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진행되는 선거 어느 선관위가 맡아야 하나

지난 11일 감독회장선거중지가처분 인용사건의 원고인 소송단과 피고인 임시감독회장이 “선거를 제30회 총회 폐회 후 지체 없이 하기로 한다”고 합의해 차기 선관위에 선거를 맡기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29회선관위가 16일 오후 1시에 13차전체회의를 열고 가처분인용으로 실시금지된 30회 총회 감독회장선거와 서울남, 동부연회 감독선거를 자신들이 치르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선거가 다시 진행되더라도 개정된 법안을 따르지 않고 과거법으로 치르기로 입법의회에서 결정한 만큼 30회 감독 및 감독회장선거도 30회 선관위가 아닌 현 29회기 선관위가 주관해야 맞다는 것. 심지어 일부 위원은 “30회기 선관위가 선거를 맡는 것은 불법”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다른 위원이 “27회기 선관위(장동주위원장)에서 진행하던 선거가 잘못되어 28회기 선관위(강환호 위원장)가 치른 전례가 있다”며 “29회기의 선거라도 30회기 선관위가 맡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현 선관위에 의한 선거 재진행에 회의적인 발언을 내놓았으나 설득되지 않았다.

어느 회기의 선관위가 선거를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결국 ‘장정유권해석’을 받는 것으로 정리됐다. 소송단은 이에 대해 "어이없다"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투다. 

각 위원회의 임기는 회기가 끝나면 종료되는 것이 상식인 바 차기 회기내에 치러질 선거를 주관하겠다는 현 선관위의 주장에 대해 장유위가 어떤 해석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어느 선관위가 맡던 금지됐던 선거는 11월에 가서나 진행될 것이고, 구법에 의해 치러져야 하는만큼 90일 규정을 지켜야 해서 빨라야 1월말, 혹은 2월초에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본부는 빠른 선거진행을 위해 오는 30일의 30회총회에서 30회선관위 조직을 완료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소송단을 고발하라

감독회장과 소송단 사이의 합의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부 선관위원은 또 “선관위가 동의하지 않은 합의문을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주장을 펴며 합의문 자체에 상당한 불만을 드러냈다.

소송단의 주장과 법원의 결정을 합의문에 인정한 피고(임시감독회장)의 태도, 그리고 가처분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포기 등 합의문상의 주요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오히려 피고(감독회장)가 원고(소송단)에게 허위자료를 내주어 가처분이 인용됐으므로 책임자를 가려내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선관위의 잘못은 없다는 기류가 선관위에 팽배했다.

결국 선관위는 ‘교회법을 거치지 않고 사회법에 갔다’는 이유를 들어 소송단을 총회특별심사위원회에 고발하기로 했다. 소송단은 지난 8월 17일에 총특심에 소송을 냈고 3일 후인 20일에 사회법에 갔다.

교회법에 먼저 고발하였더라도 교회법에서 판결이 난 이후였는지, 권면서는 보냈는지, 소송비용은 냈는지 등도 따져 보아야 할 것이라며 고발을 기정사실화 하고 ‘하자없는 고발’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소송단에 대한 선관위의 감정이 어떠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으로써 선관위 서기는 장정의 근거를 조목조목 따져서 이미 고발장을 써놓았다고 까지 했다.

소송단을 고발하자는 결의는 이번과 달리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여, 이미 지난 달 18일 선관위 10차 전체회의에서도 있었다. 다만 선관위는 원고와 피고간의 합의과정을 지켜본 이후, 그리고 소송단의 제소절차의 불법성여부 등을 따져본 후 실행에 옮기려 했다.

법보다 감정이 앞서는 선관위

문제는 범과의 종류를 정한 재판법 884단 제3조 ③항(또는 개정된 법안 15항) “교회재판을 받기전에 교인 간 법정소송을 제기하거나....”라는 표현의 모호성이다. 즉 “교회재판을 받기전”이 반드시 교회재판의 완료시점을 의미한다고 보기엔 무리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소송단도 사회법에 가기전 이 점을 검토했으나 ‘문제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고발의 경우 권면서를 보낼 필요가 없다(재판법9조①항). 선거관련 고발은 기탁금을 내지 않는다(재판법9조④항). 그럼에도 권면서를 운운했다거나 기탁금을 운운했다는 것은 감정이 앞서서 사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일부 선관위원은 가처분인용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나머지 “원고와 피고가 합의한다고 선거가 치러질 걸로 아는가? 나부터도 막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본부 행정실과 소송단이 새판을 짜려고 (가처분이 인용되도록) 핑퐁(?)을 쳤다”는 ‘음모론’도 제기됐다.

부담금 지연납자를 감독회장선거에 후보로 받아야 한다는 가처분 결정이 장정에 정한 피선거권 제한규정을 외면한 처사이므로 선거재개시 또 다른 소송이 제기될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발언이었다.

즉, ‘성실하게’의 의미가 ‘12월 말일을 의미한다’는 확신에 찬 소견에서 나온 것으로 볼수 있는 이 발언은 그러나 법원의 판단과는 거리가 있다. 어쨌든 법원은 부담금 납부여부로 피선거권을 제한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므로 같은 문제로 법원에 제소한 들 다른 결과를 내기는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정된 법은 납부일자를 포함하고 있다. 다만 이번 선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무권대리 4년 적용의 문제

선관위는 무권대리 추인에 의한 피선거권 부여에 대한 문제제기도 놓치지 않았다. “1,2차 총실위 회의록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결의된 내용은 ‘연도표시 없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준다’는 것만 기록되어 있다”며 “그렇다면 본부는 결의된 사항대로 추인공고 냈어야 했는데 본부가 2011년만 명시된 ‘헷갈리는 추인공고’를 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선관위 실무자가 당시 선관위법조인의 법자문에 의한 것임을 전제로 무권대리 추인 결정에서부터 공고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나섰다. 우선 “총실위가 결의하더라도 효력은 공고가 되는 시점부터 발생한다”는 전제를 인지시켰다. 그리고 “1차 총실위에서 2011년 선거권에 대해 무권대리를 인정한다는 결의를 하고 곧 추인공고도 그대로 난 것”으로써 과정과 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문제는 피선거권자의 무권대리 4년추인 여부이다. 2차 총실위에서 ‘1차 총실위 결정으로 선거권은 살아 났으나 피선거권을 풀어주지 않으면 선거를 치르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문제가 재론되었고, 당시 총실위 서기는 원래 결의와 다르게 해당연도 언급없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주기로 하다’는 내용으로 ‘재해석된 1차 총실위 서기록’을 2차 총실위에서 낭독하자 논란 끝에 ‘서기록 대로 받자’고 결의됐다. 그리고 며칠 후 은급재단이사회가 ‘2차 총실위 결의대로 추인한다’고 결의했다.

심각한 문제는 무슨 이유에선지 공고가 나지 않았다는데 있다(이 점은 기자로서도 원인을 모르고 있다). 그러므로 7월16일 4차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4년간 무권대리 추인을 인정하며 피선거권을 부여한 결정이 (총실위 결의라는)근거는 있지만 엄밀하게 ‘효력이 있느냐’ 하는 부분에서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소송단은 이 점을 불법으로 판단하여 각 후보들이 본부, 은급부담금이 본부에 납입된 시기만을 자료로 뽑아 법원에 제출했던 것이고, 선관위는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하며 가처분 인용을 수용하지 못할 뿐 더러 소송단을 고발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교리와 장정이 피선거권의 자격에 대해 ‘성실하게’라고만 명시하여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시작된 이 논란은 어쨌든 지금은 의미가 없는 것이 됐다. 앞서도 밝혔듯, 법원이 판결문을 통해 “부담금으로 피선거권을 제한 할 수 없다”고 했고 그 결과로 지금 선거가 중지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관위는 여전히 ‘소송단이 각 후보의 부담금 납부시기를 ‘허위’로 작성하여 법정에 제출하였기 때문에 ‘선거실시금지가처분’이 인용된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부담금납부시기에 집착하고 있다. 그래서 가처분 인용으로 후보자격을 얻게된 후보에 대해 아직도 ‘자격이 없는 분’이라고 여기고는 선거재개시 ‘소송불사’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소통의 부재’라고 할까? ‘상황인식의 부재’라고 할까. 가처분인용을 놓고 벌어지는 이 상이한 ‘입장’이 현재 벌어지는 소송단과 선관위, 선관위와 임시감독회장간 불협화음의 원인이자 향후 갈등의 씨앗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혹 임기종료후 선관위를 상대로 제기될지도 모를 소송을 대비해 대응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차기 회의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감독회장 후보 4인은 선거실시금지가처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연회, 중부연회 고발건 반려

박계화 감독 당선자의 자격을 문제삼아 진정서가 제출된 경기연회와 불법선거운동을 이유로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를 고발한 중부연회의 고소,고발건 등이 모두 반려됐다.

심의분과위원회는 오늘(15일) 오전 11시와 선관위 전체회의 종료후 두 연회건을 다뤄 이같이 결정하고 반려이유를 작성하여 내일 진정인과 고발인에게 발송하기로 했다.

경기연회의 경우 진정서를 제출한 진정인이 총대도 아니고 선거권도 없는 원로이므로 공소권이 없다는 이유에서 반려하는 것이라고 선관위가 밝혔다. 박 당선자는 교회 사찰이었던 ‘김모’씨가 기초생활 수급대상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수가 적다고 판단하여 부당하게 선정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가 해당 구청장에 의해 고발되어 2008년 6월 5일 70만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사건이다.

박 당선자는 당시 자신이 혐의를 벗기 위해 대응하면 사찰집사가 곤경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어서 기획위원회의 논의 끝에 벌금 무는 일을 감수한 사건이라는 내용의 해명서를 제출하기로 하였고 선관위는 그 내용을 확인하고 내일(16일) 반려를 실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부연회의 경우 두 후보가 직접적으로 불법선거에 가담한 것이 아니고 교회나 교회내 선교회가 관련된 사건이라는 이유에서 피고발인들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즉, 잡지 광고의 경우 후보의 교회는 명시됐지만 후보이름은 게재하지 않았으며 고신일 목사가 약 30여명의 선거권자를 초청해 설교를 하게 했다고 고발 됐으나 고신일 목사가 초청한 것이 아니라 각 여선교회, 남선교회, 속회에서 특별강사로 초청한 경우였다는 피고발인측 해명을 선관위가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연회의 진정인 측이 즉각 반발하며 교회법을 거친 만큼 바로 사회법에 당선무효를 제기할 뜻을 밝혔다. 그리고 진상을 밝히는 기자회견도 예고했다.

중부연회 선거의 고발인인 송정호 목사는 이미 교회법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사회법에 나갈 뜻을 분명히 한 바 있어 두 연회 모두 사회법으로의 판단이 불가피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