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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님의 선택(選擇)입니다! - 지극한 우연과 감사한 필연 -[北山 편지] 최완택목사의 민들레교회 이야기 2006.3.12 제 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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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3월 17일 (금) 00:00:00 [조회수 : 2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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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민들레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시방 한 해의 셋째 절기요 봄의 셋째 절기인 경칩(驚蟄)으로 들어가면서 사순절 첫째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경칩의 경(驚)자는 ‘말이 무엇을 보고 겁내어 놀라는 모습’을 그린 글자라고  합니다. 그리고 칩(蟄)자는 ’벌레가 웅크리고 있던 벌레들이 한꺼번에 꿈틀거리며 생명운동을 시작하는 날이라고 하겠습니다.

  때가 경칩에 이르러 겨우내 땅속에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고 있는 벌레들이 한꺼번에 깨어나 한꺼번에 꿈틀거리는 이 꿈틀거림은 이 세상에서 가장 신선하고 아름다운 생명운동의 한 처음입니다.

  경칩의 경(驚)자를 보면 공경한다는 경(敬)과 말이라는 마(馬)에서 온 글자이니 직역하면 말이 화들짝 놀라 공경한다는 말이 되는데, 말처럼 큰 짐승이 무엇을 보고 깜짝 놀라서 깊은 감동과 존경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과 같다고 하겠으니 이 얼마나 장한 광경이겠습니까?   

이와 같이 우리 조상들은 때가 경칩이 되어 땅속에서 벌레들이 하나같이 한꺼번에 꿈틀거리는 현상을 보면서 예지에 새삼스러이 감탄하게 됩니다. 과연 때가 경칩에 이르러 땅속에 웅크리고 겨우내 잠을 자고 있던 온 벌레들이 한꺼번에 깨어나 꿈틀거림으로 생명운동을 여는 역사(役事)를 잘 보면 (觀 하면) 그야말로 천지개벽의 역사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모든 생명운동은 꿈틀거림에서 비롯됩니다.

  다시 강조해서 말하고 싶습니다.

“때가 경칩에 이르러 겨우내 땅속에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고 있던 벌레들이 한꺼번에 꿈틀거리는 이 꿈틀거림은 이 세상에서 가장 신선하고 아름다운 생명운동의 한 처음입니다.”

경칩 절기는 ‘땅속에서' 꿈틀거리는 생명운동을 새롭게 맛들이고 배우는 절기입니다.

  이것은 무슨 말인가 하면 경칩 절기에는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이 한꺼번에 깨어나 다만 꿈틀거리기만 해야지 땅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화창한 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춘분(春分) 까지는 참고 묵묵함으로 땅속에서 다만 꿈틀거림을 새롭게 맛들이면서 때를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경칩 때에 숲속을 거닐다 보면 성질 급하게 땅 밖으로 나왔다가 기진맥진해서 또는 추위나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생명운동을 멎는 주검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우리는 2006년 사순절 순례(巡禮) 길을 경칩 절기에 떠났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성큼성큼 발을 내딛지 마시고 춘분 때까지는 참고 묵묵함으로 꿈틀거림을 배우면서 즐기세요. 모든 생명운동은 꿈틀거림에서 비롯됩니다. 꿈틀거림이 생략되거나 무시되는 생명운동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꿈틀거림을 생략하거나 무시한 채 뛰쳐나가면 얼마 못가 추위나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주검 신세가 되고 말 것입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경칩의 하나님은 풀고 푸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당신의 기운으로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를 온통 흔들어 풀어내십니다. 온 벌레들이 땅속에서 이에 화답하여 한꺼번에 꿈틀거리며 생명운동을 새롭게 시작합니다. 우리도 경칩에는 ‘땅 속에서’ 꿈틀거림을 배우면서 즐깁시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2006년 경칩 절기에 사순절 순례 길을 떠나는 우리를 주님께서 당신의 동행(同行)으로 부르시면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내세운 것이다.”

   (요한복음 15장 16절, 공동번역)

  200년 사순절에 나는 이 말씀에 삼키위졌습니다.

아아, 일찍이 주님께서는 나를 선택(選擇)하여 당신의 동행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러난 나는 참으로 오랫동안 우리 주님의 이 위대한 선택을 지극(至極)한 우연(偶然)인 것처럼 알고 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생길을 가다가 어느 날 철이 좀 들었을 때, 나는 내 의지와는 아무 관계없이 ‘기독교인’이 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예수를 믿었고 선친께서 뒤늦게 목회자가 되었기 때문에 나도 덩달아 기독교인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至極)우연입니다.

우연(偶然)은 ‘아무런 인과관계 없이 뜻하지 아니하게 일어난 일’입니다. 인간관계로 보면 ‘오다 가다 만난 사이’로 보면 되겠습니다.

목회의 길을 걸어온지도 어언 36년, 나는 이 기나긴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에 내내 ‘지극한 우연’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2006년 사순절, 나는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내세운 것이다” 라는 주님의 말씀에 철저하게 삼키워졌고, 이제부터 나는 이 ‘지극한 우연’을 ‘감사(感謝)’ 한 필연(必然)으로 새롭게 고백하면서 주님이 인도하는 대로 즐겁고 신명나게 살아가기로 작정했습니다.

구구한 변명이나 설명은 없습니다. 어느 순간 문득 주님의 이 말씀이 명궁이 날린 화살로 내 가슴에 꽂쳤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주님이 나를 당신의 동행(同行)으로 택하셨습니다.

이보다 더 큰 은총이 어디 있겠습니까?

세상에, 인간관계에서 ‘동행’이라는 말이 얼마나 좋습니까?

동행(同行), 길을 같이 가는 사람, 벗!

주님께서 나를 ‘벗’으로 불러 ‘동행(同行)’을 삼으셨습니다.

“내가 명하는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

(요한복음 15장 14절)


세상에, ‘동행’ 구하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길을 다녀본 사람은 이 말을 알아들을 것 같습니다. 제가 목산 18년 500회를 다녔는데 때마다 동행 만나기가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서로 ‘지극한 우연’으로 만났기 때문일까요? 좀처럼 ‘감사한 필연’으로 만나기가 어려웠습니다. 우리가 서로 “나는 그대의 선택입니다!”라고 고백하면서 한 길을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동반(同伴)’이라는 말도 있는데 되도록 쓰지 마십시오.

‘함께 길을 가는 사람’이라는 뜻보다는 ‘함께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라는 뜻이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동행 구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주님이 나를 당신의 동행으로 선택하셨습니다. 이 세상 수없이 많은 사람 중에서 나같은 것을 골라 뽑으신 것입니다.

세상에, 나만 뽑으셨을 리 있겠습니까?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마태 11장 28절)하고 부르신 주님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이 필연(必然 -그리 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한 만남을 지금까지 우연한 만남(-오다 가다 만남 사이)처럼 살아왔습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지금까지 지극한 우연으로 만난 관게로 살아 온 것을 감사한 필연의 관게로 전환할 때 비로소 ‘관계’ 그것이 새롭게 바로 되는 것이라고 깨닫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살맛나는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깨닫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살맛나는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깨닫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나는 혼인 주례를 하면서 이런 말을 해왔습니다.

“이제 ooo군은 ooo양을 향하여 ‘그대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이 세상에 수없이 많은 여자가 있지만 그대 ooo만이 나의 유일한 여자입니다.’

ooo양도 ooo군을 향하여 ‘그대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이 세상에 수없이 많은 남자가 있지만 그대 ooo만이 나의 유일한 남자입니다.’

그대들은 서로 선택했습니다.

참 위대한 선택입니다.”

나는 나의 혼인 주례사가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니,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2006년 사순절 순례길에 그대의 입에서, 마음에서 “나는 주님의 선택입니다!”라는 진정한 고백이 울려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대가 만나는 벗에게 “나는 그대의 선택입니다!”라고 정답게 고백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식구 여러분,

「민들레교회 23년, ‘민들레교회이야기’ 600호」를 쓰면서 저는 감히 우리 주님 말투를 본따서 “그대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대를 택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으로부터 “민들레이야기, 나는 그대의 선택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군요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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