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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대통령[20] “오매, 기 죽어~”<국민의 기(氣)를 살릴 젊은 할머니의 등장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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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3월 28일 (화) 00:00:00 [조회수 : 20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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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은 고려 말에 몽고에게 주권을 빼앗긴 시절보다 더 치욕적인 일제시대의 합방에 대한 백성의 시위였는데, 이때의 열사들 중에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는 말을 남기고 6토막으로 찢어진 시체로 변한 유관순 누님을 잊을 수가 없는 날입니다.
백성의 시위와 슬픔이 담긴 날에 철도 노조의 시위가 진행되는 분위기 속에 조폭들과 자신의 취미를 즐기는 총리는 경거망동한 행동을 일삼은 참여정부의 일면이기에 당연히 국가관이 없는 백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유관순 누님의 넋을 달래는 길이었습니다.
여성이 당대표이면서도 여성에 대한 인식은 보수 중의 보수인 백군은 청군의 총리를 몰아내면서 기세를 올리다 십리도 못 가서 콧대가 높은 이명박 친위대장이 테니스를 치다 발병이 났기에 여론의 눈치만 보는 상황이었습니다.
보수세력인 백군은 유행에 잘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이 있으나 위급한 일을 당하면 처리능력이 상당히 느린 반면 진보세력인 청군은 촐랑거리기에 안정된 면은 부족하나 위기를 극복하여 역전승을 거두는 순발력은 뛰어나더군요. 무엇인가 한가지 장점이 있기에 대권을 잡을 수 있었나 봅니다.
발 빠른 청군은 이슬비에 온 몸이 젖은 이 총리를 즉시 귀가 시키고 한명숙이란 젊은 할머니(?)를 총리 지명자로 내 세웠기에 저같이 나이 든 대중은 “노란셔츠”를 부른 원로가수부터 생각이 나더군요. 그런데 이 분의 상세한 내력을 보니 전문가들은 “노무현 대통령은 역시 타고난 전략갚란 격찬을 하는데, 저는 “숨겨진 보배”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기에 느낀 바를 적어 보겠습니다.
첫째,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여자팔자는 남편 만나기에 달렸다. 남자는 여자의 요리하기에 달렸다’는 상황에서 ‘한국여성의 참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50대의 박근혜 대표는 부모님의 뜻을 받드는 독신녀이며 40대의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상황에 따라 이혼도 감수하는 여성입니다. 그런데 한명숙 총리 지명자는 연애한지 4년 만에 결혼을 하고 결혼한지 6개월 만에 13년 6개월을 감옥에 갇혀있는 남편 뒷바라지를 한 ‘파뿌리정신’의 여성입니다.
그녀가 총리 지명을 받은 것과 관련해 박근혜 “중립성이 중요한 것이지 여자냐 남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평했지만 속으론 “오매, 기죽어~”라는 탄식을 할 정도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새로운 여성 빅3의 탄생임으로 박 대표에게는 도움이 됩니다.
둘째, 그녀는 정치가라기보다 여성운동가 입니다. 1970년 이화여대 사감을 지낸 그는 학생들의 시위를 지원하다가 직장을 옮길 수밖에 없었는데 새롭게 직장을 옮긴 곳은 강원룡 목사가 설립한 노동자, 농민, 여성, 학생, 종교를 다섯 계층으로 나누어 집중적인 중간집단 교육을 실시하는 한국크리스챤 아카데미의 간사(1974∼1979)로 그녀는 여성 프로그램을 맡음으로 두 번째의 인생 변환점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79년 박정희 독재정권은 그녀를 포함한 8명의 아카데미 간사들이 교육생들에게 용공교육을 시켰다는 이른바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으로 구속해 버림으로 2년 6개월의 옥고를 치루게 됩니다.
이 후에 그녀는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하고 본격적으로 여성운동가가 되었으며 전두환 군사정권 말기 1987년 2월에 민주화운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21개 민주여성단체가 연합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결성을 주도했으며, 6월 18일을 최루탄 추방의 날로 정하고 머리에 삼베수건을 쓴 여성연합회회원들은 구속자 어머니들과 함께 시위대의 맨 앞에 서서 수천 명의 중무장한 전투경찰들에게 “쏘지 마! 쏘지 마!”절규하며 준비한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줌으로 용서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를 체험했다는 일화는 감동적입니다.
이후 여성연합은 이후 진보적 여성운동의 구심체 역할을 하며 민주화운동에 조직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한국여성민우회 회장(1989∼1994년)과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1993∼1996)를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여성운동 1세대로서 여성운동 활동가들의 대모(代母)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셋째, 이북출신이기에 통일과 평화운동은 몸에 배인 분인 것 같습니다. 1944년 평안남도 평양시에서 태어나 1950년 동족전쟁으로 몇 달만 지나면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믿음을 지닌 가족과 함께 피난을 와 서울에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통일에 대한 염원은 부모님이 평생토록 가슴에 저미고 살아오신 고향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본 월남가족이 더 강합니다. 아마 북쪽 김 동무는 “오매, 기죽어~”란 잠꼬대를 할 것 같습니다.
넷째, 한국의 제일 큰 문제인 저출산을 해결할 장본인입니다. 1981년 12월 25일, 스물 일곱 청년의 모습으로 떠났던 남편은 13년 6개월의 기나긴 형기를 마감하고 성탄절 특사로 석방되었는데 마흔 한 살의 중년이 되어 어여쁜 새색시에서 중년을 바라보는 서른 일곱의 아낙이 된 그녀에게 돌아온 것입니다. 마치 소설을 읽는 기분입니다.
또한 한 후보자는 마흔 두 살에 늦둥이 외아들(20·군복무 중)을 낳았는데 80년대 중반이었음에도 아들 이름을 남편과 자신의 성을 따 외자 이름의 ‘박한 길’로 지었으며 동사무소에서 ‘박 한길’로 호적에 올리자 한바탕 언성을 높였다고 합니다. 이제 여러가지 핑계로 애기 낳기를 거부하는 여성들은 “오매, 기죽어~”하면서 분발하여 애기를 낳아야 할 듯 합니다.
다섯째, 대권주자에 대한 올바른 경력관념을 심어 줍니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녀를 새천년민주당 전국구 의원으로 기용한 데 이어 2001년에는 초대 여성부장관에 발탁했으며, 참여정부 출범 직후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된 한 지명자는 17대 총선 직전 장관직을 사퇴한 뒤 우리당에 입당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2004년 총선에서 지역구(고양 일산갑)에 출마해 한나라당의 거물 정치인이었던 5선 홍사덕(洪思德) 전 원내총무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해 대중정치인으로 변신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그녀는 17대 국회에 등원한 직후 총리후보로 유력하게 부상하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참여정부 국정 2기를 이끌고 나갈 ‘돌파력’이 새로운 총리 기준으로 제시되면서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한 바 있으나 이번에 다시 지명자가 되었기에 유일한 서울시장의 행정 경력인 테니스 황제는 속으로 “오매, 기죽어~”를 외칩니다.
여섯째, 종교 중에서 제일 정치성이 강하고 보수적인 개신교에서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나타낸다는 사실입니다. “믿음만으로 구원이 가능하다고 믿어 왔던 나에게 남편(박성준 성공회대 교수)은 내가 미처 몰랐던 성서의 참 의미에 대해 가르쳐주었다. 나는 비로소 참 신앙은 개인의 영적체험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며 사회참여를 통한 하나님의 나라 실현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카톨릭과 개신교 중간 교파인 성공회 신자인 그녀의 신앙고백 입니다. 아마 일부 골통보수들은 속으로 “오매, 기죽어~”하며 기도를 할 것 같습니다.
일곱째,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와 화합하려는 마음의 소유자입니다. “온 몸이 꽁꽁 묶인 채 밤새도록 구타를 당했다. 밤과 낮을 구별할 수 없었고 내가 살아 있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온 몸은 피멍이 들어 부어올랐고 부은 피부는 스치기만 해도 면도날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을 주었다. 귓전에 울려오는 욍욍거림 속에 나를 고문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속삭이듯 아스라하게만 들려왔다. 셀 수 없을 만큼 정신을 잃었고 차라리 그 순간이 행복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죽음을 생각했다. 그리고 어쩌면 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고문의 고통보다 더 크게 나를 짓눌렀다. 그들이 나에게 요구한 것은 단 하나였다. ‘빨갱이’임을 실토하라는 것이었다.”이것은 박통 시절 중앙정보국에 끌려가 고문 받던 기억을 되 살린 것이며 아직도 무릎에는 상처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솔직히 백군은 군부세력의 가해자였고 청군은 피해자 집단이므로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가해자나 피해자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서로 안아주는 진정한 마음이 필요한 시기이므로 “오매, 기죽어~”란 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야 합니다.
부엉이가 지혜로운 새로 알려져 있고 어두운 곳에서도 스스로 빛을 발한다는 이유에서 부엉이를 좋아하며, 언뜻 얼굴도 부엉이와 닮았다는 얘기가 있는 그녀는 작은 일에도 잘 감동한다고 해서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감격시대’로 불리며, 가까이에서 모신 사람들은 업무는 무쪽 쪼개듯 깐깐하지만 살아가는 모습에서는 소탈함이 뚝뚝 묻어나기에 ‘아줌마’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그 무렵 어쩌면 난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인지도 모른다. 배가 고플 정도로 가난했으며 남편이 출옥 될 가능성은 단 1%도 없었고, 서슬 퍼런 독재정권은 살벌한 감시의 눈길을 한시라도 거두어들이지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참으로 씩씩하고 용감했다. 어머니가 사다 주신 평화시장의 싸구려 티셔츠와 까만 바지를 입고서 거침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누비며 헤집고 다녔다.”
국민들이 선사한 노란 티셔츠와 하얀 바지를 입고 어려운 시절의 대중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불렀던 “노란 셔츠 입은 총리”가 되어 씩씩하고 용감하게 민초 사이를 누비며 헤집고 다녀 “오매, 기살아!”란 환호가 터져 나오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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