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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년 09월 18일 (화) 20:04:43
최종편집 : 2012년 09월 19일 (수) 03:41:44 [조회수 : 3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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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5에 의하면 헤롯이 죽기까지 아기예수는 그 부모와 함께 애굽에 있게 됩니다. 그것은 호세아 11:1의 말씀이 이루어지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호세아서의 본문을 호세아서 자체 문맥에서 보면 마태복음 저자는 별로 관계가 없는 상황 속에서 호세아서를 인용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③원래의 의미와 전혀 상관없는 문자적 인용(15절)
15절에 인용된 호11:1은 아기예수가 다시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게 된 것을 성서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문자적으로 인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호11:1은 원래 아기예수가 애굽에서 살다가 가나안으로 가게 될 것을 사전에 예고한 구절이 절대로 아닙니다. 전혀 아닌데 그렇다고 주장하면서 인용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마태복음에 호11:1이 인용된 이유가 무엇일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호세아 11:1의 원래의 의미와 마태복음의 의도
마태복음에는 ‘애굽으로부터 내 아들을 불렀다’라고 되어 있으나 이 표현을 호11:1과 비교해 보면 호11:1에 기록된 대부분이 생략되고 ‘내 아들을 애굽에서 불러냈다’만이 인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호11:1에서 말하는 ‘내 아들’이라는 표현은 마태복음이 말하는 대로 아기예수를 가리키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나타내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호세아서의 ‘내 아들’은 어느 특정 개인을 말하는 단어가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를 하나로 보고 사용된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호11:1는 마태복음에 기록된 대로 아기예수의 출애굽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에 백성들의 출애굽사건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태복음 저자는 호11:1이 아기예수가 애굽에서 나와 가나안으로 가게 되었음이 구약에서 예언된 대로 이루어진 일이라고 말하기 위하여 문자대로 인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표면적으로 볼 때에 마태복음 저자는 구약성서의 원래의 의미와는 상관없이 글자로 표기된 구절을 인용하면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부분들은 과감히 생략하거나 원하는 표현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생각되면 적절히 변형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구약의 각 구절들을 아기예수 탄생사건과 관련시켜 풀이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구약성서를 인용하는 것에 대해 무리수를 두는 것은 아닌지를 물어볼 필요가 생깁니다. 원래의 의미와는 전혀 상관없이 구약성서의 구절들을 문자적으로 인용하는 것은 말씀의 원래적인 의도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질문이 생기기 때문이지요. 이에 대해 마태복음 저자의 입장이 무엇일지를 추론하면서 마태복음 저자가 왜 그런 작업을 했던 것인지 그 의미를 파악해야 합니다.
잘 알고 있는 내용을 활용하여 새로운 의미 각인시키기
말하는 입장에서 듣는 입장의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강조하기 위하여 듣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도 이미 다들 잘 알고 있는 내용을 문자적으로 인용하여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원래의 의미와 상관없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미 잘 알고 있는 표현을 활용하여 표피적으로 인식시키는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문학적 기법입니다. 너무나 익숙하게 잘 알고 있는 내용이 가리키는 의미나 의도 혹은 주장의 목적을 그대로 빌려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나 의도 등을 표현하고 있는 문자적인 내용을 빌려 쓰는 경우가 그에 해당합니다.
원래의 의미와 상관없이 자신의 의도를 강조하기 위해 인용하는 방법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남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총이고 다른 하나는 말(horse)이었습니다. 총을 쏘면 총구에서 연기가 나기 때문에 그것을 담뱃대에 빗대어 파이프(pipe)라고 했습니다. 악당들을 체포하는 보안관은 악당들과의 결투를 앞두고 ‘흠... 내가 아끼는 파이프가 연기 좀 뿜게 생겼군’이라고 말합니다. 격렬한 총싸움이 벌어지게 되리라는 뜻이지요.
그러면서 악당들을 체포하기 위해 타고 갈 말의 건강상태를 점검합니다. 그가 아끼는 말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대며 손으로 얼굴을 토닥거립니다. 그리고 ‘어디, 내 사랑하는 애마 좀 살펴볼까?’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내 사랑하는 애마’는 의심할 것도 없이 그가 지금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말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때로 이것의 의미가 변하여 늘 같이 있고 싶은 애인을 가리키는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분명하게도 이 장면에서 애마는 그가 타고 다니는 말입니다.
이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임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차를 어디에 주차시켰는지를 몰라 주차장을 방황하는 남편을 보면서 부인이 옆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가정해 보지요. “왜 이리 방황이에요? 당신 애마 여기 두고....” 이때 부인이 남편에게 말한 ‘애마’는 무엇을 가리킬까요? 말(horse)입니까? 차(car)입니까? 부인(wife)입니까? 시대가 달라졌으니 말(馬)은 아니고. 지금 주차된 차(車)를 찾기 위해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자동차를 가리키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당신 애마 여기 두고...’라는 말이 적절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부인이 말한 ‘애마’는 부인이 남편에게 부인 자신을 가리켜 말한 표현이라고 보아야 하겠지요?
그런데 이 표현이 사용된 상황과는 전혀 관계없이 문자 그대로 인용하여 “왜 이리 방황이에요? 당신 애마 여기 두고...”라고 말했다면 결국 그것은 어떤 내용이 되겠습니까? 아무런 상황적 배경이나 어떤 전제도 없이 이 표현을 문자 그대로 인용하여 사용하면 “왜 이리 방황이에요? 당신이 애지중지 기르는 말 여기 묶어 두고”의 뜻이 됩니다. 주차장에서 주차된 차를 찾고 있는 남편에게 ‘차만 애마냐 나도 좀 그렇게 차 찾듯 좀 해 봐라’라는 부인의 애교 섞인 투정의 의미와는 전혀 다루게 문자적인 뜻으로 사용된 경우에 해당합니다.
문자적 인용을 통한 강조점 부각방법-그리스도 중심 해석법
그러므로 마태복음이 호11:1을 문자대로 인용한 것은 바로 이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의심할 수 없게도 호11:1의 뜻은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을 가리키는 표현인데 그것의 원래의 의미와는 상관없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에 오신 아기예수의 출애굽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마태복음 저자는 호11:1를 인용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는 태어날 때부터 어떤 인생을 사셨는지를 보이는 겁니다.
마태복음은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를 명쾌하게 증거하기 위하여 원래의 의미와는 상관없이 문자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 것이지요.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각인시키는 독창적인 문학적 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마태복음은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말하는 예언구절과 아기예수의 출애굽을 일치시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시작된 새 이스라엘”을 말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성구인용 및 해석방법을 ‘그리스도 중심 성서해석 방법, 혹은 그리스도론적 성서해석법’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스도를 설명하고 그리스도를 잘 알게 하기 위하여 어떤 문장이 나타내고 있는 원래의 의미와는 전혀 상관없이 표현된 단어들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적절히 변형시켜 원하는 의도, 표현하려는 새로운 의미를 나타내는 방법인데 그 목적이 ‘그리스도를 향한’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 중심 성서해석 방법, 혹은 ‘그리스도론적 성서해석법’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구약성서를 인용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설명하는 방법은 신약성서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태복음의 저자를 보면서 우리의 입장에서 그리스도를 전하고자 할 때 모든 사람들이 다 친숙하게 알고 있는 모든 내용들을 마태복음 저자처럼 창조적으로 활용하여 사용할 줄도 알아야 하겠다는 교훈을 배웁니다. 그렇게 할 때 독창적인 문학적 기법을 활용한 새 시대의 증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생활 속에서 얻게 되는 모든 자료들을 독창적으로 활용하여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되는 부활의 그리스도를 나타내시는 삶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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