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잘 믿으면 불효도 미화될 수 있을까요?


아래의 과정은 마태복음 4장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과의 만남’을 갖기 위한 여정입니다.

1.본문소개

2.내용확인

3.의견교환

위의 본문소개와 내용확인의 절차를 거쳐 본문의 내용을 선명하게 기억이 나도록 익히셨으면 각 내용들이 뜻하는 말씀의 의미가 무엇일지를 찾아 떠나는 ‘말씀으로의 여행’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질문이 없으면 대답도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어떤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그 대답이 나오게 하는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본문을 통해 하나님과의 교제가 일어나게 하려면 본문을 통해 말씀하시려는 하나님의 의도, 본문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를 밝히려는 수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다음의 과정을 거치면서 본문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힘쓰시기 바랍니다. 물론 아래의 질문들 외에도 개인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다양한 질문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질문을 서로 내놓고 나누시는 중에 귀중한 만남의 경험을 하실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말씀을 깊이 생각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어보실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ㅇ 예수를 따르면 불효도 미화될 수 있는 것일까요(22절)?


4.하나님나라 친교로의 안내

“의견교환”의 과정을 지나시는 중에 서로의 생각을 나누실 때에 영적인 기쁨이 임하는 대화가 있었습니까? 그렇다면 매우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성서본문, 나아가 마태복음이 지향하는 신학적인 근거의 뒷받침을 받는 것이라면 더 없이 좋은 일입니다.

원래 ‘학문(學文)’이란 것은 타당성 있고 설득력 있는 근거에 바탕하여 펼쳐지는 이론이므로 신학도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신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근거는 성서지요. 그러므로 나누시는 영적 대화의 기쁨에 반드시 성서본문, 그리고 그 본문을 이루고 있는 신학사상에 근거할 수 있도록 힘쓰실 수 있길 바랍니다.

본문에 기록되어 있다고 해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여기저기에서 끌어다가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하는 버릇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글자로 된 비슷한 표현이라고 할지라도 ‘신학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표현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마치 아래와 같습니다.

“야·····, 저 배 좀 봐라. 무지하게 크다”

이것이 무슨 뜻입니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 말을 어떤 상황에서 했느냐에 따라 ‘배’가 무엇을 나타내는지 그 뜻이 달라집니다. ‘배’의 뜻이 달라지면 당연하게도 문장 전체의 의미가 달라지지요.


마음에 드는 성구라고 생각없이 인용할 경우

성서신학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이사야의 상황이 있고 마태복음 저자의 상황이 있습니다. 그런데 상황의 차이, 신학의 차이 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문자로 나타나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고 해서 특정의 시공(時空)간의 상황 속에서 표현된 문장들을 끌어다 쓰기만 한다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표현이 되기가 십상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욥기의 표현입니다. 이 표현을 문자적으로만 끌어당겨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투자하여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분에게 사용하면 ‘당신 회개해. 그러면 잘 될 것이야’라고 잘못 사용하는 결과가 됩니다.

위 성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는 ‘지금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것과는 달리 승승장구하여 마침내 큰 사업체를 이루기 바란다’는 소망과 격려를 담아 진정으로 축하하는 차원에서 사용하는 것일 테지요.

그러나 위의 표현은 인과응보사상에 근거하여 죄인인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회개할 때 그 작은 회개의 씨를 하나님이 받아들이셔서 그의 나중 삶을 큰 은혜가운데 보증하신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니 여러 날 기도하고 심사숙고하여 사업을 시작하는 믿음의 사업가들에게 앞으로 잘 되길 바란다면서 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아주 생뚱맞은 적용이 되는 셈이지요. 이것이 성서본문의 표현을 문자적으로만 끌어다 사용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입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의 말씀이 아주 딱 들어맞는 경우

하지만,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기 전에는 난봉꾼으로 살면서 인생 소비하다가 바울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지난날의 삶을 석고대죄하듯이 뉘우치고 앞으로 착실하게 신앙생활하면서 주께 영광을 돌리겠다고 결심하고 주 안에서 건전한 새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딱”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능한 한 성서본문의 의미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인용, 활용함으로 자신의 뜻을 뒷받침 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성서본문의 신학적인 의도가 왜곡되지 않도록 적용하려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ㅇ 아버지를 버리고 간 불효자 제자들(22절)?

세배대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요한은 베드로와 안드레와 달리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예수를 따랐습니다. 이것은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않다(10:37)’는 말씀과 연관되어 이해될 수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예수의 부름을 받아 나선 제자들은 부모도 재산도 다 포기하고 예수의 부름에 응한 사람들로 인식됩니다(19:27).

그런데 부모를 버리고 예수를 따랐다는 인상은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자로서의 사역에 충실한 사람들에 대한 표본적 본보기입니다. 그와 같이 엄청난 결단이 없이는 하나님 나라 사역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말하는 마태복음의 신학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에 의하면 아버지를 버려두고 예수를 따른 그들은 결코 불효자들이 아닙니다. 아들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그 아들들을 마땅히 보내야 하는 것도 부모의 입장이기 때문에 아들들이 가고자 한다면 보내는 것이 정상적인 부모의 모습이고 자연스런 부자간의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그 순간 아버지를 두고 떠났다는 것은 결코 그들이 불효자들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아버지를 버려두고 떠났다고 되어 있는 그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요한은 늘 그들의 어머니가 동행한 것으로 나타납니다(20:21~22; 27:56).

그렇기 때문에 야고보와 요한이 아버지를 버려두고 떠났다는 것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사역에 몰두해야 하는 사람의 결단이 어느 정도인지를 표본적으로 보이는 마태복음의 신학적 입장이 담겨있는 것이지 하나님의 나라 사역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은 불효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자들이란 그만큼 가정사에 얽매여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전적으로 주께 헌신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본문에 나타나는 부름받은 첫 제자들의 확실하고도 단호한 결단은 예수를 따를 때 어떤 자세로 따를 것이냐를 보여주는데 그 태도는 재물로 인해 결단하지 못하는 모습과 잘 비교되고 있습니다(8:19~22; 19:21~22). 따라서 마태복음에 의하면 제자들의 삶은 특별한 결단과 남다른 헌신으로 특징지어집니다. 따라서 그에 준한 특별한 상급도 받게 되리라는 말씀이 있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합니다(10:37~38↔19:29).

이와 같이 전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그런 결단과 수고를 격려하고 축복하는 차원에서 그들을 위한 상급을 준비해 놓고 계시다는 것을 말씀합니다(19:29). ‘부르심에 응답하는 전적인 결단과 이생의 삶을 위한 모든 것들의 완전한 포기, 그리고 하나님 나라를 향한 온전한 헌신’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열매를 맺게 될 것임을 마태복음이 강조합니다.

뿌리지 않고는 거둘 수 없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제자다운 삶의 모습을 온전히 뿌렸다면 그에 준한 열매를 얻는 것은 ‘원인-결과’의 이치에 따른 당연한 일입니다.


5.받은 말씀 정리

예수께서는 세례요한이 잡힌 후에 본격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선교사역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내용을 통해 단순히 어떤 지식을 알게 되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말씀도 여전히 주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그 내용을 통해 ‘나를 향해 말씀하시는 말씀’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간단히 표현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통해 어떤 말씀을 받으셨는지를 아래와 같은 경우를 예로 보면서 자신의 입장과 느낌과 감동과 깨달음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ㅇ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이 계획하신 하늘나라에 “지금” 참여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ㅇ 하나님 나라에 적절한 사람, 합당한 사람은 “지금 현재” 말씀에 기반을 두고 자기의 일에 충실하고 있는 사람이다.

ㅇ 우주와 만물, 그리고 모든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하나님의 보편주의적 인류애를 ‘자기들만의 것’으로 제한시키는 자들이 있다.

ㅇ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진정으로 제다답게 예수를 따르는 자는 소수이다.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


6.적용 가능성 탐색

하나님의 말씀을 한 단어 한 단어, 한 구절 한 구절 연구하고 논의하고 대화하고 나누면서 각자 자기의 입장과 고백을 기록했다면 그것을 어떻게 내 생활 속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해 보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나누어 보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할 수 있을 겁니다.

ㅇ “너 같이 네가 하는 일에도 불충실한 놈을 하나님이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신단 말이지?”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겁니다.

새도 제 새끼 먹이기 위해 일찍부터 벌레 잡는 일에 충실한데 이방지역을 여기저기 부지런히 다니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시는 일에 충실하셨던 예수님을 믿으면서 지금 내가 감당해야만 하는 일에 게으르면 주님 뵈올 면목이 서지 않겠지요. 주께서 성령충만, 말씀충만을 허락해 주셔서 지금 내가 하는 직장, 사업장, 가정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하나님 나라 일에도 충실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ㅇ 지난 번 뉴스에 보니 ‘다문화 가정’들이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나오더군요. 그들도 분명히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일 텐데.... 그 중에는 가정의 경제문제를 책임지기 위해 이국땅에 와서 경제활동을 하는 가장들도 있고, 이국땅에 시집와서 결혼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농어촌 총각들과 한 가정을 이루어 열심히 살고 있는 여인들과 그 자녀들도 있는데 그들의 피부색이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며 멸시해서야 되겠습니까? 그것은 다름 아닌 바리새적 유대주의자들과 같은 짓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나 너보다 잘 났다. 너 왜 이 땅에 와서 사니?’라는 식으로 다문화 가정을 차별하는 일이 없도록 복음을 들고 앞장서고자 하는데 이 일을 위해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그 일을 할 것이냐고 물으신다면 대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제가 이번에 새로 발령받은 지역이 다문화 가정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외국 여성들이 며느리로 들어온 집들이 많은 지역이거든요. 아이들이 주로 초등학생인 지역입니다. 제가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봉사한 아주 미약한 일들이 하나님 나라 건설에 함께 동참하는 여러분들에게 미담으로 전해졌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기도 많이 해 주십시오.

ㅇ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교회생활을 해왔습니다. 돌아보면 어떤 때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봉사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때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방학을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의 믿음생활이 수많은 무리들이 예수님을 따르는 것과 같은 형태가 아니었는지 돌아보면서 진정 예수 따르미의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저의 믿음생활이 참다운 예수 따르미로서 진정한 제자, 제자다운 제자,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이 만한 믿음을 본 적이 없다’고 하실 만한 선택된 자, 부름받은 자의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중단되지 않도록 늘 충고해 주시며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7.결단

찬송가의 목차를 보면 찬송가를 주제별로 나누어 놓은 분류목록이 있는데 그 분류 목록에 ‘제자’와 관련된 찬송가들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적절한 찬송가라고 생각되는 찬송가를 골라 그 가사를 생각하시면서 음미하시는 마음으로 부르시고 결단의 기도를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변함없는 마음으로 지금도 우리를 눈여겨보시며 제자다운 제자를 부르시기 위해 지금도 현재적으로 여기저기를 다니시는 주님의 모습을 마음에 상상하시면서 ‘나를 따라 오라’고 현재적으로 사람을 찾고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생생하게 들으시는 중에 성령님과 함께 하나님나라 건설에 충실하게 참여할 것을 단단히 결단할 수 있기 바랍니다.

나아가 기도하면서 내리는 하나님 앞에서의 결단이 ‘단순히 결심해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성령님께서 이끌어 주실 것을 위해 기도하시고 평생을 통해 믿음의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보람 있는 일임을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사역은 일상생활 속에서 매일의 삶을 통해 조금씩 이루어져 나가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