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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칼설교 68호(20130127/김종구목사/jkim3@ses.gtu.edu)
제목 : 지금 그리운 사람은
본문 : 고린도전서 13:1-13 마태복음 5:1-12
1. 이 세상의 에너지는 두 가지 법칙의 지배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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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트로피의 법칙 <맨 뒤 참고 자료 첨부> |
우리 모두는 중고등학교시절을 통하여 열역학 제 1법칙 즉 에너지보존의 법칙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에너지는 만들 수도 없고, 없앨 수도 없다는 것, 에너지의 형태는 변하지만 에너지의 총량은 언제나 동일하다는 것이 열역학 제1법칙입니다. 반면 열역학 제2법칙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에너지의 총량은 변화 없으되, 에너지가 형태를 변환할 때마다 일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잃어버린 에너지의 양(이 에너지 쓰레기를 ‘엔트로피’라고 합니다)이 늘어난다는 것이 바로 열역학 제2법칙입니다.
이 법칙은 오늘 환경운동을 하는 분들이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원칙입니다. 뭐냐 하면 가치 있는 에너지를 계속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가치 없는 에너지가 발생하게 되고 결국 우주에는 에너지의 쓰레기만 쌓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대체에너지를 아무리 개발하더라도 엔트로피가 극도로 증가하여 인류는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입니다. 제대로 된 적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열역학의 법칙을 우리들의 사회관계에 적용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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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년 개봉 |
휴 그랜트가 주연배우로 열연한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인생을 외따로 떨어져 있는 ‘섬’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섬같은 생활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과학문명의 발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CD, DVD, 커피머신 등 모든 과학의 발전이 섬과 같은 개인생활을 보장해줍니다. 그는 필요하면 여자들을 만나서 주말을 즐겁게 보내기도 합니다. 이전의 불편함이라는 에너지가 삶이 주는 즐거움이라는 에너지로 변환됩니다. 삶의 즐거움과 편리함은 점점 더 늘어갑니다. 주위로부터 쓸데없는 참견에 시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남을 위해 저녁을 지어야 할 일도, 돈을 벌어다 주어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다만 ‘섬’인 자기만 보살피면 됩니다. 자기시간관리만 잘하면 됩니다. 영화를 보니 그의 하루생활은 아주 철저합니다. 그는 시간을 30분 단위로 쪼개 씁니다. 커피 마시는데 한 단위, 수영하고 체력 관리하는데 두 단위, 미용실가서 머리 만지는데 4단위, TV 프로그램에 두 단위 등등 이렇게 철저하게 시간을 아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의 시간은 철저히 자신을 위한 시간입니다. 사랑도 발전시켜야 할 이유는 없고, 그저 그때그때 적절한 상태를 만나 한순간을 즐기면 그뿐입니다. 이렇게 삶의 즐거움과 쾌락은 늘어갑니다. 모든 판단의 기준은 ‘나에게 편리한가’ ‘나에게 기분좋은가’ 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든, 바라지 않든 우리사회는 점점 더 이러한 가치관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2. 그런데, 이렇게 삶이 편리해지는 대신 증가하는 엔트로피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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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주택 : 캡슐형 1인 주택 출처 : http://cafe.naver.com/siandesign |
바로 ‘너와 나의 연결’ ‘너와 나의 맞잡은 손’ 즉 ‘공동체성의 붕괴’입니다. 공동체성의 붕괴라는 엔트로피는 삶이 편리해질수록 증가합니다. 급기야 우리들은 ‘도서관식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모두가 자기 자신의 부스에 들어가 자기공부를 합니다. 자신의 목표는 있지만, 그것은 옆의 사람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오늘 우리들의 모습, 나아가 미래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준을 제시하면서 도전해 오십니다. 바로 ‘상대방을 전제하는 삶’의 모습입니다. 오늘 복음서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떤 사람이 ‘복이 있는 사람’인지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받을 복의 내용을 알려주십니다. 잘 생각해보십시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자비한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평화를 이루는 사람’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사람’
우리가 섬처럼 살아간다면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것들입니다. 타인을 전제로 해야만 가능한 삶입니다. 다른 사람이 없는데 슬퍼할 일이 있습니까? 누군가가 나를 괴롭혀야 슬프지요. 자신한테 부드러운 것을 우리는 온유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자비, 평화, 의를 위한 박해 이 모든 것이 사회적인 차원의 개념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하려고 할 때’면 어김없이 이러한 어려움이 닥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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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너 나 없이 모두 QT(Quiet time)을 중시합니다. 그러나 자기를 위한 묵상시간인 QT와 더불어 GT(Global Time) 즉 세계를 품는 경건의 시간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고통 받고 있는 형제자매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성경말씀과 나의 삶을 매일같이 되 돌이켜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기도하다보면, 나에게 해결해줄 능력이 없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워질 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할 능력이 안 되는 것,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가난의 본질’ 아닙니까? 세계를 품고 기도하는 사람은 마음이 가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서에서 말하는 ‘가난’은 돈이 조금 부족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서에서 ‘가난’이라고 할 때, 그것은 가진 게 없어서 남의 도움이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남의 도움이 없이는 스스로 추스릴 수 없는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바로 하나님 없이는 단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겸손한 마음, 이것이 바로 가난한 마음입니다. 정말 놀라운 것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복입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천국을 소유하게 해주겠다는 말씀입니다.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팔복가운데 맨 처음과 나중을 제외하고 여섯 가지 복은 전부 미래형입니다. 앞으로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나라와 관련한 복은 현재형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 될 것이다’가 아니라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입니다. 지금 당장 하늘나라의 주인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3. 사도 바울은 이러한 예수님의 복이 있는 사람을 리메이크하여 ‘사랑’이라는 노래를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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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 http://cafe.naver.com/horizonch |
1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방언으로 말을 할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2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내가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3 내가 내 모든 재산을 나누어 줄지라도, 자랑스러운 일을 하려고 내 몸을 넘겨 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런 이로움이 없습니다.
4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5 사랑은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으며, 원한을 품지 않습니다.
6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7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
8 사랑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언도 사라지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사라집니다.
9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합니다.
10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인 것은 사라집니다.
11 내가 어릴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 아이의 일을 버렸습니다.
12 지금은 우리가 거울 속에서 영상을 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마는, 그 때에는 우리가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부분밖에 알지 못하지마는, 그 때에는 하나님께서 나를 아신 것과 같이, 내가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13 그러므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가운데서 으뜸은 사랑입니다.
(표준새번역 고전 13장)
사랑은 로맨틱한 감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으로 승화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사랑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위해 나를 줄이고 제약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단순히 행동의 결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모든 선한 행동의 동기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천사의 말을 할 수 있다 해도 예언을 할 수 있다 해도 구제를 헌신적으로 한다손 치더라도 그 마음에 사랑이 담겨있지 않으면 쓸데없이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섬같이 존재하고픈 강대국의 욕구’ 혹은 ‘사랑의 결핍’에 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사랑으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진리가 필요합니다. 지금 세계는 사랑으로 평화롭게 함께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담대히 선포하는 그리스도인들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교회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무작정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가 되지 맙시다. 무작정 추구하는 행복과 성공의 틀 속에서 나 자신이 ‘섬’처럼 변해가지 않는지 곰곰이 살펴봅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읍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행복론’에 귀를 기울입시다. 그리하여 하나님나라의 주인이 되고, 하나님을 직접 보며, 하나님으로부터 위로와 자비와 기업을 받으며, 나아가 하나님의 자녀로 불리는 은총을 누리는 여러분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참고자료 한겨레신문 책 소개 : 엔트로피의 법칙>
“ 엔트로피 법칙 : 모든 생명체는 일종의 제국주의자 ”
제러미 리프킨 지음/이창희 옮김/세종연구원
현대인들은 기술이 발달하고 생산력이 높아질수록 인간의 삶은 더욱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진실이라고 학교에서 배운다. 그런데 이상하게 물질 생산 능력은 갈수록 발달하는데 우리 삶의 질은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해명하는 많은 이론이 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극심한 대립도 이 논란을 반영한다.
미국의 문명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은 전혀 다르게 본다. 그의 눈에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결국 과학기술이 발달해야 인간 삶이 나아진다고 보는 점에서 똑같다.
<엔트로피>의 주제는 간단하다. “우리 문명의 미래는 물리적 제약 없이 무한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 풀무질
우리는 산업혁명을 이끈 증기기관을 인류 과학기술 발전의 개가라고 배웠다. 그러나 제러미 리프킨은 전혀 다르게 본다. 인간이 목재를 구하기 위해 삼림을 파괴한 나머지 할 수 없이 선택한 대안이 석탄이었을 뿐이다. 증기기관의 탄생은 진보의 결과가 아니라 엔트로피 급증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탈출구였을 뿐이다.
4세기까지 유럽 전역은 빽빽한 숲이었다. 6세기 중엽 슬라브족들은 바퀴와 두 개의 날이 달린 신형 쟁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밭갈기 효과가 뛰어난 이 쟁기는 9세기에 유럽 전역에 보급됐다. 사람들은 경작지를 만들기 위해 저지대의 숲을 끝없이 벌목했다. 11세기가 되자 마구와 편자가 고안됐고, 말 두 마리를 앞뒤로 부리는 방법이 완성됐다.
기술혁신을 통해 같은 땅에서 소출이 늘자 더 넓은 땅을 경작지로 만들었다. 더 많은 경작지를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 벌목을 했다. 당시 사람들은 원자재·공구·기계·식기 및 기타 도구·연료 등 거의 모든 걸 나무로 만들었다. 제철소와 조선소는 막대한 나무를 사용했다. 한데 경작지 확보를 위해 숲을 없애면서 목재 위기가 발생했다. 대안은 석탄이었다.
1700년께 영국에서 석탄은 에너지원으로서 나무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50년 사이에 서유럽 대부분이 같은 길을 걸었다. 원래 석탄은 열등한 에너지원이었다. 더러웠고 많은 오염물질을 내뿜었다. 석탄은 또한 나무보다 캐기 힘들고 처리하기도 어려웠다.
증기기관은 어쩔 수 없어 탄생했다
리처드 윌킨슨은 <빈곤과 진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구하기 쉬운 원료에서 어려운 원료로 넘어감에 따라 인간은 점점 더 복잡한 처리 및 생산기술을 이용해야 했다. …… 가장 광범위한 생태학적 맥락에서 경제발전이란 좀 더 집중적으로 자연환경을 착취하는 방법의 발전을 의미한다.”
세계의 유용한 에너지는 끊임없이 무용한 에너지의 형태로 분산된다. 인간은 가장 먼저 손에 넣을 수 있는 에너지부터 쓰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후대의 사람들은 앞선 사람들보다 더 구하기 어려운 에너지에 의존해야 한다. 나무를 베는 것보다 석탄을 캐고 처리하는 게 더 힘들다. 유전을 개발하고 석유를 뽑아 올리는 것은 더 어렵다. 원자력 발전은 더더욱 어렵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이전에도 비슷한 물건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의 헤론이 기원전 3세기에 이미 증기기관을 발명했다. 단 헤론은 이것으로 일할 생각은 없었다. 일을 할 노예는 얼마든지 있었기 때문이다. 18세기 이후 석탄 채굴이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갱도는 더욱 깊어졌고 지하수를 배출해야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게 증기펌프였다. 석탄은 무겁고 부피가 컸기 때문에 마차로 수송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온 게 증기기관차와 철도였다.
우리는 흔히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한다. 이는 이미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을 반영한 말이다.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제1법칙), 엔트로피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제2법칙).
휘발유 안에 들어 있던 에너지의 양은 ‘엔진이 한 일, 발생한 열, 배기가스와 함께 나간 에너지의 합계’와 같다. 가장 중요한 건 에너지는 창조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에너지는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갈 때마다 일할 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가 손실된다. 이걸 가리키는 용어가 엔트로피다. 엔트로피는 더 이상 일로 전환될 수 없는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는 수단이다. 엔트로피라는 단어를 만든 사람은 독일의 루돌프 클라우지우스였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자연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정량의 에너지가 무용한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뜻이다. 무용한 에너지는 결국 오염이 된다. 사람들은 오염이 생산 활동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무용한 에너지로 전환된 유용한 에너지의 총량이다. 쓰레기란 흩어진 형태의 에너지다. 오염이란 엔트로피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
생명체들은 주변 환경에서 자유 에너지를 흡수해 엔트로피 과정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여갈 수 있다. 이런 자유 에너지의 궁극적인 원천은 태양이다. 광합성으로 살아가는 식물은 태양에 직접 의존하는 것이고, 식물이나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동물은 간접적으로 의존한다.
노벨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생명체는 주변 환경의 질서를 파괴하여 자기 몸에 흡수하지 않으면 살아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버트런드 러셀은 “모든 생명체는 주변 환경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변화시켜 자신을 위해 사용하려고 하는 일종의 제국주의자들”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생물학적 진화를 ‘진보’로 파악한다. 그러나 어떤 종이 한 단계 진화할 때마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유용한 상태에서 무용한 상태로 변화시킨다. 진화는 한편으로 거대한 무질서의 바다를 만들면서 군데군데 점점 더 큰 질서의 섬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에너지의 흐름이 클수록 사회는 더욱 효율적이 되고 문명은 더욱 진보하며 세계는 더욱 질서 있게 된다.’
이제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 100만년 전과 비교할 때 우리는 당시보다 1인당 1000배의 에너지를 소비해야 생활할 수 있다. 근육의 힘이 아니라 기계에 의해 수행된다는 이유 한 가지 때문에 현재 우리가 일을 ‘적게’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힌다면 그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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