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홍보 동영상, 혹은 교회CF라고 불렀는데 이게 뭔가 어감이 좀 어색하긴 하다. 그래도 교회를 홍보하는, 아니 ‘이런 교회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영상을 만들기로 담임전도사와 소속목사, 신학생, 신학전공자들이 의견을 모았고 그 결과물이 어제 나왔다.
애초에 의도하기로는 3분 내외의 말 그대로 홍보 영상을 만들고자 했으나 영상활동가(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송윤혁 감독이 영입되면서 홍보영상이 아니라 아주 짧은 다큐멘터리가 되었다. 퀄리티가 너무 높아서 애초의 의도와는 다르게 됐지만 그래도 뭔가 생각할 여지를 주는 영상이어서 좋고 반응도 괜찮다.
영상이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는 ‘기성교회에 등을 돌린, 그러나 여전히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기독교 난민들이여, 좋은만남교회에서 함께 하자!’이다. 좋은만남교회는 상식적 신앙고백과 실천적 사회참여를 신앙의 목표로 삼고 나름대로 이런저런 모습으로 좋은만남교회만의 독특한 색깔과 얼굴을 만들고자 노력하였고, 여전히 미미하긴 하지만 이제 조금씩 색깔과 얼굴의 틀을 잡았다.
교회에 이런 저런 이유로 상처를 받거나 동의하지 못하고 등을 돌린 세대는... 젊은 세대이다. 아마도 10-30대 정도의 세대가 아닐까 한다. 이들은 요즘 나오는 광고 ‘빠름 빠름 빠름~’으로 대변되는, 가장 첨단을 달리고 가장 신속하게 바뀌는 현대문명과 첨단과학의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이 한때 몸 담았던 교회는, 불행하게도, 이런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오히려 이런 세태를 비판하고 거부했다. 그러니 태생적으로 습득된 생활방식이 교회에서 거부되었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들이 교회에 머물러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디지털 멀티미디어 세대에게 교회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아날로그적이지 않은가!
그런 이유로 젊은 세대들과 공감할 수 있는 신앙의 고백을 만들어가기 위해 멋쩍지만 교회를 알리는 동영상을 제작하게 되었다. 실제로 영상의 컨셉트를 잡아가면서 어색한 느낌을 가졌다. 그러나 과연 멋쩍어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세계의 이런저런 모든 교회가 수천 년 동안 공유해온 은혜, 은사, 은총, 신유 같은 거룩한 단어들은 보수적이고 근본적인 교회, 기복신앙으로 세워진 교회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그래서인지 기성교회와는 조금 다른 고백을 하는 교회들은 이 단어들을 사용하는데 왠지 어색함을 느낀다. 왜냐하면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와관계없이기복적이고수구적이며관념적인의미로해석될까걱정되기때문이다. 이런반응은매우어리석지만 또한 안타까운현실이다.
마찬가지다. 돈벌이에그인생을건기업인들은어떻게해서든지사람들의호주머니를털어그들의물건을팔아먹을것인가 하는 얄팍한 논리를매우진지하게고민하고있다. 그들은매우치밀하고주도면밀하게 다양한 수익을 올릴 시도를 하는데 인간 내면의 심리를 분석하는 학문인 심리학을적용하는 것은 일상이다. 그것이 총체적으로 집중된 것이 방송광고, CF, AD이다. 예를들어코카콜라 회사는 어떤 영화의 1초 24 프레임 중에 한 프레임에코카콜라영상을집어넣어그 영화를 본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콜라에대한갈증을느끼게하여 그 극장에서 매상을 엄청나게 올렸다는보고도있다.
그런데생명평화정의자유평등을신앙의강령으로삼고하나님나라를이땅위에이루기위해헌신하는교회가인터넷, 방송광고와같은문명의이기들을잘이용하고사용하는것이왜부끄러워하거나 어색해할일인가? 오히려이런영역을천박한자본주의자들과교권주의자, 교회성장주의자들이장악하기전에적절하게잘사용하는모델을 만들어 보여주는것이더 긍정적이지는 않을까생각한다. 자극적인방법이아니라, 생명과평화를위해꼭필요한정보를제공하고또선택할수있는기회를제공하는차원이라면오히려더적극적으로사용하는것이옳다고생각한다. 대형포털이나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광고는 그만한 재정적 능력이 있는 이들의 전유물이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인터넷은 여전히 열린 공간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교회를 떠난 젊은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세상과 타인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메이저 매체들은 이들이 얻고 싶은 정보를 차단하여 선택의 기회를 박탈하였다. 그렇다면 마이너이지만 열린 방식을 통해 그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은 부끄러워하거나 어색해 할 일이 아니라 권장되어야 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며 교회가 대중에게 제공해야 할 마땅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좋은만남교회는 젊은 세대가 교회로 돌아와서 자신들의 언어와 방식으로 신앙을 고백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고민하고 있으며 그런 목표점들을 알려내 함께 할 수 있는 동지들을 모으고자 교회를 알리는 동영상을 만들었다. 다행히 큰 돈 안들이고도 인터넷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유튜브 같은 공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틈새라고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겠지만 혹시라도 건전한 교회홍보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한 번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다. 작은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는 젊은 교역자들에게 특히 권장한다. 어차피 온갖 방법을 다 써봐도 교인이 늘어나는 시대는 지나갔다. 작은 교회야 뭐 할 말이 있겠는가? 그렇다면 재미있게라도 목회해야 하지 않겠는가? 들어줄 사람도 없이 설교한다고 푸념할 것이 아니라 설교를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튜브 같은 곳에 올려본다면 최소한 자기 위안이라도 되지는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