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는 동시에 수련목회자로도 파송받아 3년의 수련과정을 마치고 4월에 개최되는 연회에서 목사안수받는 이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남연회의 K지방 D교회에서 수련목 과정을 마친 L전도사(30세)가 그 당사자로서 그는 2010년 4월 공익근무를 시작하였고 한달 뒤인 5월에 수련목회자로도 파송받아 공익근무와 수련목회자 진급과정을 동시에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익근무를 시작한지 24개월째인 2012년 4월에 복무를 마쳤으며 수련목회과정을 밟은지 3년째가 되는 올해 4월에는 연회에서 목사안수를 받는다는 것. 한 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셈이다.

L전도사는 이렇게 공익근무와 수련과정을 마치고, 임지를 정해야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는 감리회 장정규정에 따라 두달전에 이미 목회지를 개척하여 나간 상태이다.

▲ 지난해 11월 수련목회자 고시를 위한 응시원서 접수모습. 사진속 인물들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다. ⓒ당당뉴스 DB

이중직 논란

L전도사의 유별난 수련목회자 진급과정이 알려지면서 그의 목사안수가 정당한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수련목회자가 전임으로 사역하지 않고 이중직업을 가진 것이 아닌가 하는 논란이다.

감리회 교리와장정은 이중직업을 가진 이와 전임으로 사역하지 않는 이를 ‘불성실한 교역자’로 보고 지방교역자특별조사위원회에서 연회 자격심사위원회에의 회부, 연회 심사위원회에의 고소 또는 연회 감독에게 직권으로 직임정지를 요청하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장정 372단 제77조 지방 교역자특별조사처리위원회의 직무②항 3,4 및 ③항).

그리고 379단 제84조 ①항에는 "전임으로 목회, 사역하지 않는 이가 부목사나 소속목사로 적을 둔 교회의 교역자와 평신도는 모든 의회에서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가질 수 없다"고 규정하여 수련목회자 당사자뿐 아니라 파송교회에도 제제를 가하고 있다.

한편, 병무청이 발행한 ‘공익근무요원 복무관리규정(2012년9월11일자 개정판)’ 제28조에 의하면 ‘요원 본인 또는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하거나 ‘대가성 없는 비영리 기관 또는 단체에서 주관하는 사회봉사 활동이나 공익 목적의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 등에는 복무기관의 장에게 허락을 받는 조건으로 겸직을 허가하고 있다.

L전도사가 복무기관의 장으로부터 허락을 받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만일 허락을 받지 않은채 수련목회자로 근무하며 급여까지 받았다면 국가법에서 보아도 논란의 여지가 있게 된다. 인기가수 싸이가 이와 비슷한 사례로 논란 끝에 재입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허락을 득했다면 국가가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겸직허가 사항이므로 교회법에서 치리하기가 곤란하다는 견해도 있다. 물론, 국가법은 그렇더라도 교회법이 우선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미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를 시작하고 있는 이를 굳이 문제 삼아 본인과 교회에 상처를 주는것이 옳은가" 하는 동정론이 있는가 하면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재발을 막고 교회 스스로 떳떳해져야 한다"는 원칙론에서도 부딪히는 형국이다.


감리사와 담임자, 동조했나?

L전도사는 주로 밤에 공익근무요원으로 한국도로공사에서 근무를 하고 낮에는 D교회에서 수련목으로 사역을 했다고 한다. 수련목회자 사역에서 성실했다는게 주위의 평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L전도사는 수련목회자 파송당시 연회본부에 제출한 이력서에 자신의 공익근무 복무사실을 기재하지 않았으며 구두로도 보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서울남연회 본부나 자격심사위, 과정고시위원회, 교역자수급위원회 등 수련목회자 관리와 유관한 어느 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서울남연회 본부와 자격심사위원회는 “사실이라면 문제가 없지는 않다”며 당혹해 하는 가운데 뒤늦게 상황파악에 나섰다.

반면 해당 지방 감리사와 파송교회 담임자는 L전도사의 이중 근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유력한 대형 교회의 담임이었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조기에 자원은퇴했다는 L전도사의 아버지가 이 일에 처음부터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4인은 특정학교 동문사이로도 알려지고 있어 L전도사의 이중근무가 수월했을 것이라고 보는 이도 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느라 해당 감리사와 L전도사, 그리고 그의 아버지 등과 통화 한 서울남연회 자격심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문제를 바로 잡으려고 했으나 당사자들도 나름의 이유를 항변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수련목회자의 관리와 현실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서울남연회 자격심사위원회는 오는 8일에 소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