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된 교회는 개혁되어야 한다. 개혁이란 교회의 모든 것을 성경적 원리에 근거하여 그에 부합되게 바꾸는 것이다. 개혁의 대상으로 이야기되는 교회에는 현재의 어떤 모습이나 관습 또는 전통만이 아니라 교리도 포함된다. 중세 때의 교회개혁(종교개혁)이 그와 같았다. 그 원리를 바르게 이해하고 따르는 것이 개혁주의이다.

반면에 한국 개신교에는 말로만의 개혁주의가 많다. 너무나 많다. 개혁주의라고 하지만 이미 자신 안에서 바뀌지 않아야 할 부분을 상정하고 불가침의 성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비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미 다 검증되었다면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그 부분에 있어서 개혁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런 이들이 입으로는 오직 성경을 더 크게 외친다. 하나님의 절대 주권이라는 말도 어찌 그리 선호하는지... 절대 주권이라는 말을 좋아하기에 정말 절대 주권을 추구하는가 하면 전혀 아니다. 절대 주권 수용이란 성경에 제시된 하나님과 그분의 행하심을 조건 없이 수용하는 것인데,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신을 만들고 그 신을 숭배한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신자가 잘못 살지 않도록 하시며 동시에 잘못된 삶에 대해 반드시 돌이키도록 역사하신다고 이야기한다. 성경의 하나님이 아니다. 인간적인 생각을 앞세워 인간적으로 듣기 좋아서 이야기되는 만들어진 신일 뿐이다. 우상이다. 그 신은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이 아니다.

그러한 우상숭배가 횡행하는 이유는 성경을 잘못 읽었기 때문이다. 견인에서의 역사 방식이 아니라 비신자를 부르시는 역사 방식을 여과 없이 견인에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열어 복음을 청종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는 견인의 은혜가 아니라 부르심의 은혜에 해당된다. 견인의 은혜는 그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부르심의 은혜에 해당되는 내용을 견인의 은혜에 끌고 와서는 성경의 가르치는 바라고 우기고 있다. 인간적으로 듣기 좋고 보기 좋다고 말이다.

그런 이들의 특징은 그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어떤 부분에 대해 성경의 가르침에 부합되는지 따져보자고 하면 난색을 표한다. 오직 성경을 말하지 말든가 아니면 그렇게 말하는 것과 자신들의 태도를 일치시키든가 하여야 하는데, 겉으로는 오직 성경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오직 교리이다. 개혁주의 교리를 절대화하고 그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견지한다.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완고한지 아무리 성경의 가르침을 설명해도 받아들이지를 않는다. 이대로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여기가 좋사오니 여기에 초막을 짓고 함께 살자는 것이다. 그 가르침을 받는 지체들이 우상숭배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면서 말이다.

제기되는 문제에 답변이나 제대로 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냥 앵무새처럼 교리를 반복 또 반복할 뿐이다. 개혁주의 신학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할 뿐이다. 이미 이루어진 구원과 이루어야 한다고 이야기되는 구원은 명백히 다름에도 같다고 우긴다. 행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영접함인 믿음과 순종인 행위와 동전의 양면인 의지함인 믿음은 분명히 다름에도 같다고 우긴다.

구원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다. 그 의미는 영접함이 불가항력적인 은혜의 결과이며 의지함은 가항력적인 은혜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나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나 모두 은혜이다. 전자는 마음을 열어 복음을 청종하게 하시는 은혜의 결과이고 후자는 육신의 소욕을 거스르는 성령의 소욕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자에서 성령의 소욕을 거스르는 육신의 소욕으로 인한 배교, 사명을 저버리는 삶, 윤리적인 범죄의 지속 등으로 인한 멸망을 거부한다. 구원이 하나님께 속하였다는 진술을 신자가 멸망하는 일은 결코 없도록 하신다는 의미로 읽기 때문이다. 순 엉터리 성경 해석인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살면서 자신들끼리 즐긴다. 그들의 리그에서 잘못된 부분을 밝히면 글 삭제 또는 강퇴 등을 일삼는다. 이전에 십자가 마을이라는 사이트에서 견인론으로 논쟁을 하였다. 내가 교단에서 제명되도록 한 S목사는 아무런 거리낌없이 그 사이트의 운영자에게 강퇴시킬 것을 요구하였다. 그는 현재 회원 7,000여명의 양무리마을이라는 카페의 카페지기인데, 그 영향력을 이용하여 그렇게 되도록 만든 것이다. 논쟁에서 불리하다 싶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글을 삭제하거나 강퇴시킨다. 그러고는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서는 나를 박살내었다고 말하고 다닌다.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이유는 개혁주의라는 틀 안에서 자신들만의 리그에 심취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들이 이단이라는 굴레를 씌우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자신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교리와 다른 주장을 하면 서슴없이 이단이라고 말한다. 그들에 따르면 알미니안주의자들은 다 이단이다. 감리교에 대해 이단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그 사실을 지적하면 언제 감리교를 이단이라고 했느냐고 한다. 물론 당당하게 그렇게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당당함이 하나님 앞에 옳은가의 문제는 생각하지도 않고서 말이다.

성경은 육신의 소욕과 성령의 소욕이 서로 거스른다고 말씀하고 있다. 신자의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은 둘 중의 하나이다. 육신의 소욕을 따른 것이든지 아니면 성령의 소욕을 따른 것이든지. 앞에서 제기한 내용에 해당되는 모습이 어디에 해당되는지 판별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당사자들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라면 인지하면서도 그냥 육신의 소욕을 따라 살기로 작정한 것이리라.

나의 경험에는 개혁주의 교리를 절대 신봉하는 개혁주의자들이 교회 개혁의 최대 걸림돌이다. 그들은 자신들은 절대 옳고 자신들과 다르면 다 틀렸다고 생각한다. 자신들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지를 않는다. 모든 신자는 스스로를 개혁의 대상으로 상정하고 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윤리적으로 좀 깨끗하다는 것을 토대로 개혁은 나 밖의 다른 누군가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하며 산다.

말로만의 개혁주의가 아니라 진정한 개혁주의가 되어야 한다. 그 어떤 영역도 불가침으로 상정하지 않고 잘못된 부분이라면 고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입으로 만의 오직 성경이 아니라 진정한 오직 성경을 말하여야 한다. 성경의 가르침을 밝히고 그 원리를 바르게 분별하여 그것을 최고의 가치 기준으로 삼아 그와 부합되지 않는 모든 부분을 바꾸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신학의 한 조류로서의 개혁주의에서 벗어나서 성경의 가르침을 현재적으로 구현하는 개혁주의라고 하면 알미니안주의자들도 예외라고 말할 수는 없다. 모든 기독교와 그 지체는 개혁주의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알미니안주의자들도 위에서 비판한 개혁주의자들과 비슷한 면이 있다. 자신들의 신학 사상을 고수하려는 면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현재의 감리교 사태를 보면 그 삶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한 모습은 영원한 구원을 얻지 못할 수도 있는 악행이라고 생각한다면 어찌 그렇게 지속될 수 있겠는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칼빈주의의 무조건적인 견인의 악한 영향력을 받은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진정한 개혁주의, 진실한 오직 성경은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신 하늘 영광으로 가득한 영광스러운 교회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기초이다. 그 기초가 실제적이 되지 않으면 영광스러운 교회는 요원하다. 안타깝게도 현실의 기독교는 영광스러운 교회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며 그 가능성에 있어서 요원하기만 하다.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자신들끼리 즐기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슬픈 현실이다. 언제쯤이면 그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으려는지 안쓰럽고 슬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