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성전 청결 사건은 일차적으로 교회에 대한 예수님의 대응을 가리킨다. 그분이 자신의 생명까지 주시며 세우고자 하셨던 모습에서 멀어진 교회에 대한 분노로 연결된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주 예수님은 언약의 각 시대에서 나타났던 하나님의 역사를 지금도 행하신다.

예루살렘 성전은 주후 70년에 로마를 심판의 막대기로 사용하신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완전히 무너졌다. 옛 언약의 교회인 유대인들과의 언약은 파기되었다. 예루살렘에 살던 유대인들은 모두 로마 군사들의 칼에 무자비하게 도륙당했다. 그 하나님의 역사를 교회는 진지하게 되새겨야 한다. 물론 오늘날의 교회에게는 그때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시지 않으신다. 촛대를 옮기거나 토하여 내치시거나 성령 하나님께서 떠나시는 방식이다.

과연 오늘날의 교회는 어떠한가?

바울 사도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삶의 원리로 제시된 율법 준수를 강하게 거부하였다. 다른 복음이라고 하면서 천사라고 하더라도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교회가 진리의 기둥과 터이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경의 가르침을 오해하고 성경과 다른 내용을 가르치는 교회는 정말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구약에서는 율법 준수 곧 순종과 물질적인 부유함이 인과관계였다. 하나님께서는 물질적 부유함을 주셔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고 메시야에 대한 약속을 곧게 붙들도록 하셨다. 신약에서는 순종과 물질적인 부유함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물질적인 부유함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바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성취되었기 때문이다. 신약에서 순종과의 인과관계는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이다. 인간적으로 생각할 때에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순교의 경우에도 그 안에서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누리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개신교는 구약의 인과관계를 여과없이 신약의 교회에 가져와서 가르치고 있다. 긍정적인 사고 방식, 삼박자 축복, 오중 복음이라는 이름의 번영 신학이 그것이다. 율법의 십일조는 그 방편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잘 먹고 잘 살게 되니 좋다고 즐거워하는데, 주 예수님은 분노하신다. 진리의 기둥과 터를 변질시키는 것에 대한 분노이다. 그 분노를 의식하는 교회라면 번영 신학에서 돌이켜야 한다. 그 분노를 의식하는 신자라면 번영 신학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신자를 통제하면서 왕 노릇하려는 이들에 대해 분노하여야 한다. 주 예수님의 분노의 손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성경의 구원론은 아주 명백하고 단순하다. 전적 부패, 무조건적 선택, 보편적 속죄, 불가항력적 부르심, 조건적 견인이다. 아담의 범죄로 인한 모든 왜곡과 예수님 안에서의 회복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은혜와 구원과 믿음에 대한 성경적인 구분만 하면 말이다. 한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교회가 여러 말씀으로 변질시키고 나의 이해가 하나님 아버지의 뜻이라고 우기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에스겔은 “살리라”는 선언을 들은 의인도 그 의를 스스로 믿고 죄악을 행하면 그 모든 의로운 행위가 하나도 기억되지 않고 그가 그 지은 죄악 중에서 죽는다고 했다. “죽으리라”는 선고를 받은 악인이 돌이켜 자기의 죄에서 떠나 법과 의대로 행하면 정녕 살고 죽지 않는다고 했다(겔 18:24-29, 33:13-16). 여기에서 의인이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의롭다 함을 받은 사람으로서 신약적 표현에 의하면 거듭난 자이다.

에스겔은 의인이라면 곧 거듭났다면 반드시 영원한 구원을 얻도록 하시는 하나님을 말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말씀하였다. 의인이 죽게 되는 일을 허용하시는 하나님께 불의하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이 불의하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 의로우시다면 의인이 범죄하여도 절대적으로 살리셔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도리어 불의하다고 말씀하신다. 불가항력적인 은혜로 그들을 돌이키게 하시어 살리셔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불의하다는 것이다. 하나님과 언약 관계가 맺어진 이들은 모두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하며 동일한 언약의 법이 적용될 뿐이기 때문이다.

성경의 내용을 아무렇지도 않게 변개시킨다. 예를 들어 지키라고 되어 있는데 지키게 된다고 읽는다. 멸망한다고 되어 있는데, 멸망하지 않는다고 읽는다. 육체의 소욕과 성령의 소욕이 서로 거스른다고 되어 있는데, 성령이 크고 강하기에 육체의 소욕으로 거스를 수 없다고 읽는다. 그렇게 읽지 않는다면 육체를 위하여 살아서 육체로부터 썩어진 것을 거두는 것에 대해 거부하지 않았으리라.

라오디게아 교회에게 주어진 말씀을 보면 주 예수님은 마음 문을 두드리시고 그 문을 자의로 열고 들어가지 않으신다. 마음 문을 열고 그분을 맞이하는 것은 전적으로 당사자의 몫이다. 문을 열고 맞이하면 그가 자신의 육체의 소욕을 거스르는 성령의 소욕을 따른 것이다. 반면에 문을 열지 않으면 그가 성령의 소욕을 거스르는 육체의 소욕을 따른 것이다. 성경과 교회 역사는 양 경우가 함께 있음을 아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성령의 소욕은 거듭난 신자에게만 존재하는데, 만약 거듭나면 반드시 성령의 소욕만을 좇게 된다면 바울 사도의 진술은 하나님의 뜻과 다르게 말한 것이 된다. 바울 사도의 진술이 진리이며 그와 다르게 말하는 것이 비진리이다. 진리에 대한 반역이다.

성령의 소욕을 거스르는 육체의 소욕을 따르는 경우는 보지 않고 육체의 소욕을 거스르는 성령의 소욕을 따르는 경우만 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제 개인적으로 이러한 견인의 은혜가 여러 어려움 가운데서 이길 수 있게 한 큰 힘이었습니다. 비록 내가 부족하여 죄 가운데 있을지라도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지켜주셨음을 믿고 힘을 얻었습니다.” 이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아름다운 고백이다. 문제는 그 경험을 앞세워 성령의 소욕을 거스르는 육체의 소욕을 따르는 경우를 거부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자칭 개혁주의자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견인의 은혜에서 잘못된 삶을 반드시 돌이키게 만드시는 하나님은 성경에 없는 신이다. 우상일 뿐이다. 그러한 우상을 만들고 그 우상을 열심히 전파하였던 모습은 돌이켜야 할 죄악이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좋다고 성경의 하나님과 다른 신을 만들어내어 따르는 모습은 명백히 죄악이다. 한번 부르셨으면 반드시 끝까지 책임지신다는 신, 잘못된 삶을 살지 않도록 역사하시고 잘못된 삶에 대해서는 반드시 돌이키도록 하신다는 신은 성경의 하나님과 전혀 무관하다.

거듭남은 신자 스스로가 알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일을 계기로 마음이 완고해지면 웬만해서는 돌이키지 않는다. 장성한 신자라도 배교를 포함하여 넘어질 수 있다. 그들이 무조건적인 견인론을 듣고 수용하였다면 자연히 영원한 구원은 불변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돌이키게 하셔서 반드시 영원한 구원을 얻도록 하신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없다. 마음 문을 여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마음 문을 열지 않고 자기 육체의 욕심을 따라 살면 어떻게 되는가? 바울 사도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했다(롬 8:13). 그의 말처럼 하나님의 최종 심판 때에 반드시 죽는다.

그 경우에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가 거듭났다고 반드시 영원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라 현재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여야 다르게 말하면 순종하여야 영원한 구원을 얻기에 땅에서의 잘못된 삶에 대해 반드시 돌이켜야 한다고 들었다면 돌이켰을 여지가 있었을 것이다.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이 돌이켜야 한다고 들었다면 돌이켰을 여지가 커진다. 이처럼 성경적인 견인론은 신자의 삶에서 실질적으로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하나님을 의지하며 사는 신자라면 견인론이 어떻게 결정되든지 간에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지만 말이다.

성경에 계시된 하나님과는 다른 신을 만들고 그 신을 열심히 전파하는 것에 대해 예수님은 어떻게 하실까? 성전 청결 사건은 그 답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믿음의 선조를 성경보다 더 앞세우는 죄악도 있다. 칼뱅의 이중선택사상과 예정론은 성경에서 벗어난 것이다. 성경을 오해한 결과이다. 그 내용은 <닫힌 성경 열기> 70~86, 232~247쪽에 있다. 알미니우스의 잘못된 가르침에 대한 신봉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예수님만이 흥하여야 한다고 한 세례 요한의 고백을 정면으로 저버리는 행위이다. 그러한 모습에 대해 예수님은 어떻게 대응하실까? 성전 청결 사건은 그 답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내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각인에게 증거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터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책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책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여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계 22:18-19). 여기에서 예언의 말씀은 요한계시록을 말씀하시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 내용을 원리화하면 하나님의 말씀 전부에 대한 것이 되기도 한다. 이는 아주 명백하게 하나님보다 높은 자리에서 놀겠다는 신자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이다. 수용하는 교리를 따라 입맛대로 말씀을 변개시키는 삶에 대한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이다.

이전에 고신 교단의 L목사님이 어떤 사안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소신있게 주장했다. 그로 인해 그 노회에서 제명을 당했다. 그 당시에 몇몇 동역자들은 정치적인 대응 중단을 촉구하는 글을 작성하여 서명하였다. 목회에 불이익을 초래될 것이라고 말리는 이들이 많았다. 그로 인해 서명을 포기하는 동역자도 있었다. 그렇지만 소신을 가진 동역자들은 서명을 하였다. 그것은 진리에 대한 신앙양심적인 이해를 정치적으로 억압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분노의 표출이었다. 비록 그 분노는 원하는 열매를 맺지 못하였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나는 칼빈주의 5대 교리를 전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고 제명을 당했다. 변변한 신학적인 논의도 없이 그 일이 집행되었다. 내가 아는 한 그 당시에 H교수님만이 노회 목사님들에게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의사를 표하셨다.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것을 끝이었다. 교단의 온라인매체에서는 칼빈주의 구원론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고 글쓰기 권한을 박탈당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문이라고 말하는 카페에서는 글 삭제, 강퇴를 당하였다. 그 모든 일들을 자칭 개혁주의자들이 주도했었다. 과연 그 행태들이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정당한가? 예수님이시라면 어떻게 하실까? 그 답은 결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잘못된 신학에 빠진 이들은 그 신학을 고수하기 위해 잘못된 모습 가운데서 빠져나오지를 않는다. 동조자들은 그러한 잘못된 행태에 대해 침묵한다. 침묵은 암묵적 동의이다. 그러한 암묵적 동의는 결국 잘못된 행태를 지속시키고 강화시킨다.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무런 저항 없이 그냥 되는 대로 내버려두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께 있어서 중간은 없다. 순종이냐 불순종이냐 둘만 있다. 순종도 아니고 불순종도 아닌 중간은 없다. 순종은 더 온전하게 하여야 하고 불순종은 돌이켜야 한다. 불순종인데도 돌이키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하다. 완전한 순종이어야만 영원한 구원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성경의 가르침을 왜곡시키고 그 자리에서 돌이키지 않는 이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이 받아들이고 있는 신학이 옳다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하나는 잘못된 신학의 문제를 직시하면서도 자신의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부류이다. 구원론은 목사라면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지체들에게 가르친 것이다. 그것은 목사로서의 권위 형성의 중요한 토대이다. 그런데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여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의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다. 어떻게든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려고 기를 쓴다. 웬만큼 상식적인 사고만 되면 이해할 수 있음에도 거부하는 것이다. 자신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저버리는 처사이다.

내게는 그런 이들에 대한 분노가 있다. 그들에 대한 비아냥과 조롱은 그 분노의 일환이다. 착각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전에 비해 많이 약해졌다. 점잖게 글을 적을 수도 있지만 그들의 악한 고집을 접하면 잘 안된다. 잘못된 모습에 대해 아무런 저항없이 침묵하는 것에 대해서도 분노가 있다. 진정한 개혁주의가 아니라 말로만의 개혁주의에 대한 분노이다.

하나님께서 그 백성들에게 한 말씀을 주셨다. 난해하지 않다. 2000여년 전의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 말씀에 토대를 둔 삶의 원리도 복잡하지 않다. 2000여년 전의 사람들도 살아내던 것들이다.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 2:47). 그 열매이다.

한 하나님의 말씀을 여러 말씀으로 변질시키고 그 가운데 잘못된 내용을 고수하기 위해 바른 성경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것은 악행이다. 주 예수님께서 분노하실 일이다. 어떤 형태로든지 교회를 약화시키고 선택된 백성들을 하나도 잃지 않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마 18:14, 요 6:39-40, 벧후 3:9)에서 멀어지게 할 것이다.

예수님을 본을 따라 분노하여야 한다. 잘못된 것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말하여야 한다. 침묵으로 암묵적 동의자로 살아가는 데에서 탈피하여야 한다. 교회 내에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바로잡으려는 수고가 있어야 한다. 물론 그 방식에 있어서는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적절한 방식을 찾아야 하겠지만 말이다.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잘못된 이해나 잘못된 삶에 대해 저항하고 분노하며 개혁해 나감으로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의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