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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국가기반시설사업, 민간자본은 주인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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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년 04월 23일 (월) 14:59:36
최종편집 : 2012년 04월 23일 (월) 15:00:08 [조회수 : 15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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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심심치 않게 민자사업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민자사업이란 공적자금과 더불어 민간기업이 국가기간산업에 참여하여 투자하고 그에 대한 이익을 나누어주는 방식임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민자사업들은 대부분 도로건설, 운송사업 등의 토목교통사업이다. 다른 사업이 무엇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교통, 토목과 관련된 사업은 우리실생활에서 종종 마주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한참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뜬금없이 톨게이트가 나오고 통행료를 지불한다. 그리고는 새로운 통핼증을 교체발급해주는 방식이다. 이런 구간이 바로 민자사업으로 건설된 부분인데 일상적인 요금체계보다 비싸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경춘고속도로가 그렇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공항고속도로, 우면산 터널이 그렇다. 천안-논산 고속도로인가 하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이 구간이 특별히 요금이 비싸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건설을 준비하면서 예상되는 수익률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돼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예상되는 수익률과 실제 수익률이 차이가 날 경우에는 정부 혹은 지자체에서 그 차액을 민간기업에 지급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비싼 요금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인 셈이다.
요즘 한창 서울지하철 9호선과 관련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은 민자로 운영되었고 민간기업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울시의 동의도 받지 않고 500원의 요금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지하철 9호선 건설 및 운영에 맥커리라는 미국계 기업이 참여했는데 이 기업의 대표가 대통령의 조카라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고 한미FTA의 ISD조항으로 인해 문제제기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나는 일단 이런 것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내 마음에 걸리는 것은 민자사업이라는 방식이다.
국가가 무슨 은행이어서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교통 등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는 당연히 더 많은 도로, 더 넓은 도로를 원할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길을 낼 수는 없다. 지가상승도 만만치 않다. 민자를 유치해서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이해는 간다. 그러나 계속해서 불만이 높아져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원천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이긴 하지만 도로를 뜷어 놓고 통행료를 낼 수 있는 사람들만 통행하라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그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이미 국민의 세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공사는 국민 세금을 걷어서 해놓고 돈이 없는 사람은 통행하지 말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만약 전적으로 민간자본을 투척하여 도로를 뚫고 그에 따른 통행료를 징수한다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물론 국토의 소유 및 이용에 관해서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이해는 할 수 있을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일정부분은 국민재산이 투입되었다. 그렇다면 운용에 있어 민간자본의 독불장군식의 행정은 있어서는 안 된다.
국가의 교통망은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민주주의적 사업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략적이고 안보적인 사업이다. 그런데 국가의 전략과 안보의 문제를 민간자본에 맡긴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게다가 잘못 산출된 수익률이 국가의 재정도를 위협한다면 그것 역시 심각하다. 게다가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기 위한 노력조차 무역협상 등의 이유로 불능화된다면 이는 더욱 심각하다. 이런 문제들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결국 국가는 국민의 세금을 고스란히 민간자본의 주머니에 텅러넣어주는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국가는 전략적이고 안보적인 차원의 사업에서는 민간자본의 투자를 제한하거나 통제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세금이 조금이라도 허투르게 사용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서 운용해야 한다. 국민들 역시 자신들이 내는 세금이 잘못 사용되거나 또 과하게 지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조금 불편한 것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그에 따른 재정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돈이 없다면 사업을 조금 줄이면 된다. 길을 내고 터널을 뚫어야 뭔가 개발을 한 것 같고 또 업적이 남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사고방식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 또한 국가와 파트너가 되어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 역시 세금을 눈먼 돈으로 생각하고 과도한 수익률을 산출하는 관행도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돈이면 다'라는 잘못된 가치관이 한국사회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그 폐해는 고스란히 한국 국민 자신에게 전가될 것이다.
지금 복잡하게 진행되는 민자사업이 바람직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경험과 지혜를 모아가기를 바란다. 국민들은 너무 배고프고살기가 힘들다. 그리고 최소한의 사회기반시설은 국가가 경영하고 국가가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내 말이 다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조금더 지혜로워져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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