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문화목회를 표방하고 나서는 교회들이 많아졌다. 단순히 교회 성장을 위한다기 보다 지역사회를 섬기고 소통하면서 생태, 환경, 나눔, 기부 등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해 내는 목회의 새로운 형태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그중에서 최근들어 눈에 띄는 시도가 교회카페의 개점이다. 한국사회에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교회도 지역주민에게 필요를 채워주고 동시에 복음을 전하는 통로로 활용하려는 목적에서 웬만한 교회는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교회카페가 늘어나고 있다.

커피값은 주변보다 저렴하며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익금으로는 불우이웃을 돕거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해외선교에도 사용하는 공익적 성격의 카페가 대부분이다.

이면에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 면세 대상인 종교시설 내에서 수익사업을 하면서도 수익사업을 위해 사용되는 건물분에 대한 재산세를 미납하거나 수익세를 내지 않으면서 주변 경쟁업체나 반교회정서를 가진 이들로부터 고발을 당하고 벌금을 내는 문제가 생겨나기도 했다.

또 대개 교회안에 카페공간을 마련하다 보니 지역주민들의 이용에 한계가 있어서 ‘지역과의 소통과 선교’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성도들의 교제의 장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공익이라던가 나눔의 가치가 교회밖으로 제대로 전달되기는 커녕 ‘교회가 장사한다’는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지난 9일 천안남산교회가 공익카페 파구스를 개점했다.

지난 9일 천안의 남산교회(유명권 목사)는 과감하게 교회 밖에 카페 ‘파구스(헬라어로 ‘언덕’이라는 의미)’를 냈다. 그래봐야 교회 정문 바로 앞이지만 교회 울타리를 넘어서기를 주저하는 비기독교인들이 이용하기에 부담이 없어 보인다. 내부 인테리어도 상당히 깔끔하고 고급스러우며 사업자등록도 냈고 수익사업으로 발생하는 각종 세금도 반드시 낼 계획이다.

착하기가 그지 없는 가격이어서 아메리카노 한잔이 1,500원이고 생과일주스는 고작 1,000원이다. 커피를 만들고 나르는 일은 자원봉사자가 맡거나 임금을 주기위해 고용한 지역의 어려운 이웃중 누군가가 하게 된다. 그래도 수입이 발생한다면 전액을 교회가 목적한 사업에 사용하면 된다.

공익을 표방하는 카페 ‘파구스’는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익금으로 국내외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시작된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 목사)의 공익사업단이 추진하고 있는 나눔사업이다.

공공기간이나 종교단체, 기업, 대학 등은 공간기부와 시설비지원을 하고 공간을 이용하는 개인은 파구스의 ‘착한커피’ 한잔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눠줄 수 있다. 또한 매장에서 음악회나 전시회 등을 개최함으로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 할 수 있다.

일산광림점, 인천내리점, CTS점 등에 이어 18번째의 지점이 된 ‘파구스 천안남산점’은 이렇게 파구스의 창립이념과 천안남산교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만난 작품이다.

카페 파구스 개점예배에서 설교하는 천안남산교회의 유명권 목사

천안남산교회의 유명권 목사는 이날 드려진 개점예배의 설교에서 “미혼모,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을 가지고 이들과 소통하며 지역에 좋은 영향력을 미쳐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에 월드휴먼브리지라는 NGO를 만나게 됐다. 착한커피 한 잔이 나눔이 되는 카페, 커피한잔이 재능기부 시간기부가 되는 카페가 되도록 아름다운 봉사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교우들에게 권면했다.

공익카페 파구스의 오픈과 운영기술을 제공하는 월드휴먼브리지의 임진기 사무국장은 “한국교회가 전도가 안되고 있다고 한다. 기독교인구도 800만으로 줄었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교회내에서만 교제하고 이웃을 섬기는 일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카페운영으로 지역을 섬기는 천안남산교회가 되기를 기원했다.

월드휴먼브리지의 임진기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