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림은 적당한 여백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동양화는 점 하나 혹은 선 하나로
여백을 살려 그림을 완성하기도 합니다.
동양화의 매력은 여백의 미에 있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여백의 시간을 틈틈이 만듭니다.
삶의 여백은 휴식과 여가의 시간입니다.
어떤 분은 잠을 하루에 3시간씩만 자고
열심히 일하는 사업가도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올까요?
그는 누워서 자는 것만 3시간 일뿐,
업무상 여기저기 분주하게 다닐 때,
운전수가 운전하는 동안 승용차 안에서
짬을 내어 틈틈이 곤하게 자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위해 여백을 잘 이용하는 분입니다.

순례여행을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해선
충만한 가운데도 여백을 만들어 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순례의 현장은
어떤 특별한 거처를 정하여 쉴 수 없는 상황이기에
아예 무리들과 함께 어울려 있을 때 쉽니다.

내가 이런 사람 저런 사람 구별하지 않고
모두 하나같이 한결같이 대하듯,
나도 피곤하면 아무데나 넉살좋게 누워 쉬면
그들이 잠자리도 마련해 주고 가족처럼 보호해 줍니다.
내가 적을 만들지 않으면 그들도 나를 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내가 그들을 형제처럼 대하면 그들도 나를 형제처럼 대합니다.

이제 나도 순례여행자로서 베테랑 수준에 다다른 모양입니다.
초기엔 일이 많아 매일 지처 쓰러질 지경이었는데
이젠 적당히 쉬면서도 더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