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펜젤러 장례식 추도사-1902년 6월 29일>


아펜젤러를 추도하며


윌버 스웨어러(Wilbur C. Swearer)/노종해 역

한국 감리교선교부의 두 명의 창설자 가운데 한 분인 아펜젤러 목사는 1858년 2월 6일, 펜실바니아의 슈더튼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님은 독일 루터교인이었으며 20세 때 랭카스터에 있는 개혁교회(Reformed Church)의 “프랭클린 마샬대학”에 입학하여 1882년에 졸업하였다. 그 이전에 감리교회에 입교했던 그는 “랭카스터 제일교회”와 관련 있는 조그만 선교지에서 매우 열심히 봉사하였으며 평신도 전도자(Lay-Preacher) 자격을 부여받았다. 1882년 가을, ‘드류신학교“(Drew Theological Seminary)에 입학하여 3년의 정규과정을 이수했다. 첫해에 볼턴(Bolton)에서 전도를 하고 후에는 그린빌리지(Green Village)에서 전도 했는데 그곳은 드류신학교 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파송지였다.

1884년 12월, 엘라(Miss Ella J. Dodge) 양과 결혼하였고, 파울러(Bishop Fowler) 감독으로부터 한국선교사로 파송 받았다. 그는 1월에 대학에서의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였으며, 샌프란시스코에서 감리교선교부의 파울러 감독으로부터 집사 목사와 장로 목사의 안수를 받았고, 결혼한 아내와 함께 그들의 새 임지로 떠났다.

1885년 4월 부활절에 그는 그의 아내와 함께 제물포에 내렸다. 이 시기는 정치적 불안정과 일본과 중국 간에 벌어지는 항쟁으로 안전하게 머물 수 없으므로 하는 수 없이 일본으로 돌아갔으나 얼마 후 어려움이 해결되어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8월에 아펜젤러와 스크랜튼 의사는 각각의 한옥과 부지를 구입했다. 스크랜튼은 4월에 장로교 선교사 알렌에 의해 세워진 정부 병원의 일을 도아왔으나, 자신의 의료사업을 시작했고 두 명의 한국인 소년이 의학공부 하기를 희망하여 그를 찾아왔을 때 우선 영어에 대한 지식이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아펜젤러에게 신청 했고, 아펜젤러는 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8월에 4명의 학생이 등록했다. 1886년, 학교는 인정받는 위치에 올라섰고 국왕으로부터 “배재학당”(유능한 인재를 기르는 곳)이라는 교명을 하사받았다. 첫 학기는 1886년 6월 8일에 개강되었다.

1887년 아펜젤러는 현재 학교로 쓰이는 벽돌 건물을 세웠는데 이것은 한국에서 처음 보는 건축양식이었다. 그러므로 아펜젤러는 한국에 온 첫 교육자였던 것이다. 1887년 7월 24일 주일 오후,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첫 한국인에게 세례를 주었으며, 10월 2일 두 번째 세례가 행해졌다. 그 얼마 후에 성찬예식(the Sacrament of the Lord's Supper)이 베풀어졌다. 이리하여 한국 감리교회의 복음사업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해 봄 선교사로는 처음으로 평양으로 첫 번째 여행을 떠났으나 며칠 후에 정부에 의해서 미국공사로부터 다시 돌아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1887년, 장로교의 언더우드와 함께 다시 북부 지방여행을 떠났으나 중국에 도착하기 전에 또다시 미국 공사로부터 소환 당했다.

그 후 혼자서 평안북도 의주까지 여행했는데 매우 힘든 일이었다. 1888년부터 1890년까지 해주, 공주, 부산 등 1,800마일에 달하는 전체 8개 도 중에서 6개도를 전도 여행했다. 처음 임명에서부터 1892년까지 아펜젤러는 감리교선교부의 감리사로 있었으며 1900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선교부의 회계 등과 같은 직책을 맡았다.

그의 교육정책은 매우 광범위하였으며, 그의 계획은 이 나라의 젊은이들 모두에게 기독교 교육받도록 포함했다. 그는 기독교회가 교육정책의 주도권을 가지고 도덕성과 고결함의 원리를 교훈과 모범을 통해서 가르쳐야 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젊은이들을 기독교인으로 양성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보았고, 이를 위해 “배재학당”의 강화를 위해 계획하고 힘썼다.

그러나 아펜젤러의 여러 재능이 나타난 것은 비단 교육사업만이 아니었다. 그는 이 민족의 복음화를 위해서 헌신했다. 그는 서울 ‘정동제일감리교회“를 세우고 섬겼으며, 그의 봉사기간 동안에 전력을 다해 청년들을 위한 거대한 전도기관을 만들고자 했다. 교인 수가 증가하여 예배당이 협소해졌으므로 그는 아름답고 실제적이며 편리한 교회를 짓기로 계획했다. 그래서 어디서든지 기독교회임을 알려주는 건축양식을 채택하여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개신교 교회 건물이 세워졌다.

아펜젤러는 개척 선교사 가운데 한 사람이었으며 다재다능한 기질을 가졌는데 그는 외국인 사회에서 존재하는 모든 기관들의 기초 수립에 참여했다. 이방 나라의 이교적인 요소에서 벗어나서 자신들의 언어로 주님을 경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낀 그는 “연합교회”의 설립에 커다란 활략을 했고 예배를 위해 배재학당의 문을 활짝 개방했다. 여러 차례 그는 연합교회의 목사로 선출되어 그 책임을 기꺼이 수행했다.

선교사업의 가장 중요한 도구는 성경이다. 선교사들이 처음 도착했을 때 그들은 목단(Moukden)의 존 로스 목사가 신약성서를 한글로 번역했음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불완전하여 더 완벽한 번역을 하여야 함을 알게 되었다. 아펜젤러는 “성서번역 상임 실행위원회“(Permanent Executive Bible Committee)를 조직하여 일했다. 이 위원회의 목적은 성서번역과 출판을 감독하는 것이었다. 위원회는 선교사들 중에서 번역 사업을 할 수 있는 확실한 사람을 선출했는데, 아펜젤러는 처음에 선택된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으며 계속해서 번역 사업부(Board of Translators)에 속했다. 이 일은 그가 가장 커다란 기쁨을 누리는 것이었으며 가능한 대로 매회 기마다 참석하기 위해 주의를 기우렸다. 사실상 그는 이 책임의 수행을 위해 가다가 불운한 구마가와호와 충돌로 자신의 생명을 잃었던 것이다.

복음전도의 매체로서 성서 다음의 것은 기독교 문서(Religious Literature)이다. 책과 소책자의 준비와 간행을 위해 “대한성교서회“(Korean Religious Tract Society)를 설립하였고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이 직책을 수년간 맡았다. 게다가 그는 오래 동안 ”주일학교연합회“(Sunday School Union)와 ”감리교문서위원회“(Tract Society of the Methodist Episcopal Mission)의 책임자였다. 이런 위원회에서 책자의 번역과 출판을 위해 매우 많은 일을 수행했다. 그는 <대한그리스인회보>(Korean Christian Advocate)란 감리교 선교부의 교회 주간지를 4년 동안 편집 제작하였으며 그의 다른 많은 일 가운데서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일에 앞서 1888년 가을에 번역된 작품들을 인쇄하는 일에 상당한 어려움을 격고 있는 중, 배재학당에서 공부하는 동안 자신들 스스로가 학비를 마련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합리적인 기업인 ”감리교출판사‘(Methodist Publishing House)를 설립하였고 올링거(Ohlinger) 선교사에게 맡겼다. 얼마 후 아펜젤러는 학교 부속으로 배재 제본소를 설립했다. 출판물이 다양해지자 도서보관 배포소가 필요하여 아펜젤러는 종로에 매우 적당한 위치의 부지를 구입하여 종로서점을 개설했다. 이곳에서 매해 수많은 책들과 소책자들이 배포 판매되었다.

비록 그는 우선적으로 수많은 복음선교사업에 헌신했지만 외국사회의 유익한 일을 위해서도 자신의 시간을 일상적인 사업에도 헌신했다. 그는 도시의 좁은 길을 넓히고 좋은 거리들이 들어서게 한 영향력 있는 외국인들 중의 지도자였다. 그런 모든 면에서 그는 선교사로써 그의 영향력을 나타냈다. 북경로 까지 도로확장 공사가 끝나자 독립문의 완공을 축하하는 공식적인 행사 자리에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도를 부탁받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이미 이룩된 과업 외에 기독교의 승인의 도장을 찍었던 것이다.

1892년, 올링거와 그의 아내는 <코리안 레포지토리>(Korean Repository)라는 영문 월간지를 편집하여 발행하였다.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위원회에서는 이 사업을 계속할 필요성을 느꼈고, 1895년 아펜젤러는 존스 선교사와 이 일을 맡아 담당하기 시작했다. 많은 어려운 일 가운데서도 4년간 그는 그의 출판 사역을 계속했다. 잡지의 영향력은 동양 전역에 미쳤으며, 한국 문제에 대한 권위자로 여겨지게 되었다. 아펜젤러는 책임에서 벗어나 사교적 안정을 제공하기 위해 서울 유니온의 조직을 주창했다. 이곳은 외국인들과 그의 가족들이 때때로 만나서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푸는 시간을 가지는 단체이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유수한 신문과 잡지들이 서류철에 보관되고 여름에는 세 개의 테니스 경기장도 설치하였다.

1900년에 영국 왕실 아시아학회 한국지부가 설립되었다. 이 학회의 목적은 한반도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 관습과 삶을 조사 연구하고 이를 영구적인 형태로 남기기 위함이었다. 아펜젤러는 이 학회의 도서관에서 사서로 여러 달 봉사했다.

외국인이 이 땅에 발을 디딘지 몇 년 후에 처음으로 일행 중 한명이 사망하여 시체 매장의 문제로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한국 정부는 시신을 도시 근처에 매장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끈질긴 노력 끝에 그들은 시신을 한강 근처 양화진에 묻는 것을 허락받았다. 이곳 넓은 지역에 대지를 마련하여 외국인 공동묘지로 삼았다. 이 모든 일에 아펜젤러는 많은 역할을 했고 수년간 “외국인 묘지협회”(Foreign Cemetery Association)의 회계를 맡았다. 외국인 사회를 위해서 외국인 묘지 마련토록 열심히 구하고 세심한 주의로 일한 그가 마지막으로 묻힌 곳이 드넓은 바다였다는 것은 인간의 유한함을 말해주는 슬픈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로 지내며 언제나 옳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안다. 바쁜 생활의 흐름 속에서도 그는 언제나 주님과 함께 함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죽기 며칠 전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경험을 통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만일 그가 어려움 속에서 죽는다 해도 매일 아침마다 주님에게 자신을 의탁하기 때문에 그것도 역시 옳은 일이라 했다.

우리는 진정으로 훌륭하고 위대한 사람의 삶과 일들의 조그마한 윤곽들만 살펴보았다. 그는 그의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정당하고 솔직했으며 언제나 그와 접촉하는 사람들의 삶에 상냥하고 친절한 방법으로 빛을 비춰주기를 원했다. 또한 그와 동시에 부정직한 것이나 게으름에 관해서는 관대하지 않았다. 그는 사랑스러운 남편이며 자상한 아버지로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자녀들을 말씀으로 양육하기 원했다. 친구들에게는 진실했고 그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그가 예의 바른 기독교 신앙인임을 알 수 있었다. 그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은혜를 나누는 자였으며 앞으로도 그를 위한 사업은 오랫동안 유익한 결과들을 이룰 것이다.

선교사로서 그는 유능하고 신실하였고 헌신하였으며 많은 기록을 남겼다. 그는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렷다. 한국 사람들은, 그는 많은 세월을 자신들에게 봉사한 것이 아니라 삶의 전부를 그들에게 내어 주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아펜젤러가 자신의 보호 하에 있던 한국인 교사와 어린 소년들을 불러 일으켜 깨우느라고 자신의 안전 위해서는 충분하게 조심할 수 없었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고, 최고의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행동했으며, 주님의 교회의 궁극적인 승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그는 복음주의 교회의 교리와 함께하는 기독교의 영광 등이 그가 사고하기를 즐기는 중심 주제이었다. 우리는, 그가 기도할 때 간구하는 2행연구(二行連句)를 자주 듣는다.

우리는 당신께서 값없이 베푸신 은혜를 가지기 위해
만났습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 이 땅에서 만났으며,
또한 하늘나라에서도 만날 것입니다.

얼마 전 그가 장례식에서 행한 연설문을 인용하면서 그에 대한 추모 회상을 끝내는 것이 적절하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수많은 육신이 부활의 아침을 기다리는 강가에, 막펠라(Machpelah, 창23:17-18,창49:31)에 묻기 위해 우리의 일상적 과중한 책임에서 벗어나 모였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이방인이며 순례자임을 인식하는 것이 당연하고 죽음에는 순서가 없습니다. 몇 주 전에 우 리의 많은 형제 중에서 아픔으로 고생하던 한 형제가 주님의 품안으로 갔고 지금 또 한 형제가 우리의 곁을 떠나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우리가 다시 되돌아갈 날까지 우리의 삶은 얼마 남지 않았으며, 우리는 다시 이 땅에 돌아오지 못합니다. 어떠한 질서도 없습니다.”라고 한 욥의 말을 기억합시다. 여기에 “질서가 없다는 것” 말은 “주님의 질서“ 속에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주관하십니다. 잠자는 것에 관하여 근심하는 형제들이여! 마치 아무런 희망도 없는 다른 사람처럼 근심하지 마십시오. 사망에서 부활하신 예수께서 그와 함께 잠자는 우리를 데려가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주님과 영원히 함께 위로를 받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세우심은 노하심에 이르게 하심이 아니요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게 하신 것입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사 우리로 하여금 깨든지, 자든지, 자기와 함께 살게 하셨느니라.“ 이것이 곧 하나님의 뜻이며, 이러한 하나님의 뜻에서 우리 주님과 그의 자녀, 우리들의 관계를 살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