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되는 후보 선임

어떻게든 임시감독회장 후보를 선임할 것이란 기대가운데 감독협의회가 29일 충남 보령에서 충청연회 주관으로 모여 논의를 이어 봤지만 이번에도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지난 4차 간담회에서 감독협의회는 제비뽑기를 제안하며 ‘외부의 교란에 흔들리지 않고 결과에 시비가 없을 것이기에 선택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음에도 참석자들은 “감독들이 자리욕심 때문에 서로 견제하다가 후보를 정하지 못한것 아니냐”며 제비뽑기가 나온 배경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었다.

이에 대해 감독협의회는 “속사정이 있었다”고 이해를 구해 보았지만 ‘속사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아 여론은 감독협의 바램과는 정반대로 ‘임시감독회장 하나 합의 해내지 못하는 감독들’이란 지도력부재를 도드라지게 만드는 결과로 흘러갔다.

감독협의회내부에서 한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음이 4차 간담회에서 노출되며 뜻하지 않게 ‘억측’ 혹은 단정적 여론이 비판적으로 흐르게 되어도 속시원히 ‘속사정’을 밝히지도 못하여 벙어리 냉가슴앓이가 컷던 터였기에 이번엔 어떤 모양으로든 결론을 내고 그간의 불신과 우려를 날려 버릴 것으로 예상됐었다.

신중론

그러나 밤 9시부터 한시간여 비공개 회의를 마친후 브리핑에 나선 전용재 감독은 “감독간 의견이 팽팽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조금 더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만 밝혀 비판적 여론을 잠재우는 일보다 여론이 안좋더라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접근하고 있는 중임을 느끼게 했다.

밤 늦은 시간이기도 했지만 비교적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논의가 끝난 탓에 충분한 숙의가 되었는지 의심되기도 했다. 그러나 감독협의회는 이날 낮부터 아펜젤러기념관을 둘러보는 등 긴 시간 함께 행사를 가지는 동안 아름아름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본안소송 종결이 예상과 달리 늦춰지는 것도 시간을 두고 논의를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설익은 결정이 인물평을 두고 논란을 일으킬 수 있고 그 논란은 자칫 계파간 갈등을 키우며 소모적 분란으로 비화되기 쉽다는 우려가 급하면 체할 수 있는 타이밍상의 문제로 인식하였을 것 같다.

한쪽이 막히면 다른 한쪽에서 논의를 이끌어 갈 수도 있다. 임시감독회장선임에서 안풀리면 로드맵을 두고 머리를 맞대는것도 한 방법이다. 어차피 후보 추천은 본안판결 이후에 진행될 일이고 정 시간에 쫓기면 제비뽑기로라도 정하면 될 일이기에 인선은 마지막 고민이 되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다만 평신도 단체, 특히 장로회가 임시총회와 입법총회 거부를 명분으로 대책위에서 이탈한 상태여서 로드맵에서의 합의가 사실상 깨져 있는게 아쉬운 대목이다. 이 상태에서 인선이 된다 해도 로드맵이 합의안되면 하나도 안된것이나 마찬가지 여서 사실 지금의 대책위는 거대담론 형성에서 완성도가 떨어지고 있다.


‘속사정’은 내부 이견?

그렇더라도 ‘감독협의회’라는 대표성과 지도력이 흔들리면서도 밝히지 못하는 ‘속사정’이 대체 무엇인지가 이날의 감독협의회에서도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전용재 감독이 희의후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임시감독회장 선임을 감독협 내부에서 정하느냐 아니면 외부와의 합의과정에 무게를 두고 논의를 이어갈 것이냐 하는 문제에서 합의가 되지 않고 있다”고만 했기에 ‘속사정’이란 내부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만 추측하는 정도다.

한편 임시감독회장 선임 조건으로 알려진 “소송중인자는 제외한다, 수도권 감독으로 한정한다는 등의 조건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해 보다 주도적으로 감리회 정상화논의를 이끌어 갈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 감독협의회에서도 이 제한조건 때문에 감독협내부에서 임시감독회장을 선임토록 한다는 대책위 원칙을 받아 들고서도 논의가 진척되기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어 일면 특정 계파의 요구에 지나치게 끌려간 것 아닌가 하는 자각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다양한 요구들이 분출되는 상황에서 도무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모순된 상황을 억지로 끼워낼 수 없을 바에야 차라리 감독협의회가 주도권을 쥐고 가는 것이 사태를 진정시키는 길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이 모습이 한편으로 ‘욕심’처럼 비쳐 졌을 것이라고 감독협의회는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브리핑에 나선 전용재 감독은 “감독마다 욕심이 있었는데 안통하니까 제비뽑기를 제안한 것처럼 비춰졌다”면서 언론의 보도태도에 유감을 표했다. 자신을 포함해 “몇몇 감독들은 맡겨줘도 안하겠다는 이가 있지만 누가 맡게 되던 십자가를 지는 심정으로 받아 들이되 다른 이들은 협의체를 구성하여 최선을 다해 돕는다”는 방침을 정하며 합의체를 유지해가려 하는데 그 진정성을 여론이 이해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수차례 해명성 반박을 하기도 했다.

제비뽑기는 지도력유지와 정상화 근력키우려는 고육지책

그러나 실상 몇몇 감독은 임시감독회장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편파시비가 예상되거나 절차상의 ‘오류(?)’로 인해 감독협의회 내부에서 넓은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며 갈등의 요소로 작용하자 결국 ‘제비뽑기’라는 해법을 찾아내어 내부갈등을 막으려 한 것이 아닌가 추측할 뿐이다.

감독협의회가 유독 내분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하는 이유는 ‘감독협의회마저 분란이 나면 지도력을 상실하게 될게 자명하고 그리되면 감리회 구성원들은 감리회 정상화에서 희망을 볼수 없게 될 것’이라고 판단한데 기인한 듯 하다. 지난회기의 감독협의회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일치하려는 기류가 감독협을 지배하고 있어 ‘당선자 시비’같은 ‘도전(?)’이 있어도 그나마 지도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콘클라베

“10명이 모두 한목소리 내면 진작에 해결 되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고 우리의 의지만 고집해서도 안되는 상황이니만큼 기도하면서 감리회의 뜻을 모아가겠다”

내부적으로는 10감독의 다양한 목소리를 소리나지 않게 모아가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각양의 요구와 이해를 수렴해가야 하는 감독협의회로서는 이중의 짐을 지고 돌파구를 마련해가는 상황이다. 어쩌면 쉽게 해결하고 나가야 할 지점에서 정체현상을 보이며 관심이 집중되는 측면도 있다.

보령에서의 감독협의회에 참석한 감독들은 누가 임시감독회장의 ‘십자가’를 지게되던 협력하며 감리회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다졌다고 한다. 그 첫 관문부터 힘들게 지나는 모양새지만 “콘클라베를 한다는 심정으로 결론이 날때까지 계속 모이겠다”고도 했다.

감독협의회가 콘클라베를 하겠다면 그 의미대로 외부와의 출입을 통제한 채여야 할 것이다. 즉 어떠한 압력이나 이해를 배제한 상태여야 할 것인데 감독협의회의 기우인지 몰라도 외부로부터의 ‘작전’이 내부인을 통해 시도되는 상황이 실제한다면 이를 극복해 내는 것이 우선이다. 동시에 예의 투명함을 증명해 내야 하겠다.

콘클라베로부터 ‘흰연기’를 기다리는 이들중엔 ‘해내나 보자’는 다소 냉소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지도력은 만들어 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만들어 지기도 하는 만큼 ‘검은연기’의 책임이 감독들만의 것은 결코 아니다. 공동체에 남탓하는 이들만 가득하다면 이미 지옥이다.

▲ 3개신학대학교 총장들이 교단지원을 요청했다. 감신대총장은 늦게 도착했다.

3개신학대학 지원금 한시적 요청

한편 감독협의회에 감리회 3개 신학대학교 총장들이 참여하여 신학교 지원을 요청했다. 김홍기 감신대 총장, 김원배 목원대 총장, 장동일 협성대 총장 등 3개대학의 총장은 교회부담금의 1%를 3년간 지원해달라는 연회건의안이 금년 4월연회에서 통과된 후 총회에서도 통과되기를 희망하며 감독협의회가 이 문제를 이번 연회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여 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평가 평가항목에 “법인지표(법인전입금, 법정부담금)”가 들어가면서 각 신학대학들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는 바 신학대학에 대한 법인의 지원이 없으면 학교평가에서 부실대학으로 판정되므로 법인의 안정적인 수익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교회부담금의 1%인 45억원을 3개 대학에게 연 15억원씩 3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다.

각 대학은 자구책으로써 교단의 지원외에 임직원 임금반환 등의 노력을 통해 재정을 마련하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현기 직무대행이 은급문제 해결해 갈 것?

은급대책위원회의 보고도 있었다. 현재 감리회의 은급손실액이 주가지수의 오름세 속에 손실액이 많이 줄어 25억원 정도 규모를 보이고 있으나 법원이 유강신 목사로의 임시은급이사장 선임을 29일자로 기각하면서 매도시기를 결제할 책임자가 없는 것이 문제점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법원이 유지재단의 임시은급이사선임요청을 기각하면서 그 사유로써 “백현기 직무대행이 은급재단이사장에 준한다”고 판단해 이 문제는 백현기 직무대행이 긍정적으로 개입하여 해결해 갈것으로 보고되었다.

은급기금불법운용과 관련된 이들에 대한 형사고발건이 추진되지 않고 있음도 보고되었는데 이유는 변호사 선임비용이 일반적 비용에 비해 너무 높게 책정되어 백대행에 의해 결제가 거부된 된 때문이라고 했다. 이 문제는 임시감독회장이 선임된 이후에 추진될 것으로 보고되었다.

전용재 감독은 “신은급 법 포함, 은급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오는 연회에서 은급이사 선임시 신중을 기할 것”을 각 연회 감독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