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하윌리 아이들
(2012년 1월 11일 수요일)
 
 
로하스 읍내에서 약 40여분 떨어진
만살라이 지역 하윌리 망얀부족 마을을 방문합니다.

아이들 점심준비를 위해 고기를 좀 삽니다.

 
망얀부족은 사실 민도로 섬의 원주민 이지만
지금은 따갈로그(필리피노)에 밀려 산속에서
자기들만의 고유 언어로 이방인처럼 사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물도 부족하고 생필품을 구하기도 힘든 열악한 환경에서
이들은 마치 거지들처럼 살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서두릅니다.

이들은 또한 산아제한을 할 줄 몰라
생기는 대로 아이들을 낳아
집집마다 아이들이 바글바글합니다.
먹을 것도 부족하고 농토도 없는 산악지역에서
식솔들이 많으니 이들의 생활은 거의 짐승수준입니다.
 

장작을 때어 밥도하고 고기도 요리합니다.

가져간 고기로 불을 때고 삶아 반찬을 만들고
점심을 지어 아이들에게 먹입니다.
이렇게 먹이지 않으면
아이들은 하루 종일 굶고 지내다가
저녁에 집에 가서
뿌리 고구마나 산열매로 배를 채워야합니다.
그것도 재수가 좋아야 먹을 수 있습니다.
 
젖을 물린 유모가
젖 먹는 아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흐뭇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듯이
아이들이 손으로 밥과 반찬을 맛있게 집어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한 마음이 듭니다.

부모 잃은 한 아이가 외롭게 앉아 밥을 맛있게 먹는군요.

 
꽤 많은 고기를 사 왔지만
오십 여명이나 되는 아이들에게
겨우 한 토막씩 돌아간 돼지고기 한 덩어리로
아이들은 조금씩 아껴 뜯어 먹으며 밥 한 접시를 다 비웁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기를 좀 더 사왔으면 좋았을걸!
가난의 현장에 나오면 늘 넉넉하게 베풀지 못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요번만 오는 게 아니고 매주 금요일마다 방문하기로 하였으니
다음번엔 좀 더 잘해 주면 되지 않느냐며
준비하며 수고하신 분들을 슬며시 격려해 봅니다.

예배시간 전에 권사님이 복음송과 율동을 가르칩니다.

 
점심 식사 후
어린이 채플시간입니다.
예배 전 권사님이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쳐 줍니다.
이곳 아이들은 언어와 노래에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모양입니다.
어린이들이 한국말의 노래와 멜로디를 그 자리에서 익혀서
모두 한목소리로 힘차게 잘 부릅니다.
 
집에 가면 전기불은 물론 호롱불도 없이
밤이 되면 그냥 잠을 자야 되고
책상이나 책은 더더욱 없으며
악기도 없는 아이들이
그날그날 그냥 따라 배운 실력으로
노래도 잘 부르고, 영어성경도 매일 한 구절씩 잘 암송합니다.
 
악기를 학원에서 배운 적도 없는 아이들이
남 다루는 것 한두 번 보면 그냥 스스로 연주를 합니다.
모든 걸 감각으로 익히는데 익숙한 아이들은
발달된 지각능력으로 초능력적인 학습효과를 나타냅니다.
 
작년에 왔을 때 치료받은 환자들의 입소문을 통하여
갑자기 환자들이 몰려와
계획에도 없던 치료봉사를 몇 사람 해 줍니다.

짐을 싸 지고 산속 부족마을을 향하여 갑니다.

 
이어 오늘 계획한 산속마을 의료봉사를 가기 위하여
일행과 함께 산으로 향하여 올라갑니다.
짐이 무거워 포터에게 짐을 맡기고
약 1시간 정도 가파른 산길을 올라 산속 부족마을에 도착합니다.
역시 그곳에도 아이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어른들은 모두 먹을거리 구하러
이산 저산으로 나가고 한 사람도 없습니다.
하루 종일 구해 봐야 식구가 너무 많아
겨우 요기만 할 정도입니다.
 
가능하다면, 헬리콥터에 양식을 싣고 이 산 저 산
한 무더기씩 떨어뜨려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디오를 보며 신기해 하는 아이들

 
애초에 며칠 산에서 묵으며 치료봉사 하려고 짐을 바리바리 싸 왔으나
어른들이 아무도 없어 함께 간 포터만 치료해 주고
아이들 주려고 가져간 과자를 나누어 주니
도시 아이들과 달리 부끄러워 나무 뒤로 숨어 버립니다.
장로님이 가져가신 노트북으로 동영상 보여주니
아이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재미나게 봅니다.
앞으론 영상선교도 함께 해야 하겠습니다.

안녕! 다음에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