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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하는 걸요[푸른언덕 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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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3월 25일 (토) 00:00:00 [조회수 : 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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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외포리에서 서도행 객선(서도행 객선 서도호는 아침 6시에 주문도를 출발해 외포리에 8시30분 경에 도착 했다가 오후 4시에 외포리를 출발해 서도까지 가는 정기 여객선으로서 삼산면 석모, 교동면 남산포, 삼산면 서검도, 서도면 볼음도, 서도면 아차도, 서도면 주문도를 연결하는 주민의 발입니다)을 타고 30분 정도 가면 첫 기착지인 석모 선착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여기서 이틀마다 한번씩 타고 내리는 고정손님 한 분이 있는데 이 분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지인원 집사님이십니다.

우편 배낭과 소포 꾸러미를 한 아름 들고 타시는, 삼산우체국(별정우체국) 집배원이신 지 집사님은 이틀마다 한 번씩 뱃시간으로 한 시간 거리인 서검도에 들어가 하룻밤을 묵고 나오십니다. 약 40호가 살면서 농사와 염전업을 하는 서검도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일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 전반에 소중한 해결사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화요금에서부터, 전기요금, 의료보험금, 기타 공공요금을 모두 받아 처리 해 줍니다. 이동우체국인 셈입니다. 그래서 날마다 배 안에서도 깨알 같이 적은 수첩을 펴놓고 영수증과 현금을 대조하거나 부탁  받은 우편물에 우표를 부치는 등 잔업(?)에 열중하십니다.

서검도교회 최재철 목사님은 지 집사님을 가리켜 “다른 말이 필요 없습니다. 우리 서검도 주민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분이십니다. 모든 공공 업무를 대신 해 주니 밖에 나 갈 일이 줄어들고 편리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낭비를 줄이게 해 주는 분이지요. 그리고 예배가 있는 날이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열심 있는 신앙인입니다.”라며 칭찬하십니다.

모교회인 석모교회 신광철 목사님은 “틀림 없는 정확한 분이지요. 편지를 두고 갈 때에도 바람이 불까하여 돌멩이를 올려놓고 가시는 분이십니다. 아주 꼼꼼하고 철저한 신앙인이죠.”라고 소개해 주십니다.

1950년 생인 집사님은 1975년에 공수부대 중사로 제대 한 후 부모님을 모시고 삼산에서 줄곧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집배원을 시작한 지는 이제 4년째 되었습니다. 3,600평 정도의 논농사도 틈틈이 짓는데 부인 안윤자 씨와 살아 계신 부모님의 힘이 크다고 합니다. 첫째 아들 정호(국민학교 6학년)와 딸 정연(국민학교 4학년)이의 의젓한 아버지요 가장이지만 배에 오를 때마다 그의 얼굴은  앳된 겸손함 그 자체입니다. 예의 바르고 반듯한 몸가짐을 보여주시는 분입니다.

하루 걸러 배를 타야하고, 남의 집에서 잠을 자야 하는 어려움이 만만치 않을 것 같고, 주의보라도 내리는 날이면 며칠씩 섬에 갇혀 있어야 하는 일이 있을 테니 그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 어려운 일이 없느냐고 물으면 어린아이 같은 웃음으로 대답하십니다. “재미로 하는 일인데 어려울 게 뭐 있습니까? 어려운 일 없습니다” 군인처럼 간결한 대답을 하십니다. 무슨 일이 재미있느냐고  재차 물으면 역시 간결한 대답을 하십니다. “이틀에 한 번씩 배 타는 일도 재미있고 사람 사는 아름다운 일들을 돌아보고 만날 수 있어 재미있지요.” 결코 마음에 없는 말로 들리지 않는 진실함에 베어 나오는 말입니다.

배에서 만나는 인연으로 이  글을 쓰는 필자의 개인적인 감정만은 아니리라 믿는 것은 우편 배낭을 메고 타는 지 집사님의 모습 속에서 성실한 삶의 자세를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지루하기만 한 배 타기를 즐거움으로 아는 사람,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일을 재미로 여기는 사람, 이런 저런 사연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아름다움으로 볼 줄 아는 사람이 적은 우리 세상이라서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지 집사님의 성실함이 많은 이들에게 평화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심용섭(강화 서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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