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일의 아침은 차가웠다.
해가 퍼져서야 겨우 따뜻한 기운이 감돌 뿐
아직도 바람은 매서웠다.
올해부터는 매월 식물원이나 꽃동산에 가서 꽃을 만나자고
자신에게 약속했던 것을 실행하러 길을 나서는데
지하철 노조가 파업을 한 걸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콩나물 시루보다 더한 공간에서
세
번의 지하철을 갈아타고 김포 들꽃풍경에 갔다.
그래도 가길 잘했다.
복수초를 만나자고 남해의 나로도까지 갔던 나는
올해는 나의 사랑 복수초를 싫건 만날 수 있어 행운 아닌가.
김포 동산에는 낙엽 사이로 얼굴을 내민 복수초가 지천으로 있고
덜핀 복수초조차 아름답기만 하다.
온실에는 더많은 복수초가 노란 웃음으로 나를 반겨주었고
아직 온실 안은 쓸쓸하다.
지금은
동면중이지만
몸치장할 때의 온실은 필경 시끄러울
것이다.
나는 그런 모습이 궁금해 사진을 찍으려 하고.
노루귀
오히려 멀리 있는 흰노루귀가 더 선명하게
찍혔는데
노루귀도 처음 보는 터라서 내 가슴은 콩닥콩닥
살아있어 이런 예쁜 꽃을 만나니 여간 행복한 게 아니다.
이 기쁨을
누구하고 나눌꼬!
이것도 노루귀일테지.
꽃봉오리조차 여간 예쁜 게 아니다.
코카사스(?)
들풍님이 병아리꽃이라고 하니 그쪽이 더 외기 쉽구나.
아! 깽깽이풀이다.
사진으로만 익혀온 깽깽이풀
오늘은 횡재하는
날인가보다.
처음 보는 꽃이라서일까 모두 반갑고 사랑스러우니.....
어려서 우리는
한 발로 뛰는 놀이를 깽깽이라고 했다.
깽깽이풀도
우리처럼 깽깽이놀이를 잘 할까?
꽃도 아닌 것이 눈에 확 들어온다.
역시 붉은 빛은 정열적이라서 그런지 내
가슴에 꽂힌다.
남천이란 이름표를 달았다.
온실에는 꽃만 있는 게 아니라
조각같은 암석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
꽃만 자연이고 예술이고 사랑이 아니라
돌도, 물도 바람도 예술이고 사랑이다.
하여 나는 사랑 찾아
이렇게 헤매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흥분한 상태로 비몽사몽간이다.
녹산도 싱그럽고
눈꽃이라는 이메리스는 나의 기술부족으로
눈이 녹듯 꽃이 희미해지고
말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왠지 멀게 느껴지고
쓸쓸하며 외롭기까지
했다.
기쁨이 극도로 커지면 허전함도 그에 버금가는가?
오히려 사진을 정리하는 사이 내 마음은 평온하다.
그렇다면 꽃은
나의 사랑이란 말인지....
* 민들레교회-에덴기도원 카페(http://cafe.daum.net/mindleden)에 올라온 수필가 박진서님의 글과
사진을 본인의 허락을 얻어 옮겨 싣는다
| |
 |
|
|
| ▲ 왼쪽에서 두번째가
박진서선생이다. 제법 연세가 많으시다. |
|
|
)
)
)
)
)
)
)
)
)
)
)
)
)
)
)
)
)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