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을 위한 노래
(부제: 영원한 나의 벗, 그리고 목사님을 위한)


해가 지면 다시 떠오르고
달도 차면 지는 걸
헛되고 헛된 사람인들
그 무엇입니까?


여기 가르침받은 미련한 믿음, 그 하나만으로
물설고 낯선 시골 한 모퉁이에
기약없는 고행의 시작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정작 빛이었습니다.
그리고 소금이었습니다.


15년,
그 긴 성상을 쌓아 올리면서
님께서는
온갖 냉대와 질시도,
한 겨울 매서운 칼 바람같은 가난도,
한 여름 푹풍같은 아픔도,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믿음, 하나만으로
언제나 따뜻하였습니다.


세상앞에
화려하지 않았으며, 크지도 않았으며, 자랑하지 않았으며,
멋내지 않았으며, 비굴하지 않았으며,
오직 가르침받은 미련한 믿음,
그대로 소박하였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의 마지막 탯줄같은 사랑이었습니다.




님이시여!
보소서
믿음의 후예들을 지켜보소서.


님께서는
한 줌의 재로 변하셨지만
지난 15년의 발자취는 우리 마을을 변화시키고
사랑을 움직이게 하셨습니다.


님께서는 끝내 가셨지만
남기신 그 흔적은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님의 사랑은
믿음의 단비로 온 고을을 적셔
이제 그 빛을 발할 것입니다.


님이시여!
보소서
님께서 가르친 그대로 따라가는
또 다른 임의 모습을.


임께서 옆에 있어 주셔서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외롭지 않았습니다.
춥지 않았습니다.
가난하지 않았습니다.


임은 사랑이었습니다.


채 식지않은 님의 체온을 느끼며
다시 한번 불러 봅니다.



임이시여! 이제
편히 쉬소서.
영원히 살아 움직이는 사랑의 맥박소리를
가슴에 묻습니다.
그 무엇도 필요치 않는 천국에서
이 세상 어느 것도 비교할 수 없는 은혜를 받으소서.


임이시여! 이제
편히 가소서.
그 동안 갖지 못하신
평화의 안식을 영원히 누리소서.


2011년 12월 20일

미련한 믿음의 후예
현 영 근

청도 시골교회 15년간 목회를 하다가 하나님 품에 안기신 김학경 목사님 장례식 때 낭독한  시골교회 집사님의 조시(弔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