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1월 18일-25일)을 맞아 천주교와 개신교인 300여명이 19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국정교회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2012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로 모였다.

‘일치 기도회’는 1965년 대한성공회와 한국천주교가 서로 방문하여 기도회를 개최하기 시작하다가 1986년부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천주교, 한국정교회, 기독교한국루터교가 함께 주최하여 왔다.

한국천주교 송용민 신부의 인도로 드려진 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은 그리스도안에서 일치를 받고서도 여전히 분열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자신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줄 것을 기도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박위근 총회장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로 우리 모두 변화될 것입니다’는 제목의 강론을 통해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하나되기 위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그 이유를 “하나님께서 우리를 다르게 지으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하나이므로 같은 점이 무엇인가 확인하고 지켜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을 역설하며 “비본질적인 것을 중하게 여기면 갈등과 싸움이 일어나므로 한분 하나님, 한 교회, 한 성령안에서 서로 돌보고 배려하며 양보하고 상대를 높여가자”고 권면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일치와 변화를 위한 기도를 이어갔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을 통해 받은 일치를 실천하며 모든 나라의 평화와 정의, 고통받는 이웃의 치유, 가정과 가족의 기쁨의 성취가 하나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지길 구했다.

인사에 나선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따라서 갈라진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일치를 재건하려는 노력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려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우리가 열망하는 것은 그리스토께서 친히 기도하신 일치, 그 본성상 신앙과 성사와 직무의 친교 안에서 표현되는 일치이다”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강론을 인용하여 일치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김영주 총무도 “오늘날 빵이든 밥이든, 먹고 사는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는 세상의 중대사”라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빵에 얹어서 교회 밖으로 나섰던 초대교회의 그리스도인들처럼 우리도 세상을 위한 빵으로 살아가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믿는다”는 말로 친교와 자기희생의 모범을 보일 것을 권면했다.

올해의 일치기도회는 폴란드가 준비한 일치기도 주간 공동 예식을 따랐으며 ‘오프와테크(opltek)’ 나누기가 하나됨을 위한 중요한 상징으로 도입되었다. 또한 정교회의 오랜 전통인 ‘아르토클라시아’ 예배를 일치기도회 직전에 드림으로 정교회에 대한 이해의 시간을 가졌다.

아르토클라시아 예배는 폴란드 교회의 오프와테크 나눔과 마찬가지로 초대교회의 아주 중요한 전통인 애찬식이 예식화 된 형태로서 성찬례는 아지니만 공동체가 함께 빵을 나눔으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노이코니아가 담겨 있는 중요한 예식이다.

이번 일치 기도회에 사용된 찬양곡은 각 교회에서 쓰이는 곡들을 선택하였고 성경은 공동번역 개정판을 사용하였다. 또한 신앙고백 역시 세계교회 차원에서 합의된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 오프와테크 - 폴란드에는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만찬에 앞서 가정집에서 오프와테크라고 불리는 특별한 제병을 나누어 먹는 독특한 관습이 있다. 이 관습에서는 각 사람이 오프와테크를 한 개씩 나누어 받는다. 그러고 나서 각자 상대방의 오프와테크를 한 조각씩 떼어 먹으면서 서로 축복하며 소원성취를 빈다. 이렇게 오프와테크를 나누어 먹는 행위는 일치와 사랑과 용서를 의미한다.

▲ 2012 일치기도회에 앞서 정교회의 전통인 아르토클라시아 예배가 거행되고 있다. 이 예식은 성찬식은 아니지만 애찬식이 예식화 된 형태이다.     ▲ 교회(교단)의 대표들이 초에 불을 붙이며 예배가 시작되었다.     ▲ 참회의 기도 - 정해선 국장(WCC중앙위원, 실행위원)     ▲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받고서도 여전히 분열된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성경봉독 - 손정명 수녀(한국천주교)     ▲ 성경봉독 - 김광웅 목사(기독교한국루터교)     ▲ 성경봉독 - 한국정교회. 그는 음율에 맞춰 성경을 읽었다.     ▲ 강론 - 박위근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로 우리 모두 변화 될 것입니다"     ▲ 일치와 변화를 위한 기도 - 이영미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 일치와 변화를 위한 기도 - 신복현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 일치와 변화를 위한 기도 - 김운호 사관 (구세군대한본영)     ▲ 일치와 변화를 위한 기도 - 김현호 신부 (대한성공회)     ▲ 평화의 인사와 애찬나누기 - 오프와테크     ▲ 인사 - Archbishop Osvaldo Padilla (교황대사)     ▲ 인사 - 김영주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 루터교총회장(빨간색 로만칼라)     ▲ 한국정교회 니콜라스 대성당의 천정 벽화 - 1900년 러시아 신부인 흐리산토스 세헷콥스키 수사 신부가 직장 때문에 한국에 와 있는 러시아 정교회 교인들과 러시아에서 근무하던 중 정교회 교인이 된 한국 사람들과 함께 예배 드림으로 시작되었다. 니콜라스 대성당은 1903년 건립되었다.     ▲ 강복과 파견 - 김희중 대주교(가운데)     ▲ 기도회 후 귀가하는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입구에서 기다리는 각 교회 지도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