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의 하나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구조 안에서 사람 사는 세상은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트리클다운(trickle down)을 생각해 봅시다. 정부가 투자증대로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 총체적으로 경기를 자극하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인데, 이 정부도 동일하게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 이론대로 된다면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습니다. 대기업은 성장하더라도 중소기업과 소비자와 그 이윤을 나누지 않습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라는 명목으로 이윤을 쌓아두면서 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커진 몸집을 앞세워 중소기업을 더 압박하고 소비자를 예속시킵니다. 그리하여 양극화가 더 심해집니다.

양극화가 심해지면 상대적 빈곤에 대한 고통이 심화됩니다. 상대적 빈곤은 절대적 빈곤에 비하여 인격과 삶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강합니다. 절대적으로 빈곤한 국가의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상대적 빈곤이 심한 부유한 국가의 국민들의 행복지수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가 경제는 부유해지지만 사람 사는 세상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트리클다운이 실현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를 갖추는 것입니다.

김어준은 <닥치고 정치>에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과 공포에 대한 두 반응으로 좌우에 대하여 정의합니다. 우는 동물적 반응으로 더 많이 모으고 그것으로 지배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에 정확하게 여기에 해당합니다. 좌는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그 불안과 공포를 최대한 잘게 쪼개어 해소하려고 합니다. 제도를 통하여 가능하게 됩니다. 복지 확충은 그 일환입니다.

타락한 이후에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성향은 우라고 생각합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반응으로 더 많이 소유하여 해소하려고 합니다. 반면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회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공포를 최대한 잘게 쪼개어 해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율법의 안식년이나 희년 제도, 복음의 유무상통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기독교인이면서 전자에 해당되는 이들이 많습니다. 삼박자 축복, 사중 복음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설파되는 거짓 복음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벗어버려야 할 옛 사람을 따라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기독교인은 성령님 안에서 새롭게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후자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수적으로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새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한다는 것에는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가는 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은 정치의 핵심이기에 기독교인은 정치에 민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른 관점을 가지고 예민한 감각을 갖추어 긍정적인 역할을 하여야 합니다. ‘정치는 복음의 본질이 아니다?’(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7920)에 나름대로 이론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기독교인이라면 현실 정치를 바르게 보고 감당하여야 할 역할을 알고 실천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철저하게 우에 해당됩니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에서 진술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내용에 대해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철저하게 반기독교적인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에 재앙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앙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통하여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야권대통합을 외치는 국민의 명령 회원으로 활동하였습니다. 현재는 부산 지역의 접주(연락 책임자)입니다.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부산@혁신과통합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혁신과통합은 야당 특히 민주당을 혁신하고 모든 야당을 통합하기 위해 결성되었습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지만 진보 정당은 민주당을 한나라당과 다르지 않다고 보며 통합을 거부하였습니다. 혁신과통합은 그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민통합당을 급하게 만들어 통합을 앞두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혁신하여 다른 야당과의 통합을 위한 토대를 갖추고자 합니다. 사실 민주당을 배제하고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 과정에서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통합하였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후보 단일화가 최종 선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후보 단일화보다 통합을 통한 단일 후보가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단일화의 과정으로 인한 피로감은 매우 심하며 제대로 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의 무당파들이 끝까지 선거에 참여하지 않음으로 한나라당이 다수당으로 그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대선에서 현재의 정권을 계승하게 될 여지가 많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할 때에 최악의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통합을 통한 단일 후보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의 상황에서 좋은 방향을 찾아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합되는 민주당이 혁신되는 일이 필요합니다. 전당대회와 그 이후의 일정에서 혁신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일차적인 시험대가 전당대회(내년 1월 15일)입니다.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와 같은 방식보다 더 진일보하게 치룹니다. 당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었을 뿐만 아니라 참여자의 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신청한 모든 시민들이 인터넷, 모바일, 현장투표를 통하여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신청 기간은 12월 28일부터 1월 7일까지입니다. 이는 시민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는 정당을 만들기 위한 첫 발걸음입니다.

하나님 나라에 온전히 부합되는 정당이 없는 상황에서 나름대로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정당은 아닙니다.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혁신을 통하여 새 정당을 만들고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솔직히 시민통합당의 당원으로 등록하고 이제는 통합되는 민주당의 당원이 된 현실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이 있습니다. 과연 이렇게까지 정당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에 부합되는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아직까지 어떤 확고한 나름대로의 관점이 없습니다. 부산 접주, 운영위원, 당원으로서 활동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만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일조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성경이 금하는 옛 사람으로서의 삶이란 그 내용에 있어서 매우 다양합니다. 현 시대의 시민으로서 어떤 의식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느냐도 그 한 내용임이 분명합니다. 새 사람에 부합되는 의식과 삶이 요구됩니다.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저는 내년 총선 이후에 지금과 다른 정치구도가 형성되고 꼭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바가 있습니다. 삼성특별법을 만들어 이재용의 승계 과정과 이건희의 비자금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하는 것입니다.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해 형사 처벌은 하지 못하더라도 그 실상을 적나라하게 밝히고 역사에 기록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들과 동조자들이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삼성에 대한 반대가 아닙니다. 이건희의 일가와 그들의 이익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반대입니다. 대한민국의 바른 진보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