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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상동 호수공원의 조각상인생의 아침, 점심, 저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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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6월 29일 (수) 00:00:00 [조회수 : 34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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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상동 신도시의 호수공원에는 조각가를 알 수 없는 세 쌍의 환조상이 있습니다. 하나는 사랑 고백을 앞둔 청춘남녀요, 또 하나는 사내아이를 데리고 나온 임산부이며, 마지막은 노 부부의 상입니다.
청춘 남녀는 약간 떨어져 앉은채 시선이 각기 다릅니다. 남자가 뒷춤에 숨긴 장미꽃 한 송이를 언제 줄 것인지, 또 새침한 여자는 뜸을 더 들일 것인지 저울질하는 순간의 긴장감이 엿보입니다.
임산부와 사내아이도 서로에게 관심이 분산되는 상황을 잘 묘사했습니다. 태아의 발길질에 귀기울이는 엄마의 무관심에 딴청을 부리는 꼬마가 머잖아 미운 짓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얼마큼 거리를 두고 떨어져 앉은 노 부부의 시선 역시 방향이 틀립니다. 부부는 죽음의 문턱까지 옆자리를 지켜줄 수 있는 친구라지만, 밖에 나오면 어색해지기만 합니다. 서로 주고받은 상처 때문에 단물이 빠져나간 질긴 껌처럼 무미건조한 사이로 변하기 쉽지만,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나면 다시 서로에게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호수 둘레에 적당한 간격으로 둘러앉아 결혼과 출산의 보람과 노년의 회한을 암시해 주는 이 조각상들은 혐오스럽기보다는 인생을 돌아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쉰 고개, 5학년으로 칭하는 50대야말로 호숫가에 오붓이 앉아 삶의 여정을 반추해 볼 때 같습니다. 머잖아 창조주 하나님 앞에 서서 심판 받는 날 불타 없어지지 않을 금과 은과 보석의 재료로 집을 건축했는지...
2005-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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