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이미 일주일 전에 휴가 나온 아들 시켜 타이핑을 해놓고서는 깜빡하여 이제사 올립니다. 최목사님의 입원 소식은 박진서님의 기사를 보면 될 터입니다. 운영자도 동대문교회 장로들의 2건의  명예훼손 건 재판이 내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등 뒤숭숭하여 오늘 내일 하면서 아직 병원방문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민들레 자매, 형제 여러분,

민들레교회는 태양력으로 1983년 2월 13일에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종로에 있는 파고다외국어학원에 방을 하나 빌려 첫 예배를 올린 날이 그 해의 설날이었고교회력으로 ‘주님의 산상변화주일’ 이었습니다.

그래서 민들레교회 주보 제1호에 이렇게 써놨습니다.

“ 오늘은 ‘주님의 산상변화 주일’ 입니다. 해마다 이 날이 우리교회의 창립기념주일이 되겠습니다. ” (민들레 교회 주보 제1호, 1983년 2월 13일).

이제 민들레교회 23년을 맞이하여 민들레교회가 어떤 교회라는 것을 새롭게 정리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랑과 자유를 몸으로 사는 교회

민들레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유를 몸으로 사는 교회입니다.

우리는 이 뜻을 민들레교회 첫 예배에서 고백과 결단의 공동기도로 바쳤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교회생일이 되면 이 기도를 다시 바치면서 자기 정체를 새롭게 하고 있습니다.

「“주님, 오늘 여기에 한 방을 빌어 교회의 문을 엽니다. 저희들이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의를 찾는 신앙공동체가 되도록 인도하소서. 또한 하느님이 이 시대, 이 땅을 향하여 저희를 부르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깨닫고 살도록 성령께서 저희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늘 밝혀 주시고 인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간절히 비옵기는 저희가 최선을 다해 자유와 사랑을 몸으로 살아 저희의 얼굴도 해처럼 빛나고 빛처럼 빛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저희는 얼굴만 보아도 좋고 서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그리스도의 형상이 저희 가운데 이루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교회가 되기를 힘쓰겠습니다.“」

주님, 저희가 우리 민들레교회 스무째 생일에 다시 첫째 공동기도를 저희의 신앙결단으로 바칩니다. 우리 민들레교회가 올 해 성인(成人)이 되었습니다. 지금 까지 걸어온 것을 바탕으로 이제부터 예수의 자유와 사랑을 온전히 몸으로 삼아 성인(成人)답게 살아가겠습니다. 날마다 변화산의 은총을 기억하며 아름답게 변화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힘쓰겠습니다.

우리의 샛별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03년 3월 2일,「주님의 산상변화 주일」의 ‘고백과 결단의 공동기도’)

산상(山上)의 은총을 산하(山下)에서 사는 교회

민들레교회가 처음 시작한 날은 1983년 2월 3일이었는데 그 날은 아주 우연하게도 교회력으로 그 해의 ‘주님의 산상변화 주일’ 이었습니다. 우리의 ‘설날’이기도 했구요.

이것은 아주 우연한 출발이었지만 바로 이것이 민들레교회의 생리요 숙명이라고 아니할 수없습니다. “산행 정신을 사는 교회,” 이것이 바로 민들레교회입니다.

함께 오른 사람들이 그 산정에서 변화를 체험하고 기뻐하는 교회, 무엇을 이루기 위하여 모인 사람들의 교회라기보다는 참으로 자유로워지기 위하여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함께 오르는 사람들의 산행(山行)이 민들레교회입니다.

지난 23년동안 우리는 “산행(山行)정신을 사는 교회”를 말해 왔습니다. 이제 민들레 23년 새봄을 맞이하면서 “산상의 은총을 산하에서 사는 교회”라고 고쳐 말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모름지기 변화산에서 받은 은총으로 산하에 ‘말 못하고 듣지 못하게 하는 악령’ (마가 9장)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그 고통에서 풀어줄 때만이 존재가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정신학(友情神學)을 몸으로 사는 교회

“내가 명하는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요한복음 15장 14절)

주님의 이 말씀은 우정신학(友情神學)의 출발점입니다. 내가 주님의 말씀을 지키면 주님의 멋이 됩니다. 그대가 주님의 말씀을 지키면 주님의 벗이 됩니다. 좋은 벗의 다른 벗은 또 좋은 벗이 됩니다. 남녀노소 ․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예수 믿는 사람들이 서로 교우(敎友)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주님의 이 말씀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모든 인간관계 가운데 우정관계가 가장 아름다운 관계라고 믿습니다.

벗 사이는 활짝 열린 사이요 그래서 숨김이 없는 사이입니다. 다 열어놓고도 속상하지 않는 사이, 대등한 사이이면서도 서로 인정하고 존경하는 사이, 부족한 점을 책망하기 보다는 오히려 채워주는 사이, 기쁨과 슬픔을 함께 살아가는 사이가 우정관계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엮어가는 모든 인간관계가 종속적은 상하 관계가 아니라 횡적인 우정관계로 승화되기를 소망하며 그 소망 가운데 즐거워하며 삽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몸으로 사는 교회

민들레교회가 20년이 되던 2003년 봄에 우리는 ‘역지사지’라는 말을 새롭게 배웠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최고의 법을 잘 지키려면 언제나 “네가 좌(左)하면 나는 우(右)하고, 네가 우(右)하면 내가 좌(左)하고,” 언제나 처지를 바꾸어서 남의 짐을 먼저 져 줌으로써 그리스도의 법을 이루어 나가겠다는 결단을 바쳤습니다.

아름다운 교우, 아름다운교회

오랜 세월 우리는 자유와 사랑을 노래해 왔고 추구해 왔습니다. 그런데 ‘자유와 사랑’은 이 세상 도상(途上)에서는 궁극적인 언어와 소망이 되겠지만 영생의 궁극적인 관심은 아니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원한 궁극적인 관심은 ‘아름다움’입니다. 아름다운은 이 세상 언어와 몸짓으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그러나 언제나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취할 수 있는 황홀함(ecstasy) 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나 도상의 언어나 도상의 몸짓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황홀한 경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우리는 성서에서 한 처음에 하느님이 이 세상을 만드시면서 날마다 “보니, 참 좋구나!” 하고 감탄하신 것과 성전을 요한묵시록 21장에서 새 예루살렘을 그릴 때 “그 도성에서 성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과 어린 양이 바로 그 도성의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그 도성에서는 태양과 달이 비칠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그 도성을 밝혀 주며 어린양이 그 도성의 등불이기 때문입니다” 라는 표현에서 어렴풋이나마 궁극적인 관심이고, ‘아름다움’이 우리의 유일한 화두라고 당당히 말하겠습니다.

“ ‘더욱 아름답기(schönner)’ 위해서라면 범하지 못할 규칙이란 하나도 없다.”

“ 음악은 사람들의 정신으로부터 불꽃이 솟아나게 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베에토벤)

악성 베토벤이 이런 말을 한 것은 음악을 두고 한 말이지만, 이제 우리 민들레교우와 민들레교회는 사람들의 정신으로부터 불꽃이 솟아나게 하기 위하여 ‘더욱 아름답기’만을 예수 안에서 추구해 갈 것입니다. (민)

- 3년전에 왼쪽 고관절이 쓸 수 없게 되어 인공관절로 바꾸는 환치수술을 했는 데 오른쪽 고관절도 그렇게 되어 3월 7일에 환치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3년 전에는 환갑일에 수술하러 입원했는 데 이번에는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北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