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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없는 여자[19] 철수의 마지막 설교<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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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3월 15일 (수) 00:00:00 [조회수 : 2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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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둘째 주일, 강원도 사북 라합교회 앞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승용차들이 서 있었으며 건물 옥상에서 아래까지 <한철수 목사님, 은퇴식 >이란 프랑카드가 펼쳐져 있었다.
“저의 33년 마지막 설교는 ‘조금 있으면’이란 제목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저는 다른 목사들에 비해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인 것은 어릴 적부터 청년 때까지 제가 목사가 된다는 꿈도 꾸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목회 20년 정도하면 재탕 설교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저는 한번도 같은 장소에서 똑 같은 설교를 한 적이 없는 것은 25년 동안 12군데의 개척교회로 인해 떠돌아 다녔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개량한복을 즐겨 입던 한 목사는 다음달의 환갑 때 입으라고 가족들이 선사한 정통한복에 붉은 스카프로 멋을 낸 것은, 오늘로 강대상이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것 같았다.
“서울 라합에서 8년 동안 한 설교로 25년을 버텼으니 복 받은 목사임에는 틀림이 없죠. 그러나 저는 33년 동안 한번도 주일 선교를 빠진 적이 없기에 오늘 개근상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멘!”
담임 목사가 33년 동안 자신의 강대상을 지킨다는 것은 쉬운 듯하나 현실적으로 상당히 힘든 일이기에 성도들이 힘차게 동의를 하는 것이다.
“오늘 이 설교는 5년 전에 제가 제주라합교회에서 한 것을 한번 더 하겠습니다. 2001년 초가을 목요일 서울의 어머님이 위독하시다는 연락이 왔기에 저와 아내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죠. 일년 전에 쓸개암 수술을 했는데 재발하면 더 살기가 힘들다는 의사의 말이 자꾸 떠 오르더군요. 응급실에서 하루를 지내시고 집에 오셔서 조금 나은 것 같기에 저는 주일예배만 마치고 바로 올 생각으로 아내를 남겨두고 주일 날 새벽 제주도로 갔습니다.
오전 10시 20분쯤 사무실에서 성전으로 가려는데 서울에 있던 아내에게서 방금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전화가 왔더군요. 제가 목사가 아니었으면 당장 비행기를 탔을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안고 예배를 위해 강대상의 저의 의자에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애들아, 너희 아버님이 나보고 오라고 손짓을 하고 그 옆에는 날 따라다니던 처녀가 예쁜 한복을 입고 환한 얼굴로 나에게 절을 하네. 조금 있으면… 조금 있으면…’아내가 전화로 들려주던 어머님의 마지막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설교를 관두고 오늘 하려는 즉흥적인 설교를 한 것입니다.”
서울 라합에서는 전병춘 이사장을 비롯하여 나이 드신 분들이 오셨고 영이 어머님, 처제, 자녀들이 다 모였으며 특별 영상을 위해 김교철 컴도사도 왔으며 전국 라합에서 장로와 권사 한 분씩 참석을 하였다.
<지금 내가 나를 보내신 이에게로
가는데 너희 중에 나더러 어디로 가느냐 묻는 자가 없고 도리어 내가 이 말을 하므로 너희 마음에 근심이 가득하였도다 그러하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요16:5~7)
“죄 없는 자신이 십자가 죽음을 당하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시어 오순절 성령을 보내시고 마지막에 재림하신다는 것이 ‘조금 있으면’이루어 질 일들이었습니다. 저는 1~3년의 단기 개척기간 동안 개의 등에 빵을 싣고 식당에서 그릇도 씻으며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교회를 올 수 있는 분위기 조성만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저의 뒤를 잇는 목사는 성령 충만한 분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수요일에 오실 젊은 최용길 목사님은 여러분의 가슴에 뜨거운 성령의 불을 심어드릴 것 입니다.”
전병춘 이사장은 누님을 따라다닌 자살한 밤꽃에 대한 비밀을 누님 장례식에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마지막 설교를 하는 철수 목사가 이 사실을 성도들에게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자신의 죄를 철수 목사를 통하여 주님이 다 씻어주었다는 감동 때문이었다.
“여러분, 제가 여러분 곁을 떠난다고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제 제가 사북에 없더라도 제가 심방을 하지 않더라도 여러분은 저를 매일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도 저의 어머님을 따라 다니며 저를 주님께 바치게 한 가엾은 밤꽃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는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라합을 다녔으나 방황하는 밤꽃들을 시작으로 제가 이들을 찾아 나서기 위해 인터넷 라합뉴스도 만들어 은퇴를 한 것입니다.
저에게 주님이 주신 은사는 아무 것이나 잘 먹고 아무 곳에도 잘 자기에 어느 곳이나 찾아 다니는 일 같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목사에게 은퇴란 없습니다. 단지 자신이 책임지고 지켜야 할 강단에서 내려올 뿐입니다. 많은 분들은 섭섭하게 생각을 하나 저는 어릴 적에 소풍을 앞 둔 어린이처럼 기쁜 마음입니다.”
은퇴를 하면서 기뿐 마음이란 소리를 하는 한 목사의 말은 형식적인 인사일 수도 있으나 진정으로 기뻐하는 모습이 얼굴에 나타났기에 모인 사람들도 덜 섭섭한 느낌을 받는 것 같았다.
“전의 사북은 탄광촌이었습니다. 솔직히 광부는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택한 직업이었습니다. 석탄은 현대의 오일이나 천연가스처럼 중요한 에너지였지만 이것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과 건강을 바쳤습니다. 자신은 온 몸에 검정투성이나 자신이 캔 석탄은 에너지를 내어 추위를 견디고 문명을 개척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사북 라합성도들도 이웃을 위해 석탄이 되어주리라 믿으며 세상에서 성공을 한 자나 실패를 한 자나 상관없이 주님은 여러분을 부르시기에 제가 찬송가로 설교를 마치려 합니다.”
성도들은 한 여인의 헌신으로 라합이란 단체가 생겨진 놀라운 역사에 놀래면서 자신의 부모님이 탄광에서의 아픔을 결코 헛되게 하지 않겠다는 굳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예수 나를 오라 하네 예수 나를 오라 하네
어디든지 주를 따라 주와 같이 같이 가려네
주의 인도 하심 따라 주의 인도 하심 따라
어디든지 주를 따라 주와 같이 같이 가려네
철수와 성도들은 주님을 잠시 떠난 자녀들에게 들려 줄 찬송을 4절까지 같이 합창을 하면서 새 시대에 맞는 인터넷 라합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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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찬송가 360장 “예수 나를 오라 하네”를 부르고 싶어 철수 목사의 은퇴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은퇴식을 좀 더 멋지게 꾸미고 싶었으나 더 멋진 인터넷 교회가 되어야 하기에 꾸밈 없이 적기만 했습니다.
사할린의 폐 탄광에서 수 많은 고철을 사면서 이 곳에 강제징용을 당해온 분들의 손때가 묻어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 일부분의 사람들은 죽어가야 한다는 사실은 양극화의 한 단면인 것 같습니다.
분명히 3월 14일 새벽에 원고를 띄웠는데… 이상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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