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과거 선조들의 삶의 시간에 비하면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어 기성세대는 현기증이 느낄 지경입니다. 대가족제도에서는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언어적 환경이었다면 지금은 다른 세대는 물론이고 같은 세대라 할지라도 소통의 개념이 달라 인간적인 친밀감은 감소하고 이질감과 소외감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 가족이라도 공감의 코드, 소통의 코드는 달라지고 있다는 말이지요.

우리나라가 역사상 처음으로 고령화 사회를 직면하게 되면서 베이비 붐 세대에 속하는 1954년생 말띠인 필자가 당면하고 있는 노년기 삶에 대한 설계는 비록 필자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은퇴 후 준비가 대부분 경제적 준비에 편중되고 있는 개인적 대비도 중요하지만 은퇴 후 삶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포괄적 준비도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사회보험에서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은퇴 후의 제 2의 인생을 산다? 현실에 쫓겨 사느라 은퇴 후의 준비하지 않는 미래를 위해 설계가 필요 하다? 은퇴가 너무나도 먼 것 같은데 은퇴 후의 또 다른 삶을 준비한다? 꿈을 현실화 시키는 구체적인 설계와 계획은 이미 은퇴 후의 절반은 준비한 셈? 이라는 사회적 화두는 공감을 뛰어 넘어서 은퇴를 앞둔 모든 사람들의 절박한 문제임을 깨달았습니다.

필자의 앞 세대인 부모 세대는 일제식민지 시대와 한국전쟁을 겪은 파란만장한 삶을 겪으며 그저 그날그날 살기에 바빠 노후준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냥 대책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 세대의 선조들은 서울의 탑골공원이나 대구의 두류공원, 달성공원 등 공원등지에서 그냥 세월만 낚시질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분들은 사회와 가정의 변화에 아무런 사회적 준비와 가족의 돌 봄 없이 방치하다시피 무관심의 세대입니다. 그냥 할일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우두커니 하늘을 쳐다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노인들을 관찰할 수 가 있습니다. 그나마 노인 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는 분들은 소수의 선택받은 분들입니다.

노령기에 처한 노인에게 남는 것이라곤 가족도 떠나 버리고, 돈도 소진되어버리고 남는 것이라고는 노환과 시간밖에 없습니다. 그분들에게는 하루하루 세월을 보내는 것이 지겨운 나날일 것입니다. 왜 그렇게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까요? 물론 돈이 없는 것도 원인이 되겠지만 바로 여가를 보낼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인들의 여가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우선적으로 민간차원의 자원 봉사활동을 통해 여가를 무의미하게 보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재미있고 유익하게 보내도록 노인들과 같이 놀아 주는 레크레이션과 웃음치료, 악기연주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사회가 논의하고 있는 은퇴 후의 절박한 문제가 대부분 보험을 비롯한 자산의 운용, 부동산 투자, 안정적인 임대소득 등의 경제적인 논의를 하고 있는 이 시점에 저는 또 다른 은퇴 후의 삶을 이미 준비하고 있었기에 그리 걱정을 하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오래전부터 여가를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준비해 온 것이 있었기에 그렇습니다.

필자가 속하는 베이비 붐 세대는 한국전쟁 직후의 배고픔과 가난과 독재정치시절을 겪으며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녀들로 부터는 부양을 받지 못하는 첫 세대입니다. 우리의 자녀 세대는 경제성장과 세계화의 바람이 불면서 자유분방하면서 개성있고, 1~2개의 외국어를 구사하며, 컴퓨터에 능숙한 특징이 있는 현 세대는 배고픔과 가난과 독재의 기억이 없는 세대입니다.

지금 세대는 형제, 자매가 있는 사람보다 한 자녀인 외동이 더 많으며 식당에서도 개성대로 음식을 주문하고, 길거리나 학교에서도 여지친구와 손잡고 스킨쉽을 해도 자연스럽고. 영어와 인터넷에 능하고, 사교육 경험과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세대입니다. 이른바 X세대, N세대, G세대 이렇게 세대를 구분하여 각각의 세대에서만 소통할 수 있는 특이한 우리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노후를 염려하고 있는 필자를 포함한 베이비 붐 세대는 경제성장의 주역을 담당 했으면서도 그 열매는 후손들이 다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정작 자신들에게는 별로 돌아 올 것이 없는 빈털털이 세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노후를 보낼 것인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은 그나마 경제적으로 안정된 노후자금이 있어 걱정을 하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먹고 살기에 바쁜 세월을 보낸지라 노후준비라는 개념이 없이 살고 있었습니다.

필자 역시 그러합니다. 대부분의 베이비 붐 세대는 양극화된 중상위의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서 그리고 고비용의 사회경제적 환경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소득임은 이미 학자들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걱정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준비하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걱정은 오늘하고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공중의 새도 먹이시고 들의 백합화도 기르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무소유 복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생존하는데는 육체적 요소가 우선이지만 사람의 존재는 궁극적으로 마음이 부유한 요소 즉 믿음, 보람, 자존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소유를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생존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돈입니다. 돈이 이미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고 전지전능,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인간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믿음도 돈의 교환가치에 의지하고, 구원도 돈의 재화가치에 좌우되고 있는 새로운 중세의 암흑시대가 도래 하였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는 한국교회가 담당해야 합니다, 물론 정부정책이 이런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대도시에서 소외되고 있는 노인들에게 점심봉사를 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닙니다. 교회가 1,000원 준다고 해서 노인복지를 한 셈이 아닙니다. 한국교회가 사회로 부터 조소를 받고 있는 시점 에서 새로운 돌파구는 경제적 가치에 의지하는 마케팅 목회를 지양하고 복음의 정신에 입각한 노인복지의 십자가를 지는 신 개념의 목회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 복지가 재화생산은 되지 않고 재화를 소비하기만 하여 가치 없다는 경제적 동기에 따라 바라 볼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있게 한 존재의 근원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부정책이나 교회복지의 주요한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지요.

더 이상 돈이 없어서 노후를 불안하고, 굶는 노인들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안락한 노후를 이스라엘의 믿음의 선조들이 000세를 향수하였더라는 말씀처럼 편안히 살다가 하나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본질적인 노인 복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