는 이야기다.
인심은 차있는 쌀독에서 나온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사랑은 청빈에서 나온다.
청빈은 결코 가난이 아니다. 나눔이다.
쌀독에 차있는 쌀의 양과는 무관하다.
존재 계에 대한 가슴속 사랑에서
나오는 따뜻한 나눔이 곧 청빈한 삶이다.
현대인들은 노아의 방주보다 수백 배 수천 배 큰
항공모함을 타고 항해 중이다.
무엇으로 배를 채우고,
어디로 항해하고 있는가?
하늘을 찌르는 끝없는 탐욕과 돈, 생명을 살생 살해하는
각종 무기들을 가득 채운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타고
불의 심판을 향해서 항해하고 있는 아닐까. 모를 일이다.
카뮤는 이렇게 말했다.
"무엇이 우리들의 삶을 증언해줄 것인가.
우리들의 작품인가, 철학인가. 아니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들의 존재를 증명해줄 뿐이다."
그리고 프란체스코 교황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사랑은 청빈한 나눔의 삶에서 나온다.
그리고 청빈한 삶이야말로 현대인들을
불행의 나락에서 구원할 수 있는 노아의 방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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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자
(24.36.119.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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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해져보면... |
| 청빈이 무엇인지 압니다.그렇다고 있는 사람 욕하고 살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수고와 노력으로 얻은 댓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수고와 노력도 다 싸잡아서 욕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서글픈 현실, 마치 하나님의 축복이 가난, 청빈으로 생각하는 세상.... 교회가기가 두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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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자
(223.33.184.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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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의 삶을 청빈하다고 말하지 않지요.
청빈한 삶은
부자가 자신의 재산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자신도 가난한 사람으로 사는 것을 말하지요.
하나님이 육신의 몸으로 오셔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사시다 돌아가신
예수님의 삶이
청빈의 가장 큰 본이 되는 삶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그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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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이멘
(183.109.98.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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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짝 놀랐습니다. |
청빈은 가난 맞습니다.
그리고 나눔입니다.
과연 부자가 나눌 수 있을까요?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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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빛
(24.141.4.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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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으로 부터 나오는 샘물같은 말씀 갈증을 해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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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
(129.105.63.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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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과 청빈을 따로 떨어뜨려 생각했던 부분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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