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머서 교회가 개척된 지 4년이 지났습니다. 교단은 예장 통합 측입니다. 처음 모인 교인들은 큰 교회에서 상처를 받아서 나오신 분들입니다. 개척할 당시에 15가정이 함께 모였습니다.

교회 개척을 위한 첫 모임은 2007년 12월 7일입니다. 늘 교회 개척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개척을 할 당시 어떤 교회를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교회 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송인규씨가 쓴 평신도 신학이라는 책을 함께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평신도가 중심이 되는 신학을 기본으로 하는 교회를 하려했기 때문입니다. 개척 교인들과 함께 이 책을 공부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첫 모임 후 13주 동안 교인들과 토론하면서 앞으로 개척하게 될 교회의 상을 함께 그리는 작업을 했습니다.

같이 공부하고 고민한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모범 정관을 만들었습니다. 정관은 난상토론을 통해 하나씩 정리해갔습니다. 정관을 만들고 목회자를 청빙하는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청빙을 위한 공청회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담임 목사가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창립예배를 드렸습니다.

교회 이름은 너머서 교회입니다. 차별을 넘어서 차이를 인정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너머서 교회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이름처럼 차별을 넘어서려고 합니다. 먼저 남녀차별을 넘어서려고 합니다. 그래서 평신도 중심으로 선출되는 교회 운영위원회 위원들은 여성 할당제 제도를 도입해서 뽑습니다. 총 6명의 운영위원 중에 여성이 작년에는 3명, 올해는 2명이 있습니다.

또한 나이의 차별을 넘어서려 합니다. 교회 예배는 온가족 예배로 드립니다. 이 예배에 교회의 철학을 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영적인 존재로 인정받습니다. 우리 교회는 매주 성찬식을 합니다. 이 때 아이들도 성찬식에 참여합니다. 뿐 만 아니라 아이들도 예배 순서를 맡습니다. 특히 우리 교회에는 어린이 집사제도가 있습니다. 초등4학년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집사를 뽑고, 예배에 대표기도도 맡깁니다. 교회의 중요한 운영을 결정하는 교인 총회에서도 아이들에게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들도 교회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장례 예배 때는 꼭 아이들을 참여시킵니다. 이로써 아이들 역시 공동체의 일원임을 계속해서 주지시키고 있습니다. 교회에 아이들이 약 25명 있습니다. 어느 날 아이들에게 너머서 교회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답변 중에 “너머서교회는 가족이다”라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교회 운영은 운영위원회가 결정하고 진행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인들이 기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직접 교회를 운영하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주중모임은 전혀 없습니다. 학교 강당을 빌려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건물 없는 교회를 지향합니다. 학교 공간을 빌리면 저렴합니다. 체육관, 강당, 교실 하나를 빌리는데, 한 주에 6만원입니다.

학교 공간을 대여하면 장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요즘 학교 시설이 굉장히 좋습니다. 공간이 넓어, 활동하는 것이 여유롭습니다. 또한 대여를 해주는 학교를 교회가 돕기도 합니다. 학생 장학금과 급식비 등을 교회에서 기부합니다. 제가 상담을 전공해서, 학생들을 상담으로 도와주기도 합니다. 서로에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학교 시설은 일단 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립학교는 2년마다 교장이 바뀌는데 그 때마다 교장의 재량에 따라 계속 대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여 계약은 무조건 1년마다 하기 때문에 늘 공간을 빌리는 문제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청소도 늘 열심히 해야 합니다. 식사를 만들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이 단점만은 아닙니다. 교인들은 너머서교회가 구약에 나오는 출애굽의 광야 교회 같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불편함을 감내하는 방법을 직접 체험하는 것입니다. 저는 늘 우리교회는 불편한 교회라고 말을 합니다.

너머서 교회의 중요한 철학 중에 하나는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이를 실험하기 위해 공간을 빌려 쓰고 있습니다. 흔히 교회라고 하면 건물이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너머서 교회 교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니까, 우리 교회 하면 사람, 또는 교제가 떠오른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물론 우리 교회도 과도기이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건물 없는 교회를 지향하려고 합니다.

우리 교회 아이들의 교육은 멘토링 교육을 중심으로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영적부모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대부대모를 세우는 것입니다. 매년마다 멘토를 뽑고, 영적인 입양을 합니다. 아이들은 교회 오면 자기 부모가 아닌 멘토와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또한 영적으로 입양한 아이들을 위해 기도도 하고, 가끔 집에 데리고 와서 잠도 재우도록 합니다. 그러다보니 교회 전체가 가족적인 분위기를 띄게 되었습니다.

목회자는 임기제로 사역을 합니다. 3년마다 새로 선출하는 것입니다. 목회자가 사역을 한지 3년째가 되면 교회에서 목회자청빙위원회가 구성됩니다. 청빙위원회는 먼저 현재 사역하는 목회자의 목회를 평가합니다. 그리고 목회자가 제출한 목회 계획을 꼼꼼히 분석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공청회를 엽니다. 서로 질문과 토론을 합니다. 생각보다 아주 치열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투표를 합니다. 2/3이상의 찬성표가 나오면 운영위원장은 담임목사에게 목회를 위임하는 위임장에 서명을 합니다. 운영위원회 사람들과 교인들이 목사에게 안수하는 것으로 모든 과정을 끝납니다. 위임받은 목회의 영역은 교회의 운영과 완전히 분리하도록 합니다.

작년부터는 작은 교회 연합운동을 했습니다. 주중에서 공간이 필요해져서 사무실을 하나 얻었습니다. 그런데 일 년 정도 사용해 보니까 공간 활용이 잘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인근 개척교회 목사들과 사무실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4교회의 개척교회 목사들 이 사무실이 다 들어와서 일을 합니다. 또한 이 4교회가 모여서 교육문제를 같이 풀고 있습니다. 실험적으로 4주간 진행하는 토요학교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는 이 교육을 체계화시키려고 합니다. 또한 부활절과 성탄절 예배를 같이 드리려고 합니다. 이 4개 교회는 교단이 다 다릅니다. 우리 일산 지역 뿐 아니라, 강남 지역에도 우리처럼 연대하는 교회가 3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산과 강남 지역의 작은 교회들을 연결해서 공동 아카데미를 운영하려고 합니다. 각자의 주특기들을 발전시켜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 나가려 합니다.

교인들은 주로 50대입니다. 보통 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저는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하는 일과 같이 교회개혁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여성민우회를 지원하기도 하고, 주민자치위원회와 교회문제를 상담하는 일도 합니다. 교회 2.0운동도 합니다. 목회자의 외부 활동은 우리 교회의 운영철학입니다. 목회자가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교회가 적극 목회자의 외부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끔 위임장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목양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찾아가는 심방, 그리고 찾아오는 심방도 한다. 토요일에는 한 가정씩 돌아가며 같이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목양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정리 : 황민혁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