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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6월 25일 (토) 00:00:00 [조회수 : 34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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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렁거림 속에 연극이 끝나자 교회 안은 다시 붉은 커튼이 걷히면서 3부 순서로 사업에 대한 결과보고와 간증의 시간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라합식당에 대한 일년 동안의 결과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나함재단이 라합동산에 무상으로 제공한 면적은 6층 1460평, 7층 730평, 총 2190평과 덤으로 옥상의 공간을 다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배실의 면적은 730평이나 공간은 7층을 포함한 1460평 정도입니다. 식당은 절반인 730평을 차지하고 있지요. 식당의 공간은 도서관으로 같이 사용되나 필요에 따라 다용도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임대료, 인건비가 무료임으로 식당도 무료를 원칙으로 하고 물질을 내고 싶은 사람은 자발적으로 내고 있습니다. 공짜 손님만 오는 라합식당이 과연 얼마나 버틸까요? 처음에 제 친구의 누님은 제가 모아둔 장가 밑천까지 다 날린다며 걱정을 많이 했지만 저의 장가 밑천은 불알 두쪽이면 충분합니다.”
총각인 철수전도사의 불알이라는 소리에 제일 즐겁게 웃은 분들은 할머니들이었다. 여자들은 나이가 들면 처녀 때 수줍음이 많았던 것을 만회라도 할 듯이 싱거운 소리를 즐기는 편이었다.
“5000명의 고아를 기도로 한번도 끼니를 거르지 않는 50000번의 기도응답을 받은 미국의 죠니 밀러처럼 저도 기도를 저의 밑천으로 삼을 수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임대료와 인건비가 공짜인데도 기도를 하여도 적자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기 시작하더군요. 다행히 4개월째부터는 현상유지는 되는데 율법주의자들이 나타나 제 마음이 많이 상했습니다. 도전하는 자에게 제일 금물은 상한 마음입니다.
밥만 먹고 가면 되는데 저와 악수하는 것을 사진을 찍고, 밥값을 많이 낸 것을 공공연히 떠들며 자랑하는 것입니다. 행함을 자신의 의로 삼으려는 바리새인이나 율법주의자들인데 이 시대에도 가득 차 있으며 앞으로 더 많아질 것 입니다. 제 마음이 상한 것을 아는지 시간이 갈수록 이들도 저를 외면하면서 또 적자의 행진이었기에 또 다시 저의 기도 시간도 늘어납니다. 그러나 저희들에게 용기를 준 것은 가난하여 길에서 구걸을 하는 자들이 자신이 파는 볼펜이나 껌 한 통을 넣고 간다는 사실입니다. 닦새들은 이 볼펜으로 공부를 하고 라합봉사대는 이 껌을 씹으며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7개월째부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보고 악수하자는 사람은 없는데 ‘할렐루야, 힘내세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라고 적힌 이름없는 봉투가 식당함으로 들어 오더군요. 한 그릇에 백 그릇의 짜장면 값을 내신 분도 계시더군요. 요술방망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체험을 하였으며 중요한 것은 오병이어의 이적도 어린이가 내 놓은 자신의 음식에서 이루어 진 것처럼 1200명의 우리 라합가족이 자신의 빵에서 조금만 떼어도 1200명에게 점심을 제공한다는 교훈을 체험했습니다. 할렐루야!”
“아멘!”
성도들이 뜨거운 박수로 환호를 하는 것은 자신들이 직접 몸으로 봉사를 해 보았고 가족의 밥을 할 때 마다 약간의 쌀을 떼어 놓았으며 공짜로도 먹어 보았기 때문이다.
“이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그 동안 저 혼자만 알고 있어 미안합니다. 전도사가 강대상에서 돈 말하는 것이 부끄러워 못했습니다. 용서 해 주십시오.”
힘들었던 일을 이겨내고 놀라운 경험을 하고도 용서를 구하는 철수전도사의 말에 실내는 한동안 숙연해 졌다. 영이는 잠시 고개를 떨구고 있는 철수전도사를 유심히 바라 보았다. 풍차를 보고 공격하는 돈키호떼 같은 무모함과 일의 기쁜 결과에 대해 소녀의 부끄러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남자였다. 수학공식 같은 사주팔자에 매여 있는듯한 우리의 삶도 너무나 의외의 일들이 무수히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봉사할멈도 현대과학도 설명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작년4월에 철수 전도사님이 제가 근무하는 대학도서관에 찾아오셔서 도서관의 운영에 관한 자료를 부탁하셨습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던 저는 그날 이후로 저는 라합의 식구가 되었지요. 왜냐구요? 도서관 학과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제일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점이며, 더 안타까운 것은 교회 건물은 커지는데 교회에 도서관이 없다는 사실인데 교회를 시작하기 전에 도서관을 만든다는 사실에 제가 탄복을 했기 때문입니다.
광야 40년 세월에 이스라엘 민족들은 성막과 무엇을 운반하였을까요? 오경의 저자는 모세임으로 그 당시 나일강 유역에 무성하게 자라는 파피루스의 줄기를 재료로 하여 만든 종이의 대용품으로 오경의 말씀을 기록하여 레위인들이 지고 다녔다는 추측을 해 봅니다.
목사실에 즐비한 책들은 목사님 자신의 개인용이며 장식용으로 변해 있습니다. 도서관의 생명은 얼마나 많은 책이 보유하고 있는가가 아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책을 읽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도서관 안내위원은 책을 훔쳐가는가를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알고자 하는 책을 안내를 하는 안내자입니다. 책 한 권에 본 사람, 시간까지 기록을 하는 것은 우리를 위한 일입니다. 이 기록을 검토를 하면 성도들이 무엇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궁금해 하는지 금방 나타나 설교자에게 도움을 드릴 수가 있습니다.
책에 길이 있듯이 성경책 속에 진리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며 주부님들, 어르신들이 시간을 내어 주어 도서관 봉사를 해 주신 것을 감사히 생각하며 또한 매주 토요일 저녁에 세상의 즐거운 시간을 마다하고 독후감 발표회에 참석해 주신 성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양한대학 도서관에 근무하면서 라합도서관의 책임자인 채은희 자매의 살아있는 도서관의 보고였다.
“저는 역 광장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식량을 구걸하는 사판과정을 수련하고 있는 중입니다. 불교에서 이판(理判)이란 속세를 떠나 도를 닦는데 마음을 기울이는 일을 하는 스님이고, 사판(事判)이란 절의 재산을 관리하고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속세에 나가 양식도 얻어오는 스님입니다. 이는 인생은 깨달음과 삶의 연속이라는 석가의 가르침 때문입니다.
헌데 사람들은 절에서 정반대의 일을 하기에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이판사판이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기독교 사상의 서양인은 ‘살기 아니면 죽기’라는 표현을 하고 유교나 불교 사상의 한국인은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반대의 표현을 합니다. 제가 어느 표현이 옳은지 전도사님에게 물었더니 ‘자신이 먼저 죽어야 새 생명으로 부활을 합니다’라고 하며 서양꽃들은 ‘니 죽고 내 죽자’는 반대의 말을 하더군요.”
성도들은 부모님이나 자신들이 부부싸움을 하면서 ‘니 죽고 내 죽자’라는 구호를 외쳤는지, ‘내 죽고 니 죽자’라는 구호를 외쳤는지 웃으면서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선 것은 장삼을 벗고 예수님을 믿겠다는 양심선언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 동안 돈 단지를 누가 훔쳐갈까 싶어 자리를 비우지 못했는데 어느날, 아는 스님을 만나 잠시 맡기고 라합식당에서 점심을 맛있게 얻어 먹으면서 많은 책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도사님에게 실례를 무릅쓰고 불교에 대한 책을 여기에 비치해도 되겠는가를 물었더니 승낙을 해 주셨습니다. 저도 며칠 전 주지스님에게 허락을 받았기에 전도사님에게 기독교 책을 많이 얻어서 저의 절의 도서관에 비치 해 놓을 것입니다.
이제 저는 사판과정이 끝나 이판과정을 수련하기 위해 속세를 떠나 절로 돌아 갑니다. 그 동안 틈틈이 들은 열린수요모임에서 이방인인 로마의 백부장에게 ‘네 믿음대로 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제일 인상에 남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항상 역 광장의 중앙에서 큰 함을 앞에 놓고 무릎을 꿇고 목탁을 치며 염불을 외우다, 한번씩 큰 절도 하는 스님이 주일날에 십자가 아래의 단상에서 감사의 말씀을 하는 것이다.
“작년 6월초에 지점장님이 절 부르셨습니다. 지점의 저축실적을 위하여 새로 생기는 교회에 나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나함빌딩에서 장사하는 분들의 현금과 관리사무소의 집세만 해도 엄청난 액수이기에 함부로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다니는 교회에서 처음으로 집사 직분을 받았고 또 새로 생기는 교회가 어떤 교리를 가진 교파인지 알지를 못했기에 목사님을 한번 만난 후에 결정 하겠다고 했습니다.
목사님을 만나보니 대학원을 갓 나오신 전도사님이었는데 저와 비슷한 나이였습니다. 저의 사정을 말씀 드렸더니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가롯 유다가 왜 예수를 은 30냥에 팔았는지 생각 해 본적이 있습니까?’라고 묻더군요. ‘돈이 탐이 나서 그렇겠죠.’했더니 ‘돈이 탐이 나는 사람이 돈을 돌려 주고 목을 매달아 자살을 합니까?’하시더군요. 일리가 있는 이야기죠. 그런데 정답은 자신도 모른다며 같이 공부하며 알아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단지 저에게 부탁하는 것은 성도들이 낸 헌금액수를 저만 알고 있어 달라는 것입니다. 전도사 자신도 알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 드려 제가 다니던 교회도 누가 십일조를 얼마 내는지, 감사헌금을 얼마 내므로 장사가 잘 된다는 등의 말이 들립니다. 심지어 강대상에서 일일이 봉투의 이름을 부르며 주보에 금액까지 적는 행위를 합니다. 이는 돈으로 오해 받기 싫다는 궁색한 변명이죠.
교회도 많은 선한 일을 위해 돈이 필요하지만 교회가 너무 돈에 대해 밝힌다는 세상 사람들의 말이 전부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전도사님도 모르고 낸 자와 저만 아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놀랍게도 각 자의 은행통장을 만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봉투에 이름이 쓰여져 헌금함에 들어오면 전도사님이 감사기도를 한 후, 저 혼자 교회 사무실에서 개인의 은행통장에 입금을 시킨 후 일주일 뒤에 자동으로 교회통장으로 입금되는 방법입니다.
항상 개인의 예금통장은 교회 사무실에 보관되어 있으며 본인이 열람을 요구하면 확인을 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일년 동안에 자기가 낸 헌금이 그대로 입급 된 통장을 받아 보셨죠. 일원이라도 착오가 있으면 저를 찾아 주십시오. 이것이 틀리거나 자신의 헌금액수를 타인이 알면 저는 라합동산을 판 유다가 되어 옥상의 십자가에 목을 매달아야 할 운명입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잠자리채를 돌리며 싹쓸이 강요나 부담을 주지 않는데도 제가 예상하는 금액보다 훨씬 더 많다는 사실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라는 성경의 말씀을 우리 성도가 잘 이해 하고 있는 것 같아 저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함빌딩 옆의 건물에 있는 은행에 근무하며 라합교회의 회계를 맡은 남기윤 형제의 간증이었다.
“저는 이 빌딩에서 제일 멋지고 제일 큰 방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여기가 어디인지는 알고 계시죠?”
“예, 오두막 별장이예요.”
젊은 여인이 질문을 하자 7층의 회의실과 교회 2층의 많은 새댁들이 애기와 함께 힘차게 박수를 치며 대답을 한다.
“나는 한전도사님 집무실이라 대답을 하는 줄 알고 가슴이 조마 조마 했지요. 저는 못 보았지만 저의 시어머님은 들어가 보신 모양인데 이 건물에서 제일 작은 방이며 총각 냄새만 난다고 합니다.”
실내에는 웃음꽃이 만발을 한다. 실제로 조그만 교회 사무실에는 주 여전도사와 전화를 받고 서류를 정리를 하는 여직원만 있기에 3개의 책상만 있을 따름이고, 철수가 자는 작은 방에는 일인용 침대와 옷장만 달랑 있을 뿐이며 식사는 아침과 점심은 라합식당에서 저녁은 예고 없는 단독심방으로 때우기 때문이다. 개인면담과 찾아오는 손님은 7개의 기도실 중에서 비어있는 곳에서 이루어 지며, 물론 전도사에게 제일 중요한 성경공부도 성도들과 같이 앉아 라합식당에서 책을 보는 것이다.
“제 딸 백일에 시어머님이 전도사님을 식사에 초대를 하셨는데 금반지 대신에 저와 아기를 오두막 별장으로 초대를 하였습니다. 나함빌딩의 옥상에 세워진 유아들의 오두막 별장, 유치원 가기 전 아이들의 초가집 별장, 라합 유치원은 제가 신혼여행을 다녀온 제주도의 호텔과 다름이 없었으며 십자가를 중심으로 한 놀이터는 너무나 멋지더군요. 그래서 라합 옥상을 어린이 천국이라 부른답니다.
다음날부터 시어머니와 같이 교회로 출근을 하여 시어머니는 노인대학에 저와 아기는 별장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별장들은 좋은 시설이 으뜸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봉사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제가 제 딸 같은 아기를 혼자서 10명은 돌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맞벌이 부부들이 많지요. 남편 월급으로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기적 중에 기적입니다. 이 기적을 이루기 위해 남편들은 야근을 하거나 받아서는 안될 돈에 눈도 가기에 건강도 마음도 멍이 드나 봅니다. 이제 여성들도 기적을 이루기 위해 직장 생활이나 장사를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네 보물이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designtimesp=17416> (마 6:21)
“여자에게 제일 중요한 보물은 남편이 아니라 자식입니다. 자신의 자식을 거두어 주는 곳에 어찌 부모의 마음이 가지 않을까요. 라합교회가 부흥을 하는 이유가 당연하죠. 저는 다행히 집이 있습니다. 그러나 직장에 다닐 능력이나 장사를 할 용기가 없는 여자이기에 몸으로 때우는 봉사에 나섰죠.
아침 일찍 남편이 직장에 출근을 할 때 저의 온 가족은 문을 잠그고 같이 출근을 합니다. 점차로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을 하더군요. 나함빌딩은 물론이고 이 근처에서 장사를 하는 어머니들의 소원이 하루에 한 시간만이라도 낮에 어린 자식과 있는 것이더군요. 저는 이제 만물 장사꾼입니다. 어머니들이 애기들과 있는 한 시간 동안 노는 사이 저는 자연적으로 그 상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되어 여러 가지 일을 해 보았습니다. 게다가 품삯으로 용돈도 생기며 자원봉사자가 많아졌기에 아기 몰래 혼자서 영화구경을 간 적도 있다는 고백도 합니다.”
남편 몰래 시장바구니를 맡기고 춤 교습소에 갔다는 말보다 아기가 모르는 신선한 고백을 하는 말은 잃어 버렸던 동요를 듣는 것 같았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새댁이 가져온 군고구마를 먹으며 서로 남편 흉을 볼 때는 너무 고소하고, 일이 끝나 서로 아기를 업고 감사의 기도를 드릴 때는 너무나 행복합니다. 사회복지를 외면하는 정부를 탓하기 전에 교회가 먼저 앞장을 서서 자신에게 주어진 힘대로 사회복지를 하나씩 실천하는 라합동산에 봉사자가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10분 후에는 중앙선을 운행하는 열차가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오는 많은 사람들을 청량리 역 광장으로 뿜어댈 것이다. 라합동산 옥상의 십자가 주위에는 풍선을 손에 쥔 사람들과 청량리 역의 출구를 바라보는 빌딩 정면에는 트럼펫의 나팔부대와 북을 가진 아이들, 손에 붉은 줄을 쥐고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라합교회는 창문을 활짝 열고 수요열린모임의 군악대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건물 아래에는 베들레헴 제과점의 테이블들이 밖으로 나와 작년에 전도용으로 선물을 한 5000개의 팥빵과 크림빵이 음료수와 함께 놓여져 야외 라합식당이 차려져 있었고,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100명 정도의 여인들과 태권도 시범을 보일 아이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노인성경 대학생 80여 명은 전부가 농악차림을 하여 건물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열차가 무사히 도착했음을 알리는 방송과 함께 역의 출구에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자 옥상의 나팔부대가 출발의 신호나팔을 분다.
하나님의 나팔소리 천지진동 할 때에
예 수 영광 중에 구름 타시고
천사들을 세계 만국 모든 곳에 보내어
구원 얻는 성도들을 모으리~~~
나팔불 때 나의 이름 나팔불 때 나의 이름
나팔불 때 나의 이름 부를 때에 잔치 참여하겠네
동시에 옥상의 대형 십자가 꼭대기에서 붉은 천이 찢어진 휘장처럼 두 갈래로 건물 아래로 내려지자, 성도들이 쥐고 있던 붉은 줄이 자신이 전도하고자 하는 이웃들의 이름을 적은 작은 흰 천을 끝에 달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처럼 빌딩아래로 내려지고, 오색 풍선이 아이들의 손을 떠나 하늘로 오른다.
씨앗을 품은 풍선은 30M정도 오르더니 회오리바람에 감기듯 한바퀴를 돌더니 사방팔방으로 흩어진다. 창녀 집의 마당으로, 차들의 대로로, 대로 주위의 빌딩으로, 기차 길 옆 오막살이로, 지방으로 떠나는 객차를 따라 먼 곳으로, 사명을 맡은 선교사처럼 한 알의 씨를 땅에 묻기 위해 달리는 것이다.
농악대는 역 광장의 한 가운데서 붉은 허리띠를 매고 둥근 원을 그리며 신나게 춤을 추고, 아이들은 태권도 격파를 하고, 한복을 입은 여인들과 아이들이 역에서 나오는 사람들에게 앞면에는 ‘이웃의 교회를 방문하여 예수를 영접하여 한강과 두만강의 기적을 이룹시다’라는 글이 적혀있고, 뒤에는 중앙선 시간표가 적혀 있는 주민등록증 만한 크기의 조금 두터운 종이로 만든 전도지를 나누어 준다.
20분도 지나지 않아 농악대 광장에 춤추고 구경을 하는 관중과 나함빌딩 앞에는 찬송가를 따라 합창하는 무리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전투 경찰들이 대로와 역 광장사이를 방패를 들고 두 줄로 나열하기 시작한다. 행사이전에 교회에선 한시간 동안 역 광장 전도를 허락을 받았으나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처럼 전도 행사를 빙자한 데모를 염려하여 당국에서 조치를 취한 것 같았다.
약속 시간 7분 전을 남기고 역 광장을 가득차게 메운 관중들과 지원하기 위해 도착한 7줄로 늘어난 전투 경찰의 손에 고무 방망이가 주어지는 긴장의 순간이다. 곧 이어 시작을 알리던 십자가의 찢어진 휘장과 나합의 붉은 줄들이 서서히 빌딩 위로 올라가면서 성도들과 광장의 군중들은 손을 하늘로 향하고, 감리교를 창설한 존 웨슬레의 동생 챨스 웨슬레 작시의 ‘천부여 의지 없어서’(찬송가 338장)를 합창한다.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 들고 옵니다
주 나를 박대 하시면 어디 가리까
내 죄를 씻기 위하여 피 흘려 주시니
곧 회개 하는 맘으로 주 앞에 옵니다
“하나님이여! 당신 밖에 의지할 분이 없으므로 항복하고 당신께 무릎을 꿇습니다. 당신마저 저를 받아주시지 않으면 저는 갈 곳이 없습니다. 나의 몹쓸 죄를 위해 예수님이 피 흘려 속죄하신 은혜를 깨닫고 회개하여 예수님의 십자가 동산에 모였습니다.”
이 곡조로 나라를 빼앗긴 독립군들이 가족과 형제를 떠나 타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기원하면서 부른 독립군 애국가를 광장의 시민들이 부른다.
동해~ 물과 백두~ 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호~하사~ 우리~나라~ 만세~
“동해의 물이 마르고 백두산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하늘의 아버님이 한국을 영원히 보호하신다는 약속이, 동해물은 왜적이 침입하여 족바리들의 바다로 변했고 백두산에는 일장기가 꽂혀 있으나”
무~궁~화~ 삼~천~리~ 화~려~한~ 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나라의 꽃인 무궁화가 삼천리 강산에 피어 화려하게 장식하듯이 한국 사람은 벗꽃을 몰아내어 하나가 되어 영원하리라”
연이어 무리들은 해방을 맞아 우리의 곡조를 가지게 된 애국가를 힘차게 부른다.
동해~ 물과 백두~ 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호~하사~ 우리~나라~ 만세~
“동해의 물이 마르고 백두산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하나님이 한국을 영원히 보호하신다는 언약대로 해방이 되었으나 아직도 동해물은 족바리들의 바다로 표기되어 있고 백두산에는 칼을 든 붉은 공산주의 깃발이 꽂혀 있으나”
무~궁~화~ 삼~천~리~ 화~려~한~ 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하나님이 택한 땅에서 피어 난 무궁화 꽃이 삼천리 강산에 화려하게 피듯이, 하나님의 복음으로 삼천리는 복음의 강산으로 변하여 한국사람은 동해물과 백두산을 통해 원수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행진을 계속하여, 예레미아 선지자처럼 우물에 빠진 이스라엘의 택민에게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요, 하나님이란 사실을 알려주는 생명의 줄을 실버 로드를 따라 전해줄 것입니다.”
동해~ 물과 백두~ 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호~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한~ 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뒤늦게나마 교회가 약속을 지켰고 동참한 군중들도 빈 손이었고 이들 속에 부모, 형제, 친구가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은 전투경찰은 몽둥이와 방패를 땅에 놓고 가슴에 손을 얹고서 애국가를 성도와 군중과 하나가 되어 합창을 함으로 ‘둘이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룰지어다’ 라는 말씀이 이루어 지는 거룩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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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키워보면 돌아가신 부모님의 사랑을 알고 외국에 나가보면 조국을 생각하는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글을 읽는 사람을 감동케 하려면 글을 쓰는 사람이 먼저 감동을 해야 하는지는 모르나 저는 이 부분에서 제일 감동을 받았습니다.
국적을 포기한다는 이상한 생각을 분들이나 광장으로 몰려가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는 성도들에게 이 노래를 불러보라고 부탁을 드려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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