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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3월 09일 (목) 00:00:00 [조회수 : 24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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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돈입니까?”
“자네 퇴직금이네.”
“아저씨, 목사도 퇴직금을 받나요?”
3월 7일. 한 목사는 라합뉴스의 준비과정과 나함재단 이사장의 역할에 대해 알 겸 전병춘 나함이사장과 나함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는데, 생전 처음 만져 보는 큰 금액의 수표를 받은 것이다.
“33년 근무에 퇴직금이 3억 3천이면 적지만 짠돌이 이사장을 만났기에 도리가 없네. 그래도 한국은행 급료 급수에 맞춘 것이네. 그리고 이것은 내 개인이 내는 라합뉴스 후원금이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이거 아저씨 퇴직금 봉투 아닌지요?”
“아브라함은 조카 롯에게 실패를 했지만 나는 성공한 것 같아. 십일조는 뺀 금액이네.”
이제 노인이 된 두 사람은 할아버지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훔쳐 먹다 서로 만나 통성명을 하면서 웃었던 큰 웃음을 터뜨려 본다. 세월이 갈수록 주름만 늘어나는 노인에게는 슬픔의 눈물만 늘지만 크게 웃어볼 수가 있는 것은 같이 걸어온 33년의 세월이 헛된 길이 아니었다는 공통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도 자네 속셈을 맞춰볼까? 다음 주부터 자네는 김삿갓이 되어 전국을 떠돌며 가난한 라합 가족에게 이 노랭이가 모은 나함 돈을 아무도 모르게 줄 생각이지?”
“야~, 정말 족집게시네요. 그런데 저는 나함재단이 얼마나 재산이 있는지 알지를 못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용준이로부터 비상금 총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돈에 대한 철저한 계획을 가졌으나 전도사가 된 이후부터 돈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되었기에 총각 때는 어머니에게, 장가를 가서는 아내에게 월급을 다 맡겨 버린 것이다. 솔직히 세상살이와 등진 성직자가 돈을 쓸 곳이 없으며 월급의 20%가 개인경비를 따로 나오기에 이 돈도 남는 실정이었다.
“일년에 두 번 이사회를 하는데 5년 전에 누님이 돌아 가시고 난 후에 이사가 5명으로 불어 났지만 한번도 모인 적이 없고 결산보고서만 발송되었을 뿐이네. 아마 자네는 이것마저 상세히 보지 않았을 거야. 앞으로 내가 죽은 후에는 나의 자식이 3명 이사가 되어 7명이 되네.”
나함재단은 철수 어머님 80%, 아저씨 20%의 자금으로 시작되었기에 철수 어머님이 돌아가시면서 자식들에게 분배를 했는데 철수는 30%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5년 전부터 매년 나함재단 결산보고서가 철수에게 전달되었으나 대충 읽어보고 말았기에 아는 것이 없었다.
“이리 가까이 오게. 간단히 뼈대만 설명하겠으니 겁내지 말게나. 서울에는 라합과 영등포 라합, 지방에는 자네가 땀 흘려 세운 13군데, 농어촌은 산골교회 포함 13군데, 해외에는 미국 LA 라합과 중국 길림성과 북경의 3군데. 총 31군데의 라합이네.
자네가 신학대학원에 다니고 내가 이 건물을 지으면서 어떻게 교회 살림을 사는 것이 하나님 뜻에 합당한지 많은 연구를 하였네. 이런 관점으로 성경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는 것은 말라기서의 ‘온전한 십일조로 나를 시험하여 보라’는 구절과 출애굽기의 40년 동안 주신 ‘맛나’였네. 그래서 자네에게 성도들에게 돈 이야기는 절대하지 말고 십일조만 충실할 것을 부탁했고 나는 성직자들의 맛나인 월급에 대해 신경을 썼네. 솔직히 온전한 10가족이면 성직자 한 가족 충분히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네. 라합은 손가락질 받는 밤꽃, 가방 끈이 짧은 자들이 많기에 자연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소규모의 장사꾼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
특별한 기술의 라합 짜장면집, 현찰로 대량구입하면 원가절감이 되는 슈퍼마켓, 아이디어 장사인 전자오락실은 대히트를 치면서 PC 방으로 발전이 되었어. 먼저 나함재단이 시험적으로 뛰어들어 정탐을 한 후에 라합 식구들에게 알려주어 먼저 자리를 잡게 한 것일세. 성도들이 잘 벌어야 교회도 물질이 넘친다는 나의 단순한 생각이었네.”
새벽기도회 때 ‘아이디어’를 중얼거리던 분, 도서관에서는 성경 대신 세상 잡지책을 뒤적이던 분, 나함재단이 교회 장사를 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골목의 구멍가게까지 살피시던 분…, 설화 처제가 족발 전국망을 구상할 때 아저씨의 신용으로 광고 없이 대리점들이 만들어진 일, 직장이 없고 돈이 없는 성도들을 장사꾼으로 만들었기에 라합교회 소속의 성직자들을 하루도 어기지 않는 후한 일용할 양식을 가지게 된 것이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십일조 사용 용도를 월급 15%, 경비 20%, 무료식당 10%, 불우이웃돕기 10%. 라합가족돕기 10%, 건축 20%, 기타 15%로 잡은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정했는데 약간의 비율조정만 있었을 뿐 지금까지 지켜온 것은 교회는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골고루 분배하는 집단이란 사실을 성도들이 체험했기 때문인 것 같아.”
철수는 교회 경영에 대해선 교맹이 된 것은 전 이사장과 남기윤 형제가 살림을 잘 살아주었기 때문이며 결혼을 하여 개척교회를 시작한 후에는 아내가 도맡아 주었기에, 큰 목사가 되기 위해선 대학은 경영학과를 나와야 한다는 세속에서 금전을 모르고 목회를 한 행복한 사나이였던 것이다.
“라합 보증금이란 항목은 무엇인지요?”
“매월 십일조에서 20%의 건축헌금을 모은 걸세. 라합교회는 나함재단에 전세를 살고 있는 나그네고, 나함재단은 하나님께 전세를 살고 있는 나그네 신세네.”
일전 한푼 없는 자에게 교회건물과 자금을 임대해 주고 매달 십일조에서 20%씩 받아가며 매년 땅값이 오르는 사업을 하는 나함재단은 하나님께 전세를 살고 있다는 정신이 없으면 세상의 고리대금업자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멋쟁이들을 위해 하나님은 ‘나를 시험해 보라’는 말씀을 하신 것 같았다.
“자네 며칠 전에 11년 전에 붕괴 사고를 일으킨 삼풍백화점 이한상 사장이 7년 옥살이를 한 후에 몽골서 선교사로 속죄의 길을 걷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나?”
“네, 그때는 주인이 기독교인지라 세상 사람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으나 새롭게 부활한 모습을 보고 흐뭇했습니다.”
“나함재단은 하나님께 큰 은혜를 받은 것 같아. 나함은 두 집안의 재산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는 생각이 변하지 않으면 더 성장을 할 것이네. 예수님처럼 비천한 자와 복음이 전파되지 않는 오지에 투자를 하는 자네가 될 것이라 믿네. 참! 내가 마지막으로 각 교회에 십일조에서 1%의 금액을 라합뉴스 운영비로 보내달라는 협조공문을 보냈네. 우리 오랜만에 돼지갈비 먹으러 가세.”
덜렁한 성격의 아저씨지만 철수가 부탁한 라합뉴스의 모든 것을 다 준비해 둔 것을 확인한 철수는 아저씨와 손을 잡고 나함이사장실의 문을 나섰다.
“와~, 이 돈이면 아이들 결혼 밑천은 충분하겠어요. 33년 동안 정말로 수고가 많으셨어요. 박수!”
이번 서울 방문에는 영이도 같이 왔기에 모처럼 전 가족이 모였는데 사부의 거금을 받아본 이후로 처음 큰 금액이라 남편의 볼에 뽀뽀를 해 주었다.
“어허~, 자식들 보는데…. 결혼비용은 각 자가 벌어서 할 것이며 이 퇴직금의 십일조는 사북교회로 보내고 나머지 금액은 개인주택으로 이사를 하려고 생각을 한다. 장모님도 아파트보다 마당이 있는 공간이 좋을 것 같고, 너의 엄마가 처녀 때 기숙사 사감을 한 솜씨가 있어 서울에 와서 공부를 하는 라합 목사님 자녀들의 공간도 같이 만들어 보려고 한다. 여보, 마침 마땅한 개인 집이 나와있다고 이사장님이 말씀을 하니 내일 장모님과 같이 가 보도록 하오.”
영이는 자신이 다 결정한 사항을 발표만 하는 남편을 보며 싱긋이 웃는 것은 이사장은 목사보다 봉급이 더 많다는 소식과 지방에서 고생을 하는 목사의 자녀들을 라합교회보다 개인 집에서 같이 돌볼 수가 있다는 사실이 싫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제 생각은 어때?”
“나야 어머님 가시는 곳에 따라 가야죠. 게다가 우리 경리부장인 삼돌이와 같이 있어야 하니 대 환영이네요. 저도 자금을 도울 터이니 멋진 집으로 이사를 갑시다.”
철수는 식구 중에 처제가 제일 대하기 어려운 상대였으나 대학원 2학년인 장남 삼돌에게 부업으로 대학 일년 때부터 경리직을 맡겨 부모에게 용돈을 탄 적이 없는 청년으로 만든 시원함이 있는 여성이었다.
“지금부터 집안 똥차처분 의논을 합시다. 장모님, 오징어 튀김 만들어 놓으셨다면서요. 먹으면서 하죠.”
한국 나이 26살인 영등포 교회에서 전도사를 하며 독신을 주장하는 삼순이는 멍한 표정인데 반해 올해 졸업을 한 인물이 좋은 삼미의 눈은 반짝거리기 시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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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대통령>은 긴박감이 있고 결과를 알 수가 있으나 너무 복잡한 것 같아 처녀(處女)가 ‘맨 처음의’처녀가 되어도 맞추는 셈입니다. 그런 반면에 소설은 꿈을 꾸는 재미가 있군요.
원래 나함빌딩은 전에 청량리 역 광장에 있던 불이 난적이 있는 대왕코너를 모델로 한 것인데 만약에 라합교회가 들어섰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사람도 인생의 진로선택이 중요하듯 건물도 용도선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요새 당당뉴스에 여성 분들의 글이 실리는 봄철의 좋은 모습입니다. 더 많은 여성들이 키판을 두드리길 기도하며 오늘부터 <4.리브가> 순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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