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모교회가 분쟁 중에 힘든 상황인 가운데 적은 글입니다.

하나님은 전능하시다. 맞습니다. 하나님은 의로우시다. 맞습니다. 하나님은 인애와 자비가 무궁하시다. 맞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한계가 있으십니다. 신자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아들의 권세 행사를 제한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아들들은 자기 결정권이 있습니다. 성령의 소욕을 좇을 수도 있고 육신의 소욕을 좇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 의로우심, 인애와 자비가 무궁하심. 이 모두를 드러나는 하나님의 역사가 성령의 소욕입니다. 육신의 소욕은 그 모두를 거부하며 인간적인 생각과 욕심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소욕은 육신의 소욕을 거스르고 육신의 소욕은 성령의 소욕을 거스릅니다. 곧 신자가 성령의 소욕을 자신의 생각과 의지로 거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경우에 그렇게 거스르며 살고 있습니다.

담임목사님이나 장로님들이나 교회의 모든 지체들에게 성령의 소욕은 단 한번도 중단된 적이 없습니다. 성령의 소욕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유지하는 것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누군가가 성령의 소욕을 육신의 소욕으로 거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이 되면 그러한 육신의 소욕이 자동적으로 중단되는가? 전혀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성령의 소욕을 선택하지 않으면 육신의 소욕을 따른 삶이 중단되지 않습니다.

교회의 지체들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지점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를 소망하며 아무리 기도해도 당사자가 육신의 소욕을 선택하는 한에는 은혜롭게 해결될 여지가 없습니다.

저는 한번씩 제 자신을 보면서 차라리 로봇과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가 입력되면 곧 내 안에서 성령의 소욕이 있게 되면 그대로 삶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렇게 역사하지 않으십니다. 자녀된 저에 대한 존중이신데 그것은 동시에 하나님의 한계입니다. 마음 문을 두드리시기만 하시지 강제적으로 그 문을 여시지는 않으시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의 한계로 인해 신자가 영원한 멸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령의 소욕을 거스르는 육신의 소욕을 선택하고 그 삶의 결국으로 썩어진 것을 거두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바르게 인식하면 하나님 앞에서 두렵고 떨림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항상 민감하게 성령의 소욕을 인식하고 마음 문을 여는 삶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담임목사님은 스스로 마음 문을 굳게 걸고 계십니다. 스스로 열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도 답이 없으십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 의, 자비와 긍휼이 없어서 지금까지 흘러온 것이 아닌데... 그 모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로 그것을 거부하여 지금까지 흘러온 것인데...

담임목사라는 자리가 갖는 힘으로 인해 교회 지체들이 노회를 통한 행정적인 절차가 완결되기까지는 지금의 상황을 감내하여야만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마음 아프며 안타깝습니다.

동시에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지체들에게 당부드립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나의 삶에도 언제나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고 두렵고 떨림으로 하나님을 경외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을 친근히 여기면서 두려워하고 두려워하면서 친근히 여기는 경외가 지체들의 삶에 항상 함께 하시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교회의 현실에 대해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경외의 문제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고요.

구원론을 포함하여 모든 신학과 교리에 대한 논쟁도 원리는 같습니다. 성경의 진술은 명백합니다. 그럼에도 그것이 현실에서 드러나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섭리하시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그분의 한 말씀에서 가르치는 바가 바르게 드러나기를 원하시고 섭리하십니다. 그런데 사람이, 신자라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그 섭리를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반드시 최종 심판 때에 책임을 물으실 것입니다. 거짓 선지자를 하나님께서 멸망시키신 것을 기억하여야 합니다. 신자는 이 영역에서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여야 합니다. 친근히 여기면서 두려워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