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가는 길, 함께 가는 사람들
- ‘苦難之人 평화 콘서트’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이 인권, 통일, 평화 선교의 길을 걸어온 시간이 올해로 22년.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는 동안 ‘고난함께’는 변함없이 이 사회의 그늘지고 깨어진 곳의 이웃을 찾아다닌다. 수많은 단체가 명멸해온 한국 에큐메니컬 환경에서도 ‘고난함께’가 건강하게 자라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보다 단체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했던 고난의 사람들, ‘고난지인(苦難之人)’의 열정이 늘 한결같기 때문이다. 이들이 1년에 한 번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시간이 바로 ‘후원회원의 밤 고난지인’이다.

12월 12일(월) 저녁, 감신대 웨슬리채플 제1세미나실에는 공연이 한참 남은 이른 시간부터 ‘고난지인’들의 발걸음이 속속 이어졌다. 로비에 준비된 간단한 다과와 함께 삼삼오오 모여 반갑게 나누는 인사와 수다는 여느 송년모임의 것 보다 진한 반가움과 애정이 묻어났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함께 견디고 이겨내며 뜻을 함께한 벗, 이른 바 동지들과 만나는 시간이기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리라.

2011년도 ‘고난함께’ 후원회원의 밤은 올해 초부터 모이기 시작한 문화팀 ‘예술집단 산맥’의 평화콘서트로 진행됐다. ‘예술집단 산맥’의 조직은 예전부터 천달력 제작이나 전시회, ‘고난 중창단’ 등 기독문화운동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던 ‘고난함께’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산맥’은 그간 ‘콘서트 소통(경계인, 공정무역이여 영원하라)’, ‘평화캠프 한밤의 콘서트’, ‘찾아가는 콘서트 소통’, ‘생명평화 기독교 행동 창립예배’, ‘기사련 40주년 기념예배’ 등 크고 작은 공연으로 에큐메니컬 진영의 주목을 받아왔다. 1년 새 벌써 레퍼토리가 50여곡을 돌파했는데 전부 단원들이 편곡하거나 작사/작곡한 곡들이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바보”, “봄이 와” 등 ‘고난함께’만을 위해 새로 작곡한 노래 두 곡을 선보였다.

공연의 문을 연 것은 경쾌한 리듬의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였다. 이어 신경하 이사장과 서울연회 김종훈 감독의 인사말, 초기 일꾼인 김영란 권사의 멋들어진 노랫가락이 뒤를 이었다. ‘담장 넘어 온 편지’에서는 국가보안법으로 8년형을 선고받은 이병진 교수(인도에서 국제정치 연구 활동 가운데 북한 인사 접촉이 간첩 혐의로 고발당함)의 사연을 소개해 그 동안 양심수들을 후원하며 편지로 이어온 소통의 단편을 보여주었다. 진광수 사무총장은 2011년 ‘고난함께’ 사업을 담은 동영상을 함께 보고 난 후 ‘이 모든 시간을 있게 해 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계속 동행해 줄 것을 부탁했다. 또한 출소 장기수 모임인 ‘통일광장’ 대표 권낙기 선생은 여러 종교와 단체가 ‘통일광장’을 도왔지만 지금까지 끈질기게 남아있는 건 ‘고난함께’ 밖에 없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길의 전부’라는 노랫말처럼 ‘2011년 苦難之 人 평화콘서트’에서 보여준 평화란, 소중한 만남으로 이뤄지는 하나님나라에 대한 뜨거운 선언이었다.

“봄, 봄이 와
따스한 희망의 바람을 타고 얼었던 맘 녹여줄 인생의 봄날
봄, 봄이 와
눈물 흘리며 울던 그대에게로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갈 저 행복의 나라로
그토록 꿈꿔왔던 세상이 가까이 왔어요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멋진 세상 만들어요
마침내 그날 봄, 봄이 와“